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민아... 다음엔 더 귀여운 짤을 가져올게)
“벚꽃 너무 예쁘다. 그치?”
“네가 더 예뻐.”
“하여간 닭살.”
얄밉지 않게 그를 바라봤다. 내가 예쁘다고 말해주는 모습이 진심으로 느껴져서 더 기분 좋게 들린다.
나의 그런말에 표정이 샐쭉해서 흘깃 쳐다보고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 푸흐흐하고 웃는다.
나도 같이 푸흐흐하고 웃었다.
그의 큼지막한 손이 내머리를 쓱쓱 문지른다. 언제나 느껴지는 이 기분이 좋다.
"우리 참 오랜만에 본다 그치?"
쓱쓱 머릴 문지르는 손을 내려 내어깨를 감싸더니 자신의 옆으로 붙인다.
"미안해 필요할때 옆에 못있어줘서."
"에이 괜찮아" 하면서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코끝에 느껴지는 그의 몸내음새가 좋다.
아, 뭔가 잊고있었다는게 생각난것 마냥 감탄사를 내뱉더니 내머리를 헝크린다.
"오빠, 오빠! 이 오빠호칭은 언제쯤 붙일래?"
이거 때문이었구나,
"오빠소리 듣고싶어요?"
그를 쳐다보며 묻자 쑥스러운듯이 고갤 반대쪽으로 돌린다. 그리고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머리를 더 헝클인다.
"아 오빠 그만좀해"
계속해서 머리를 헝크리는 그에 짜증을 내며 말했다. 그러자 헝크리던 손을 내려놓으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는다.
"정말? 우와 아까 나보고 오빠라고 한거야? 맞지? 맞지? 이게 꿈인가?" 하며 내볼을 쭈욱 늘린다.
으,안그래도 못생겼는데 더 못생겨지겠다.
"아프 아프다그"
한쪽 볼이 쭉늘어난채로 대답했다.
아직도 눈이 동그란게 개구리 같다.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그나저나 내볼은 언제 놔주는거야.
"아프 아프다니까 으외 안놔주는거야"
계속 내볼을 늘리며 쳐다보는 그의 팔을 살짝 때리며 말했다.
"아,미안 너무 좋아서."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듯 손을 서둘러 때며 내볼을 쓱쓱 문지른다.
"미안,빨게졌네."
정말로 미안한지 고개를 숙이고 입을 삐죽대면서 볼을 쓱쓱 문지르면서 계속 말한다.
"그러게 오죽 자주 말해줬으면 내가 이렇게 안기뻐하지 무슨 오빠라는 말듣는게 하늘에 별따기야 뭐야 너무 어렵잖아."
투덜투덜대며 말하는 그가 귀여워 다시 한번 웃었다. 내볼을 문지르던 그 손을 잡아 꼭 쥐었다.
"괜찮아,오빠 이젠 자주해줄게"
그 말을 듣자 다시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거참, 개구리를 오늘 몇번이나 보는거야.
"진짜? 정말?"
"응. 당연하지 오빠가 누구 오빤대"
내말에 그의 입이 귀에 걸린다. 보기좋네,앞으로 자주해줘야겠다.
맡잡은 손을 더 꽉쥐었다.
"우리 이 손 놓지말자."
그가 말했고 나는 응 하며 두어번 끄덕였다. 바람에 휘날리는 벚꽃이 참 예쁘다.
.
.
.
.
.
.
.
"으악! 아까워 오브사이드가 뭐야 옵사가!! 시즌4호골이 될수도 있었는데"
비행기를 타고 독일로 돌아가기전, 자기라고 생각하라며 준 인형을 냅다 집어던졌다. 아, 오빠 서운해하겠다.
"흥민아 미안."
내팽겨진 인형을 주워와 몇번쓰다듬고 다시 꼬옥 내품에 안았다. 인형머리를 몇번 더 쓰다듬었다. 이정도면 괜찮겠지? 하며 다시 축구에 집중했다.
중계를 하지않는 분데스리가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보는데 채팅창에 손흥민선수를 직접 봤다는 이야길 하는 사람이 있다. 흐흐 그가 생각났다.
'손흥민선수 실제로 보면 어때요?'
다른사람 눈엔 어떻게 보일까, 걱정반 기대반으로 물어봤다.
'상남자에요 상남자! 사진으로보면 귀여운데...'
