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 나 여기서 나가게 해줘. 이제 완연히 살이 빠져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얼굴로 영혜는 속삭였다. 길게 말하기 힘든지 자주 말을 끊었고, 가쁜 숨소리가 거칠게 섞여나왔다. 사람들이, 자꾸만 먹으라고 해…… 먹기 싫은데, 억지로 먹여. 지난번엔 먹구선 토했다구…… 어젠 먹자마자 잠자는 주사를 놨어. 언니, 나 그 주사 싫어, 정말 싫어…… 내보내줘. 나, 여기 있기 싫어. 그녀는 영혜의 앙상한 손을 잡고 말했다. 지금 넌 제대로 걷지도 못하잖아. 링거라도 맞으니까 버티는 거지…… 집에 오면 밥을 먹을 거니? 먹는다고 약속하면 퇴원시켜줄게. 그때 영혜의 눈에서 빛이 꺼진 것을 그녀는 놓치지 않았다. 영혜야. 대답해봐. 약속만 하면. 고개를 외틀어 그녀를 외면하며, 영혜는 들릴 듯 말 듯한 음성으로 말했다. ……언니도 똑같구나.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아무도 날 이해 못해…… 의사도, 간호사도, 다 똑같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약만 주고, 주사를 찌르는 거지. 영혜의 음성은 느리고 낮았지만 단호했다. 더이상 냉정할 수 없을 것 같은 어조였다. 마침내 그녀는 참았던 고함을 지르고 말았다. 네가! 죽을까봐 그러잖아! 영혜는 고개를 돌려, 낯선 여자를 바라보듯 그녀를 물끄러미 건너다보았다. 이윽고 흘러나온 질문을 마지막으로 영혜는 입을 다물었다. ……왜, 죽으면 안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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