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ck B - 빠빠빠빠
| #04 |
“ 감사합니다. ” 손님이 빠져나가고 태환은 의자에 앉아서 벽에 등을 기대고 눈을 꾹 감았다. 머리가 찌잉 울려와서 속이 좋지않았다. 그리고 기억나지않은 어젯밤 일을 천천히 떠올려보려고 노력했다. 아, 나 씨. 대체 왜 기억이 안나는거지? 돌겠네. 어떻게 집에 들어간거야? 아, 뭐야. 태환은 미간을 꾹꾹 누르며 고민하다가 이내 또 딸랑- 거리는 문소리에 어서오세요. 라고 습관적으로 내뱉고 잠시 가만히 있다가 계산을 하려는데 익숙한 느낌에 힐끗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순간 그날 밤의 일이 거짓말처럼 모두 떠올랐다. 한편의 영화가 빠르게 재생되는 느낌이였다. “ ‥어,어어. ” 쑨양은 여전히 무심한 표정을 한 채 언제나 그랬듯이 만원 한 장을 슥 내밀었다. 태환은 그 돈을 받을 생각도 하지못한채 계속 어버버, 거리며 점점 눈을 크게 떴다. 쑨양은 눈을 깜빡거리다가 눈썹을 꿈틀였다. “ 어, 그‥ ” “ 문제있습니까? ” 태환은 술을 엄청나게 마셨다. 지갑과 수영복을 잃어버렸다며 짜증나 죽겠다고 못하는 술을 미친 듯이 흡입했다. 그리고 기억이 끊겼고, 눈을 뜨니 익숙한 천장과 침대, 또 책상에는 곱게 게어놓은 수영복과 수모, 수경 그리고 지갑이 놓여있었다. 돈도 사라지지않고 그대로 있었다. “ 헐. ” 태환은 쑨양을 보며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아, 미친. 씨발! 내가 왜 그랬지? 돌았어, 박태환 돌았네. 아!! 어쩌냐고 아오! 태환은 속으로 욕을 짓거리며 식은땀을 조금씩 흘렸다. 점점 창백해지는 그를 보며 쑨양은 살짝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태환은 정말 앞에 있던 카운터에 머리를 박을 기세로 몸을 90도 굽혔다. “ 죄, 죄송합니다! ” “ 뭐를요? ” “ 어, 어제‥ 그게‥ ” “ 짱개말입니까? ” 아, 씨발. 기억하고 있잖아. 좆됐어. 나라도 화나겠다. 진짜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을걸? 아, 난 어쩌지? 라고 생각하며 태환은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대답도 못하고 그렇게 있었다. “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까? ” “ … ” “ 사람이 말을 하면 얼굴을 봐야하지않습니까? ” 그 말에 태환은 또 고개를 번뜩 들고 눈을 부릅뜬채 쑨양을 바라봤다. 쑨양은 그 모습에 살짝 놀래서 흠칫했지만 이내 눈을 부릅뜬채 살짝 떨고있는 그를 보며 풉하고 속으로 웃었다. “ 그게… 절대 그런거 아니구요. 제가 너무 취해서‥ 아 진짜, 그 말은 제가 진짜 죄송합니다. ” “ 됐습니다. ” 쑨양은 돈을 카운터에 내려놓은채 잔돈도 받지않고 물건만 챙겨서 휙 몸을 돌려 나갔다. 태환은 그런 쑨양을 보다가 도저히 그대로 있기에 자신의 양심이 찔려서 안되겠다 싶었고, 서둘러 거스럼돈을 챙겨나갔다. 문을 열고 나갔을 때 쑨양은 이미 저 만치 가고 있었다. 일할때만 입는 유니폼 조끼가 바람에 잔잔히 휘날렸다. 태환의 손에의해 몸이 틀어지며 그 자리에 멈춰선 쑨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봤다. “ 저,저기 거스럼돈이요. ” “ ‥필요없는데. ” “ 아니, 저기 그게요. ” “ 뭡니까? ” “ 쑤,쑨양씨? ” “ 네, 맞습니다. ‘ “ 아니 그게, 저기‥ ” “ 편의점 이렇게 오래 비워도 됩니까? ” “ 제가 다음에 수, 술 한잔 살게요! ” “ 또 주정 부릴겁니까? ” “ 어, 어어, 아니 그, 그럼 밥 어때요? 밥?! 맨날 라면 먹는거 가, 같은데‥ ” “ 데이트 신청은 여자에게 받고 싶습니다만. ” 이게 진짜 생긴거랑 다르게 속이 존나 좁네. 라고 생각한 태환은 마음이 급해져서 자꾸만 말을 더듬었다. 고개를 절레이며 한숨을 쉰 태환은 슥 시선을 들었다. 