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급하게 써보는 삼형제 어린이 시절 ★
옛날 옛날에,
아니 뭐 그렇게 먼 옛날은 아니구(...)
한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려고 해요.
철없는 아빠가 하나 있었어요.
아빠는 휴일에 심심했어요.
그래서 기타를 튕기며 뒹굴거리다가
갑자기 재밌는 장난이 생각이 났어요.
(자까가_생각하는_삼형제의_아버지상_아빠씐나쪄.gif)
그래서, 놀고 있는 자신의 아이들한테
장난을 쳐보기로 했답니다!
1.
먼저, 아빠는 혼자 방에서 공부를 하는 첫째 아들에게 갔어요.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인 첫째 진이는 공부를 아주 잘한답니다!
첫째 아들 진이에게 다가간 아빠는 흐뭇하게 그 뒷모습을 보다가
배를 부여잡았어요.
그리고 혼신의 힘을 다해,
바닥을 기기 시작했어요!
"흐억...! 흐억! 진아, 아빠 배가! 배가 너무 아파!"
"...?"
"흐억! 흐으으억!"
"아부지?"
"배가 찢어질 것 같아! 으윽, 어떡하지!"
그 모습을 진이는 놀라서 허둥지둥 다가와서 울부짖기 시작했어요.
"아부지! 8ㅅ8 아부지이!"
"석진아, 으윽... 아부지 어떻게 하지!"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며 미꾸라지 마냥 몸을 뒤트는 아부지 앞에 앉아있던 진이의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퍼뜩 떠올랐어요!
진이는 눈물을 소매로 쓱쓱 훔쳐내면서 아파하는 아부지를 안심시켰어요.
"아부지, 나 좋은 생각 있어요!"
"으윽, 뭔데에...?"
"나만 믿어요, 쫌만 기다려요!"
그리고 진이는 어디론가 후다닥 사라졌어요.
그리고 다시 등장한 울먹울먹한 얼굴을 한 진이의 손에 들려있는 건,
좌약이었어요...^^
"...진아, 그거 뭐야아...?"
"아부지, 이거... 이거어...8ㅅ8... 그때 태태 배 아팠을 때, 이거 해서 나았잖아요..."
"아니... 그..."
"아부지, 이거 해요 우리이...8ㅅ8 흐어엉..."
"아냐. 아냐, 진아. 아빠 다 나았어."
네, 진이는 그 당시 막내동생 태태가 습관적으로 앓던 변비가 복통을 일으키고,
그 변비를 낫게 하는 좌약을 알고 있었어요!^^
정말 똑똑해요! 역시 모범생이군요!
"석진아, 아빠 이제 다 나았어요! 괜찮아요!"
"으응, 아니에요..8ㅅ8 태태도 나았다가 다시 아팠다가 했으니까 이거 해야대요...
아빠 빨리 빤스 벗어요, 흐어엉..."
"아냐, 아냐. 진짜 아빠 괜찮아! 아빠는 똥 잘 싸!"
네... 아버지는 똥을 잘 싼다고 합니다.
2.
강제 관장을 당하기 전에, 첫째를 달래고 온 아빠는 이번엔 혼자서 얌전히 방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
둘째 준이의 방으로 향했어요.
절대 그만 둘 생각은 없는 모양이에요. 하하.
쨌든,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준이는 그림을 참 잘 그린답니다!
준이는 화가가 되는 게 가장 소중한 꿈이래요.
"준아!"
지금 준이는 중요한 그림을 그리고 있나 봐요.
아빠가 들어오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크레파스로 스케치북 위에다가 그림을 그려요.
아빠는 말이 씹혀서 약간 머쓱했지만,
그래도 혼신의 힘을 다해서 배를 움켜쥐고 다시 바닥을 기기 시작했어요.
"흐억, 흐윽! 준아, 아빠가 배가 너무 아파!"
"..."
준이는 집중중이에요.
"배가, 배가 마구 마구 찢어지는 것 같아!"
"..."
...좀 많이 집중 중인 것 같아요.
"아이구, 아파! 아이구!"
"..."
"..."
"..."
"..."
"..."
아빠는 머쓱하게 바닥에서 일어났어요.
