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 kiss me
시간은 참 빠르게도 지나간다. 벌써 용대와 성용, 둘의 광주에서의 촬영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둘은 눈코 뜰 새 없이 촬영만 하다가 2주를 보내버렸다. 한달 광주에 있기로 해놓고 2주동안 급하게, 바쁘게 사진을 찍은 까닭은 4주동안의 광주에서의 기간동안 2주는 빨리 일을 끝내버리고 2주동안은 여기저기 놀러다니자는 성용의 의견이 한 몫했다. 광주에서 한달을 보내고 또 서울에서 찍어야 할 사진들이 많고 바쁠테니까 여기서라도 조금 놀다 가자고 용대의 팔을 잡고 찡찡댔던 성용덕분에 여유롭게 사진을 찍는걸 좋아하는 용대지만,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하더라.
"대훈아..."
"형..."
"너무 보고 싶을거야..."
"내가 더.."
광주에서 눈 깜빡할 사이에 2주가 지났다. 그리고 대훈이 떠나야 할 날도 눈깜빡할 새 찾아왔다.
용대와 성용, 그리고 왜 따라 오겠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굳이 따라오겠다고 생떼를 부리던 보환까지 대훈의 출국길을 배웅해주러 공항으로 나왔다. 게이트 앞에서 용대가 성용과 나란히 서서 떠나기 싫어하는 대훈을, 보내기 싫은 대훈의 손을 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데 따라오겠다고 노래를 부르길래 데려왔던 보환은 저 멀리 떨어져서 가려는 대훈만 바라보고 있다. 나중에 알아서 인사하겠지, 뭐.
"기성용형."
"오냐."
"나 없는동안 용대형 어떻게 해보려고 하다가는 내가 당장 날라와서 형 가만 안둔다."
"음... 너네 형이 하도 날 애타게 만들어서 아무래도 너 날라와야 되겠다."
"둘 다 무슨얘기를 하는거에요!"
"형.. 혹시라도 이 형이 무슨 짓 하려고 하면 가랑이 사이를 그냥 사정없이 차버려."
대훈이 가만히 용대의 손을 잡고 용대와 애절하게 눈을 마주치며 좀만 더 있다가라.. 나도 조금 더 있다가 가고 싶어..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성용을 쳐다보면서 짐짓 무서운 표정으로 성용에게 용대를 잘 지켜주라고, 용대를 어떻게 했다가는 이탈리아에서 날아오겠다는 협박아닌 협박을 한다. 성용은 웃으면서 그런 대훈의 말을 받아쳐주는데 옆에서 듣는 용대는 자신을 여자취급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둘때문에 괜시리 얼굴이 붉어져서는 그만하라고 하지만, 대훈은 멈추지 않고 성용이 혹시 무슨짓을 하려고 하면 가랑이 사이를 차버리라고 말한다. 그리곤 남자는 나 빼고 다 늑대인거 알지? 를 덧붙혔다가 가는 날까지 용대에게 등짝을 얻어 맞았다.
"12시 10분 이탈리아행 비행기를 탑승하시는 분들은 3번 게이트로 이동..."
"아, 이렇게 빨리요?"
"거기다 대고 물어보면 어떡하냐..."
"십분만..."
"가서 연락 자주하고! 그나저나 너 약혼자는 언제 보여줄 거야?"
"음.. 다음 한국오면? 연락 할게! 성용이형! 우리형 잘 보살펴주세요!"
공항에서 안내방송이 나오고 대훈이 가기 싫다는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안타깝게 용대의 손을 꼭 쥐었다 놓으니까 용대가 괜히 터져버릴 것 같은 눈물에 약혼자 얘기를 꺼내니까 대훈은 머쓱하게 웃으면서 뒤통수를 벅벅 긁으면서 애매하게 대답하고는 게이트로 들어간다. 용대는 들어가는 대훈에게 밥 잘챙겨먹고! 소리쳐주는데 가려던 대훈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평소 성용을 딱딱하게 부르던 말투가 아니라 용대와의 사이를 인정해주는 듯 따듯한 말투로 용대를 부탁하고 손을 흔들고는 안내원에게 여권검사를 맡는다.
"저기요, 이대훈씨!"
"어, 진보환씨. 난 배웅 안해주는 줄 알..."
"...감사의 인사 겸 잘가라는 인사."
"한쪽볼만요? 다른 쪽 볼 서운하게?"
"아, 빨리 꺼지세요!"
