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cm - 애상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드디어 광주에서의 모든 촬영이 끝을 맺었다. 마지막 촬영은 성용이 꽃다발을 손에 들고, 자신의 모교에서 졸업식이라고 크게 써져있는 현수막 앞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담아냈다. 성용의 고등학교 졸업식날 찍었떤 사진을 5년후 그때처럼 다시 찍어냈다.
촬영은 오전에 시작해서 다섯장을 찍어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여섯시 쯤에 촬영이 끝이 났다. 촬영의 끝을 알리는 용대의 모습는 어딘가 후련한듯한 목소리에 스태프들은 그간 광주촬영의 끝을 자기네들끼리 자축하며 여기저기서 환호성과 박수소리, 서로에게 건네는 축하인사가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우리 그럼 오늘 회식하는 거에요?"
"오~ 감독님이 쏘시는 겁니까?"
"돈은 내드릴 수 있는데 참석은 곤란할 것 같은데..."
보환도 촬영이 끝나 들뜬 마음으로 장비정리를 돕다가 용대에게 회식을 제안하는 듯 방방 뛰며 오늘 회식하는 거냐 물으니, 그 소리를 귀신같이 들은 조명스태프중 한명은 용대가 회식비를 계산하기를 몰아가듯 오~ 하면서 분위기를 끌었다. 그 조명스태프의 모습에 용대는 카메라를 정리하다가 아쉬운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아마 안될 듯 싶다고 머쓱하게 웃으니까 스태프들은 용대처럼 아쉬운 표정을 좀체 지울수 없다.
"저랑 작가님은 갈데가 따로 있어서요."
용대와 스태프들이 장비를 정리할 동안 옷을 갈아입고 온건지, 어느새 나타나서는 용대의 어깨를 감싸고 용대에게 왜 갈수 없냐고 묻는 듯한 많은 눈들에게 둘이 따로 갈 데가 있다면서 웃어버리는 성용이다. 용대는 갑자기 어깨에 올려진 팔에 깜짝 놀라서 옆을 돌아보니 성용이 눈을 맞추며 씩 웃는다. 너무 가까이서 웃는 성용의 얼굴에 놀라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고개를 숙이니까 귓가에서 성용이 우리는 얼른빠져요.. 하고 속삭인다. 용대는 그런 성용때문에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고개를 숙인채로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너무 가까운 성용을 살짝 밀쳐냈다. 너무 가깝잖아... 얼굴이나 심장이나.. 터져버리겠네....
"어.. 저도... 못갈 것 같은데..."
"보환씨는 왜 또. 제일 신나하더니."
"그게.. 그냥 좀...."
"여자친구? 좋을때다. 감독님, 모델, 보환이도 없는데 그냥 저도 숙소올라가서 잠이나 잘래요."
아무래도 화보의 감독, 모델이 빠지고 그나마 회식을 주도할만한 보환은 갑자기 요란스레 울리던 전화를 보더니 누구인건지 두 볼이 발그레해져서는 갑자기 자기도 안될 것 같다면서 빠진단다. 그런 보환을 보고 의상팀 가장 연장자인 순명누님은 기지개를 켜면서 그럼 그냥 숙소에서 잠이나 잔다며 빠진다고 하시니까, 한명 두명씩 회식에서 빠지겠다고 한다.
결국 회식은 화보촬영이 아주 끝나버리면 서울에서 하기로 하고 각자 흩어졌다. 보환은 무슨 전화인지 쭈뼛쭈뼛 큰 교목 아래에서 수줍게 전화를 받는다. 발끝으로 운동장의 흙을 긁어 모았다가 다시 꾹꾹 눌러 버린다. 그러면서 간간히 미소도 짓는다. 도대체 누구인거야...
"우리는 놀러가요."
"그래요! 우리 어디가요?"
"음... 막상 놀라니까 갈만한데가 생각이 안나네.."
"그러게요... 어디가 좋을까요?"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생각해요."
