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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택] 검게 칠해버렸던 | 인스티즈

 

어느 순간 부터 였던가,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다. 작업에 시달리다가 쪽잠을 잘때도, 연습이 끝나고 시간이 남아 오랜만에 두발 뻗고 편히 잘 수 있을 때 조차도 꿈은 같았다. 꿈속에서 나는 흰 긴팔티와 검은 진을 입고 있었으며, 맨발이었다. 머리색까지는 잘 모르겠다. 배경은 언제나 숲속 이었다. 위치가 어느 정도 되는 지 조차 알지 못했다. 그저 주위는 온통 빽빽한 나무들이 들어서 있고, 그것들로 인해 만들어진 어둠 속에서는 언제나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참으로도 끔찍한 꿈이였다.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니, 애시당초 나는 그것을 들을려고 하지 않았다. 잠이 드는 것이 두려웠다. 꿈속의 내가 아무리 귀를 틀어 막아도 목소리는 뇌리를 울리듯이 강하게 파고든다. 끔찍하다.

 

 

-

 

 

택운이 숙소에서 불현듯이 자취를 감춘 것도 벌써 두달쨰였다. 정택운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경찰의 힘을 빌리기에는 이미 빅스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알려진 공인들이 되어 있었다. 암묵리에 이루워진 수색작업은 팀 내의 분위기를 흐리기 적합했다. 맴버들은 하루가 멀다싶히 서로를 헐뜯었다. 가장 신경질 적으로 변한 것은 학연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학연은 택운의 일이라면 유독 민감했다. 두사람의 우정까지 생각한다면, 당연한 일인 것이었다. 팀 내의 막내인 혁이는 어느 순간부터 웃음을 잃었다. 분위기는 한기가 돌 정도로 쎄했다. 정신없이 정택운을 찾아 나서는 중에도 우리는 수많은 연습을 해야 했다. 그리고, 하다하다 지쳐 잠이 들면. 또다시 나는 악몽에 시달리게 되었다. 모든 것이 악순환이었다. 깨어있어도 지옥이었고, 잠들어 있어도 지옥이었다. 두개의 지옥 사이에 끼어 버린 것 같은 기분.

 

 

-

 

 

결국 홍빈이에게 먼저 내가 시달리고 있는 악몽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차마 학연에게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홍빈이 제 얘기를 듣고 꺼낸 말은 꽤나 기발했다. 그 숲 속 목소리를 향해 가보라는 것이었다. 처음엔 두렵다고 했더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격려와 응원까지 받았다. 어이없음에 오랜만에 웃음이 터졌다. 그러다 학연에게 질타를 받았다. 황급히 표정을 굳히며 고개를 돌리다, 그닥 표정이 좋지 못한 홍빈의 얼굴을 스치듯 보았다. 뭐지, 하는 생각에 다시 홍빈을 바라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연습에 몰중한 모습이었다. 왠지 모르게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방 문을 걸어잠궜다. 오랜만에 꽤나 길게 꿈을 꿀 것 같았다. 눈을 감자, 저절로 쌓인 피로가 몰려왔다. 심호흡 두번, 마음의 안정이 필요했다. 그리고 나서야 나는 잠에 빠져 들 수 있었다.

 

 

-

 

 

역시나, 그 숲속이었다. 나를 부르는 소리는 여전히 반복되어서 들려왔다. 용기내어서 몸을 일으켰다. 숲속에서의 소리는 자유자제로 제 위치를 바꾸어 냈다.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했다. 원식아. 또다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조금 더 가까운 느낌. 곧장 방향을 틀어 발돋움질 쳤다. 발 바닥에 쓸리듯 닿아오는 풀잎은 꿈이라 그런지 전혀 아프지 않았다. 빽빽한 나무 숲 사이로 들어가니 시야가 어두워 졌다. 앞이 쉽사리 잘 보이지 않았다.

 

"원식아."

 

또 다시 저를 부르는 소리였다. 그다지 먼 거리에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꽁꽁 숨어 버리기라도 한 것 같았다. 용기내어 한발자국을 내밀었다. 그리곤 두발자국, 세발자국, 네발자국. 점점 걸음을 옮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저를 부르는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원식아."

