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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빈 간택이 다가오다
본격적으로 세자빈 간택령이 전국에 공포되었다.
전국에서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류를 보내왔고, 그 서류들을 일일이 검토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비서실의 불은 꺼질 줄을 몰랐다.
하지만 궁에 비서실보다 더 오래 불켜진 곳이 따로 있었는데 그 곳은 바로 세자저하의 처소였다.
세자저하는 요즘 무리할 정도로 많은 업무를 소화하고 계신다.
그 전에 내가 야간근무를 설 땐, 세자저하께서 주무시는 모습만 보고 오는 일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들어 세자저하께서 새벽3시 이전에 주무시는 걸 본 적도, 주무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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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하...벌써 3시 30분입니다. 내일을 위해 침소에 드셔야 합니다."
"조금만 더 보고 잘게."
"저하. 그러면 이 차라도 한 잔..."
"됐다. 너 마셔라."
세자저하가 많이 피곤해보였다.
눈을 비벼가며 책과 서류를 번갈아보시는게 힘들어보이기도 했다.
왕실에 취직하기 전, 학생 때는 금수저 물고 태어난 세자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웠던 적도 있다.
취업경쟁같은 살벌한 사회생활 필요없이 태어나자마자 왕이라는 직업을 가질 예정이니까 걱정같은거 하나도 없겠다 싶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아빠는 왜 왕이 아니냐고 아빠한테 투정부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근위병이 되고나서 알게된 세자저하는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고 기록당했으며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또한 배워야 할 것도 산더미 같았으며 온국민들의 기대와 왕실 사람들의 요구에 대한 부담을 늘상 가지고 살아야 했다.
공주마마, 옹주마마는 상대적으로 그 부담이 덜했으나 세자저하는 차기 대한민국의 상징이라는 그 기대와 부담이 잔뜩 쏠려있었다.
나는 내가 근무서는 그 시간만이라도 세자저하께 도움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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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궁이 너무 북적거린다."
"곧 세자빈마마 들어오실거니까 그렇지."
"세자저하 이러다가 과로로 쓰러지시면 어떡해?"
"걱정하지마. 세자저하를 거의 1년가까이 모시면서 알게 된건데, 정말 강인한 분이셔. 그러니까 넌 너 일이나 잘 해. 그 오지랖 너무 지나치면 정말 큰일난다."
"근데 요즘 너도 많이 바빠보인다? 무슨 일 있어?"
"이번 분기 지나면 승진시험 볼 수 있어. 미리 틈날때마다 준비해야지. 하루라도 빨리 승진해서 너가 나한테 경례말고 목례하는 걸 봐야겠어."
근위병들에게 목례를 받는 사람은 단 두 명. 주상전하와 근위대장님이다.
전정국 이 자식...근위대장이 목표인건가..?...야망이 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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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드디어 1차 서류통과자들이 궁에서 2박3일간 비서실장님,세자저하,중전마마 세 분과의 면담을 위해 입궁하는 날이었다.
세자빈 후보자들은 모두 덕수궁에 모였고 방을 배정받았다.
"세자빈 후보자들 봤냐?"
"278기 나탄소. 아직 못봤어. 내일 세자저하 호위나가면서 볼 것 같은데. 왜?"
"다들 진짜 존나 예뻐..."
"와..미친 놈."
"지금 내 동기 니 동기 가릴 것 없이 다 후보자들 모였던 데서 넋놓고 훔쳐봤어. 이제 지금쯤 정신이 들었을걸."
정말...남자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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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세자저하는 일찍 덕수궁으로 행차하셨다.
나랑 전정국은 세자저하의 외출 내내 교대없이 근무하기로 했다.
전정국은 접견실에서 세자저하의 바로 옆을 지키기로 했고, 나는 접견 대기실에서 후보자들을 대기 및 안내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면담은 이렇게 진행된다.
한 후보 당 1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후보자 한 분이 접견실에 들어가면 무전으로 근위병에게 다음 후보자를 모셔오라고 한다.
근위병이 모시고 온 후보자는 대기실에서 앞 사람 면담이 끝날 때까지 준비한다.
난 50명의 후보자를 옆에서 보좌하며 몇가지 공통점을 알아냈다.
첫째, 외모가 굉장히 뛰어나다.
둘째, 목소리가 정말 예쁘시다.
후보자들이 10분씩 기다리는 동안 나는 세자저하에 대한 수많은 질문에 대답해드려야 했다.
그 결과, 후보자들의 면담이 모두 끝난 후에 나는 완벽하게 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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