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전정국] 야누스 07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2/25/2/8d57fba0bfc5711a9499a1bb8ac43841.gif)
야누스 w. 채셔
"집에… 가기 싫어."
"애도 아니고."
긴 키스 끝에 이내 일어선 정국은 부드럽게 제 손을 나에게 내밀었다. 여린 입의 속살을 이로 잘근잘근 깨물며 정국에게 말했다. 어린 아이의 투정 같은 말에 정국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달라졌다, 분명히. 키스 후의 정국은 한없이 까칠하고 거칠었던 정국이 아니라, 부드럽고 동그란 정국이었다. 뒤이은 정국의 말에는 다정함이 잔뜩 묻어있기까지 했다. 정국이는 분명히 어른일 거다. 어쩌면 나보다, 더 성숙하고 더 큰 어른이었을지도 모른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줘야만 할 것 같았는데, 이제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기대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찾아들었다.
정국은 다시 간이 의자에 앉았다. 나를 온전히 쳐다보는 눈길이 사랑을 원하는 강아지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손을 조심스레 들어 정국의 머리를 다시금 쓰다듬었다. 정말 기적 같게도, 정국이는 이제 피하지 않았다. 눈을 감고 그 손길을 느끼기까지 했다.
"나한테, 할아버지가 있어…."
마음을 연 정국에게 내민 증표는 결국 내 얘기일 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언제 끝날지 모를 얘기를 시작했다. 간간이 떨리는 목소리를 정상으로 되돌리려 몇 번이나 침을 꾹꾹 삼켜내야 했다. 뒤이어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것을 힘들게 참아냈다. 정국의 따뜻한 손이, 어디 둘 지를 모르고 방황하는 내 손을 꼭 감쌌다. 긴 손가락이 부드럽게 내 손가락을 스쳐 내 손등을 쥔다. 속박된 것처럼, 잊으려고만 하면 발목을 잡아 앓게 만들던 과거의 감정들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것만 같았다. 머릿속을 어지럽게 돌아다니는 기억의 편린들이 자꾸만 숨을 죄여온다. 정국은 나를 지켜보다 가만히 제 가슴팍에 나를 묻었다. 그제야 눌려졌던 눈물이 삐죽삐죽 흘러내렸다. 구원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애정을 받고 있다. 그토록 원하던 애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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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그것이 정말 시간이 부지런히 움직여서인지, 마음을 열고 내 세상으로 발을 들이민 정국과 있어서인지는 짐작할 수 없지만.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았던 밤이 곧 찾아왔고, 나는 내가 누워있던 침대에서, 그리고 정국은 그 옆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일어났을 때, 정국은 벌써 일어나 음료수를 사들고 내 옆에 앉아 있었다. 음료수를 다 먹었을 때에는 조례 시간이 훌쩍 지나 있어서 정국의 손을 잡고 뛰어야만 했고. 체육대회에 참여를 하지 않기에 운동 신경이 형편없는 줄 알았는데, 꽤 빨라서 놀랐다. 이렇게 시시덕거리며 웃으며 복도를 뛰어다녔던 게 언제였더라.
"또 둘이네."
"…죄송합니다."
"반장은 사고 치기로 작정했나봐."
반에 허겁지겁 도착하자마자 민윤기의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했다. 정국이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는 말을 하기에 나도 뒤따라 고개를 대충 숙였더니 민윤기는 쓴 웃음을 지으며 비난의 화살을 나에게 돌렸다. 아이들의 눈길이 모두 우리에게 쏠린다.
"전정국은 가서 앉고. 반장, 넌 따라와."
민윤기의 매서운 눈길이 우리가 잡은 손에 잠깐 머물렀다가 나에게 꽂혀들었다. 덩달아 아이들의 눈길도 일제히 우리가 잡은 손에 꽂혔다. 정국이 나를 걱정스러운 눈을 하고 쳐다보았다. 괜찮다는 듯이 환하게 웃어보였고 거기에 정국은 안도했으나, 내 심장은 쿵쿵 울리고 있었다. 정국이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민윤기가 휙, 하고 나가버리는 것을 인지하고 따라나왔다. 아직 조례 시간이 끝나지 않아 복도는 조용했다. 죄송해요. 늦으려고 늦은 건 아니었는데…. 말꼬리를 늘이며 변명했다. 이렇게 이제껏 반듯하게 포장해왔던 학창시절에 일탈을 저지른 적이 있었나 싶다. 그것도 민윤기의 앞에서. 나를 노려보던 민윤기의 눈이 점점 역삼각형꼴로 날카로워졌다. 점점 메마르는 입술을 침으로 축였다. 죄송해요, 선생님. 다시 한 번 말하자 민윤기는 곧 내 손목을 강하게 붙잡았다.