 

갑작스럽게 찾아든 빛에 눈이 부셨다. 새하얀 빛. 그야말로 정말로 눈이 부신 빛이었다. 그리고, 그 빛의 중심에는. 그토록이나 찾아 다니던 정택운이 앉아있었다.

 

"원식아."

 

닫혀있던 입술이 살짝 달싹이더니 원식의 이름을 토해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일렀다.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왜 그가 내 꿈에서 나를 찾고 있었던 것인가. 의구심이 들었다.

 

"좋아해,"

'더러워'

 

또 다른 음성이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 익숙한 목소리였다. 낮은 목소리톤.

 

"..미안해"

 

그리고, 원식은 불현듯 잠에서 깨어났다.

 

 

-

 

 

잠에서 깨어나니 새벽 1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입고있던 티셔츠는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온몸에 오한이 드는 기분이었다. 정택운은 어쨰서 나의 꿈에 존재했는가. 이 사실을 홍빈에게 말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일으키니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비틀 거리는 발걸음으로 방문을 열고 나가자, 곧바로 비춰지는 환한 불빛에 저절로 미간이 구겨졌다. 빛의 잔상들이 눈에 남았다가 사라지자, 보이는 것은 거실에 둥그렇게 모인 맴버들과, 팀장님이었다.

 

"...택운이가 사라지기 전에 너랑 대화 했었다고 들었다."

"....."

"대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팀장님이 목소리를 높히다가 이내 한숨 쉬며 고개를 저었다. 분위기가 무거웠다. 원식은 당장 씻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은땀을 잔뜩이나 흘린 몸은 끈적하고 무거웠다. 느릿한 눈짓으로 맴버들 모두를 바라보았다. 모두가 나의 대답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정택운이 사라지기 전, 그와 무슨 얘기를 나누었었지?

 

"...원식아, 내가 뭔가 이상해서 말하는건데."

"....."

"너가 꿈속에서 항상 입고 있었다는 티셔츠랑 검은 진."

"....."

"택운이형이 사라지던 날 입었었어."

 

쿵- 머리에 돌이라도 떨어진 기분이었다. 대체 어떻게 된거지?

 

"김원식."

"....."

"잘 떠올려봐, 너가 그때 정택운이랑 무슨 얘기를 나눴었는지."

"....."

 

아. 다리에 힘이 풀렸다. 떠오른 순간 더이상 서있을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중심을 잃고 무너져 내리는 내 몸에 맴버들과 팀장님이 당황해 달려왔다. 헛웃음을 흘리며 괜찮다 손을 내 저었다. 까맣게 칠해버리곤 잊으려고 했던 일이었다.

 

"...기억났으면 말해,"

"....하하."

"말하라고 김원식!!!!"

 

이것을 과연 내가 말 할 수 있을까.

 

"정택운을, 찾게 해달란 말이야. 개새끼야,.."

"...하아,"

 

까맣게 칠해버렸던 그 기억을 꺼내야만 했다.

 

 

-

 

 

섹스 파트너, 공인이라는 이름에 여자도 마음껏 만날 수 없는 건장한 여섯 남자들 사이에서 택운과 원식이 비밀스럽게 시작한 일이었다. 아무도 알지 못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꼼수라고 하기엔 그렇고, 그저 형님좋고 아우좋고. 어떻게던 간에 쌓이기만 하는 성욕을 풀어낼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다. 원식은 택운이 제 섹스 파트너로써 마음에 들었다. 묘하게 야릇하게 생긴 택운을 위에서 내리 누를 수 있다는 사실은 원식에게 더욱 흥분되는 감정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하지만, 택운의 감정은 한낱 섹스파트너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원식이 알게 되고 나서 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원식아."

 

고된 연습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맴버들이 막 연습실을 빠져 나가고 있을 참이었다. 재환을 따라 같이 밖으로 나가려던 원식이 저를 부르는 고운 미성에 고개를 돌렸다. 손짓하나 없이 저를 한번 부르기만 한 택운이었지만 원식은 대충 그 뜻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는 때마침 연습실을 나가려는 상혁에게 택운과 연습을 조금더 맞춰 보고 가겠다는 말을 남겼다. 피로한 듯한 상혁은 대충 알았다며 하품 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가 버렸고, 어느새 연습실에는 원식과 택운 둘 밖에 남지 않았다. 원식은 자연스럽게 택운을 좁은 개인 연습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아니야, 이거."

