벚꽃이 만개하는 날
너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처럼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도련님을 위한 웨딩드레스. 00
" 김여주 !!!!!!!!! "
고막 다 찢어지겠다. 하루에 몇 번이고 성대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저렇게 소리를 지르는데 어떻게 성대결절도 안 걸리는지 아이러니하다. 도련님의 바로 밑에 층에 내 방이 있기 때문에 나는 하루에 수십 번 창문으로 날 부르면 종아리가 터지도록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해야 한다. 분명 어렸을 때는 순백의 순수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무나 순수하고 착했는데 지금은 놀부가 따로 없다.
" 가고 있는데요!!!!!!!!!!!!!!!!!!!!!!!! "
" 빨리!!!!!!!!!!!!! "
네네~ 나는 계단을 올라가며 넥타이를 비롯해 옷매무새를 잘 정리했다. 문 앞에 다다르자마자 도련님은 넥타이를 잡아끌더니 방 안으로 나를 끌려가듯 들여보냈다. 기껏 정리한 넥타이가 풀어 헤쳐지는 순간이었다. 도련님은 영혼이 빠진 내 표정을 보는지 마는지 방 안으로 들어와 문을 잠그더니 넥타이를 꽉 잡은 채 나를 침대 위로 내던졌다.
" 옷 갈아입고 온다. 딱 기다려 "
보아하니 내일 있을 B 회사의 미팅에 입고 갈 슈트를 정해달라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 도련님이 나에게 이런 짓을 했을 때는 덮침이라도 당하는 이상한 상상을 했지만 우리 도련님은 나를 여자로 안 본다. 도련님의 의상을 담당해주는 메이트도 따로 있건만 도련님은 매번 무엇을 정할 때마다 나에게 정해달라고 한다. 도련님이 풀어헤쳐놓은 넥타이를 다시 반듯하게 정리하고 침대 앞에 차렷 자세로 섰다.
" 어때? 나비는 좀 아닌가? "
도련님 이즈 뭔들. 인정하기는 싫지만 도련님이 워낙에 잘생겼지 말이다. 키도 훤칠하니 뭘 입어도 잘 어울린다. 잘생긴 얼굴, 쫙 뻗은 다리, 금수저 삼박자가 모두 갖춰진 말 그대로 진짜 도련님이다 도련님. 아 성격이 조금
" 아 짜증나!!! 다른 걸로 입을래. 옷 벗겨줘 "
" ... "
" 빨리!!!!!! "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멀뚱히 쳐다보자 도련님은 사춘기에 부모님한테 어리광이라도 부리듯 소리를 질렀다. 나는 도련님의 슈트를 벗겨주며 나비넥타이를 풀어주었다. 도련님에게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굳이 비싼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항상 느껴지는 도련님만의 향기. 어느새 가까이 밀착해 나보다 훨씬 큰 도련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도련님은 나를 내려다보았고 도련님의 진한 고동색 두 눈동자가 나의 눈과 정통으로 마주쳤다.
" .... "
" ......."
" 뭐 해!!!!! 뽀뽀라도 하려고? "
" ㅇ.. 예? "
쪽
" 아 뭐 하시는 거예요!!!!!!!!!!!!!!! "
" 진짜 신기하단 말이야 "
" 뭐가요!! "
" 남자애가 피부가 진짜 여자애처럼 곱다니까 "
" 그럴 수도 있는 거죠!!!! 이젠 다시 이런 짓 하지 마세요! "
" 매일 하는 거... 왜 할 때마다 과민반응이냐? 너 설마 게이냐? "
" 그게 아니고 전.. 여.. !! "
" 뭐? 여? 여 뭐 어쩌라고! "
" 여기가 가려워서 그렇다고요..... "
도련님은 내가 여자인 사실을 모른다. 아마도 분명 이 저택 경호원 중에 내가 제일 친하고 나를 제일 아껴주시긴 하지만 도련님에게 오랫동안 비밀로 해온 것은 내 성별이다. 어렸을 때 진 빚으로 인해 평생 도련님의 남자 경호원으로 일하겠다는 계약함에 여자의 삶은 포기한지 오래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삶도 만족하고 행복하다. 언젠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때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도련님을 위해 하는 모든 일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도련님은 다른 슈트로 갈아입고 나와 다시 거울 앞에 서서 여러 자세를 취했다.
