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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EXO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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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이 잘 못 걷는 날 종대가 부축해 어찌저찌 하여 밖으로 나왔다. 우리 둘을 조용히 뒤따르는 루한을 어깨너머로 흘끔 쳐다보고는 다시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자신이 없었다. 귓가에 다시는 듣기 싫었던 총소리가 맴돈다. 탕-,탕-. 내가 만들어 낸 허구의 총소리지만 끔찍하기도 매우 끔찍했다. 머리속도 마음속도 복잡한게 자꾸 깊은 한숨을 뱉게 만들었다. 그런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종대의 속도 타들어가는 듯 했다. 뒤의 있는 루한은, 루한은 모르겠다."OO야, 다른 애들있는데로 가도 될까? 아님 그냥 우리 셋이ㅅ-""가요. 갈께요."차라리 사람이 많은것이 훨씬 낫다. 그 사람들이라고 별 다른게 있는것이라고는 없지만 일단 루한의 나를 쳐다보는 눈빛의 부담스러움은 덜을 수 있겠지. 그 소란스러운 무리들에 섞여들어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지만 나에겐 별 다른 선택지가 없다. 내가 도망간다고 도망치게 놔둘 그들이 아니니. 어느정도 머리속이 정리가 되자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아직도 나의 어깨를 붙들고 가는 종대를 살짝 밀어내고 내 두발로 천천히 걸었다. 머쓱하게 내 어깨에서 손을 뗀 종대는 나보다 조금 앞서가며 내가 잘 따라올 수 있도록 해주었다. 골목길을 돌고 돌아 길 안쪽으로 들어가니 다른 작은 빌라들에 섞여있는 그들의 아지트가 보였다. 아직도 루한은 우리와 거리를 둔채로 뒤에서 걸어오고 있다. 종대는 현관 앞 비밀번호를 꾹꾹 누른 뒤 뒤에 서있는 나를 한번 바라보고 문을 열었다."왔어?어.."집 안을 부지런히 움직이던 민석이 현관 앞을 지나다 종대 뒤에 서있는 나를 보고는 멈칫했다. 못볼것이라도 본 것인지. 입을 헤-벌린채 나를 쳐다보는 민석의 표정이 말이 아니다. 민석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거실에서 편하게 누워 TV를 시청하고 있었던 듯 세훈이 민석의 멈칫한 행동에 호기심이 들었던지 고개만 들어 내 쪽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나를 보고는 아예 쇼파에서 벌떡 일어나 보인다. 그렇게 하나 둘 현관 앞으로 모였다. 어떠한 인사도 뭣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있는 열댓명의 남자들이다."들어가자."종대는 신발장에서 옆으로 살짝 비켜서며 내가 신발을 벗고 들어갈 수 있게 해주었다. 내가 조금 주춤하자 종대는 신발장 앞에 있는 멤버들에게 손짓을 해보인다. 차례로 뒤돌아 어딘가에 있을 사무실로 들어가는 멤버들. 종대를 한번 힐긋 보고는 나도 따라 들어섰다. 내가 저번 날 우리집에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후 있던 곳이 이곳인것 같다. 예전의 그 정신없던 기억이 완전히 되살아나지는 않지만 이곳이 맞는 듯 하다. 종대도 신발을 벗고 집 안에 들어와 나를 앞 서 멤버들이 들어간 곳으로 나를 안내했다. 내가 사무실 문 앞에 서자 루한도 신발을 벗고 들어온 듯 하다."들어갈래?"종대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나는 그저 문만을 빤히 쳐다보았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이들은 나에게 무슨 말을 할까. 정말 사과만, 사과만 하려고 나를 그렇게 쫓은 건가? 결국 날 이렇게 찾아내 데려온걸까? 그들이 나에게 사과를 한다면. 그렇다면 나는, 나는..종대가 최대한 내 표정을 살펴보려 허리를 숙였다. 그닥 썩 좋지 않은 내 표정을 보자 후- 하고 한숨을 쉬었다. 문 손잡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내 행동에 놀란 듯 종대는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말이나 들어보지 뭐. 망설임 없이 문 손잡이를 돌렸다. 꽤 부드럽게 돌려지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당당히 문손잡이를 돌린 만큼 그 문을 여는 속도는 재빠르지 않았다. 