"그럼 뭔데요,"

"....원식아."

"네. 말해요 형"

"...처음부터는 아니었는데,"

"네."

"...내가 널,"

"...."

"좋아해,"

 

굳게 문을 닫은 좁은 연습실 속 택운의 작은 음성이 울려 퍼졌다. 정적이 찾아들고, 두 사람 중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고개를 푹 숙여버려 제 정수리를 드러낸 택운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원식이 먼저 정적을 깼다.

 

"더러워"

 

말을 꺼낸 원식은 가장 먼저 제가 한 말을 후회했다. 상처를 주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은 꺼림칙 스러웠다. 그것도, 제 섹스 파트너이자 같은 그룹 형이. 자신을 좋아한다니. 원식의 말에 택운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우는 것 같지는 않았다. 울음을 참는 것 같았다.

 

"..미안해"

 

그리고, 그날 이후로 택운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

 

 

모든 것을 털어놓은 원식이 저도 미칠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원식의 말을 전해 들은 그들 중 아무도 선뜻 먼저 말을 꺼내지 못했다. 믿었던 같은 그룹 맴버 두명이 서로의 섹스 파트너 였고, 택운이 사라지던 날 원식에게 사랑 고백이라는 것을 했었다니. 제일 먼저 무너진것은 학연이었다. 원식처럼 주저 앉아 허탈하게 웃는 모습이 처량해 보였다. 재환은 제 이마를 짚었다. 원식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택운이 사라져 버린 원인이 모두 제게 있는 것 같았다.

 

"...꿈에서, 택운이형을 봤어요."

 

그새 목소리가 착 낮게 가라 앉았다. 원식은 두어번 목을 큼큼- 가다듬더니 다시 말을 꺼냈다. 고개는 여전히 들지 못한 상태였다.

 

"형은, 계속 절 불렀어요."

그리고, 그날의 상황이 반복됬어요-. 말끝을 얼버무리는 원식의 태도에도 누구도 질책하지 않았다.

 

"원식아,"

"...어"

"넌 정말로 택운이형이 싫어?"

 

홍빈의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 원식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홍빈과 시선을 마주하자, 홍빈이 어서 빨리 대답을 하라는 듯이 재촉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식은 모르겠다며 고개를 휘저었다. 내가 택운이형을..?

 

"잘 생각해 봐."
"....."

"아무리 생각해도 택운이형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 것 같아서 그래."

홍빈의 말에 다른 맴버들과 팀장님까지 모두 수긍하는 눈치였다. 원식은 마른 세수를 하며 두손으로 제 얼굴을 가렸다. 착잡한 심경이었다.

 

"김원식,"

"..네, 학연이형"

"부탁할게."
"....."

"택운이, 데리고 와줘"

 

학연이 눈물을 보였다. 상혁과 재환이 그런 학연을 달래며 방으로 들어갔다. 팀장님도 이제 들어가겠다는 말을 마치곤 방으로 들어가 버리셨다. 순식간에 홍빈과 원식 둘밖에 남지 않은 장소에 원식도 몸을 일으켰다.

 

"난, 말이야"

"....."

"너가 택운이형을 향해 품고 있는 네 마음을 빨리 알아차리길 바래."

 

원식은 대답하지 않았다. 후들거리는 듯한 걸음을 옮겨 억지로 제 방안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구었다. 홍빈에게 모든 것을 꿰뚫린 기분이었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할거지? 다시금 잠이 들기에는 피로하지 않았다. 또한 택운을 향한 제 감정도 불안정했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야. 하고 나 자신을 합리화 시켰던 것인가? 원식이 제 눈을 가리곤 한숨 쉬었다. 마음 속이 너무 답답했다.

