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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을읽는소녀 B



w/김작가








잠든 민윤기의 곁에 앉아 그의 젖은 머리카락을 넘기던 나는 자선당 안으로 들어오는 아미의 모습에 서둘러 자리를 비켜주었다.

아마 전정국이 소식을 듣고 민윤기가 먹어야 할 가루약과 죽을 챙기고 가라 시킨듯보였다.




"저하께서는 어떠셔?"

"조금 화난것같은데 괜찮으셔요 그나저나 걱정이네요 이 사실이 민대감댁이나 대감마님 귀에 들어가면…"

"그럴 일 없을거야"

"가루약은 탕약에 섞어 드시게 하세요. 죽 부터 먹고 약 먹어야 하는거 아시죠? 탕약은 세번 저어주셔야 해요"

"응 알겠어"

"그럼 저 가볼게요"

"저 아미야"

"네?"

"고마워"

"저한테 고마울것 없어요, 앞으로 세자 저하 잘 보필하셔야 하는거 아시죠? 윤대감자제분이랑은 잘 정리하셔요"

"…응"




아미가 나가고 약과 죽을 바라보던 나는 잠을 자고 있는 민윤기를 깨우려다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시선에 반쯤 열렸던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방탄소년단] 전생을 읽는 소녀 11 [B] | 인스티즈




"정리?"




미간을 찌푸린 그가 몸을 일으켜 앞에 놓여진 약과 죽을 바라보았다.

아무 말 없이 입술만 잘근잘근 씹던 나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 그가 바라보고 있는 죽그릇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이거랑 약 먹고 얼른 여기 떠나"

"못 가"

"왜 이래 정말"

"누구 마음대로 정리하라 마라야?"

"…"

"내가 누구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맞는 말이었다. 나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다른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으니,

그런데 웃기게도 그게 민윤기도 전정국도 아닌 김태형이라니.

아직 말하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민윤기의 표정이 내 눈앞에 보이는것같은걸까




"우선 이거라도 먹어."




김이 피어오르는 죽을 한 숟가락 퍼 올린 나의 행동을 지켜보던 민윤기는 상 위에 올려진 약과 내 손에 들린 숟가락을 거칠게 내쳐냈다.

요란한 소음에 문 밖에 서있던 궁녀들이 방 안으로 들어오려 하였지만 그들을 진정시킨 나는 민윤기가 내쳐낸 깨진 그릇을 손으로 하나하나 치워내기 시작했다.




"이제 지겹다 이렇게 다투기만 하는거"

"지겹다고…?"

"그래 지겨워, 이제 오빠 얼굴 보는것도 지긋지긋해"

"너 여기에 오게 된 진짜이유, 벌써 잊은거야?"

"내 진짜 이유는 악몽에 있었어. 오빠랑은 상관이 없단 말이야"

"거짓말이야."




처음엔 그랬다. 악몽같은 이유로 이곳에 오게 된 이유도 있었지만, 민윤기와 더이상 다투고싶지 않아서 오겠다 한 것도 있었다.

그런데 달라진건 없었다. 우린 언제나 다퉜고 난 그에게서 더이상 사랑을 느끼진 않았다.




"이제 알겠어? 내가 선택한건 오빠가 아니야. 난 더이상 악몽을 꾸고싶지 않아서 이곳에 온거고 오빤 나와 연관되어있는 사람이라 그저 따라온것뿐이야"

"거짓말이야"

"죽도 먹기싫고 누워만있을거면 나가! 얼굴도 보기싫으니까 나가란말이야!"




잔인해지고 싶진 않았다. 민윤기에게 상처를 주고싶진 않았다.

그래, 그럼 갈게 간다.

낮게 깔린 목소리, 아무런 표정없이 문을 열고 간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손에 쥐고 있던 그릇조각을 피가 나도록 꽉 쥐어내었다.

민윤기가 나간 방안엔 고요한 정적만이 흘렀다. 

그가 나가고 나서야 피가 흐르는 나의 손을 발견한 궁녀들이 뒤늦게 어지럽혀진 방을 치워내고 흐르는 피를 닦아내고 치료해주었지만 모든게 부질없게만 느껴졌다.