스태프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성용이 재우를 보내고 용대에게 와서는 얼른 놀러가자고 팔을 끌어 자신의 차에 태우고는 어디갈까 하는데 성용은 천천히 생각하자고, 시간은 많다면서 용대를 바라보며 웃는다. 그러다가 용대가 아직도 매지않은 안전벨트를 손수 채워주기까지 하고는 정면을 바라보고 일단 차를 출발시킨다. 용대도 그런 성용을 보고 같이 웃어주긴 하지만, 속으론 엄청 걱정된다. 실망할텐데...
"사람이 많은데는 피해야겠죠?"
"아.. 죄송해요. 원래 북적북적한 데가 재밌는데..."
"아뇨, 제가 하도 잘생겨서 인파가 저에게 몰릴까봐 그런건데..."
성용이 익숙하게 차를 몰고 광주시내쪽으로 향하니까 성용의 인기와 인지도를 생각해서 용대가 아무래도 사람들이 있는 쪽은 피해야 할 것 같아서 당연하게 성용에게 물으니까 성용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시내를 그대로 빠져나온다. 용대는 그런 성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미안하라고 한 소리가 아닌데 너무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성용에게 오히려 더 미안해져서 능청스레 성용때문이 아니라고 장난을 쳤다. 성용은 그런 용대때문에 미안한 표정을 지우고 웃으면서 그래도 잘생긴건 제가 한수위죠. 한다. 용대는 그런 성용을 보면서 언짢은 표정을 지으면서 예예 하고 대충 대답해주니까 성용이 삐친 척을 한다.
그렇게 둘이 장난을 치다가 성용이 차를 세운 곳은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는 곳이었다. 성용이 먼저 차에서 내려 아직 여기가 어딘지, 뭐 하는 곳인지 잘 모르는 용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현수막에 눈을 두었다. [코스모스 꽃 축제] 성용은 먼저 내려서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용대는 내려서도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은 별로 없고, 이제 해가 뉘엿뉘엿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고, 사실 주변엔 온통 풀이다. 풀, 그리고 간간히 보이는 꽃들...
"여기가 어디에요?"
"보시다시피.."
"축...축젠데 왜이렇게 사람이 없어요.."
"여기 아는 사람 거의 없거든요. 게다가 왠만한 코스모스 축제는 큰 곳으로 사람이 몰리기도 하고.. 아직 철도 아니고. 그냥 공원이라 생각해요."
용대는 큼지막한 현수막에 큰 글자로 코스모스축제라고 쓰여있지만, 사람이 극히 드문 축제 현장에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성용을 의심스럽다는 듯 쳐다보니까 성용은 익숙한듯 주위를 둘러보고 원래 이렇다면서 어깨를 한번 올렸다 내린다. 성용의 말처럼 여기 코스모스축제는 규모도 작을 뿐더러, 왠만한 코스모스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크고 넓은 곳으로 몰리기 때문에 이런 작은 코스모스 축제에는 잘 오지 않는다. 게다가 여긴 광주시내와 적지않은 거리로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젊은 사람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여기 어떻게 알았어요? 사람도 많이 없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장소인거 같은데..."
"고등학교때 친구놈이 이런데가 있다고 알려줬거든요. 그후로 답답하면 자주왔었어요."
"그렇구나... 되게 멀리 떨어져 있네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잘 모르죠. 여기가 워낙 꽁꽁 숨어있기도 해서. 가끔 저도 헷갈려요."
성용은 익숙하다는 듯 길이 잘 다듬어 져있지만, 관리를 자주 하지 않은 탓인지 길목에 풀이 조금 자라난 길을 편안하게 걷는다. 용대도 그런 성용의 옆에서 나란히 걸으면서 여기저기 둘러본다. 딱히 탁트인 공간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꽃이 만연한 아름다운 공원도 아니었다. 그냥 조금 산아래.. 조금 인적이 드문 공원이었을 뿐인데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도 같고 엄청나게 예쁜 꽃을 바라봤을때 처럼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그런 기분이었다. 옆에 이사람 때문이라 그런가...
"저기! 코스모스 피어있는거 보이세요?"