" 이번 건 어떠냐 "
" 아까보단 나아요 "
" 뭐? 아까는 어땠는데!! "
" 아까도 멋있었는데 지금이 더 멋있다고요 "
도련님을 향해 생긋 웃으며 말했다. 순간 도련님의 행동이 멈칫한 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입은 슈트가 맘에 들었는지 아무 말없이 드레스룸으로 들어갔다. 나는 이제 볼일 다 끝났겠지 싶어 도련님의 방을 나와 다시 내 방으로 들어왔다.
" 흠.. 이번 건 마네킹에 입혀두기엔 조금 에메한데 "
나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일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도련님은 내 방에 들어올 일이 별로 없어서 내가 하는 일을 모르지만 알아도 굳이 상관은 없다. 남자가 웨딩드레스 디자인을 하는 게 뭐 어때서? 하지만 이번 드레스는 타 대기업 그룹 회장님께서 직접 나에게 의뢰해 주신 것이라서 신중하게 디자인하고 또 마네킹에 말고 직접 사람에게 입혀주어 입고 나서의 라인까지 봐야 한다. 나는 표정을 찡그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어차피 아무도 보는 이도 없겠다 디자인도 하는 겸 겸사겸사 내가 모델이 되어서 입어보기로 했다.
" 여기에 리본이 있으면 더 예쁘겠다 "
드레스를 입고 나서 직접 거울을 보며 부족한 곳 등을 메모장에 적었다. 인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은 신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니 그날만큼은 누구보다 빛나고 아름다워야 한다. 나는 그런 아름다움을 느끼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 신부가 좋아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를 하게 된 것이다. 어느 정도 부족한 곳을 체크하고 드레스를 벗으러 구두를 벗었다. 탈의실의 벽을 보고 서서 드레스의 지퍼를 풀려던 찰나였다.
" 야, 너 뭐 하냐? "
" 꺄!!!!!!!!!!!!!!!!!!!!!!!! "
" 아니!!! 너 지금 미쳤어? "
" 일단 나가주세요!!!!!!!!!!!! "
" 뭐 하냐고 묻잖아!!!!! "
" 드.. 드레스 디자인 작업 중이요!!!! "
" 그걸 니가 왜 입고 있어 변태 자식아!!!! "
" 어휴 씨!! "
멋대로 내 방에 들어와 탈의실 문을 열어 소리를 지르는 도련님에게 벽에 걸린 아무 드레스를 얼굴에 던지고 탈의실을 잠갔다. 도련님이 앞모습을 보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마터면 들킬뻔했지 말이다. 나는 졸지에 여자 드레스나 입어보는 변태 자식이 되고 말았다. 가슴에 압박붕대를 칭칭 감고 다시 셔츠를 입은 채 탈의실을 나왔다.
" 야, 얘기 좀 하자 "
도련님은 무슨 주말 드라마에서 나오는 불륜의 현장을 목격한 며느리같이 팔짱을 낀 채 나를 정색하며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죄진 것이 없기에 당당히 도련님의 앞에 가서 섰다.
" 미친!!!!!!!! "
도련님이 내가 앞에 서자마자 나의 가슴 위에 손을 올렸기 때문이다. 나는 그 순간 뒷걸음질을 쳤고 입에서는 욕이 나왔다.