멀리서 용대와 대훈이 인사를 하는걸 바라만 보던 보환이 대훈이 들어가기 직전 갑자기 대훈을 불러세우더니 표 없이는 들어갈 수 없도록 쳐놓은 빨간 띠 너머에 서있는 대훈의 볼을 발꿈치를 들어 살짝 입을 맞추었다. 대훈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놀랐는지 가만히 서 있다가 자기보다 키가 좀 많이 작은 보환의 숙여진 정수리를 쳐다보다가 살짝 미소지으면서 반대쪽 볼도 들이밀면서 능글맞게 다른쪽 볼에도 뽀뽀를 해달라는 듯 얘기를 했더니 보환이 고개를 들고 눈을 크게 뜨더니 대훈에게 얼른 들어가버리라고 말하고는 대훈의 등짝을 민다. 대훈은 보환에게 밀려들어가면서 다음에 한국 오면 반대쪽 볼도! 하고 들어가버린다. 능글맞기는...
"...방금 뭐야..?"
"보환씨...."
"아, 아무것도! 과..광주...광주로 다시.. 가야죠!"
"아, 잠깐 보환아!"
둘의 행동을 가만 쳐다보고 있던 용대와 성용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이게 무슨 일이지.. 하고 멍때리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대훈이 열린 문으로 들어가 뒷모습이 보이지 않게되고, 보환이 용대앞에 섰을때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보환에게 아까 대훈이 들어간 게이트를 쳐다보면서 뭐야? 하고 묻자 보환이 귀까지 새빨개져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을 더듬으면서 먼저 빠른 걸음으로 공항을 빠져나간다.
성용과 용대는 서로를 마주보면서 어깨를 으쓱하다가 결국 웃어버리고 말았다. 뭐야.. 그런 사이였음 진작 말을 하지.
"아... 서울로 돌아가서 대훈이 없을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쓸쓸하다."
"제가 있잖아요."
"듣자하니 기성용씨 서울 올라가면 다시 스케쥴때문에 바쁜걸로 알고 있는데?"
"맞다... 아 벌써부터 지긋지긋해요.."
"그러니까 광주에서 아주 뽕을빼고 놀아요."
보환은 벌써 자기차를 타고 간건지, 주차장에도 보이질 않아서 용대와 성용만 차에 올라탔다. 일단 타서 밥을 먹을까 하고 인천시내로 차를 돌렸다. 그렇게 달리는 차안에서 용대는 대훈이 벌써 갔다는게 실감이 안난다면서, 대훈이 없어 쓸쓸할 집얘기를 하니까 성용이 당연하다는 듯 제가 있잖아요. 란다. 용대는 그런 성용이 고마웠지만, 저번날 재우가 말해준 성용의 스케쥴 이야기가 생각나서 성용에게 스케쥴이야기를 꺼내니까 성용이 신호가 걸린 차를 부드럽게 세우고, 핸들에 턱을 기댄다. 화보촬영 겸으로 휴가를 받은거나 다름없는 성용에게 괜히 스케쥴 이야기를 꺼낸 것 같아서 마음이 안좋아진 용대는 그럼 광주에서 진짜 신나게 놀자면서 웃으니까 성용도 고개를 들고 용대를 마주보면서 웃는다.
점심메뉴는 용대가 좋아하는 낙지볶음. 성용은 더 좋은걸 먹자고, 더 맛있는 걸 먹자고 했지만, 성용이 돈 쓰는게 싫은 용대는 자기가 실제로 좋아하기도 한 낙지볶음을 먹자고 하니까 성용은 더 좋은거 사주고 싶은데.. 하면서 입을 댓발 내민다. 그런 성용의 입안에 아직 덜 익었지만 말랑말랑한 작은 떡을 넣어주고 나중에 사주면 되죠. 하고 달래니까 정말 나중에 근사한데로 데려갈거라고 약속을 받아낸다. 용대는 공기밥을 열면서 엄청 비싼거 먹을거니까 그거 걱정하고 계세요. 하고 받아친다.
"맛있다. 그쵸?"
"흐... 매워요."
"어.. 전 괜찮은데.. 많이 매워요?"
"쓰으.. 먹을만 해요!"
좋아한다면서 잘 먹지도 못해... 매워서 자꾸 숨을 들이쉬면서 도대체 밥을 먹는건지, 물을 먹는건지 밥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시는 용대를 보고 성용이 걱정스럽게 물으니까 그냥 조금 맵다면서 걱정하지말란다. 어떻게 걱정을 안해.. 자꾸 밥을 먹는데 입술을 벌게가지고 쓰읍쓰읍 거리는데...