"우와! 너무 이뻐요!"
조금 걸었나, 성용과 그냥 투닥투닥 장난을 치면서 5분정도 걸은 듯 싶다. 기분 좋은 느낌과, 매연이 없는 좋은 공기, 그리고 아무도 알아보지 않는 사람이 드문 공원을 둘이 그냥 걷고 있는데 성용이 뒷주머니에 넣으며 걸었던 손을 빼서 한곳을 가리킨다. 용대는 성용이 가리킨 손끝을 따라 눈을 돌리니, 코스모스가 모여서 피어있는 예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축제여봤자 이렇게 사람도 드물고, 작은 공원에서 피어있어봐야 얼마나 피어있겠어. 했던 나를 반성시키듯 코스모스는 자신의 미모를 한껏 뽐내고 있었다.
용대는 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피어있는 곳으로 빠르게 뛰어가더니 그대로 쪼그려 앉아 코스모스를 바라본다. 성용은 그런 용대가 마냥 어린아이 같아서 미소를 머금고 용대를 바라보다가 금세 용대의 옆으로 다가간다. 용대는 자신의 옆에 서있는 성용에게 성용씨도 앉아서 이거 보세요 하면서 성용의 팔을 끌어 성용도 자리에 주저앉게 했다. 성용도 용대처럼 다리를 구부리고 앉아서 넓게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보는데 기분이 좋다. 아름다운 코스모스를 봐서, 이런 아름다움을 용대와 함께해서..
"뭐하는거에요!"
"아니.. 저는..."
"이걸 꺾으면 어떡해요! 내가 못살아!"
"이렇게 많은 꽃송이 중에 한송인데요?"
"그래도 안되죠!"
"이미 꺾어버린걸 어떡해요.."
성용이 코스모스중 가장 이쁜 것 같은 꽃송이를 한송이 꺾었더니 용대가 기겁을 한다. 용대는 코스모스 꽃잎을 한번 쓸어보다가 갑자기 옆에서 꺾여진 아름다운 코스모스에 깜짝 놀라서 성용을 돌아보니 성용은 웃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얼굴을 하고 코스모스를 용대의 얼굴앞에서 흔들면서 웃고 있다. 용대는 그런 성용의 팔뚝을 찰싹 소리가 나게 때리고선 이걸 꺾으면 어떡하냐고 성용을 혼낸다. 성용은 얼떨떨한 상황에 용대를 보면서 당황해 하는데 용대는 그저 마음이 아프다. 성용은 코스모스 한송이에 자신을 때리고 혼내는 용대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어서 괜히 입을 삐죽 내밀곤 이미 꺾어버린걸 어떡하냐고 했더니 용대가 한숨을 쉬면서 성용이 쥐고 있던 코스모스 한송이를 빼앗아 들고는 자신의 귀에 꽂는다.
"작가님 지금 뭐하세요..?"
"이미 꺾은 걸 어떡해요."
"그런데 그걸 왜 귀에..."
"성용씨도 이거 꽂아요."
용대는 아무렇지도 않게 성용이 꺾은 꽃송이를 자신의 귀에 꽂았다. 성용은 그런 용대를 보고 놀랍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해서 뭘 하냐고 물었더니 용대는 도도하게 고개를 세우고는 자신을 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 성용의 귀에도 시들시들 거리면서 금방이라도 꺾일 것 같은 작은 꽃송이를 꺾어다가 꽂아주었다. 성용은 용대가 꽂아주는 코스모스를 귀에 가만히 꽂았다. 용대는 성용의 귀를 보더니 만족스럽다는 듯 웃곤 다리를 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왜그래요?!"
"쥐요, 쥐...."