" 너 여자냐? "
" 아.. 아뇨!! "
" 그럼 드레스를 왜 입어봐? "
" 제.. 제가 디자이너니까요!! "
" 진짜 너는 말이야... "
도련님은 허리를 숙여 나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밀착했다. 그리고 나의 눈, 코, 입을 뚫어져라 스캔했다. 도련님은 갑자기 손을 뻗더니 나의 셔츠의 깃을 손가락으로 살짝 내려보았다. 덕분에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나의 쇄골이 살짝 노출되고 말았다. 나는 최대한 숨길 것이 없다 이러는 자신감으로 도련님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가만히 섰다. 그러자 도련님의 손이 셔츠 옷깃에서 떨어지더니 가슴 앞 단추에서 멈췄다. 도련님은 고민을 하는듯하더니 이내 내 한쪽 어깨를 밀며 거리를 넓혔다.
" 뭔 남자애가 이렇게 가스나 같냐? "
" 제가 어떻게 알아요 "
" 음.. 너 혹시 발달에 문제 있는 건 아니야? "
" 설마요 "
" 생각해보면 이름도 너무 여자 같아 "
" 에이 제가 아는 사람 중에 박지민도 있는걸요? "
다행히 도련님이 바보여서 다행이다. 오늘의 고비를 겨우 넘기고 도련님이 내 방을 나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남장하는 걸 들킬 위험이 많아지고 있다. 도련님과 오래, 앞으로도 평생 함께하고 싶으면 내가 여자인 것을 들켜서는 안된다.
" 도련님 제발 일어나세요!!!!!!! "
" 아.. 5분만 더 잔다고오.. "
도련님의 뺨따귀를 때리며 말했다. 아무리 때려도 일어날 기미가 없다. 이 양반은 한번 잠들면 깨우기가 정말 힘들다. 나는 남는 베개를 들어서 도련님의 엉덩이에 대고 팡팡 쳤다.
" 일어나세요!!!!!!!! 일!!! 어!!!!!!! 나!!!!!!!!!! "
" 으음... 5분만.. "
" 야 이 전정국!!!!!!!!!!!!!!!!! "
" .... "
" 일어나라고!!! 전정국 잠탱아!!! "
순간 벌떡 일어나는 도련님 때문에 나는 놀라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순간 화가 나서 도련님의 이름을 불렀는데 그것이 도련님을 바로 일어나게 할 줄은 몰랐다.
" 너 방금 뭐라고 했냐 "
" 도.. 도련님... "
" 여기로 올라와봐 "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팡팡 치는 도련님의 지시에 나는 신발을 벗고 침대 위에 올라가 앉았다. 봄인데도 쌀쌀한 날씨에 춥지도 않은지 상의는 탈의한 도련님의 꼴이 말이 아니다. 머리는 까치집에 더불어 살짝 부어버린 눈. 마치 애 같은 모습에 나는 올라가는 입꼬리를 참느냐 애를 썼다.
" 니가 감히 내 이름을 맘대로.. "
" 죄.. 죄송해요 "
나를 머리맡의 벽에 밀착시켜 얼굴을 들이미는 도련님의 행동에 또다시 거리가 좁혀지고 말았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도련님은 침대를 빠져나갔다.
" 잠 다 깼다 "
" 죄송해요.. "
" 장난이지 바보야! "
" 그래도 일어나셔서 다행이에요 헤헤 "
나는 도련님을 보고 싱글벙글 웃었다. 도련님은 내가 웃을 때마다 시선을 회피하는지 항상 받아쳐주지도 않고 그냥 휙 가버린다. 오늘도 역시나 내 웃음을 무시하고는 화장실로 향했다. 치,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더니 다 거짓말이다. 화장실에 가서 씻는 도련님이 바로 옷을 입을 수 있도록 문 앞의 행거에 도련님의 잘 다려진 반듯한 슈트를 걸어놓았다. 나 역시 도련님의 미팅을 위해 나의 방으로 내려가 밖에 나갈 준비를 했다.