정말 울거같은 울상을 짓고있었다. “ 죄송합니다, 미안해서 그런거니까. 그냥 밥한끼 사드릴게요. 절대 불쌍하다거나 그런거 아니구요. ” “ 내일 점심에 수영장 앞에서 봅시다. ” “ 예? ” 쑨양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돌아서서 걸어갔다. 그러다가 다시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봤고, 태환은 움찔하고 그런 쑨양을 빤히 바라봤다. 혹시나 욕을 할까봐 덜덜 떨면서 말이다. “ 다시는 그렇게 부르지마십쇼. 중국사람 짜장면 안좋아합니다. ” 그리고 휙 돌아서 유유히 사라졌다. 태환은 잠시 고개를 기우리고 그를 보다가 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서둘러 편의점으로 돌아왔다. 입술을 삐죽거리며 앞으로 언행에 대해 주의를 해야겠다고 깊게 다짐했다. 그리고 넓은 아량(?)으로 흔쾌히 그냥 넘어가준 의문의 중국인 손님, 쑨양에게 감사했다. 그 날 태환은 멍하게 점심은 뭘 사야하나, 고기를 먹으려니 점심이라서 이른거 같고, 고급음식은 돈이 많이나가고, 그렇다고 중국음식은 또 자신의 입맛에 맞지않고‥ 가뜩이나 숙취로 댕댕 울리는 머리가 찌르르 울려서 더 아파왔다. “ 박태환, 너 대체 전생에 중국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 짓을 하고 있냐‥ ”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태환은 어차피 여자를 만나는거도 아니고, 간단히 후드티에 청바지를 입고 크로스백을 맸다. 그리고 터덜터덜 집을 나서 아산대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가며 멍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던 태환은 그날 밤의 일이 다시 떠올랐다. ‘ 나 좋아해요? ’ 헐. 태환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며 졸다가 잠에서 깬 사람마냥 어깨를 움츠렸다. 고개를 붕붕 가로저었지만 그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무슨 용기로, 무슨 생각으로 그 말을 한건지 기억이 나지않았다. 하지만 곧 뭔가 미심쩍은 느낌에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 솔직히 두달내내 같은 시간에 같은 물건을 사갔다고 말한거 하며, 갑자기 이름 물은거 하며‥ 정말 나 좋아하나? 거기까지 생각한 태환은 뜨악 거리며 뺨을 감싸쥐었다. ‘ 나 게이 아닙니다. ’ 하지만 이내 그날 잠결에 마지막으로 들은 그의 말이 떠올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잔뜩 긴장했던 어깨를 다시 축 늘어뜨렸다. 그래, 게이라고 하기엔 정말 여자가 많을거처럼 생겼어. 그래그래, 설마 게이겠어. 라고 생각한 태환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다면 대체 왜 자신이 일하는 그시간에 매일 찾아와 자신에게 그렇게 말을 거는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는 사이에 목적지에 도착했고, 하마터면 정류장을 놓칠뻔한 태환이 허둥지둥 버스에서 내렸다. “ 오늘 물어볼까‥ 아, 아니 실례이려나? ” 생각보다 소심한 태환이였다. 한숨만 푹푹 쉬며 아산스포츠센터 입구에 도착했고 바닥을 신발코로 툭툭 치며 쑨양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어릴적부터 태환은 잘못을 하면 반드시 사과를 하고 그에 응당하는 대가를 치러야한다고 배웠다. 그게 도리고, 부모님 욕을 안먹이는 행동이라 생각했다. “ 박태환씨. ” 입술을 삐죽거리며 바닥만 신발 끝으로 직직 긋던 태환은 앞에서 생기는 그림자에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밝을 때 밖에서 본 쑨양은 한층 더 빛이나보였다. 