쪼그려 앉았던 다리를 갑자기 펴서 그런가, 용대는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다리를 붙잡고 그대로 얼어버렸다. 성용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멈춰버린 용대가 걱정되서 급하게 일어나서 용대의 다리를 살피려는데 용대는 경직된 얼굴로 성용에게 울상을 지으면서 다리에 쥐가 났단다. 성용은 그런 용대의 다리를 걱정스레 주물러주었다. 서있어서 그런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아픔에 용대는 얼굴을 찌푸리고 끙끙거리는데 성용은 그런 용대가 걱정스러워서 여기 계속 서있을 수는 없겠다 판단하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가까운 곳에 정자가 있다. 일단 저기로 데려가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데리고 가나....
"뭐해요..."
"아 빨리 업혀요. 이대로 여기 서서 쥐가 가시기만 기다릴거에요? 저기까지만 갈게요."
"아 괜찮은데..."
"난 안괜찮아요. 얼른 업혀요. 저 화내요?"
갑자기 자신의 앞에 다리를 굽히고 앉은 성용을 용대가 놀라서 뭘하냐고 일으키려니까 성용은 용대에게 얼른 업히라고 등을 내민다. 용대는 그런 성용을 자꾸만 일으키려하면서 괜찮다고 얼른 일어나라고 하니까 성용이 짐짓 무서운 얼굴을 하고 용대에게 얼른 업히라고, 화낸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성용의 고집을 못 이긴 용대가 성용의 어깨에 팔을 감고 등에 업힌다. 용대는 아무리 자신이 성용보다 작아도 남자라서 무겁겠다 싶어서 많이 무거울텐데.. 하니까 성용은 괜찮아요. 하면서 가뿐히 일어선다.
"밥 좀 먹어요. 아무리 일이 바빠도 그렇지, 무슨 남자가 이렇게 가벼워요?"
"저 가벼운 편 아닌데..."
"사실 제가 예전에 운동 했었어요."
"그렇구나...."
용대를 너무 가볍게 들어올린 성용이 용대에게 왜이렇게 가볍냐고, 밥 좀 먹으라고 핀잔을 주니까 용대가 가벼운거 아니라고 한다. 성용은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은 용대를 등에 업고 너무 편안하게 정자로 데려가면서 사실은 전에 운동을 했다고 하니까 용대가 성용의 등에 업혀서는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가 성용의 귀에 있는 코스모스가 눈에 띄길래 코스모스를 살짝 손으로 건들였는데 성용이 잠시 작게 움찔 움직인다. 아무래도 코스모스를 건들다가 성용의 귀에 손이 닿았나보다. 용대는 그런 성용은 잘 보지 못하고 성용의 귀에 가만 잘 꽂혀있는 꽃을 바라보는데 자신의 귀에도, 성용의 귀에도 같은게 꽂혀있다 생각하니까 재미있다. 누가 성용과 자신이 이렇게 꽃을 같이 귀에 꽂을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어?
"이제 내려줘요..."
"말씀 아니셔도 그렇게 하려고 했네요. 이제 다리 괜찮아요?"
"풉...네..."
"왜 웃어요?"
"귀에는 꽃 꽂고 다정하게 물어보는게 웃겨서요.."
성용이 용대를 정자에 조심히 앉혀놓고 다리 괜찮냐고 다리를 구부려서 용대를 올려다보면서 다리를 주무르자 용대가 갑자기 살짝 웃더니 목을 가다듬고 네. 하고 대답한다. 갑자기 웃는 용대때문에 성용이 왜요? 하고 물으니까 용대는 성용의 귀를 가리키면서 귀에 꽃꽂고 괜찮냐고 물어보는게 언밸런스 했는지 또 한번 웃는다. 성용은 자신의 귀를 한번 만지고는 용대의 귀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는 저랑 같은거 꽂은 주제에. 하고 웃으면서 용대의 옆에 나란히 앉는다.
"그나저나 진짜 이뻐요."
"그러게요..."
"성용씨는 여기서 코스모스 처음봐요?"
"음... 네. 제가 여기를 알게된게 고2 겨울이었거든요. 그리고 고3때도 자주 오긴 했는데 데뷔때문에 바빠서 자주 들르지도 못했는데..."
"그렇구나... 그럼 앞으로 자주와요!"
"서울에서요?"
"아 맞다..."
