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동네 골목. 10월 3일 오후 여덟시 경. 한 여성이 불에 태워진 시체로 발견 됨. 인상 착의, 지문, 머리카락등은 모조리 불에 그을려 정확한 판단은 불가하나 시체의 부패 정도, 신체 사이즈를 고려해. 이 근방 △△ 아파트에 살던 23세 여대생 ○○○으로 추정. 두개골에 찍힌 도끼 자국을 보아 명백한 타살로 추정된다.
백현은 파일을 두어번 뒤적이다 크게 한숨을 쉬었다. 제대로 된 증거도 없는데다가, 이런 살해 사건은 까딱 잘못하면 이상한 소문으로 번질 가능성이 아주 높은. 한마디로 골치아픈 케이스였다. 더군다나 백현의 파트너가 될 세훈은 이런 사건을 한번도 맡아 본적이 없는 생 초짜였다. 아무리 머리가 좋다고는 해도 경험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백현은 벌써부터 의욕에 넘쳐 분주히 움직이는 세훈을 힐끗 쳐다봤다. 쉴 새 없이 타이핑을 하며 무언가를 읽어내고 있는 세훈에게 다가갔다. 뭐 찾은거라도 있냐.
"음… 생각보다 굵직한 정보가 많아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읽어 봐."
"A 대학교 무용과에요. 몇 해째 계속 수석이었다고 하던데요."
"계속 해."
"태어나자마자 버려져서 고아원에서 자랐어요. 없는 형편에 무용까지 하려니 많이 쪼들렸었나 봐요. 난잡한 스폰서들도 좀 많았고."
"고아면 계획 범죄일 가능성도 커. 뒤끝이 없으니까."
명심하겠습니다. 세훈이 수첩에 무언가를 열심히 끄적였다. 스폰서가 많았다라…여러모로 불쌍한 여자다. 안타깝기도 하고.
"일단 ○○○ 사망 처리하고. 시체 훼손이 너무 심해. 부검은 해 봤자야. 그냥 화장하는게 낫겠어. 유골은 남자친구분께 전해 드려."
"네. 딱봐도 범인은 남자 같은데. 수법이 좀 괴상하네요. "
"좀 치밀한 놈이 아니야. 초범이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성폭행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겠어."
"그러게요. 아, 변 형사님. ○○○씨 고등학교 학적도 조사할까요?"
"됐어. ㅇㅇㅇ 스물 세살이야. 대학 입학하고 나선 연락도 거의 다 끊어진 상태고. 괜히 쓸데없는 데 힘빼지 말고 취조에 집중해."
"네. 저는 다른 건 더 없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말은 거창했으나 보이는 실마리가 털 끝 하나 만큼도 없었다. 최대한 빨리 진행해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백현은 눈 앞이 아득해 지는 것을 느꼈다. 주변 사람들부터 찾아 보는 것이 낫겠지. 정석을 따르기로 한 백현은 판단이 서자마자 세훈을 불러 인터뷰 요청을 할 것을 일러 두었다. 예상했던 그대로 ○○○의 인맥은 고작 몇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평생을 고독하게 살아온 사람인 듯 싶었다.
"아, 신기한 점이 있네요."
"뭐가."
"김종인이요. ○○○씨 지인임과 동시에 이번 사건 목격자에요."
"그런 경우도 있나."
"특이하죠. 목격자 심문에서는 별 말 없었어요. 기억하는 것도 별로 없더라고요."
이번에는 좀 많이 뱉어내야 할 텐데. 세훈이 작게 중얼거렸다.
취조 1. 박찬열 (애인/ A대 의대생)
○○○씨와의 관계를 얘기해 주세요.
"소개팅으로 만났어요. 가벼운 관계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동거까지 하게 됐고요. 솔직히 저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도대체 어떤 새끼인지… 씨발. ○○이는 성격도 밝고, 애가 착해요. 주변에 원한을 살 만한 사람도 없고….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종료하겠습니다.
찬열이 울먹이며 대답을 이어갔다. 그는 감정이 북받치는지 말을 하다가도 연신 눈물을 토해냈다. 세훈은 타이핑을 하다가도 그 모습을 안쓰럽게 주시했다. 백현은 그러한 두 사람의 모습을 싸늘하게 쳐다봤다. 오세훈. 제대로 안해?