 

 

-

 

 

어느 순간 또 잠이 들어 버렸나 보다. 또다시 숲속이었다.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몸을 일으켜 택운이 있었던 장소로 향했다. 처음 걸었을 때는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 두려움이 컸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냥, 택운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성큼 성큼 걸음을 옮기니 금방 택운이 있는 장소가 드러났다. 택운은 울고 있었다. 마음 한켠이 저릿해왔다. 원식은 차마 택운에게 제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너가 택운이형을 향해 품고 있는 네 마음을 빨리 알아차리길 바래.'

 

갑작스럽게 홍빈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곤, 발이 저절로 움직였다. 으악, 하는 우스꽝 스러운 소리를 내며 택운의 앞에서 넘어지고야 말았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제 모습에 택운은 놀란 듯 싶었다. 넘어진 내가 걱정되는 것인지 손을 뻗다가도 이내 소스라치게 놀라며 제 손을 스스로 거두어 갔다. 그 모습에 왠지 모르게 입 안 한켠이 텁텁했다. 정택운. 그를 향한 제 마음이 대체 무어란 말인가?

 

"...택운이형"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다. '좋아해,''더러워''좋아해,''더러워' 택운과 저가 나누었던 대화들이 끊임없이 회오리쳤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미치광이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끔찍했다.

 

"돌아와요."

어째서 그런 말을 뱉었는지는 모르겠다.

 

"보고싶어요."

 

그냥, 원식은 제 입이 움직이는 대로 소리를 낼 뿐이었다.

 

"...응"

 

눈앞이 하얗게 변했다. 아지랑이처럼, 밝은 빛이 원식의 주변을 감쌌다.

 

"원식이형!! 원식이형!"

"...꿈에서 깬건가.."

"형형,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예요!! 택운이형, 택운이형"

 

찾았데요.

 

 

-

 

 

외진 시골마을에서 그는 발견되었다. 야밤에 산을 오르는 택운의 모습을 본 마을 어르신이 택운을 막아세워 이곳에서 머물 수 있도록 도와 주셨다고 했다. 두달이 넘는 시간만에 발견된 그는 보기 안타깝게 말라있었다. 그를 데릴러 온 우리 앞에서 그는 정수리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원식은 상혁의 뒤에서 힐끔, 거리며 그를 볼 수 밖에 없었다. 학연과 팀장님이 택운을 설득 시켰다. 예상외로 그는 덤덤히 따라 나서겠다고 말했다. 나는 먼저 차안으로 들어가 후드집업을 머리 끝까지 채웠다. 그의 얼굴을 볼 낯이 못 되었다.

 

"..걱정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울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

 

 

오랜만에 6명이 모여서 하는 연습이었다. 거울을 통해 비춰지는 그는 여느때 보다 열성적으로 연습에 매진 하고 있었다. 평소완 다르게 목이 탔다. 길게 이어지는 연습에도 그 누구도 불평을 뱉지 않았다.

 

"...그만하고, 가자."

하다못해 매니저 형이 꺼낸 말이었다. 맴버들은 풀썩, 바닥에 주저 앉았다. 몸은 온통 땀으로 젖어있었다. 하나 둘씩, 짐을 챙겨 나가는 맴버들 뒤로 택운이 따라 나섰다. 나는 가만히 서있다가 입술을 달싹여 그의 이름을 불렀다.

 

"택운이형."

 

그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천천히 뒤를 도는 모습에 나도 숨을 멈추었다. 맴버들이 지나감으로써 불이 들어와 있던 계단은 이내 불이 꺼져 어두워 졌다. 우리 둘 사이에는 정적만 흘렀다. 형은 나를 마주 보지 못했다.

 

"악몽을 꿨어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그저 입이 열리는데로, 말할 뿐이었다. 내가 운을 띄우자 그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두눈이 생기 없었다. 침을 한번 넘겼다. 비릿한 맛이 났다.

 

"배경은 언제나 숲속이었어요. 나는 흰색의 긴팔티와 검은색 진을 입고 있었고, 주위는 온통 나무들로 감싸져 있었죠."

"....."

"그리고 그 나무들로 가려진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저의 이름을 끊임없이 불렀어요. 원식아, 하고."
"....."

"무서워서, 그동안은 피했었는데, 한번 용기를 내어서 그 목소리를 찾아가 봤어요."

"....."

"그리고, 거기서 저를 애타게 부르고 있던, 형을 보았어요."