성용이 용대의 옆에 앉아서 기다란 강아지풀을 뽑아서는 용대의 손등을 간질렀다. 용대는 살짝 손등을 빼고 성용을 밉지않게 째려보곤 아예 손등을 허벅지 아래로 넣어놓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진짜 이쁘죠.. 하니까 성용도 용대처럼 주위를 둘러보면서 그러게요... 하니까 용대가 앉은키도 저보다 조금 더 큰 성용을 쳐다보면서 처음봐요? 하니까 성용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의 옛날 얘기를 짧게 해준다. 용대는 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성용의 기분을 풀어주려 성용에게 자주 오자 말했더니 성용은 서울에서요? 하고 물으면서 웃는다. 아무래도 거리가 거리인지라 자주는 못오겠네... 용대가 바보처럼 고개를 끄덕이는데 성용은 그런 용대를 보고 웃어버렸다. 아무튼 귀여워...
"몇시에요? 배고프다..."
"일곱시 반이요. 벌써 이렇게 됬네... 밥 먹으러가요!"
"그래요! 그나저나 뭘 먹지..."
"저번에 제가 맛있는거 사준다고 약속했잖아요. 그거 오늘로 해요."
"저 먹고 싶은거 있는데..."
"뭔데요?"
"저 오늘 스파게티 먹고 싶어요.. 오다가 봤는데..."
이제 해가 자취를 감추었다. 용대는 꽤 오래 지난 것 같은 시간에 몇시냐고 물어보니까 벌써 일곱시 반이라고 한다. 밥때라서 그런지 배가 고픈 것도 같다. 성용은 시간을 말해주고 이제 밥먹으러 가자고 먼저 일어나서 정자에 앉아있는 용대의 손을 잡아 일으켜 주었다. 용대는 뭘 먹지... 하고 저녁 고민을 하는데 성용이 용대의 손을 아쉽게 놓으면서 저번에 맛있는거 사주기로 했던 약속을 떠올리면서 그거 먹으러 가자고 한다. 용대는 아무래도 성용에게 그렇게 비싼걸 얻어먹고 싶지는 않기도 하고, 그렇게 부담스레 비싼 음식이 오늘은 별로 먹고 싶지도 않아서 성용에게 오다가 봤던 작은 스파게티집을 떠올리면서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니까 성용이 어쩔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작가님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래요. 그래도 제가 나중에 진짜 맛있는거 사주는건 어쩔수 없이 받아먹기로 해요. 하고 약속도 받아낸다.
"저.. 기성용씨 아니세요?"
"네. 맞아요."
"식사중에 죄송한데 사인한장만..."
"아니에요. 여기요."
"사진도 한장만...."
"사진은 다 먹고 나가면서 찍어드릴게요.. 일행도 있고, 좀...."
"아! 네! 감사합니다! 서비스.. 서비스 드릴게요!"
용대가 봤던 식당도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아니 그냥 없었다. 둘이 앉아서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에 분위기가 맘에 드는 식당이라 생각하면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예쁘다.. 느끼던 중에 식사가 나왔다. 용대는 허기진 것도 있고, 정말 맛있게 생기기도 해서 허겁지겁 입에 면을 넣고 먹던 중에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들었더니 성용이 그런 용대를 턱을 괘고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다. 용대가 부끄러운 마음에 괜히 소리를 지르니까 성용이 자신의 스파게티를 돌돌말아서 용대에게 건넨다. 포크를 건네받을 수도 없고 그냥 입을 열었더니 안에 넣어주면서 잘먹는다고 칭찬까지해준다.
그렇게 식사를 하는 도중에 성용을 알아본 여종업원이 다가와서 종이와 펜을 성용에게 건네면서 사인을 부탁한다. 성용은 웃으면서 사인을 해주니까 여종업원은 사진까지 부탁한다. 아무래도 식사중이고, 앞에 용대도 있는데 밥먹는 도중 사진을 찍어주기는 조금 그래서 식사를 다 끝내면 해드린다고 하고 웃으니까 여종업원은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돌아간다. 돌아가면서 서비스도 드린다고 많이 드시라고 하고 주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아왜!! 이리줘!"