"죄송합니다. 근데 아무래도 박찬열씨는 아니에요. 어떻게 저런 사람이…"
"감정적으로 판단하지마. 공부는 헛으로 했어?"
취조 2. 정수정 (대학 동기/A대 무용과)
생전에 ○○○씨의 이성 관계를 알고 계십니까. 이런 경우는 치정 사건이 대부분이라.
"워낙 인기가 많은 애였어요. 애가 참 맑고, 순수하고. 애인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미련을 갖게 되는… 뭐 그런? ○○이 걔를 한번이라도 좋아해본적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걸요. 충분히 매력적이거든요. 무용에도 타고난 애였는데… 정말 안타깝네요. "
종료하겠습니다.
지나치게 태연하다. 꽤 절친한 사이라고 했었는데?
김종인 (친구/B대 무용과)
알고 계시는 사실을 전부 말해 주세요.
"어렸을 때 부터 친했던 동네 친구에요. 제가 고등학교 때 유학을 가게 되는 바람에 대학에 와서야 연락이 닿긴 했지만요. 같은 꿈을 꾸면서 달려온 사이에요. ○○이 안 그래 보여도 정말 불쌍한 애에요. 이 쪽에서는 자본이 곧 실력이거든요. 혼자 버틴다고 많이 고생했죠. 걔가. 올해 연말에 러시아에서 열리는 콩쿨때문에 몇 달 전부터 자주 만났어요. 제가 파트너를 해주기로 해서. "
아 맞다. 종인은 덧붙였다.
"며칠 전 부터 남자친구랑 싸웠다는 얘기를 저한테 자주 했어요. 저와 자기의 관계를 오해하는 것 같다고도 했었고요. 남자친구가 좀 의심이 많아요. 이런 일이 한두번도 아니고…좀 신경써서 고려해 주세요."
종료하겠습니다.
"아 근데. 형사님. 우리 어디서 본 적 없어요?"
"저는 기억이 안 나는데요."
"그냥 익숙해서요. 조금."
"…………"
"혹시 고향이 어디세요?"
"서울인데요."
"죄송해요. 착각했나봐요. 괜히 오지랖만 넓어가지곤…"
종인은 백현을 향해 몇 번 알 수 없는 말들을 지껄이다 이내 취조실을 나섰다. 세훈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백현을 쳐다봤다. 씨발. 알아볼수록 미궁으로 빠져드는 기분이다. 다들 서로를 암묵적으로 의심하고 있는 꼴이라니. 좀 쉬셔야죠. 세훈이 따뜻한 커피를 건냈다. 고마움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모금을 들이켰다. 생전 기록… 유품. 유품을 잊고 있었다.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에 백현은 멀어지는 세훈을 붙잡았다. 박찬열. 아직 취조실에 있어?
"저희 집에요?"
"곤란하시면 다음에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기록이 너무 없어서요."
"아니… 괜찮습니다. 같이 가시죠."
찬열은 떨떠름한 표정과는 달리 흔쾌히 둘을 집으로 이끌었다. 들어오세요. 집이 좀 어수선해요… 청소를 못해서. 찬열이 멋쩍게 웃었다. 백현은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주위를 꼼꼼하게 살폈다. 이상한 점은 딱히 없는 것 같다. 아늑하고 잘 꾸며진, 보통의 집. 어딘가 급조한 모델하우스 같다는 딱딱함은 지울 수 없었지만. 20대의 남녀 둘이 사는 공간이라면 어느정도 그런 분위기가 드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이 물건들은 저 쪽 방에 있어요. 미리 정리해 놨었거든요."
셋은 작은 방으로 들어섰다.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많이 어질러져 있다. 잡다한 것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니 창고 대용으로 쓰는 방인 것 같았다. 그때, 세훈이 아. 하는 작은 소리를 내며 이내 찬열에게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찬열은 그 상자를 덤덤히 받아들었다. 뚜껑을 열어보는 찬열의 눈이 커지더니, 금새 눈물이 흘렀다. 상자를 안고 서럽게도 울었다. 백현과 세훈은 찬열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다. 찬열은 거실에 있겠다며 방을 나섰다. 한쪽 벽에 박스들이 칸칸이 쌓여있다. 거실로 옮겨 놓는게 좋겠어요. 두 사람은 낑낑대며 무거운 짐들을 들어 날랐다. 그때, 세훈이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그 바람에 장롱 옆 구석에 놓여 있는 자루를 쏟아버린다. 우루루 떨어지는 뼈 조각들. 둘의 굳은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박찬열씨… 이게 뭐죠?"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학교에서 대여한 겁니다. 공부하려고 가져온 거에요."