" 내일은 내 생일이니까 외출해도 되겠지? "
내일이면 다가오는 나의 스물세 번째 생일에 옷을 입는 내내 싱글벙글 웃음이 나왔다. 오랜만에 엄마에게 찾아가서 벚꽃을 구경할 예정이다. 상상만 해도 행복한 기분에 나는 거울을 보고 미소를 지어보았다. 집 밖의 전용 주차장에 준비된 자동차의 크락션이 빵빵 크게 울린다. 나는 데려가기 위해 도련님의 방으로 올라갔다. 도련님이 느려 터진 건지 도련님의 머리를 해주는 디자이너가 느려 터진 건지 아직도 머리를 하고 있는 도련님의 모습에 한숨이 푹 쉬어졌다. 아침부터 도련님에게 잔소리를 폭포가 넘쳐흐르듯이 하고는 겨우 방을 나온 도련님의 손을 잡아끌었다.
" 아 안 늦었잖아! "
" 그래도 교통체증 때문에 막혀서 늦으면 어떡하려고요!! "
" 나 참 걱정도 많으셔 "
" 얼른!! "
" 네네~~ "
어휴 저런 싸가지. 도대체 도련님은 나 없었으면 세상을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할 정도다. 도련님을 겨우 차에 태우고 나서야 안도의 숨이 쉬어졌다. 도련님은 미팅 장소에 도착하기 전까지 자동차에서 미팅하는 그룹을 알아보고 있었다. 그래도 우리 도련님은 금수저라 공부도 안 하고 놀고먹는 그런 한심한 사람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등 뭐든 잘하는 황금 도련님이 따로 없다.
몇 분을 달렸는지 다행히 약속시간 전 미팅 장소에 도착했다. 나와 다른 경호원 총 두 명이서 도련님을 미팅 장소 안으로 인도했다. 도련님은 예약한 룸으로 들어가 착석을 했다. 미팅이라고 나름 긴장했는지 경직한 채 앉아있는 도련님의 모습이 성숙해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B 그룹의 회장님과 딸이 룸 안으로 들어왔다.
" 안녕하세요 "
" 아이고 이게 누구야 껄껄 "
"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우리 회장님께서는 항상 바쁘신가 보죠? 허허허 "
" 저희 회장님은 지금 해외업무에 계셔서.. "
" 이만 앉으시죠 얘기는 다 들었습니다 껄껄껄 "
인자한 잇몸미소를 뽐내는 B 그룹의 회장님이 도련님에게 말했다. 그의 딸도 역시 회장님 옆에 착석을 했다.
" 우리 딸 예쁘지요? "
" 네? 네 하하 아름다우십니다 "
" 회장님... "
"우리 딸이 이렇게 부끄러움이 많아요 껄껄껄 "
나는 정자세를 하며 가만히 서있다가 도련님과 B 그룹의 회장님께서 거래에 관한 얘기를 하던 도중 그만 B 그룹의 딸과 눈이 마주쳤다. 아.. 망했다.
" 경호원분께서 되게 여자 같으시네요? "
" 네? "
" 호호호 그냥 여자처럼 생기셔서 말한 거예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
" 아 저놈이 여자같이 생기긴 했죠 "
뭔 놈의 미팅이 이렇게 긴지 하품이 연신 올라왔지만 입을 꾹 깨물고 참았다.
" 정국 군 아주 똘똘하니 우리 사위로도 괜찮겠구먼! 껄껄껄 "
" 하하 영광입니다 회장님 "
" 우리 딸 명함일세. 친하게 지내보구려 "
나는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꿋꿋이 서서 대화에는 신경 안 쓰는 척 가만히 있었다. 도련님의 외모, 범접할 수 없는 집안 등 타 그룹 회장님들은 모두 우리 도련님을 좋아하신다. 이런 일은 한두 번이 아니기에 나는 그러려니 했다. 도련님은 맘에 담아두는 여자가 없기에. 그렇게 길고 긴 미팅이 끝나고 도련님이 먼저 나가있으라 하셔서 나는 룸 밖으로 나와 기다렸다.