오늘따라 민윤기의 손길이 거칠었다. 재빠르게 몸을 돌려 어딘지 모를 행선지로 빠르게 걸어가는 민윤기의 모습이…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불안해보였다. 인기척이 없는 복도에 다다랐을 때 민윤기에게서 손목을 힘껏 빼내었다. 잡힌 손목이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아파요, 선생님."
"너 내가 우습지?"
"…그런 거 아니에요."
"씨발, 전정국이랑 붙어다니지 말라고 했잖아."
나는 열을 내는 민윤기의 얼굴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정국과의 관계에 과장되게 요동치고 있는 민윤기의 모습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면, 민윤기는 왜 이렇게 전전긍긍하는 걸까. 민윤기는 도저히 그 행동의 의도를 알아챌 수가 없다. 대답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서 그저 입을 꾹 다물고 바닥만을 쳐다보았다. 시야에 민윤기의 신발이 들어왔다. 검은 양복 밑에 아이러니하게 하얀 간호화 비스무리한 신발을 신었다. 이 신발을 어디서 본 적이 있는데. ……기억 조각을 찾아내다가 할아버지의 병실이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기억해냈다.
"개기지 마."
왜 병원을…. 민윤기와 병원의 연관성을 생각해내려고 했지만, 곧 내 턱을 손으로 들어 강제로 시선을 맞추려는 민윤기의 행동에 생각의 회로가 모두 정지해버렸다. 그 하얀 얼굴이 잔뜩 굳어있었다. 쓸쓸하다 못해 황량하기까지 한 복도와 나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굳은 민윤기의 표정에 자꾸만 몸에 으스스한 기운이 올라왔다. 민윤기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선생님…."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마."
"……."
"니가 날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기라도 했어?"
민윤기의 낮은 목소리가 귀에 울리며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반응이 당황스러웠다. 내가 한 건, 정국과 손을 잡고 허겁지겁 들어온 것 밖에는 없는데. 물론 바라던 것은 맞다만, 어디에서 핀트가 나갔기에 나를 이렇게 죄여오는 건지 모르겠다.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민윤기는.
"나쁜 년."
익숙한 단어가 귀에 꽂혔고, 곧 민윤기는 거칠게 내 입술을 탐했다.
![[방탄소년단/민윤기/전정국] 야누스 07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4302/6c29fd4cde32c5768279815c4891fda8.gif)
야누스
"…요즘 우리 학교 분위기가…."
순회를 도는 모양인지 갑자기 찾아든 교장 선생님의 목소리에 민윤기는 황급히 주제를 돌렸다. 반장이 그렇게 해서 반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어? 민윤기의 모습에분명한 선생님의 모습이 묻어 있었다. 곧 교장선생님이 들이닥쳤고, 민윤기와 나는 교장선생님에게 인사를 했다.
교장 선생님은 민윤기에게 혼나고 있던 나를 도로 돌려보내주었다. 굉장히 쉽게, 학생 신분의 내가 선생님 신분의 민윤기를 넘어버렸다. 이사장의 딸이라는 것이 대단하긴 한 모양이었다. 교장선생님이 저렇게 빌빌 기는 것을 보니. 이 세상이 망해버렸으면 좋겠다. 망했다가 다시 세상이 세워진다면, 할아버지와 같은 사람들은 다 사라져버릴까. 역시나 아니겠지. 모든 생물체는 권력에 물들어버리기 마련이다. 아주 당연하게 권력에 상처받고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버리는 사람들도 생겨날 것이고, 그게 이제까지 내가 봐온 세상이다. 상처 입은 사람에게 남겨진 선택권은 두 개다. 이제까지의 내가 되거나, 이제까지의 정국이 되거나.
