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또 평범한 나와는 달리 전정국은 학교에서 꽤나 유명인사였다. 일단 그 잘생긴 얼굴이 가장 큰 몫을 했고 뛰어난 운동신경이나 노래 실력도 한 몫을 했다. 처음엔 내가 전정국과 연인 관계가 되리라곤 상상조라 못 했다. 그 아인 너무나도 빛나고 멋졌으니까. 처음엔 그저 같은 반 친구였다. 하지만 학기 초에 전정국과 나는 짝이 되었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먼저 입을 여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여자들에겐 특히나 무뚝뚝하다는 친구들의 증언과는 다르게 나에겐 시덥잖은 농담을 던질 뿐더러 꽤나 다정한 말도 건낼 줄 아는 아이였다. 덕분에 나도 조금씩 전정국에게 적응했고 티가 안 나게 뒤에서 나를 챙겨주고 항상 내가 먼저인 전정국에게 시간이 흐를수록 나도 점점 익숙해져 갔다. 처음에는 나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지만 너희는 사귀는 사이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답을 하지 못하다가 내가 좋아한다고 답 한 동시에 정말 무드 없게 "전정국, 나랑 사귀자." 라고 고백하자 그에 전정국은 "그래, 우리 사귀자." 라고 답 했다. 1 "정국아, 이거 어때?" 오랜만에 학교를 벗어나 둘만의 데이트를 하던 도중 정말 예쁜 원피스를 발견했다. 지나치려 했으나 자꾸 눈에 밟혀 곧장 옷 가게로 들어가 갈아입고 나와서 괜찮냐고 물었다. 핸드폰에서 눈을 떼고 나를 빤히 바라보기에 부끄러워 괜히 큰 소리를 내며 얼른 대답하라고 재촉했다.
"예쁘네. 옷 말고 네가." 2 야자를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나와 집이 정반대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들어가는 모습을 제 두 눈으로 봐야 마음이 놓인다는 전정국의 고집에 못 이겨 등교는 물론 하교도 항상 함께였다. 별 다른 대화 없이 걷는데 자연스레 내 손을 잡아오는 전정국에 한번 설렜고 너와 걸어서 좋다는 말에 두번 설레었다. "좋다. 너랑 걸으니까." 나도 말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고 전정국은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무뚝뚝한 성격이기에 대화가 길게 이어지는 상황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별 다른 말 없이도 그저 같이 있으면 좋고 또 좋았다. "정국아." "응." "벌써 다 왔어." 학교에서 있었던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하다보니 어느새 우리 집 앞에 도착하니 집에 들어가기 싫었다. 같은 반이 아니라서 점심시간이나 석식시간이 아니면 따로 얼굴을 볼 수도 없었기 때문에 1분 1초가 아쉬운 상황이었다. 연애를 시작한지 꼬박 1년이 넘었지만 내 마음은 변함 없었고 오히려 연애 초반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았다. "그러게. 다 왔다." "응... 조심히 가. 있다가 전화 할께." "응. 들어가." 내게 인사를 건내고 걸어가는 정국이의 뒷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잠시 후 발걸음을 돌리더니 나에게로 빠르게 걸어어왔다. "왜? 뭐 할 말이라ㄷ..."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얼굴을 감싸오고 입을 맞춰오기에 너무 놀라 그대로 굳어 눈도 깜빡이지 못했다. 처음은 아니었다. 내 생일에 첫 키스를 했지만 그때 이후로 이렇게 떨리는 입맞춤은 처음인 듯 싶었다. 뭐라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지만 단 하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아, 전정국이라면 평생 함께여도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의 서툰 뽀뽀처럼 서로의 입술만 맞닿아 있는 상태였지만 벚꽃 잎이 살랑살랑 내려앉는 느낌에 가슴께도 간질거리는게 다리가 풀리려는 찰나 내 허리를 더욱 감싸오는 손길이 느껴졌다. 잠시 후 입술을 떼고 눈에 한 번, 코에도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볼에도 한 번 더 입술 도장을 찍고 입을 열었다. "이제 진짜 갈께. 전화 해." 3 푹푹 찌는 날씨에 배까지 고파오는 터라 근처 음식점에 자리를 잡고 앉아 땀을 식히기 바빴다. 하지만 이내 에어컨 바람 덕분에 으슬으슬 추워졌다. "입어. 감기 걸려." 겉옷을 들고 다니지 않는 나를 잘 아는 정국이는 매번 카디건을 들고 다녔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하트 뿅뿅 눈빛을 발사하고 메뉴를 고르는 데에 집중했다. 결론을 내리질 못하다가 결국 파스타와 피자 그리고 샐러드를 주문했다. "샐러드 드레싱에 어떤 과일이 들어가나요?" "망고 드레싱입니다, 손님." "죄송하지만 망고 알레르기가 있어서요. 다른 과일로 대체 가능한가요?" 망고 알레르기가 있는 것을 기억하고 정중하게 다른 과일로 대체가 가능하냐고 묻는 전정국이 세삼 멋있어 보였다. 원래도 멋있었지만 이렇게 나에 대한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고 신경을 써 줄 때마다 내가 남자 하나는 잘 만났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오, 매너남이네?" "매너남이지, 네 한정 매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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