푸흐흐 웃음이 나왔다. 하긴 상남자긴 하지. 그래도 얼마나 애교가 많은데 그걸 몰라서 하는 말이야. 내뱉고 싶은 말을 꾹 삼켰다. 이건 나혼자만 아는 일급비밀이니까.
축구는 흥민이가 속한 함부르크의 승리로 끝이 났다. 내가 이긴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시즌 4호 골인줄알고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정말 기뻐했는데 기운없이 쳐저있을 그가, 그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뭐,이럴때 애인님이 있는거지! 하면서 카톡을 날렸다.
'흥민아~'
'흥민아~'
대답이 없다. 치 너는 지금 폰도 안보고 뭐해! 괜히 옆에 있는 손흥민을 꼭 닮은 인형이 얄미워서 콩 살짝 머리를 쥐어박았다.
아프지? 미안, 카톡 확인 안하는 벌이야.
카톡!
소리를 듣고 인형을 가지고 있다가 폰을 재빨리 집었다. 누가보면 비밀 들킨줄알겠다.
흐흐 자동으로 웃음이 나왔다. 내가 많이 좋아하는거 맞나봐.
결국 자기가 자기입으로 오빠라고 하는구나. 오빠라는 소리가 그렇게 좋나? 아직 그 말이 어색해서 미안.
'응!! 당근 봤지! 우리 자기가 경기 뛰는데! 빠짐없이 꼭꼭 다 챙겨보고 있어요!'
또,또 시작이다. 매번 만족스러운 경기가 없는지, 멀티골 넣은 날에도 이랬다. 잘하는데..엄청..
'무슨무슨!! 누가 자기 못한대 왕 잘하구있구만! 시즌4호골 그거 아깝긴했지만 그래도 경기 많이 남았자낳ㅎ 왜 매번 못했다고 그래요ㅠㅠ'
투덜대는게 마냥 귀엽다. 이러는거보면 나이만 먹었지 나보다 애기인거 아닌지 몰라.
'으이구 지금도 충분히 멋져요!!멋쪄멋쪄 신문에 기사도 떴다? 내가 다~모아뒀어! 우리 만나는 날에 꼭 보여줄게~ 안피곤해요?'
신나게 주고받던중에 피곤할거라는 생각을 했다. 경기 끝난 직후인데...

말끝마다 꼬맹이 꼬맹이한다. 키차이가 좀 나긴하지만.. 그래도 큰편이란 말이야! 오늘 경기 열심히 뛰었으니 오늘만 눈감고 넘어가기로했다.
자신도 피곤할텐데 끝까지 먼저 자라며 내 걱정을 해주는 흥민이. 우리 오빠. 내 애인.
오늘따라 더 보고싶네. 아쉬운대로 목소리라도 들려주기로 마음 먹었다.
음음 헛기침을 몇번하고 잠긴 목을 풀었다. 비록 목소리지만 예쁜 목소릴 들려줘야지.
"흥민아! 놀랬지? 많이 힘들지? 그래도 이거듣고 힘내!
오늘도 최고로 멋졌어 오빠! 항상 멋있어지는것같아. 누가 확 데리고 가면 어떡해?
그래도 난 오빠 죽도록 따라다닐거야 알지? 오빠 옆에는 계속 내가 있을 예정이니까!
푹쉬고 좋은 경기보여줘 으쌰으쌰 응원할게 많이 보고싶어 많이! 흥민이2호가 있어도 있어봤자야 그래도 꾹 참고있을테니까 남은 경기도 열심히 해야되!
난 오빠랑 나랑 행쇼할 생각만하고 있을거야 많이 좋아해 뿅!"
으 얼굴에 더운기가 확 느껴졌다. 아마 잘익은 사과같겠지? 이 야밤에 뭐하는 짓이람.
듣기 부끄러우니까 다시 안들어보고 그냥 보내버렸다. 한번 더 들으면 내 손이 없어질것같아.
음성메세지를 보내고 나니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못해서 아쉬웠다. 몇번을 중얼거려도 사랑한다는 말은 꺼내기가 힘들어서.
사랑해- 하는 말을 할라하면 얼굴이 간질간질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연습 많이해서 많이많이해줘야지.
내옆에서 속닥속닥 이야기해주는것 같다. 보고싶어 많이. 말안해도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