말쑥한 얼굴에 하얀 셔츠에 검은색 스키니 진으로 깔끔하고 간단하게 입은 옷이 오히려 더 멋들어져보였다. 여자들이 참 좋아하겠다. 라고 생각한 태환은 쩝하고 입맛을 다셨다. “ 안녕하세요. ” “ 굳이 밥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 아마 태환의 표정을 본 쑨양은 그가 떨떠름해 한다고 느끼는 듯 했다. 그 말에 태환은 고개를 크게 가로저으며 아니라고, 부담갖지말고 맛있게 먹으면 된다고 허둥지둥 말을 하며 앞서걸었다. 쑨양은 가방을 고쳐매며 태환의 옆자리에서 함께 걸었다. 다 큰 남자 둘이, 그것도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끼리 걸으며 할 말이 없었다. 두 사람이 들어간곳은 작은 서양음식점이 였다. 쑨양은 스파게티를, 태환은 돈까스를 시켰다. 그렇게 두 사람은 또 침묵의 시간을 맞이해야했다. “ 저‥ ” 먼저 입을 연건 죄가 있는 태환이였다. “ 그날 진짜 죄송했어요. ” “ 됐습니다. 술에 취하면 부모도 못 알아본다던데. ” “ 화났네요. ” “ 제가요? ” “ 어제부터 말에 가시가 박혔잖아요. ” 태환은 자신이 말해놓고 아뿔싸! 라고 외치며 입을 합하고 다물었다. 쑨양의 눈썹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아, 멍청한 박태환! 이라고 그는 또 속으로 욕을 해댔다. 태환은 소심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기분, 감정, 느낌, 생각을 숨기거나 빙빙 돌리는 타입의 사내가 아니였다. 마주앉은 분위기가 한층 더 싸늘해지는 듯 했다. “ 한국어를 유창하게 못합니다. ” “ 예? ” “ 딱딱하게 느껴지는건 그것 때문입니다. ” “ 예? ” “ 한국어 못 알아듣습니까? ” 유독 태환은 말귀를 잘 못 알아듣기로 유명했다. 그냥 그 말을 이해하는 이해력이 항상 부족했다. “ 아니거든요. ” “ 가끔 나보다 한국어를 못하는거 같습니다. ” 그래, 나 언어 50점도 안된다, 새끼야. 라고 태환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입술을 약간 삐죽였다. 그리고 말 없이 빈 물컵에 차가운 물을 쪼르륵 따뤄냈다. 그래도 운동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는 태환이였지만 저 큰 덩치를 보면 솔직히 언제나 주눅들었다. “ 나 원래 이런사람 아닙니다. ” “ 예? ” 라고 대답하며 태환은 그럼 어떤 사람인데요? 라는 눈으로 쑨양을 물끄럼히 바라봤다. 물컵을 만지작 거리던 쑨양은 시선을 들었다. 태환은 그 사이 물을 한모금 들이켰다. “ 다정한 사람입니다. ” 풉. 하고 태환은 먹던 물을 뿜었다. 다행히 물컵에 다시 뱉어서 앞에 있던 쑨양에게 내뱉지는 않았지만 쑨양의 얼굴은 또 다시 한없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 모습이 화를 내는 얼굴보다는 입술 양끗이 아래로 삐죽내려가서 난생 처음보는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 어허허허! ” “ -정말 칠칠치못하네. ” “ 예? ” “ -어쩌면 사람이 저렇게 허점 투성이지. ” “ 저 중국어 못해요. ” “ -후우‥,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야. ” “ 중국어‥ ” “ 박태환씨는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 그건 내가 할 소리다, 임마.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냥 흐음. 하고 시선을 돌려버렸다. 진득한 시선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며 음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어색한 두사람의 사이 만큼이나 식사시간 또한 어색했다. 