어차피 죽으면 내 몸은 현생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고, 다친곳도 어지럽혀진 이 방도 없었던게 될테니까




"마마, 이제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편히만 앉아 계십시오… 당분간 저하께서 마마의 세자빈 교육을 하지말아달라 부탁하셨으니 마음을 굳건히 하시고 푹 쉬시옵소서."

"이제 더이상 저에게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이곳에서 전 그저 민페만 끼치는 민폐 덩어리니까요"

"예…?"

"상궁님도 저때문에 괜히 마음쓰지마세요"

"아닙니다. 신하된 도리로서 세자빈마마의 안녕을 위하는것이 옳은일이 아니겠습니까"

"저 때문에 힘들잖아요 매일 사고나 치고"

"아닙니다 마마… 그리고 말씀을 낮추시옵소서."

"고마워요 상궁님"

"마마 어찌 그러십니까"

"피곤해서 좀 자야겠어요, 상궁님도 더이상 저 걱정말고 가서 쉬도록 하세요."

"마마…"

"괜찮아요"

"…허면 소인은 물러나겠습니다."




허리 숙여 인사한 상궁이 방 밖을 나가자마자 멀뚱히 앉혀놓았던 몸을 자리에 몸을 눕힌 나는 두 눈을 감았다.

매일 지금과 같았으면 좋을것같다. 마음편하고 아무생각 없는…

그런 잠들기 전과 같은 상태였으면 좋겠다.







전생을읽는소녀







꿈을 꿨다. 아무도 없는 넓은 들판에 예쁘게 피어있는 꽃들 사이를 뛰어다니는 아주 행복한 꿈이었다.

나비가 날아다니고 만개한 꽃들의 꽃내음을 맡기도 하며 평화로운 그곳에서 두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기도 했다.

정말 깨고싶지 않은 행복한 꿈이었다.

하지만 꿈은 꿈이었다. 그곳에서 깨어났을때 밀려오는 그 공허함은 나를 또 다시 우울하게 만들어왔다.

한참을 뒤척거리다 몸을 일으킨 나는 아직 어두컴컴한 방안을 둘러보다 내 옆에 와있는 시커먼 물체에 깜짝 놀라며 뒤로 주춤 물러났다.





[방탄소년단] 전생을 읽는 소녀 11 [B] | 인스티즈





"어떻게 여기에…"




그런데 어딘가 이상했다. 끙끙대며 몸을 일으키지도 감고있던 두 눈을 뜨지도 못하고 있는것이다.

김태형의 몸에 손을 대보면 불이라도 난듯 온몸이 뜨거웠다.




"오빠."




나의 부름에도 그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몸만 웅크린체 끙끙거리기만 했다.

결국 몸을 일으켜 자선당 바깥을 빠져나온 나는 대충 궁궐안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떠다 마른 수건과 함께 김태형에게 가져갔다.




"스승님…"

"오빠?"

"스승님…"




꿈이라도 꾸는걸까, 젖은 수건을 이마에 올려둔체 스승님이라는 단어를 읊조리는 그의 손을 꼭 쥐어준 나는 괜찮다는듯 그의 손을 천천히 보듬어 주었다.

스승님을 저렇게 애타게 찾는 이유가 뭘까, 그에게도 나와 같은 스승님이 있는걸까?




"용서하세요 저를 용서하세요…"

"괜찮아… 괜찮아"

"그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가 없어요, 전 그 아이를 너무 사랑해요…"

"…"

"정말 죄송해요 저를 용서하세요"




나의 이야기를 하는걸까,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 하나하나에 괜찮다며 그를 위로하던 나의 입술이 굳게 닫혔다.

뭐가 슬퍼서 저렇게 울면서까지 이야기 하는걸까.




"괜찮아… 다 괜찮아"




그의 손등에 살짝 입을 맞춘 나는 그의 곁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잠시후 이불이 목 위로 올라오는 느낌에 살며시 두 눈을 떴을땐 약간의 동이 튼 상태였다.

푸르스름한 바깥과 어울러져 푸른빛깔로 물든 방엔 나를 조심스럽게 내려다 보고 있는 김태형의 얼굴도 함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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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너가 일상이 되어버렸나봐, 몸이 아프니까 너가 너무 보고싶더라"

"그래서 이리로 오게 됐나봐. 보고싶은만큼 마음껏 보라고"




나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이 너무나도 슬퍼보였다.