"너, 나야 기성용이야!"
"그거야 당연히 기성용이지!"
"너무하다, 너!"
여종업원이 주방으로 들어간지 얼마나 됬다고 안에서는 큰소리가 난다. 둘이 작게 다투는 말다툼 소리가 들린다. 남자는 성용의 사인을 어떻게 하려고 했던건지 여자가 달라고 소리를 낸다. 남자는 성용을 질투하는 건지 나야 기성용이야, 하는 유치한 질문을 냈다. 여자는 당연하다는 목소리로 기성용이지! 하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하니까 남자가 너무하다고 삐친 듯 말을 하더니 주방에서 나온다. 주방문을 들여다보던 성용과 용대는 갑자기 나온 남자와 눈이 마주쳤고, 성용과 용대는 동시에 헛기침을 뱉었다.
남자는 화장실을 다녀온건지 손에 물기가 묻어서는 돌아왔다. 돌아와서도 성용을 째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주방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주방문이 열리더니 여자가 손에 왠 음식을 들고 나온다. 남자는 그런 여자를 세워서는 이거 설마 기성용을 위한거냐? 하고 묻는다. 여자는 또 당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니까 남자가 여자손에 들린 음식을 빼앗더니 자신이 직접 가져다 준단다.
"맛있게들 드십시오."
"아.. 감사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가주세요."
"신혼부부세요?"
"네? 네.. 왜요?"
"둘이 너무 잘어울리셔서요... 같이 레스토랑도 차리시고... 너무 예쁘세요."
"아.. 뭐... 맛있게들 드세요. 기.성.용.씨.빼.고. 일행분 말이요."
남자가 테이블 위에 소리나게 접시를 내려놓고 성용을 째려보면서 맛있게들 먹고 최대한 빨리 나가달라고 한다. 용대는 그런 남자를 쳐다보다가 아무래도 부부인 것 같고, 이렇게 같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게 너무 부럽고 아름다워서 둘이 너무 잘어울린다고, 예쁘다고 하니까 남자가 금세 기분이 풀려서는 용대를 쳐다보면서 웃는다. 그러면서 가져다 주던 접시를 용대쪽에 가깝게 놓아주면서 기성용씨 빼고 용대만 많이 먹으라고 가시가 박힌 말을 하고는 뒤를 돌아 걸어간다. 성용은 용대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하면서 결국 용대와 같이 웃어버렸다.
"감사합니다! 또오세요! 꼭이요!"
"아.. 네...."
"잘먹었습니다! 다음에 또올게요! 두분 너무 잘어울리세요."
사진작가인 용대가 폴라로이드로 둘을 예쁘게 잘 찍어주었다. 그 동안 남자는 가게 문에 삐딱하게 서서 여자와 성용을 째려보고 있었다. 또오라는 여자의 말에 성용은 살갑게 인사를 하지 못하고 남자때문에 네.. 하고 인사를 했음에도 남자는 눈에 불을켜고 성용을 째려본다. 용대는 또오라는 여자의 말에 또오겠다고, 잘먹었다고 인사를 하고 남자에게 두분 너무 잘어울리신다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시라는 말까지 남기고 식당을 나섰다. 식당에서 나와서 성용의 차에 올라타서 성용은 그제서야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용대는 그런 성용을 보고 어쩔수 없이 웃어버렸다.
"남자분 너무 귀여우시지 않았어요?"
"네?"
"아내를 질투하는게 너무 보기좋지 않았냐구요.. 둘이 오래오래 행복하셨음 좋겠다.."
"그 남자가 귀여웠다고요?"
"네... 뭐... 그나저나 표정이 왜그래요..."
"아니에요... 저 남자분 귀여우시다는데 앞으로 자주와요 여기..."
"삐졌어요? 귀여운걸 귀엽다고 하지 못났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깐요... 신경쓰지 말아요..."