주위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다른 테이블들과는 달리 달그락 거리는 식기가 부딪히는 마찰음만 들렸다. 태환은 계속 이 상태라면 정말 체할거 같아서 어떻게든 분위기를 전환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그는 우선 말을 던졌다. “ 혹시 저 아세요? ” 쑨양은 스파게티를 입안으로 끌어넣다말고 눈을 꿈뻑이며 태환을 바라보았다. 무슨 소리냐고 묻는 듯한 시선에 태환은 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물을 한모금 들이켰다. “ 아니‥ 저번에 그 편의점에 매, 매일 같은 시간에 왔다고‥ 그리고 갑자기 모르는 사람 이름을 묻고‥ 혹시 저를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 “ 궁금합니까? ” 쑨양은 입가를 냅킨으로 두어번 닦으며 입을 열었다. 태환은 궁금한건 못 참았다. 고개를 크게 두어번 끄덕이며 포크를 입에 물고 힐끗 쑨양을 보았다. 그렇게 화난 얼굴은 아니였다. 그 모습에 안도를 하는 자신을 느낀 태환은 내가 왜 이러나, 하고 잠깐 고민했다. “ 저도 모릅니다. ” “ 에? ” “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른다구요. ” “ 그게 말이에요 똥이에요. ” “ 뭐라구요? ” “ 아, 아니‥ 마, 말이 안된다구요! ” “ 내가 박태환씨를 좋아할까봐서 그렇습니까? ” 쑨양의 돌직구에 태환은 속으로 홈런!을 외치며 포크를 툭 떨어뜨렸다. 다행히 테이블에 떨어져서 허둥지둥 다시 포크를 움켜잡았지만, 이미 쑨양의 눈썹은 일그러지고 있었다. “ 무, 무, 무, 무, 무, 무, 무, 물론! 게이가 아니라는건 알고있어요! 그, 그, 그, 그, 그냥 묻는거에요! ” “ ‥소리가 너무 큽니다. ” 갑자기 흥분한 태환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치듯 말해버렸고, 주위의 시선에 온통 그 둘에게 꽂혀있었다. 태환은 귓가에서 펑!하는 소리가 들린거 같았다. 얼굴이 미친 듯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쑨양은 결국 그런 태환을 보다가 큭큭, 거리며 손으로 입가를 가리고 고개를 돌리며 웃기 시작했다. 태환의 눈가에 어렴풋이 눈물이 맺혔다. 어영부영 식사가 끝나고 후식으로 커피와 주스를 주문 할 수 있었다. 쑨양은 오렌지 주스를, 태환은 커피를 시켰다. 아까의 영향으로 태환은 입을 꾹 다물고 시선을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었다. 물론 쑨양은 그런 그를 아무런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내가 신경쓰입니까? ” 어느새 앞에 내려진 커피잔을 만지작 거리던 태환에게 이번엔 쑨양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어‥음, 조금‥? ” “ 나도 그렇습니다. ” “ 에? ” 쑨양은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숙여 빨대를 입에 물더니 주스를 천천히 들이켰다. 그런 그를 보다가 태환 역시 후우- 하고 뜨거운 커피를 한번 식힌 다음 호로록 소릴 내며 커피맛을 음미했다. “ 박태환씨 참 신경쓰입니다. ” “ 거슬린다구요? ” “ 그건 무슨 뜻입니까? ” “ 음‥ 거,걸리적 거린다? ” “ 그렇진않습니다. ” 그래요. 그렇게 느끼는건 나여야 정상이지. 그래그래. 당신이 그런 생각하면 안되는거야. 라고 태환은 속으로만 생각할뿐 말을 내뱉진 못했다. 쑨양은 빨대를 이리저리 휘저었다. 이 상황은 어찌보면 굉장히 이상하고 어색한 자리였다. 편의점 알바생과 그 단골 손님이 대뜸 점심을 함께하고 후식까지 즐기며 마주 앉아있는다는 것,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둘다 남자라는 것이였다. “ 라면 좋아하세요? ” “ 그닥. ” “ 근데 왜 맨날 라면 먹어요? ” “ 요리를 못합니다. ” “ ‥헐. 