성용이 용대를 안쓰럽게 쳐다보다가 남은 앞접시에 물을 담고 낙지를 갑자기 헹구기 시작한다. 낙지위에 양념이 조금조금씩 떨어져 나가고, 빨갰던 낙지가 다시 하얗게 변하자 성용이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면서 용대에게 그 하얀 낙지를 건넨다. 용대는 여전히 입은 숨을 들이마쉬고 있으면서 이게 뭐냐는 표정을 하고 성용을 쳐다보니까 성용이 용대에게 아- 해보세요. 한다.
"네?"
"이건 안매울거에요. 자, 아-"
"아.... 아-..."
성용이 자꾸만 용대의 입앞에 양념을 다 씻어낸 낙지를 들이대니까 용대가 마지못해 입을 벌리고 성용이 준 낙지를 받아먹었다. 성용은 이제 안맵죠? 하고 생글생글 웃으며 물어보는데, 그런 성용의 얼굴에 대고 맵지는 않은데 싱거워요.. 라고 말할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아서 그냥 두어번 더 받아먹었다. 그러다가 계속 성용이 용대에게 먹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용대가 제가 먹을게요... 하니까 성용이 아쉬운듯 낙지에 묻었던 양념이 물에 풀어지면서 투명했던 물이 붉은색 불투명하게 고인 앞접시를 용대에게 건네주면서 많이 먹어요. 하고 다정하게 말해주니까 용대가 억지로 웃으면서 감사해요... 인사를 했다. 아마 성용은 용대가 성용의 눈을 피해 낙지를 물에 담그지도 않고 입으로 곧장 가져가 버린 것을 모를 것이다.
점심을 인천에서 해결하고 남은 막바지 촬영을 위해 광주로 바로 내려왔다. 올라갈때 한번, 내려올때 한번 이렇게 왕복으로 몇시간 동안이나 차에 있었더니 찌뿌둥한 몸도 그렇고, 멀미나는 것도 그렇고 몸이 즐겁게 촬영을 할 만큼 좋은 컨디션은 아니다. 시간도 벌써 저녁을 먹을 시간이고, 지금 찍을 만한 사진도 없다. 차라리 오늘은 촬영을 하지 말고 그냥 쉬었다가 내일 모든 광주에서의 촬영을 끝내는게 나을 것 같다. 그리고 내일모레부터는 성용과 광주를 돌아다니면서 정말 신나게 놀아야지...
"참, 이제 대훈이 갔으니까 그 방에 제가 가도 되죠?"
"네?"
"작가님 혼자 잠도 못주무시는데 대훈이도 없고.. 게다가 제 방에 어제부터 재우형 들어오는 바람에 좁아요.. 네?"
오늘은 촬영을 도저히 못할 것 같다고 다행이도 아직 촬영준비를 시작하지 않은 스태프들에게 알리고, 성용에게도 오늘은 그냥 올라가서 쉬어요. 하고 말하고 엘리베이터에 타서 성용과 광주에서 놀 생각을 하니까 신이 나서 거울을 들여다보고 웃고 있는데 거울속의 성용이 갑자기 뒤를 돌아 거울속의 용대를 쳐다보면서 대훈이 없으니까 자신이 용대의 방으로 건너가면 안되냐고 물어보니까 용대가 깜짝 놀란 토끼눈을 하고 다시 반문하니까 성용이 용대를 위한 것인 척 하지만, 사실은 어제 재우가 서울에서 성용의 스케쥴을 정리할 겸 휴가를 끝내고 돌아와서 성용의 방에 함께 묵으면서 자리가 좁아졌다는 이유였다.
용대가 사용한느 1008호와 성용이 사용하는 1007호는 방의 구조가 다르다. 1008호는 2인실로 자리가 넓지만, 1007은 아무래도 1인실이다 보니 1008호보다 좁은게 사실이다. 그런 방에 키가 성용만한 재우가 들어오니 당연히 좁을 수 밖에 없다. 용대도 알고 있고, 자신도 혼자자는게 무섭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도 성용과 같이 지내는건 좀 쑥스럽다. 적응이 되지 않는다..
"네? 방해 안되게 먼지처럼 있을게요..."
"...그럼....그러세요.."
사실은 성용도 자신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자신이 과연 용대를 옆에 가만히 둘 수 있을까, 과연 용대를 건드리지 않을 수 있을까... 뭐, 못참으면 확 건들여놓고 책임진다고 해버릴 수도 있는데... 성용은 자신에게 확신은 없지만 잠버릇으로 코를 고는 재우와 함께 자는 것보다야, 잠버릇으로 뭘 자꾸 껴안고 자는 용대와 함께 자는게 훨씬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든다.