"개새끼야, 반장이 어떤 앤지 알고 까대기를 치는데? 이 미친 놈이."
사건은 얼마 가지 않아 또 일어났다. 반에 돌아왔을 때, 아이들은 원으로 둘러싸여 잔뜩 욕을 하고 있었다. 더러운 새끼. 미친 놈. 나는 그 속의 비난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금방 짐작해냈다. 정국아…. 낮은 목소리로 거친 욕을 하는 아이도 단박에 알아챌 수 있었다. 김태형. 아이들의 숲을 헤치고 덩그러니 비어진 공간에 섰다. 정국이 새우처럼 등을 굽히고 있었다. 태형의 발길질이 멈추고, 아이들의 말들도 일제히 사그라들었다. 정국이 작게 신음을 내뱉었다. 엉망이 된 정국의 자리. 정국의 옆에 조용히 쭈그려 앉았다. 아물 것이라 생각했던 입술이 또 터져서, 입 안이나 밖이나 피로 얼룩졌다. 정국의 눈은 고통으로 작아져있었다. 안타깝게 피가 잔뜩 묻은 입술을 손가락으로 훔쳤다. 아니, 여주야…. 변명을 하려는 태형의 말이 내게 들릴 리 없었다.
"태형아."
"…반장, 그게 아니라."
"정국이 괴롭히지마."
"아니, 반장……."
"부탁이야."
태형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투정 부리는 아이처럼. 널 왜 사랑해주지 않느냐고 물어보지 마. 달콤하게 사랑을 속삭이다가 어느새 버려버릴 종족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아는 사실이니까. 애초부터 그런 애들을 꼬여내고 싶지 않았다. 모두 세상에 물들지 않은 것처럼 굴었던 정국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으니까. 나는 이내 정국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교복이 엉망진창이다. 마음이 들끓는 기분이었다. 정국이 맞았던 만큼, 내가 다 아리는 그런 느낌. 태형을 노려보려다가 황급히 바닥으로 시선을 떨궜다. 마음 같아서는, 태형을 전학 보내고 싶었다. 아니, 사실 그럴 힘도 내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주먹을 꽉 쥐고 이제까지의 나로 돌아가기 위해 애썼다. 나를 제발 악마로 만들지 마. 나쁜 년으로 만들지 마….
"여주야, 편지 왔어."
아이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정국을 일으켜 의자에 힘들게 걸치곤 뒤따라 앉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만큼 지친다, 너무. 정국이 팔을 구부리고 그 위에 제 고개를 묻었다. 꽤나 아픈 모양이었다. 언제부터 정국이 맞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내가 민윤기에게 끌려 나간 뒤였겠지. 손을 잡았다는 것 하나로 그 시간동안 정국이는 얼마나 많이 맞았을까. 가슴이 답답해진다. 밴드를 꺼내려고 가방을 뒤지려고 할 때, 옆 반 반장이 우리 반 문을 열고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편지. 무슨 편지가 나한테 와…. 자습시간임에도 시끌벅적한 아이들 사이로 옆 반 반장이 들어와 편지를 건네주었다. 서연대학교 병원. 서연대학교면 할아버지가 입원했던 곳인데…….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했다. 왜 병원에서…. 설마 할아버지가 돌아온 건 아니겠지. 벌써부터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다. 재빠르게 편지 입구를 뜯어내고, 하얗게 네 번이 접힌 종이를 빠르게 펼쳐냈다.
「안녕, 여주야. 나 세경이야. 잘 지내니?」
세경이. 세경이. …세경이. 할아버지의 절정. 세경아. 세경아…….
나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덧붙임
이제 뭔가 사건이 딱 터지려구 하져? 허허
음, 야누스가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이번 편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질문해주시면 설명해드릴게요!
설명은 잘 못하지만...
암호닉은 원래 잠시동안만 받고, 닫아두려고 했지만!
일단 이제까지 남겨주신 분들은 받아야 될 것 같아 정리했습니다.
밑에 암호닉 명단 올렸으니 확인 부탁드려요!
오늘도 고맙고 사랑해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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