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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전체글ll조회 48


📖 흰 | 인스티즈

그러니 확언할 수도, 부인할 수도 없다. 그이가 나에게 때로 찾아왔었는지. 잠시 내 이마와 눈언저리에 머물렀었는지. 어린 시절 내가 느낀 어떤 감각과 막연한 감정 가운데, 모르는 사이 그이로부터 건너온 것들이 있었는지. 어둑한 방에 누워 추위를 느끼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니까.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 해독할 수 없는 사랑과 고통의 목소리를 향해, 희끗한 빛과 체온이 있는 쪽을 향해, 어둠 속에서 나도 그렇게 눈을 뜨고 바라봤던 건지도 모른다.

-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


더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은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

부서지는 순간마다 파도는 눈부시게 희다. 먼 바다의 잔잔한 물살은 무수한 물고기들의 비늘 같다. 수천수만의 반짝임이 거기 있다. 수천수만의 뒤척임이 있다(그러나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다).

-

새로 빨아 바싹 말린 흰 베갯잇과 이불보가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거기 그녀의 맨살이 닿을 때, 순면의 흰 천이 무슨 말을 건네는 것 같다. 당신은 귀한 사람이라고, 당신의 잠은 깨끗하고 당신이 살아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잠과 생시 사이에서 바스락거리는 순면의 침대보에 맨살이 닿을 때 그녀는 그렇게 이상한 위로를 받는다.

-

어떤 기억들은 시간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는다. 고통도 마찬가지다. 그게 모든 걸 물들이고 망가뜨린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

자신을 버린 적 있는 사람을 무람없이 다시 사랑할 수 없는 것처럼, 그녀가 삶을 다시 사랑하는 일은 그때마다 길고 복잡한 과정을 필요로 했다.

-

자작나무숲의 침묵 속에서 당신을 볼 것이다. 겨울 해가 드는 창의 정적 속에서 볼 것이다. 비스듬히 천장에 비춰진 광선을 따라 흔들리는, 빛나는 먼지 분말들 속에서 볼 것이다.

그 흰, 모든 흰 것들 속에서 당신이 마지막으로 내쉰 숨을 들이마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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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글쓴이가 고정함
276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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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첨부 사진둥이♡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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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첨부 사진응? 영이인가? 영이 한강 작가님 소설 읽은 책 있어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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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첨부 사진잉? 어떻게 알았지? 아니요... 나 책을 안 좋아해서 안 읽어요 ㅜㅜ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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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첨부 사진뭔가 댓글이 딱 영이 같았어요 나 촉이 조금 좋은가 봐 영이가 저번에 추천해 준 소설도 되게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영이 소설 읽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영이 점심은?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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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첨부 사진v 우와 허공 고백 귀여워!!!!!! ♡ 나 그 책이 아마 성인 되고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은 책인가? ㅜㅜ 아닐 수도 있지만... 점심 먹었어요 샹궈!! 나 지금 읽고 있는 책 끝나면 소설 책 읽을 건데 같이 볼래요? 달러구트 봤어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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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첨부 사진귀엽다는 말 굉장히 부끄럽고...... (물론 너무나 좋아합니다 ㅎㅎ ♡) 아 진짜 웃기고 귀엽다 그러면 영이는 쉴 때 주로 영상물 보는 편이에요? 그리고 짤에 풍선도 생겼네요 샹궈는 맛있게 먹었어요? 지금은 무슨 책 읽고 있어? 나 같이 읽기로 한 책 두 권이 있어서 아마 그거 읽을 것 같아요 달러구트 읽은 적 없는데 영이 이번 기회에 1, 2 모두 읽을 예정이에요? 주변 보니까 다들 재미있다고 하던데 영이도 읽고 후기 부탁드립니다 ♡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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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첨부 사진느끼고 아는 존재라는 아주 어려운 책을 보고 있는데 아마 중도하차 할 것 같아요... 달러구트랑 뭐 하나 밍이가 추천해 줘서 그 둘 중에 볼 건데 기억이 안 나 하나는!!! 2편이나 있구나~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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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첨부 사진오늘도 기절하듯이 조금 자고 일어났어요...... 답이 느렸던 점 미안해요 영아 ㅜㅜ 느끼고 아는 존재 제목만 봐도 너무 어렵다 안 돼요 영아 우리 그거 다 읽자...... 아 맞아 승민이가 달러구트 재미있다고 한 적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영이 책 재미있게 읽고 얘기해 주기~ 응 응 달러구트는 2 편까지 있어요~ 영이 퇴근했어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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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첨부 사진그리고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공주야 진짜 고마워 덕분에 책 잘 읽었어 ♡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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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첨부 사진공주가 이 글 확인하겠지......? 확인 못한다면 공주야 자세한 독후감은 뒤에서 찌를게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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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첨부 사진나도이거읽엇었는데..기억이안나네 필사햇엇던것같든데안햇나봐..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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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첨부 사진헤롱대다가기절하듯이자고일어나서지금답하는점너무너무미안해......ㅜㅜ 얘얘도이거읽었던적있어? 필사멋있다 얘얘필사했던다른작품도있어? 아니면재미있게읽은책추천부탁해도돼?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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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첨부 사진이 삶은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https://www.instiz.net/writing/24041383
나도 이 문장을 너무 사랑해...... 공주야 내 선물 받아줘서 읽어줘서 고마워 나도 지금 김이나 작사가 책 정독하기 시작했거든 공주 생각나서 들어왔더니- 요거랑 답글이랑 딱 있어서 완전 선물이었잖아 하트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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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첨부 사진공주야 공주야 공주야 🥺 공주랑 같은 문장이 좋았다니까 너무 좋다 공주야 정말 좋은 선물을 해 줘서 고마워 읽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이 들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순간이었어 김이나 작사가 책 어때? 공주 취향에 맞아? 우리 공주가 준 책이라서 후기도 글도 꼭 올리고 싶었어 우리 공주 너무 고마워 하트 하트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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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peachy   글쓴이가 고정함
276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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