성용은 오버하면서 용대의 팔을 잡고 우와! 우리 그럼 남은 2주동안 방 같이 쓰는거에요? 하면서 누가봐도 연기인게 티가 나게 좋아한다. 속으로는 정말 좋아 죽겠지만, 겉으로는 그냥 연기하는 척을 한다.
"저 그럼 제 방에가서 짐 들고올게요!"
"네..."
저렇게나 신이 나는지 입이 귀에걸리게 웃으면서 방으로 들어가서 짐을 가지고 온다면서 자신의 방이었던 1007호로 쏙 들어가버린다. 사실 용대도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있다보면 자꾸만 그...그런 이상한 생각이 들게 마련이니까 그게 걱정이 되긴 한다. 성용과 같은 침대에 누워 있다보면, 자신만 그런 생각을 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이런 나쁜 생각을 하는 자신을 성용이 알게된다면 뭐라고 할까 싶기도 하다.
"어디가냐?"
"작가님방."
"왜?"
"대훈이 갔잖아. 작가님을 혼자 자게 둘 수는 없지."
"어이고? 난 좋아. 혼자 방도 쓰고."
성용이 방에서 자신이 들고왔던 짐, 옷, 화장품 등을 자신의 가방에 모두 챙겨넣고 재우에게는 손을 흔들어주며 문을 닫고 나가서는 바로 옆방의 문을 두드린다. 열려있다는 걸 알면서, 자신에게 키가 있다는 것도 알면서 그냥 왠지 용대가 문을 열어주는 기분이 궁금해서 그냥 문을 두드렸다. 그런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이 굳게 닫힌 문에 용대가 못들었나 싶어서 초인종을 눌렀는데도 반응이 없이 철문은 꾹 닫혀있기만 하다.
"벌써 자나... 혼자는 못잔다면서.."
아무래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게 용대가 잠을 자는 건가 싶어서 그냥 자신이 열고 들어가야 겠다 싶어서 현관문을 열려고 양손에 하나씩 자리한 가방을 오른손으로 모두 옮겨쥐고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대려는데 안에서 잠시만요! 하는 용대의 다급한 소리가 들린다. 아마 씻고 있었나보다. 그냥 안으로 들어갈 걸 그랬나...
성용이 안에서 문을 열어줄 용대를 기다리고 있는데, 곧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안에서 용대가 머리에 수건을 두른채로 문을 열어준다. 정말 씻고 있었나보네... 방금 씻고 나온건지 몸에선 김이 모락모락 나고, 얼굴은 뽀얗다. 게다가 머리카락이 젖어 있는데... 저 모습의 용대는 요 전에 자신이 꾸었던 꿈속 용대와 일치하는 모습이길래 성용은 용대몰래 숨을 급히 들이마쉬었다. 아... 곤란해...
"문 열려 있었는데.."
"아.. 그냥 작가님이 문열어 주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잖아요."
"음... 그래서 어떤 기분이었는데요?"
"그냥요..."
머리를 털어내면서 문이 열려있었는데 그냥 들어오지 않은 성용에게 이유를 물으려는데 성용은 왠지 용대의 눈은 마주치지도 않고 소파에 앉아서 자신의 짐만 건드리면서 용대가 열어주는 기분이 궁금하다 얼버무리는데 그런 이상한 성용이 좀 평소와 달라서 용대가 고개를 갸우뚱 하다가 그래서 어떤 기분이었냐고 물어보니까 성용이 뭐라고 대답도 못하고 말끝을 흐려버린다. 평소의 성용이었으면 마치 신혼부부 같았는걸요? 하고 능글맞게 받아쳤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이라면서 말끝을 흐리니까 확실히 오늘 이상하긴 하다.
"음... 씻고 나오세요. 피곤하니까.."
"밥은요?"
"배고파요?"
"조금요.. 제가 라면 사올게요. 기다리세요."
용대가 괜찮다고 하기도 전에 성용은 급하게 현관으로 향하더니 신발을 구겨신기까지 하면서 뭐에 쫓기듯 빠르게 나간다. 그리고 곧 현관문이 닫혔다. 왜저래... 아까가지만 해도 괜찮던 사람이 갑자기 저러니까 걱정된다. 아까 차에서 멀미를 심하게 먹은건가.. 아님 늦더위를 먹은건가...