미안해 너를 좋아하게 돼서, 예정된대로 널 보내지 못해서.

그리고 나를 향한 그 말이 너무 아파서 참을수가 없었다. 몸을 뒤척이는척 몸을 돌리고 나서야 눈물을 쏟아낸 나는 이불을 손에 꼭 쥐고 두 눈을 감았다.




"사실 나한테 스승님이 한 분 계시는데 그 분이 오늘 꿈에 나오셨어"

"너가 돌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그 방법이 난 너무 잔인하고 슬퍼서 난 못할것같아"

"무엇보다 너가 상처받는게 두려워."

"너한테 상처가 되는 방법이라 두려워"

"하지만 나… 너가 두려워 하지 않게 할게"

"그러니까 내가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용서할 수 있지? 그렇다 해줘"

"아까처럼 다 괜찮다고 해줘"




그 방법이 무엇이냐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는 않기도 했다.

아무리 궁금해도 그가 힘들게 한 결정을 망쳐놓고 싶진 않았다.




"…괜찮아 다 괜찮아"

"그리고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 가끔씩이라도 나 보러와줘"




울음기 섞인 나의 목소리에 아무말 없던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깨어있었다는것을 약간은 짐작하고 있었던것같았다.




"나 갈게"

"어디가?"

"여기 오래 있으면 곤란해질거야"

"가지마"

"…"

"가지마라…"




떠나려는 그가 불안했다. 김태형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쏟아내던 나는 떠나려는 그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또 예전처럼 다시는 못볼것같았다.

아니 어쩌면 영영 못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졌다.




"가지마 오빠"




결국 나의 손을 잡고 다리를 굽힌 그가 내 앞에 쭈그려 앉아 무언가를 품안에서 꺼내었다.

뿌옇게 흐려진 시야때문에 보이진 않았지만 내게 주는것임은 분명했다.




"목걸이야, 그 목걸이가 현생으로 돌아가면 널 항상 지켜줄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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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항상 곁에 있을거니까 절대 잃어버리면 안돼. 다시 만날때까지"




그렇게 우린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져야만 했다.

어쩌면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를 그를 난 또 다시 기다려야만했다.






전생을읽는소녀







하루, 이틀, 그렇게 국혼날까지 김태형과 민윤기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늘은 전정국과 내가 국혼을 올리는 날이었다.

예쁘게 치장한 나의 모습이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뭔지 물어보기라도 할걸, 아무것도 모르고 국혼까지 치루게 됐으니 돌아갈수나있을지 서서히 걱정되기 시작했다.




"마마, 운현궁으로 이동하셔야 하옵니다. 식전 행사를 위해 서둘러 주시옵소서."




무거운 대수머리를 또 다시 착용하고 가례복을 차려 입은 나는 운현궁으로 이동하여야 한다는 상궁들에 의해 가마에 몸을 실어야만했다.

내가 선택한 사람이 전정국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은 이 국혼도 모두 부질없는것이 돼버릴것이 분명했다.




"저하는…"

"저하는 먼저 운현궁으로 이동하셨습니다. 더 늦기전에 서둘러 이동하셔야 합니다."

"…"

"어서 운현궁으로 마마를 뫼시거라"




언제 타도 적응 되지 않는 이 좁은 가마는 전정국이 있을 운현궁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물론 운현궁은 이 성벽안에 있는 건물이 아닌듯 보였다.

내가 타고 있는 이 가마는 어느새 열린 성문 바깥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을 지나치고 있었으니말이다.




"운현궁까지 얼마나 걸려요?"

"신변보호를 위해 창을 닫아주시옵소서 마마"

"지루해서 그래요 창문 닫고 있으면 너무 답답하니까"

"바로 옆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될터이니 창을 닫고 조금만 참아주시옵소서"

"그래도 저랑 조금이라도 이야기 해주시면…"

"안된다 하지 않았습니까"

"왜 다들 이렇게까지 법도를 지키려 하시는거에요?"

"법도는 지키라 있는것이 아니겠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마마께서도 분명 법도가 필요한 연유를 알게 되실것입니다."

"그래도…"

"거 누군데 행차 앞을 막는것이냐?"

"…무슨일 있어요?"