" 가자 "
" 도련님 "
" 왜 "
" 저 내일 내려가봐도 되겠습니까? "
" ... "
묻는 질문에 도련님이 대답하지 않아 달리는 자동차 안은 정적이 흘렀다. 나는 허락해주시지 않을까 조마조마해 괜히 넥타이만 어루만졌다.
" 다녀와 "
" 진짜요?? 감사합니다!!!!!!!!! "
" 내 곁을 떠나는 게 그리도 좋냐? "
" 그건 아니고.. 헤헤 "
미팅이 끝나고 하루 종일 회사일을 신경 써야 하는 도련님을 사무실로 보내고 나는 내 방으로 들어왔다. 이제야 한시름 놓여 옷도 벗지 않은채 침대 위로 철퍼벅 하고 엎드려 누웠다. 푹신한 침대가 그동안의 피로를 다 녹여주는 듯했다. 그렇게 잠이 들고 말았다.
" 음.. 몇 시지.. "
시계를 보니 오후 11시 28분을 달리고 있었다. 나는 부리나케 도련님의 방을 내려갔다. 노크를 두어 번 하고 문을 살짝 열었다. 그런데 작업을 다 끝내고 컴퓨터게임을 하고 있어야 할 도련님이 보이지를 않는다. 저택을 모두 뒤져봐도 도련님의 계시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나는 당황해 도련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지 않아........
심장이 덜컹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내가 잠깐 잠드는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잠깐은 아니고 6시간 남짓 잔 것 같다. 나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주저앉았다. 다 내 잘못이다. 내가 죽일 년이다 하며 머리를 주먹으로 쳤다.
띠링-
머리를 쥐어박고 있는데 한 통의 문자가 왔다.
' 도련님 '
도련님에게서 문자가 온 것이다.
' 나 일하는 중이니까 먼저 자고 내일모레 보자 '
다행이다 도련님이 잘 계셔서. 나는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하마터면 도련님께서 큰일이라도 났으면 어쩌나 이런 불안한 생각들에 너무 긴장을 했었다. 오랜만에 도련님도 없고 나는 내일 엄마와 함께 벚꽃 구경을 갈 생각에 설렜다. 옷도 미리 준비해놓고 엄마에게 연락도 해놓았다.
*
*
" 엄마!!!!!!!!!! "
" 우리 딸!!! 아이고 우리 딸!! "
한달음에 엄마에게 달려가 엄마를 꽉 안았다. 오랜만에 보는 엄마의 모습이 많이 야위었다.
" 엄마 왜 이렇게 늙었어.. "
" 우리 딸은 왜 이렇게 이뻐졌어 "
" 미안해 엄마.. "
주름도 늘어나고 흰머리도 늘어난 우리 엄마가 안쓰러워 엄마를 꼭 안고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하늘을 보았다. 벚꽃이 만개하게 핀 봄날이 아름답다.
엄마 여기서 사진 찍자.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채 셀카봉을 하늘 위로 높이 올려들었다.
오늘만큼은 나도 여자로서, 엄마의 딸로서 살아보자 하고 가발도 쓰고 오랜만에 화장도 하고 치마도 입었다. 또래에 맞게 입은 그저 영락없는 스물세 살 여자였다. 한껏 엄마와 사진을 찍다가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벚꽃나무 앞으로 갔다.
" 음.. 누가 찍어줬으면 좋겠는데 "
" 그래? 엄마는 여기서 기다려 내가 부탁해볼게! "
" 그래 우리 딸 "
엄마에게 나무 근처에서 기다리라고 하고는 지나가는 커플을 잡고 말을 걸었다.
" 저기 사진 한 장만 찍어주시면 안 될까요? "
" 네? "
" 네?'
" ? "
" 도련..님? "
-
안녕하세요~ ><
원래 아련 찌통만 주구장창 쓰다가 요즘에 로맨스 코미디 위주로 쓰는데
여기에는 처음 공개하는 정국이 로코물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떨려요 ㅠㅠ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ㅠㅠ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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