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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생긴 일 - (2)
옹주마마의 심부름을 하고 다시 대기하려는데 이미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전정국을 보았다.
"세자저하...많이 화나셨어?"
"너 노크도 안했냐? 근위병이 되어서 상전에 대한 기본 예의도 없어?"
"옹주마마께서는 나한테 노크하지 말라고 했단 말이야."
"후.....일단은 내 착각인걸로 말씀드리고 덮었다. 그래도 이따 교대하고 나서 제대로 사과드리고 쉬어."
"그래.."
다시 침묵이 흘렀다.
세시간 후, 선배와 교대를 했다.
"선배님. 아까 옆 방에서 대기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어? 그러게. 왜 여기 서있어"
"이 방이 옹주마마 거처입니다."
"정말?"
"예....."
"후..안걸려서 다행이다."
뭐 여차저차해서 선배한테도 이렇게 말씀드리고 교대한 후 세자저하의 거처에 들렀다.
방문 앞에서 심호흡을 했고, 전정국은 고개를 뒤로 까딱하며 빨리 들어가라는 눈짓을 했다.
똑똑 -
"들어오세요"
나는 긴장 반 두려움 반으로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옮겨 방으로 들어갔다.
"근위대 278기 나탄소입니다. 아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내가 고개를 조아리고 있자 자리에 앉아계시던 세자저하가 일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교대 마치고 온건가?"
"예 그렇습니다."
"근위대장에게 들었다. 임무 전달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허나 노크도 없이 들어와 무례를 범한건 오로지 제 책임입니다. 질책하셔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세자저하는 몇 초 간 빤히 나를 쳐다봤고, 나는 아까의 무서운 세자저하가 떠올라 너무 긴장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갑자기 눈물이 또륵하고 떨어져서 나도 깜짝놀라 눈이 커졌다.
세자저하는 그런 나를 보고 피식 웃었고, 나는 너무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졌다.
"너무 무서워하지 마라. 나 무서운 사람 아니야"
"압니다..아는데..."
내가 말을 미처 다 못 잇자 세자저하가 마침내 푸핫 하고 웃으며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누가 이렇게 나약한 사람을 근위병으로 뽑았지? 그만 가보거라. 오늘 실수는 내 아량으로 넘어갈테니."
"감사합니다. 가보겠습니다. 278기 나탄소."
거수경례를 하고 황급히 방에서 나왔다.
설마 이 일이 전정국의 귀에도 들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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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안먹고 한참 잠에 빠져있다가 전화벨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전정국이었다.
"278기 나탄소. 왜"
"야, 너 세자저하 앞에서 울었냐?"
"아..들었냐"
"사과드리랬지, 누가 눈물 보이랬냐."
"닥쳐. 쪽팔리니까"
"또 눈 개구리같이 생겼겠네. 잔뜩 부어가지곤. 이따 교대할 때 남들 안구테러하지 않게 붓기 가라앉히고 와라"
"꺼져라"
전화를 끊고 나는 차가운 음료수병을 꺼내어 눈 주위에 굴렸다.
근데 전정국은 내가 울 때마다 눈 붓는 건 또 어떻게 알았지?
//
근위병이 왕실 일가 한 사람당 2명씩밖에 오지 않다보니 나는 선배와 6시간 간격으로 교대하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내 다음 교대시간은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였는데, 밤엔 근위병들이 거처 밖이 아닌 안에서 대기한다.
비서님들은 업무시간(9시~18시)까지만 왕실의 측근에서 보좌해서 그 시간대에는 근위병들의 특별한 보좌가 필요없지만,
그 이외의 시간에는 마마의 곁에 아무도 없어서 근위병들의 측근보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똑똑-
"들어오세요"
"옹주마마. 접니다."
"앗, 탄소언니! 왜 노크해? 아까 오빠한테 실수해서?"
"그렇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아무리 마마가 허락해주셨다고 해도 예의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언니. 완전 풀죽은거 아니야? 내가 오빠 혼내줄까?"
"아..아닙니다! 제 잘못인데 어찌..."
옹주마마는 굉장한 미인이시고, 심성도 미모만큼 고우시다.
가끔 장난도 치고, 내 긴장을 풀어주시기도 하는 좋은 분이다.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너무나도 성숙한 미모와 생각에 가끔 감탄할 때가 있다.
"마마 이제 자정이 넘었는데 내일 일정을 위해서 주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 언니 올 때까지 기다린거야.."
"예..?"
"오라버니가 방에서 지키고 있을 땐 제대로 못 씻겠어서..."
"앗..진작에 말씀하시죠!!!"
"어차피 올 거였는데 뭘~"
쉬고있을까봐 못불렀다는 옹주마마가 너무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사했다.
옹주마마가 침소에 드시고, 나는 별도로 방에 준비된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열고 업무일지를 작성했다.
세자저하께 실수한 것을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어차피 근위대장님도 알고계시니 쓰는게 맞다고 생각하여 솔직하게 오늘 일정을 썼다.
단, 운 것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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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방소],[8카스테라8],[뱁새☆],[남준아 어디니],[햄찌],[입틀막],[파란당근],[파르페],[침침이<],[포도가좋아],[보라도리]
마지막에 나온 유정양은 그냥 왠지 옹주느낌이 나는 고급진 고등학생 여배우를 고르던 와중 사심 잔뜩 포함해서 넣었습니다 ㅎㅎㅎㅎㅎ
가끔 방탄이 아닌 다른 사람들 사진이 나올 순 있으나 몰입을 위한 자료이므로 독자분들의 많은 양해 부탁드려요^^
(물론 많이 넣진 않습니다 제 글의 중심은 방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