용대는 사실 배가 고프지 않아서 그냥 조금 시간 때우다가 오늘은 좀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했다. 그랬는데 성용이 갑자기 밥은요? 하고 돌아보는 바람에 배는 고프지 않지만 성용이 배고플까 물어봤더니 갑자기 뛰쳐나갔다. 좀.. 우사인볼트 같았다.
"왔어요? 왜 이번엔 초인종 안눌렀어요?"
"음... 그냥요. 자, 제가 라면을 사왔으니까 이제 끓여주세요. 기대할게요."
라면을 사가지고 오더니 또 평소의 성용으로 돌아왔다. 아까는 용대의 눈도 쳐다보지 않고 애꿎은 옷만 폈다 접었다 하던 사람이 갑자기 라면을 사가지고 돌아오더니 다시 평소의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서는 웃으면서 용대에게 라면을 떠넘기는 성용을 보니까 참... 알면 알수록 특이한 사람이다 싶다. 1주일 전쯤인가 부터 성용은 가끔 자신을 보면 얼굴을 붉히고 말을 더듬고 오늘같은 행동을 하곤 한다. 무슨 계기가 있는게 분명한데 그걸 알 방법이 없다. 휴대폰도 아무런 이상이 없고, 그렇다고 힌트를 알려주지도 않는다. 왜저럴까 도대체...
"히익.. 무슨 라면을 이렇게 많이 사왔어요?"
"알고보니까 제가 작가님이 뭘 좋아하시는지 모르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다 사오신거에요?"
"그렇..죠."
"이걸... 하나씩만 사오시면 어떡해요. 최소 두개는 끓여야 할텐데..."
용대는 라면이라고 자신에게 성용이 안겨준 봉지가 좀 무겁다고는 느꼈다. 그렇게 느끼고 봉지를 열어보니까, 회사별로 종류별로 각기 다른 라면이 들어있다. 그것도 한개씩만..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성용에게 물어보니까 성용이 소파에 앉아서 머쓱하다는 듯 뒷머리를 만지작 거리면서 용대가 좋아하는 라면을 몰라서 종류별로 사왔다고 한다. 그런 성용이 기특할 뻔은 했지만, 한개씩 다른 종류로 사온 바람에 용대가 한숨을 쉬면서 이걸 하나씩만 사오면 어떡하냐고 물으니까 성용이 아맞다. 하면서 박수를 짝 하고 친다. 이제 알면 뭐해요...
"음.. 그냥 끓여 먹을까요? 이것도 추억으로.."
"그래도 괜찮아요?"
"물론이죠! 저는... 이라면! 성용씨도 하나 고르세요."
"그럼 저는.. 이거요."
용대가 성용을 보면서 우리 이렇게 된 김에 그냥 서로 다른 라면을 같이 끓여먹어볼까요? 하고는 성용이 사온 라면을 식탁위에 쏟아놓고 아무라면이나 집어들었다. 그러면서 성용에게도 라면을 하나 고르라고, 우리 이거 합쳐서 끓여먹어보자고 얘기하니까 성용도 용대와 다른 종류의 라면을 집어든다. 둘은 서로 다른 라면을 들고 바보처럼 웃는다. 그리고 라면물을 잘 못맞추는 용대때문에 결국은 이번 요리도 성용의 담당.
둘은 서로 다른 라면이지만 같이 끓여먹어도 나름 괜찮은 맛에 웃으면서 라면을 같이 먹었던 것도 같다. 성용이 라면안에 들어있던 작은 김치조각을 용대에게 먹여주기도 하고... 둘이 라면을 다 먹고 요리를 성용이 했으니까 설거지는 자신이 하겠다는 용대에게는 그냥 쉬라고 했지만, 고집을 부리고 자신이 설거지를 하겠다는 용대때문에 결국은 둘이 같이하는 걸로 합의를 보기로 했다. 둘이 나란히 서서 거품으로 장난도 치고... 서로가 참 자신들이 바라는 사이 같다고 느끼는 밤이다.
"작가님!"
홀에서 성용과 용대, 그리고 스태프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아침을 같이 했다. 성용은 용대의 옆에 붙어서 밥을 먹었다. 스태프들은 왜이렇게 감독이랑 모델이 사이가 좋으냐면서 한마디씩 하면서 지나갔다. 그럴때마다 용대는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숨길 수 없었고, 성용은 기분이 좋은지 용대의 어깨에 손을 올리기도 한다. 아침부터 그렇게 밥을 먹고, 창피하다며 용대가 먼저 일어나서 붉어진 얼굴과, 뛰는 마음에 호텔 밖으로 나가서 호텔 안에 있는 공원을 걸으려 하는데, 뒤에서 누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용대가 뒤를 돌아보니까, 뒤에는 재우가 머쓱하게 웃으며 서있다.