그럼 사먹으면 되잖아요. ” “ 혼자먹는거 안좋아합니다. ” “ ‥학식 안먹어요? ‘ “ 혼자먹는거 안좋아합니다. ” “ 친구 없어요? ” “ 과가 다릅니다. ” “ 한국친구는? ” “ 아직 그리 친한 사람은 없습니다. ” “ 성격에 문제있어요? ” “ 그렇게 보입니까? ” “ 조금요. 아, 헐! 그, 그게 아니구요. ” 태환은 무심결에 진심이 툭 튀어나오자 손을 절레이며 허둥지둥 거렸다. 쑨양은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뜨고 주스를 한번더 쪼옥 빨아들여 마셨다. 태환은 또 미안하다고 말하며 풀이 죽어서 고개를 푹 숙였다. “ 박태환씨. ” “ 예? ” “ 본인이 착하다고 생각합니까? ” “ 무슨 그런‥ ” “ 착합니까? ” “ 나쁜 사람은 아닌데요‥ ” “ 나는 어떻습니까? ” “ ‥나, 나쁜 사람은 아닌거 같은데요. ” “ 그럼 나랑 친구합시다. ” “ 뭐라구요? ” “ 말했던거처럼 한국 친구가 얼마 없어서요. ” “ 아, 아니 근데 저를 왜‥ ” “ 친구는 착한 사람을 두는게 좋으니까요. ” “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 “ 어차피 우린 서로 이름도 알고 나이도 알고 뭐하는 사람인지도 아는데 문제 있습니까? ” “ ‥뭐, 크게 문제될건 없네요. ” “ 친구합시다. ” 너무나 당당한 쑨양의 태도에 태환은 그저 당황해서 눈만 깜빡깜빡 거렸고, 그런 태환에게 쑨양은 다시 한번더 친구하자며 말을하고 테이블에 올려진 태환의 폰을 슥 뺏어다가 전날밤 수십통의 통화기록을 남긴 자신의 번호를 저장해주었다. 물론 자신의 폰에 찍힌 그의 번호도 이미 저장해뒀다. 태환은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은 기분에 계산을 하면서도 멍하게 있었다. 가게를 나와서도 여전히 벙쪄있었다. 그런 태환을 보던 쑨양은 손을 슥 내밀었다. 태환은 무의식중에 팔을 뻗어 그 손을 잡았다. “ 잘부탁합니다, 태환. ” “ 에? 아, 예에. 나, 나도요. 쑤,쑨양. ” 그리고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했을 때, 쑨양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처음보는 쑨양의 미소였다. 태환은 항상 그의 무표정이나 일그러진 얼굴만 보았다. 멍하게 웃는 그를 보던 태환은 의외로 웃는게 참 귀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편의점에서 다시 만나자며 손을 흔들고 헤어졌다. 삐로로- 하고 태환의 폰이 울렸다. 엄마였다. 오는 길에 두부 좀 사오라는 말을 하는 엄마에게 태환은 멍하게 알았다고 하고서 엄마- 하고 나지막히 불렀다. “ 엄마, 나 중국인 친구 생겼어. 나 보다 어리긴한데, 친구하재. ” “ [얘가 뭔 헛소리야. 두부나 사와!] ” “ 근데 엄마, 걔가 엄청 크거든? 그래서 볼때마다 오줌지릴거처럼 무서운데, 웃는게 꽤 귀여운거 같더라고. ” 이미 전화는 끊긴 뒤였다. |
팊.
추석 잘 보내셨나요~? 저는 유쾌하지 못한 추석이라 좀 씁쓸하네요 ㅇ<-<
오늘 밤에 집에 들어오다가 하늘을 봤는데 달이 정말 이쁘더라구요 ㅠㅜ
다들 보름달은 보셨나요? ㅎㅎㅎ 시험 치신 독자님들은 시험은 잘보셨구요?
혹시나 결과가 좋지않더라도 기운내세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니까요 ㅠㅜㅜ
계속 댓글에 리댓글이 밀리는데 오늘은 꼭 모두 달도록 하겠습니다!!
엏엏어헝 ㅠㅜㅠ 이렇게 게으른 제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사랑합니다!
네? 싫다그여...? .......그렇다면 저는 소금소금...☞☜.............
암호닉은 4화, 즉 이번 댓글까지만 받아요! 다음부터는 받지않습니다~! 아마 곧 끝날테니까요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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