티격태격, 서로의 의견을 듣기보단 자신의 의견만을 내뱉으며 작은 신경전을 벌이던 상궁과 나의 대화가 끝나기 무렵.

움직이던 가마가 멈추어지고 한껏 매서워진 상궁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바깥을 살피려 하였으나 금세 창을 닫아버리는 상궁 때문에 바깥을 살필수도 없었다.

잠시후 쿵하는 소리와 함께 가마가 놓쳐지고 안에 타고 있던 나의 몸이 딱딱한 바닥에 부딪혀 아픔이 전해져 왔다.

무슨일이라도 생긴걸까 고개를 내미려던 그때 닫혀있던 가마 문이 열리고 검은 도포를 입고 있는 김태형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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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쥐고 있는 손을 덜덜 떨며 잔뜩 겁먹은듯한 눈빛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조금은 놀랍기도 했다.

무엇보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마안에서 조금 조금씩 보여지는것이 김태형이 한 행동이 맞는지를 의심케 하였다.




"가자. 여기서 나가자."




피가 묻은 검은 도포를 벗어 던지고 가마 안으로 손을 뻗어 나의 팔을 잡아당기는 김태형,

그의 손에 이끌려 가마밖으로 빠져나오긴 했으나 마땅히 도망칠곳도 없었다.

만약 이곳에 오래 있다가 궁궐 사람들에게 들키기라도 하는 날엔 김태형은 분명 무사하진 않을것이 분명했다.




"왜 그랬어 안 올것처럼 굴더니 왜 또 다시 왔냐고"

"마지막이야, 오늘이 아니면 안될것같아서"




무엇보다 그의 몸은 전 보다 더 많이 심각해져 있는 상태였다.

새 하얗게 매마른 입술이 쩍쩍 갈라져있는게 보기에 좋지만은 않았다.




"우선 가자, 이곳에서 나가자."




길 모퉁이를 돌아 숲길로 들어서는 김태형,

이따금씩 거친 숨을 몰아 쉬는 그를 보아하니 그는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비틀거리고 있었다.

매화꽃의 향기가 퍼져오는 숲속은 달리는 우리 둘의 발자국 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뛰지마. 몸도 아프면서,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도대체 왜."

"이제 널 현생으로 보내줄 수 있어… 내 몸이 더 아프기 전에. 남아있는 힘이 조금이라도 있을때 그때 널 보내주려고…"

"그 방법이 뭔데 이렇게 까지 하는거야"

"잠깐… 같이 걸어줄래?"




뛰지 말라는 나의 말에 속도를 늦춰 걷기 시작하고,

이유가 뭐냐는 나의 말에 대답까지 하는 김태형을 보면 정말 괜찮은것같은데, 아무렇지도 않은것같은데

왜 꼭 오늘 떠나는 사람처럼 그가 불안하기만 할까.

금방 꺼질 불꽃처럼 위태롭게 흔들리는 그를 붙잡고 싶었다. 조금만, 조금만이라도 시간을 늦출 순 없냐고 이대로 헤어질수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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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되게 따뜻하다."




햇볕이 따뜻하게 비춰 오는 숲길, 나의 손을 잡고 있는 그의 손도 무척이나 따뜻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따뜻할 수 있을까 우린 언제까지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혹시 날 보내주겠다는 그 날이 오늘이야?"

"…"

"오늘이야?"

"너 꽃 좋아하지 내가 되게 예쁜곳 아는데 거기 가볼래?"

"왜 내 말에 대답안해 정말 오늘이야?"

"아니야 아직."

"정말 아니야?"

"응 아니야"

"…"

"그러니까 잠깐만 걷자"




나를 안심시키려 거짓말을 하는건지, 아니면 그가 진심을 말하고 있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다만 내가 알 수 있는건 김태형이 나와 함께 걷고 있다는 자체를 행복해하고 있다는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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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들판 위에 놓여 있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 

그 위에 걸려 있는 그네의 모습에 서둘러 그곳으로 달려가자 나를 뒤 따르던 김태형이 그네에 앉은 나의 뒤에서서 그네를 밀어주기 시작했다.




"재밌어?"

"응! 엄청!"




얼굴에 닿는 바람의 느낌에 기분이 좋아 두 눈을 감으니 왠지 저번에 꾸었던 꿈이 생각났다.