아들래미 키워봤자, 소용 없는 것 같아요.
3.
전혀 그만 둘 생각같은 건 없는 집념의 아빠는
라스트 팡으로 마당에서 놀고 있는 막내에게 다가갔어요.
올해 6살인 태태는 모든 게 호기심 천국이에요.
아빠가 오기 방금전까지만 해도 마당에 핀 민들레 꽃이 너무 신기해서
말을 걸고 있었답니다.
"태태~"
"으어? 압빠다, 압빠! 압빠아!"
이번엔 그냥 거두절미하고 아파 볼래요.
아빠는 그냥 배를 부여잡고 그대로 쓰러졌어요.
"으윽, 태태 아빠 너무 아파요!"
"...압빠, 왜애 딩굴딩굴 하구 있서?"
"아빠 배가 너무 아야해요!"
"왜요오? ㅇㅅㅇ?"
"모르겠어요! 으윽!"
"압빠, 압빠아두 때태처럼 끙아 모태써여?"
"아니에요! 아빠는 끙아 잘해요! 근데 너무 아파요!"
"아빠 배에 어어... 나쁜 노미가 드러가 이써여?"
"그런가봐요!"
"어... 세균맨이에여...?"
"...그건 아니에요!"
"그러며느은, 어, 어떠언, 나쁜 노미에여....?"
"...음..."
"ㅇㅅㅇ"
"...모르겠는데, 아파요! 태태 아빠 아파요!"
"모르는데 왜 아야해여?ㅇㅂㅇ..."
"..."
"왜여어!"
"..."
"압빠 왜 구러눈고에여...?"
"..."
"압빠, 근데 태태, 끙아 마려워..."
"엇, 태태 끙아 마려워?"
"네에."
"변비가 다 나았나?! 우리 화장실 가요, 빨리!"
아무렴, 태태 끙아가 더 중요하지요.
4.
삼형제가 모여서 밥을 먹고 있어요.
아빠는 잠깐 세탁소에 옷을 찾으러 갔구요.
삼형제는 착하구 똑똑해서 셋이서두 밥을 잘 먹어요.
그때, 첫째인 진이가 같이 밥을 먹던 준이와 태태에게 말했어요.
"얘들아. 우리 아부지한테 잘 해드려야 할 것 같아.
아부지가 변비에 걸리셔서 아프신 것 같아.
아부지 변비로 돌아가시면 안되니까, 잘해드리자."
진이는 또 울컥해요. 아빠가 아파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아빠가 또 아프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눈물이 다시 차올라요.
밥을 먹던 태태도 첫째 형아 생각에 동감해요.
"어, 어, 마쟈아, 마쟈아 찌니형아! 어! 아빠가아, 태태랑 이쓸 때 아야해써! 그래써어! ㅇㅅㅇ!!"
"아빠가 태태랑 있을 때도 아파했다고?"
"응응! 진짜 아야해써어!"
"아빠가 진짜 아프신가봐. 어떡하지... 아빠가 많이 아파하셨어 태태?"
"응응!!"
"어떡하면 좋아..."
그리고, 준이는,
"...아빠가 아파? 어디가? 나는 몰랐는데."
아무것도 몰라요...☆★
무튼간에 그래서 삼형제는 아빠가 변비로 돌아가시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곰곰히 생각을 하기 시작해요.
그때, 준이가 아이디어를 냈어요.
"형, 형. 저번에 의사 선생님이 태형이 변비로 병원갔을 때 채소 많이 먹으라고 했어."
"정말? 그러면 아빠가 채소를 많이 먹게 해야겠어."
"그러면 어떡해야 하지...?"
"음..."
"어..."
그리고 똑똑한 진이가 결론을 냈어요.
"아, 우리가 아빠가 많이 먹을 수 있도록 채소를 남기면 돼!"
아, 이런 게 바로,
누이좋고 매부좋고
꿩먹고 알먹고
라는 건 가요?
아빠도 살리고, 채소도 안 먹고라니.
역시 똑똑해요!
그렇게 삼형제는 그날 볶음밥의 야채를 사이좋게 좋은 마음으로
편식했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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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콩다콩입니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야 급하게 올려봤어요.
난 언제 어린이날을 챙겨봤더라...★
크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