찬열은 당황한 낯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뼈들을 다시 자루속에 주워 담았다. 울음이 멎었는지 어느정도 안정된 모습이다. 백현과 세훈은 당황하고 있었다. 저것을 보고 속단을 할수는 없었다. 찬열의 말도 어느정도 일리가 있었으니. 하지만 그것이 거짓이라면, 범인은 초범이 아닐 것이라는 백현의 의견에 어느정도 힘이 실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아닙니다. 이렇게 고생하시는데. 감사합니다."
세훈은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지만 덤덤히 찬열에게 인사를 건냈다. 백현은 현관을 나서다 말고, 고개를 돌렸다. 찬열이 멈칫했다.
"박찬열씨."
"네."
"탁자위에 있는 핸드폰. ○○○씨 겁니까?"
"아…이건."
"누구 것이든 당분간 회수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마터면 중요한 단서를 놓칠뻔 했네요."
저희가 더 감사드려야겠습니다. 백현의 말투는 정중했지만 그 속에 비아냥이 섞여 있음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세훈은 백현이 건내는 핸드폰을 조심스럽게 비닐 속에 집어 넣었다.
"미심쩍은게 한 두가지가 아니네요. 변 형사님. 집 수색은 안해봐도 될까요?"
"아직은 너무 일러. 심증일 뿐이야. 과잉 수사로 번질 위험이 커.
백현이 로비를 나오면서 세훈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앞으로 박찬열 중심으로 수사 진행 해.
그로부터 며칠 후, 세훈은 ○○의 핸드폰 목록을 뒤져보고 있었다. 단조로운 인맥이 말해주듯. 통화 및 메세지 기록에는 박찬열과 김종인, 그리고 정수정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세훈은 지루한 표정으로 하품을 했다. 카카오톡이 있었지 참. 어렵지 않게 비밀번호를 풀어냈다. 와, 대박. 진짜 어떻게 이렇게 살았지. 열어본 채팅 목록에 조차도 박찬열, 김종인, 그리고 정수정이 전부였다. 핸드폰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나오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길거리에 노숙자를 골라 잡아도 이것보단 많이 나오겠어. 세훈은 단조로운 표정으로 채팅을 한 두개씩 클릭했다. 그리고는 이내 세훈의 눈이 커졌다.
"변 형사님."
"……………"
"이것 좀 보세요."
세훈이 인쇄된 종이를 백현에게 내밀었다. 증거자료 확보했습니다. 세훈은 답지 않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백현은 종이를 받아들었다. 파란색 대화창위로 몇개의 메세지를 주고 받은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백현은 그것을 찬찬히 읽어내려갔다.
9월 21일
[집 앞으로 나와.]
[집에 찬열씨 있어.]
[씨발]
[장난해?]
[종인아.]
[나오라면 나와. 박찬열 죽여버리기 전에]
[지금 나가.]
10월 3일
[제발 이제 그만하자..]
[뭘 그만할까. 응?]
[너 콩쿨 나가기 싫어?]
[네 스폰. 알고 있는 사람 나 밖에 없어. 다 터뜨려버릴까?]
[박찬열도 그런거 알면 참 좋아하겠다.]
[늦기 전에 나와. 집 앞 골목으로.]
오후 7시 52분. 마지막 메세지를 보낸 시간. 그리고 사망 시간과 위치가 정확히 일치했다. 목격자임과 동시에 지인이라는 사실은 틀렸다. 김종인은 목적자임과 동시에 범인이었던 것이다. 구속 영장 발부한다. 세훈은 백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분주하게 전화를 걸었다.
종인의 집 앞으로 여러 대의 경찰차가 진을 쳤다. 백현과 세훈은 다급한 걸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잠금장치가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문을 열어 젖혔다. 갑작스러운 불밫에 종인이 인상을 찡그리다 주변 상황을 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당황한 낯빛이었다.
"김종인. 당신을 여대생 살인, 및 성폭행 혐의로 구속한다."