...왜 내 꿈에 존재했던 거예요, 형은?

 

우습게도 먼저 눈물을 보인 것은 저였다. 울컥 하고 쏟아지는 감정은 쉽사리 주체 할 수가 없었다. 혀를 물어서 억지로 울음을 참았다. 형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발음이 가득 뭉게져서 나왔다.

 

"모르겠더라구요,"

"....."

"내가 왜 그때 그렇게 말을 했었을까."

"....."

"정택운을 향한 내 마음의 정의는 무엇인가."

"....."

"혹시 편견이라는 이름 뒤에 감추려 했던 사랑이 아니었는가."

 

결국 뜨거운 눈물 방울이 눈앞을 흐렸다. 굳이 닦지는 않았다. 그런다면 더 초라해 질 것 만 같았다. 작은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흐린 시야 사이로 그의 인영이 보였다.

 

"...미안해 하지 말아요 형,"

"...원식아,"

"혼자로 만들어서 미안해요."

"......"

"용서해 줄 수... 있어요?"

 

대답은 없었다. 그저 그는 나를 끌어 안았을 뿐이었다. 열기가 식어 차가운 그의 몸을 나도 강하게 끌어 안았다. 이제서야 홍빈이 했던 말을 알 수가 있었다. 나는 그동안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 하는 편견속에서 내 마음을 억지로 감추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랑할래요, 형을"

"....."

"아니, 사랑해 정택운"

"....."

 

나도.

 

그렇게, 나는 그를 끌어 안은체로 한참을 울어야만 했다.

 

 

 

 

 

 

 

 

 

 

=

넵 실핀입니당

결국에는 제가 랍택을 질러 버리고야 말았ㅇ네여 ㅠㅠㅠ

이런 마성의 랍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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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니뮤ㅠㅠㅠㅠㅠ진짜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아 대박 ㅠㅠㅠㅠㅠ진짜 신이세요????? 왜이렇게 글을 잘 쓰세요...필력이...와..bb 대다나다...나 취향저격당하뮤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 가요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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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핀
신알신 감사해요 ㅠㅠㅠㅠ 엑소랑 빅스 두 그룹 글을 올리게 될것 같아서 애매 하지만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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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독방에서왔는데 맞니..? 맞는거지? ...레알금손이쟈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봤어 재미있게봤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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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핀
맞아 맞아 ㅠㅠㅠ 진짜 와줬구나 고마워 ㅠㅠㅠㅠㅠㅠ 금손이라니 아니야... 고마워!!!!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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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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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핀
으잌ㅋㅋㅋㅋ 울지마요 뚝! 하세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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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ㅜㅜㅜㅡ와 진짜ㅜㅜㅜㅜㅜㅡ이건 진짜 짱이다ㅜㅜㅜㅜㅡ로그인안하고 봤다가 댓글달라고 로그인 하고왔어요ㅡ느느누ㅡ누진짜막뭐라말할수가 없어ㅜㅡ누ㅜㅜㅜㅜㅜ진짜 눈물흐름ㅜㅜㅜㅜㅜㅜㅡ계속 이런분위기로 랍택써주세요ㅜㅜㅜㅜㅜ신알신하구가요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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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핀
신알신 감사드려요! 제가 빅스랑 엑소 두 그룹을 올리게 될 것 같아서 걱정도 좀 되네요 ㅜ^ㅜ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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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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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핀
에궁 울지마세요 뚝!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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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허류대박ㅠㅠㅠ이런분위기진짜좋아요ㅠㅠㅠㅠㅠㅠ안봤으면큰일날뻔ㅠㅠㅠㅜㅠ신알신하고갈께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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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핀
신알신 감사드립니다 ㅠㅠ! 분위기가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예요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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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ㅠㅠㅠㅠㅠㅜ대작 글 왜이리 잘쓰세요? ㅠㅠㅠㅠㅜ 저진짜 울뻔했어요ㅠㅠㅠㅜ와 작가님을 만나 감덩입니다ㅠㅠㅠ신알신 할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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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글잡 탐방은 이래서 좋다ㅠㅠㅠㅠㅠ 금손을 발굴해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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