"아, 매니저님!"
"저.. 드릴말씀이 있어서 그런데 잠시..."
"네! 저기 앉을까요..?"
어쩐일인지 벤치에 앉아서 쉽게 말을 꺼내지 않는 재우를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가 결국은 참지 못하고 무슨일이세요? 하고 물으니까 그제서야 재우가 입을 연다. 재우는 입을 어렵게 떼고서도 말을 자꾸만 제대로 하지 않아서 용대의 속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성용과 관련된 일인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광주에서의 촬영이 얼마쯤 됬나요..?"
"이제 거의 막바지에요. 그런데 그건...왜...?"
"소속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너무 긴것 같다고... 또..."
"또 짧아져요..?"
"네.. 성용이한테 들으니까 두분 광주에서 시간 보내시려고 하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성용이 스케쥴이..."
"아... 그렇구나.... 언제 쯤 촬영을 끝내면..."
"아마 다음주쯤으로 올라가게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오늘이 수요일이고, 촬영을 내일 다 끝낸다고 해도, 결국은 성용과 용대에게 남은 시간은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삼일 뿐이다. 한달로 줄여놓고 또 촬영기간을 짧게 줄이라는 소속사의 통보였는줄 알았으면 아직 촬영 초반이라고 할 걸 그랬나보다. 남은 2주동안 성용과 조금 더 친해지고, 조금 더 알고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용대는 재우의 말에 한숨을 깊게 쉬고 재우에게 성용에게 이 이야기를 아직 전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아마 성용이 알면 실망을 할것이다. 성용이 실망하는건 싫으니까... 그냥 성용이 자신을 미워하더라도 실망감에 휩싸일 성용보다 나을 것 같아서 그냥 자신이 이야기 하려고 마음을 먹는 용대다.
"여기에 있었어요?"
"아, 성용씨!"
"방에 올라갔더니 없어서.. 혹시나 하고 와봤더니. 그나저나 재우형이랑은 무슨얘기 했어요?"
"음... 성용씨 뒷담화를 좀..."
"허.. 너무해요."
"농담이에요."
성용에게는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즐거운척, 밝은 척 했다. 사실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면 아쉽다. 거짓말을 한번 할껄..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자신이 슬픈 기색을 보이면 지구끝까지 이유를 알려고 하는 성용때문에 밝은척, 웃고 있었다. 뭐, 남은 3일 동안 뽕빼고 놀면되지...
사구ㅏ자철왔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젠... 사구ㅏ자철 아니니까.... 고쿠마니까............
못난 작가가 이제서야 이십오편을 들거왔어요 ㅠㅠㅠ 아빠에겐 친구만나러 간다고 하면서 지금 도서관와서 글쓰고 있는데 십일분후에 시간이 끝나서... 그나저나 오늘 스크롤 길지 않아요? 아니시라면 마시구요........
저... 할말 있어요... 미안해요..... 대신에 제 사랑을 받으시면...안되겠쬬......하.................
그나저나 이제 모델ki가 거의 막바지에 다다라고 있어요.. 벌써 광주촬영 막바지고, 다시 올라가서 촬영하는건 끽해봐야 대여섯장일텐데... 그럼... 모델ki는 끝날텐데...
그나저나 보환이와 대훈이는 어떤 사이인지.. 대훈이는 떠나갔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얼른 외전을 들고오던가 해야지 충동적으로 대훈보환 외전을 쓰겠다고 한 작가도 아직 대훈보환 스토리를 안만들어놔서 머리가 굉장히 아프겠죠?
참, 독자님들 제 글을 읽어주시면서 알아주실 점이 계세요! 이 글의 계절은 아직 여름입니다 ㅠㅠㅠ 그러니까 지금은 아마 8월 말쯤 되었을거에요. 그런데 ...그런데... 제가 전편에 모르고 후드티를 입엇다고 햇더라구요... 그냥....그러려니 해주세요.....
기성용대 다른편은 제목에 모델ki나, 작가에 사구ㅏ자철을 검색해주세요!
http://instiz.net/writing/23349 <<<이건 모델ki 24편이에요!
기다려주신 독자분들 너무 감사하구요 8일만에 와서 한다는 말이 이것뿐이라 너무 죄송해요 ㅠㅠ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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