"난 아니야… 아니에요. 범인은 박찬열이야."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법정에서 유리한 진술을 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습니다."
백현은 반항하는 종인의 목을 내리쳤다. 그가 굴욕적으로 바닥위에 엎어지고, 그 새를 틈타 세훈은 그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비열한 새끼. 정신병이 있는 것 같다. 망상에 따른 착각이 있는 사람은 범인이 되기에 아주 유리했다. 그는 잠정적으로 찬열을 범인으로 생각해왔고, 그렇게 믿고 있는 것 같다. 아마 찬열이 ○○을 의심한다는 것 자체도 거짓이겠지.
거의 효력이 없는 재판을 끝으로 종인은 감옥에 들어갔다. 이번 사건이 전국적으로 매스컴을 탐과 동시에 많은 질타를 받으며 종인은 거의 평생에 가까운 형을 부여 받았다. 종인은 끝까지 부정했다. 재판 도중에 뾰족하게 깎인 연필을 쥐고 찬열에게 달려들기도 했었다. 그와 대조적으로 찬열은 이전까지 종인의 존재 자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찬열은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는 아직까지 병원에서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세훈은 이렇게 일지의 마지막 문장을 작성하고 뿌듯하게 커버를 닫았다. 이번 사건도 이렇게 마무리 되네요.
"처음치고 잘했어."
"처음치고라뇨. 이 정도면 베테랑이라도 수준급인데요?"
"괜한 칭찬이었네. 바람만 들었어. 오세훈."
"장난이에요. 형사님 덕분이죠. 감사해요."
"다음 사건도 잘 부탁한다."
형사님 설마 그건…. 세훈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음 사건도 저랑 하기로 하신 거에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세훈은 백현의 손을 부여잡았다. 백현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것을 떼어냈다. 다음부턴 더 잘해라. 여기 청소도 해놓고. 더럽네, 좀.
"그럼요! 퇴근하시게요?"
"일이 좀 있어서."
"들어가세요- 청소하고 저도 퇴근하겠습니다."
백현은 손을 까닥이고는 사무실을 나섰다. 뒤로 세훈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리가 낮게 들려왔다. 백현은 그 명랑한 모습에 잠시 웃고는 집을 향해 차를 몰았다. 집 앞에 차를 파킹한 백현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들어섰다. 거실에 불을 켜자 기다렸다는 듯이 소파에 앉아 있던 찬열이 일어나며 백현을 맞이했다.
"생각보다 늦게 왔네."
"○○○은."
"지하실에. 소리를 너무 많이 지르더라. 묶어 놨다."
"아프게 하지 말라니까."
"별 수 있나."
백현은 잠겨진 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갔다. 어두운 지하실에 불을 켰다. 밝아졌다는 것을 느낀 ○○이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눈 위에 까만색 천이 덧대어져 있다. 하여튼 박찬열 꼼꼼한 건 알아줘야 된다니까."
"넌 눈이 제일 예쁜데."
"살려주세요……"
"너 안 죽어. 내가 너 도와주고 있는 거야."
백현이 나긋하게 웃었다. ○○의 곁으로 가서 묶여진 끈을 조심스럽게 풀어냈다. 눈을 타고 들어오는 불빛이 적응되지 않는것인지, ㅇㅇ은 몇 분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다. 가까스로 시선을 받아들인 올곧은 두 눈이, 백현을 바라보자마자 경악으로 물들었다. 혹시 변…변백현?
"응. 나 변백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너 고등학교때…"
"그때부터 널 좋아했지."
"………………"
"그때부터 계획 된 일이었어. 이건."
내 서프라이즈. 백현은 ○○을 향해 밝게 웃어보였다. 어때, 마음에 들어? ○○은 아직도 어리둥절한 얼굴이다. 해석이 필요하겠지. 백현은 그 앞의 의자에 여유롭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는게 좋을까. 우리가 서로를 알게된 시점부터가 좋겠다. 아니지. 내가 너를 알게 된 그때부터.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야…"
"모르면 닥치고 들어."