그때도 정말 행복해서 깨고싶지 않았는데.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다."

"그거 알아?"

"뭐가?"

"나 저번에 오늘이랑 비슷한 꿈 꾼 적 있었다. 그때도 이렇게 날씨가 좋았었어 넓은 들판 위에서 꽃향기를 맡기도 하고 살갗에 부딪혀 오는 바람을 느끼기도 했었지."

"예지몽인가보다"

"그런가?"

"그 꿈속에 나는 없었고?"

"없었던것같아"

"안되는데"

"왜 안되는데?"

"꿈에서라도 내 얼굴 그리워해야할텐데"

"매일이 그리울거야"

"뭐라고?"

"매일이 그리울거라고!"

"…나도"

"뭐라고?"

"나도 너가 매일 그리울거야."

"언젠 안 그리워했나"

"가끔 지나치다 매화꽃 향기가 나면 너가 생각날것같고, 너가 보던 인형극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널 생각하며 웃고 있을것같아"

"…"

"너가 해줬던 모든 이야기들, 너와 함께 먹었던 모든것들, 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서 그렇게 늙고 싶다."

"…"

"그런데 왠지 그럴 수 없게 될까봐 무섭네."

"그게… 무슨 말이야?"

"널 그리워하지도 못하게 될까봐… 그렇게 사라지게 될까봐"

"사라지다니"

"나 아프잖아. 많이 아프면 사람이 죽을수도 있고 그런거지"

"그런걸로 자꾸 장난칠래?"

"어어 뒤돌아보지마 다친다"

"알았어 그보다 좀 쎄게 밀 수는 없어?"

"응 쎄게 밀고있어"




힘이 빠진건지 점점 그네의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쎄게 밀어달라는 나의 말에 그가 있는 힘껏 다시 그네를 밀긴 했지만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 떠나면 곧바로 치료 받아, 그땐 오빠도 이곳 떠날 수 있을테니까"

"으응"

"대충 대답하지말고 진짜 그렇게 해, 오빠는 날 볼 수 있어도 난 오빨 못보니까"

"너도 밥 잘먹고, 아프지말고, 민씨랑 다시 화해해"

"왜 꼭 안볼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자꾸"

"민씨는 현생에서 너 남자친구고 아직 헤어진 사이도 아니잖아"

"그게 꼭 잔소리처럼 들린다 나는"

"새겨들어. 그곳에서 내가 널 얼마나 자주 만날 수 있겠어"

"알았어…"

"그리고"

"…"

"다른건 잊혀지더라도 내가 너 정말 많이 좋아했다는것만 잊지말아줘"

"…다른것도 기억해야지"

"…우리가 서로 좋아했다는것까지 잊혀진다면 나 정말 아플것같아"

"…"

"알았지"

"아. 알았어 안 잊을거야 어떻게 잊어"

"…잊혀질수도 있으니까"

"목소리에 어찌 힘이 없다? 그네좀 멈춰봐"

"…"

"멈춰보라니까?"

"뒤돌지말고 그대로 눈 감고 있어!"




괜히 걱정되기 시작하는 그의 상태에 뒤를 돌아보려하자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며 신신당부하는 김태형.

이미 높이 뜬 그네를 멈추는데에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기에 억지로 발을 땅에 닿게 하여 그네를 멈추게 하려 하였지만

그럴때마다 멈추지 못하게 그네를 밀어대는 김태형때문에 속도가 쉽게 줄어들진 않았다.




"오빠, 나 이제 내리고 싶어"




이제 서서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김태형에게 무슨일이 생겼구나, 또 다시 몸이 아픈게 분명하구나.

이젠 감이 아니라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오빠"




그리고 더이상 나를 밀던 그네도, 절대 돌아보지 말라며 신신당부하던 그의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속도가 줄어들고 그네에서 몸을 내린 나는 왠지 뒤를 돌아보기가 두려워졌다.




"오빠 괜찮지… 그렇다고 해주라"

"오늘이 아니라면서, 아무일 없는거 맞지? 제발 대답해줘"




제발. 제발 아무일도 없다고 해주라.

내 얼굴을 스치던 바람이 더욱 더 쎄게 불어왔다.