차에 올라타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남자를 칭찬하는 용대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성용은 왠지 그 남자가 이해가 갔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보고 귀엽다고 하고 멋있다고 하니까 그렇게 속이 탈 수가 없다. 내가 더 멋있을텐데... 질투한다고 그게 다 귀여운거냐... 그래도 내가 더 멋있어. 속으로 아무리 자기합리화를 하려고 해도 옆에서 남자가 귀엽다고, 둘이 잘살았으면 좋겠다는 용대를 보면 질투가 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도 질투 많은데...
용대는 자신이 남자의 칭찬을 할 때마다 입이 조금씩 앞으로 나오는 성용을 보고 그냥 웃어버리고 말았다. 이남자도 참 질투가 많네.. 귀엽다.
집에오는 도중 입이 나와서 아무말도 하지않는 성용때문에 결국 용대가 성용을 어르고 달래서 성용의 질투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둘은 씻고 티비를 조금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촬영도 했지, 차를 오래타기도 했고, 공원에도 가고 재밌게 식사도 하고... 피곤할 만도 하지... 둘은 열시에 잠에 빠진 듯 하다.
작가왔어요!!
두개 올리고 싶은데 시간도 없고 아이디어도 없고,,,ㅎㅎㅎㅎㅎㅎㅎㅎ
제가 대충 글에 뼈대만 생각해 놓고 그때그때 살을 붙이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오늘 이거 생각해 내는데 힘이 들어 죽는줄...은 무슨 떠오르는 건 많은데 뭔가 표현이 아닌 것 같고 받침이 이게 아닌 것 같고 그래서....ㅠㅠㅠ 자꾸만 딴짓하고 싶고 그래서 자꾸만 늦게 써져요 ㅠㅠㅠ 제 집중력향상을 위해 도와주실분.....?
음...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 아마 모델ki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쓰여질 것 같아요! 원래 30편으로 끝을 맺으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자꾸만 추가되는 내용이 많아서..... 아마 30편으론 못끝낼 것 같죠? 헣
이게 중요한게 아니라...
저희집 컴퓨터아 아예 맛이 갔어요.. 아주 가버렷....
정말 아주 안켜져요... 그래가지고 도서관을 왔는데 월요일은 휴관일이고.. 주말은 오기 너무 힘들고.... 학교도 다녀야 하고 다시 시험기간이고.... 이틀에 한편나올수도 있고 잘하면 하루에 한번 나올 수도 있어요 ㅠㅠㅠ 늘 죄송한 마음뿐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오늘 도서관왔는데 뭐야 그 머리는 노랗고... 적으면 초딩 많으면 중학교 2학년? 같아보이는 여자녀석들이 와가지고 저를 무섭게 쳐다보길래 똑같이 쳐다보다가 무서워서 고개돌린건 비밀............
오...오줌쌀뻔했어요... 무서워서.....
다음편은 아마 잘하면 내일 올거같아요! 그나저나 오늘 한글날인데 여러분들은 욕을 사용 하지 않으시고 우리말 사용 하셨나요? 그전에 제가 먼저 고쳐야 할 것 같은데 ㅎㅎㅎㅎ 전 국문과 가기 다 틀려먹었어요 그렇죠? ㅎㅎㅎㅎ
참.. 제가 몰라서 그러는데 텍파는 어떻게 만드는거에요..? 그냥 제가 쓴글을 복붙???? 해봣어야죠.. 첫작인데............알려주면 이쁜이♥
우리독자분들 늘 제가 사랑해요~~~
브..브금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짝사랑하는 친구가 좀 됬는데 저번에 노래방 갔을때 불렀던 노래거든요...ㅎㅎㅎ 물론 저를 향해 불러준건 아니지만.. ㅎㅎㅎ 저한테 조금 관심 있는 것 같아요 ㅎㅎㅎ 는 희망사항이지만요 ㅎㅎㅎㅎ저 행복해 쥬금ㅎㅎㅎ 요즘 왜이리 하늘이 파랗고 마음이 따스한지 모르겠어요~~~ 행복하기 그지없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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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하는거 천박한거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