"……………"
"우리 같은 동네 살았잖아. 너랑 김종인이랑 맨날 붙어 다녔고. 서로 알지는 못해도 매일 봤으니까 안면은 있었겠지. 초등학생때부터 널 봐왔거든. 무용하는 애. 그리고 고아. 그 두개면 말 다했지. 넌 눈에 띄었어. 독보적인 존재였지. 처음엔 호기심때문에 너를 봤는데. 보면 볼수록 알고 싶은거야. 몰랐겠지. 널 매일 따라 다녔어. 그리고 알게됐지. 김종인이 너를 좋아하고 있구나. 그것도 일방적으로. 네가 그걸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어. 그때부터 갖고 싶더라. 너를."
"……………"
"그래서 고등학교 들어와선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지. 같은 동아리에 짝꿍도 하고. 그런데 네가 낯을 많이 가리더라. 애초부터 친한 사이가 되는건 바라지도 않았어. 굳이 그런데 시간 낭비 할 필요가 없지. 네가 나한테 마음을 열 필요는 없잖아. 나만 있으면 되는데 말이야. "
"……………"
"그리고 그때부터 쭉.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지. 지금까지."
"……………"
"이제 너만 있으면 되는데. 김종인이 좀 골치아프더라. 대학교 들어오더니 애가 무서워졌더라고. 너도 그건 충분히 알겠지. 몸으로 겪었을 테니까."
"……………"
"이젠 걱정하지마. 내가 널 구원해 준거야."
"………너……"
"혹시 한번이라도 의심해본적 없어? 여태껏 네가 사귄 남자들이 어느샌가부터 널 무서워 한다거나, 뭐 그런거 말이야."
"찬열씨… 너 찬열씨 어떻게 했어. 죽였어?"
"궁금해?"
"미친 새끼야… 너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만나볼래?"
백현이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래도 꽤 좋은 연인이었나 봐. 박찬열 배우해도 되겠어. 찬열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아직도 윗층에 있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찬열은 전화를 받았다. 어. 지금 좀 내려와. 널 만나고 싶어해. 백현은 웃으며 ○○을 바라봤다. 백현의 말로 인해 ○○은 더욱 더 혼란에 빠진 것 같았다. 이윽고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발걸음이 들렸다.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네 ○○○."
"………………"
"이제 알아 들었지 ○○아. 널 여기로 데려온 것도 찬열이야."
"넌 미쳤어……"
○○의 표정이 절망으로 물들어갔다. 여태까지의 제 인생이 백현에 의해 모조리 조작되어 왔던것도 모자라, 진심으로 사랑했던 연인의 참 모습까지. 차라리 찬열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것이 더 좋았을 지경이었다. ○○은 자신의 손목을 결박한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도 잃은채 힘 없이 벽에 몸을 기대었다.
"영원히 살자. 나랑 같이."
| 해석 |
애초부터 이 모든 것은 백현이에 의해 계획된 것이었어요! 찬열이가 여자를 살해하는 것을 여주를 기다리던 종인이가 목격하게 된거고, 종인이를 만나러 가던 여주는 그 길로 납치를 당해서 찬열이에 의해 백현이의 집으로 오게 되죠.. 찬열이와 백현이는 파트너 관계에요! 찬열이는 살인 청부를 하는데 백현이가 형사니까 찬열이의 행적을 덮어줄수 있는거죠. 골목길에서 한 여자를 살해한것도 찬열이가 청부하게 된 사람인데 백현이는 그걸 여주가 실종된 것과 겹치게 해서 덮어버린거에요.
복선을 많이 깔아뒀는데 찾으셨을지 모르겠네요ㅎㅎ 제가 생각해도 너무 말이 안돼서 아마 못 찾으셨을 거에요.. 흡 백현이가 고등학교 학적을 조사하지 말라고 했던 것도 그 중 하나에요! 같은 학교를 나왔으니 그 안에 백현이도 당연히 있겠죠? 그리고 종인이가 백현이보고 어디서 본 적 없냐고 했던것도요...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랐으니 어느 정도 안면이 있던 사이였던 거죠.. 종인이는 고등학생때 유학을 갔다왔으니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했던 거고요. 종인이가 여주에게 집착하는 것은 참 트루입니다! 그게 거슬렸던 백현이가 종인이를 감옥으로 슝슝 집어넣게 되는거죠ㅋㅋㅋㅋ 그래도 본인은 아무짓도 안햇는데 좀 억울하겠네요 종인이ㅋㅋㅋㅋ
이렇게 찬백이들의 쇼타임으로 이야기는 끝이 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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