제발 내 이름좀 불러줘, 겁에 질린 나의 두 손이 점차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사라지기전에 그의 얼굴을 보고싶었지만 뒤돌기가 두려웠다.

손끝부터 투명해지기 시작한 몸은 하늘을 나는것처럼 붕뜨기 시작했다.




내가 항상 곁에 있을거니까 절대 잃어버리면 안돼. 다시 만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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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걸어준 목걸이를 손에 꼭 쥔체 아래를 내려다본 나는 잠든듯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김태형을 바라보다 점차 흐릿해지는 시야에 두 눈을 미친듯이 비비기 시작했다.

김태형이 무사하다고 그냥 잠든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이대로 갈 수는 없다고, 하지만 너무나 무심하게도 아무리 두눈을 비비고 비벼도 흐릿해지는 시야는 좀 더 뿌옇게 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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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이 다가왔어요~ 아마 다음편이 마지막이 될 듯 싶습니다.

여주는 결국 현실로 돌아갔네요,

여주가 어떻게 현실로 돌아갈 수 있었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이야기 해드리자면

원래 태형이는 정국이와 윤기를 죽였어야 했어요.

여주는 결국 선택권에 없었던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고

여주가 전생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선택받은 자신이 원래 선택해야하는 대상을 제거해야만했거든요

하지만 태형이는 윤기를 죽이면 여주가 슬퍼할까봐 제거하지못했고

죄 없는 정국을 죽이자니 그럴수가 없어서 결국엔 자신이 죽기로 한거죠

자신은 몸이 아프니까 계속 이곳에서 버티고 버티면 죽을거라는 걸 알고있었기때문이에요

어차피 자신이 죽으면 여주에게 자신이라는 존재는 사라질테고.

이곳에선 잠시 슬플지라도 현생으로 돌아가면 아무일 없었던것처럼 생활할테니까요

태형이가 너무 착하죠... 여주를 위해서 자신까지 희생하다니..

너무 마음아파요..ㅠㅠㅠㅠㅠ

마지막 완결까지 우리 같이 달립시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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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비림]이에요! 헐... 와 진짜 순애보 태형이ㅠㅠ 둘이 이루어질수없다는게 너무 안쓰러워요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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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
비림님 태형이가 여주를 정말정말정말 좋아하나봐요.. 그럴만도 하죠 시간을 떠도는 방랑자에 불과했던 자신이 처음으로 정을 줬던 사람이니까요.. 여주와 태형이가 좋은 결말 맺을 수 있도록 비림님이 응원해주세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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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3.161
[이월] 태형이 가슴 아프네요ㅠㅠㅠㅠ 여주 윤기 정국이도 다 안쓰럽고 벌써 다음편이 마지막인것도 슬퍼요ㅠㅠㅠ 잘읽고갑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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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ㅠㅠ완결이라니ㅠㅠㅠ완결이지만 암호닉 신청 되나요?ㅠㅠ[난장이]로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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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
난장이님 반갑습니다~ 암호닉 신청은 언제나 받고있어요 저에게 새로운 독자님들은 대환영입니다.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구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그것 또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완결편에서도 또 만나요 난장이님!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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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연꽃이어요! 아ㅠㅜ 이게 뭐당가 태형이!너 그렇게 하면 내가 고마워할거같냐구ㅠㅠ 너무 슬프잖아요ㅠ 아 다 새드엔딩은 아니겠죠? 잘읽었습니다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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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
연꽃님 에이 저는 해피엔딩을 좋아합니다ㅋㅋㅋㅋㅋ 독자님들 슬프게 할 수는 없죠! 저는 애들 죽이기 싫습니다ㅠㅠㅠ 제발 살아줘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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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침침이<]에요!! 이 작품 나올때마다 매번 챙겨보고있었는데 암호닉 신청을 안하고 있었나봐요ㅠㅜㅜㅠ 지금이라도 신청해도 되는건가요?ㅅ?
태형이ㅠㅜㅠㅜㅠㅜ 아진짜 너무 착한거 같아요ㅠㅜㅠㅜ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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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
침침이<님 항상 챙겨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언제든 신청해도 상관은 없어요! 항상 받고 있는 암호닉이기때문에 언제든 받고 있죠~ 그리고 태형이... 여자주인공을 참 좋아하는거 같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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