문 틈사이로 조금씩 빛이 새어들어오는것을 보며 천천히 그렇게 문을 열었다. 아직 내 시야는 사무실 안 하얀 바닥만을 담고 있지만 저기에 앉은 그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내 뒤로 한명의 시선이 더해지고. 어,어. 잠깐! 문을 열어제끼는 나를 보곤 종대가 당황해서는 허공에 손을 젓는다. 이미 늦었다. 활짝 열린 문에서 또다른 환한 빛이 쏟아지고 이내 고개를 들었다. 열몇쌍의 눈동자들이 내 쪽을 쳐다본다."들어가자."어버버하는 종대가 아닌 차갑고도 냉철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어깨를 스쳐지나가는 루한이다. 자신의 자리를 찾아 익숙하게 앉은 후 내 쪽을 쳐다봤다. 정확히는 내가 아닌 종대를. 당황해하던 종대는 결국 나를 이끌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얇은 양말을 신은 내 발에 사무실 바닥의 찬기가 느껴졌다. 둥그런 유리탁자에 모두가 둘러앉았다. 숨막히는 정적. 그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하,이럴려면 왜 나를 불러 앉혔는지. 힐끔힐끔 눈치만 보던 백현이 정적을 깼다."어, 오랜만이네. OO."나는 대답대신 눈을 맞춰주고 고개를 살짝 끄덕여 주었다. 적극적이지 못한 내 대답이지만 그거라도 좋은지 화사하게 웃는 백현. 백현이 말을 꺼내자 다들 한마디씩 거들었다."맞아, 되게 오랜만이다.""보고싶었어,OO.""안 본 사이 더 예뻐졌네.""잘 지냈어?"차례로 레이,타오,찬열,준면이었다. 잘 지냈다라.. 내가 그동안 잘 지낸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아주 살짝 입가를 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들 환하게 웃는다. 루한만을 제외한 채. 다들 조금씩 소리를 내어 웃다가 루한의 눈치를 보고는 금세 입을 다물었다. 다시 조용하게 흐르는 정적. 결국 내내 답답해 하던 크리스가 루한을 한번 툭 쳤다. 저렇게 대담히 루한을 건들일 수 있는 사람은 크리스 한 사람일 뿐일 것이다. 루한은 그런 크리스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저 투명한 유리탁자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만을 보고있다. 크리스가 한숨을 내쉰다."OO."크리스를 보았다. 늘 상 지니던 진지한 얼굴이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더해진것 같다."우리가 너의 부모님을 죽였어."그렇지. 당신들이 우리 엄마아빠를 죽였지. 그걸 난 내 두눈으로 똑똑히 보고. 심장이 빨리 뛴다. 아까보다도 더 선명한 총성이 들린다. 귀를 틀어막고 싶지만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한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내 옆자리에 앉은 세훈이 눈치챘는지 내 손위로 살며시 자신의 손을 포개어 얹었다."변명으로 받아들이던 상관없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절대 우리가 그들에게 원한을 가지고 하는 일이 아니야.".."우린 그저 부탁받은 일을 행했고 그게 너의 부모님인것을 몰랐어."그래, 몰랐구나. 그냥 시키는 대로 한거다- 이거구나. 그래서, 당신들은 부모를 잃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나요?"..루한은 마지막으로 그 일을 하고 영영 이 일에서 손을 뗄 생각이었지.".."OO,너 때문에 말야."너 때문에.나 때문에. 모두들 고개를 숙이고 크리스의 말을 그저 듣기만 한다. 어느 누구도 거드는 이가 없었다. 루한은 물론이고 다들 그렇게 조용히 사무실안에 크리스의 목소리만 퍼져나가게 했다. 그 목소리를 이리 저리 벽에 부딪히고 부딪혀 내 귓가에 까지 와닿았다. 오직 크리스만이 내 얼굴을 살핀다. 아무것도 느껴지질 않을 내 표정을 살핀다. 나도 지금 내 마음을 모르겠다.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는다. 놀라지도 슬프지도 기쁘지도 그 무엇도 아니다. 지금 찬찬히 내 눈꼬리, 입매, 눈빛들을 살피는 크리스는 내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을지 알고있을까? 이젠 떨리는 손조차도 멎었다. 하지만 더욱 세게 힘을 주어 내 손을 잡는 세훈이다. 이 말을 나에게 전해주는 당신들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죄책감?"그만 나갈께. 루한이랑 얘기하는게 좋겠다."크리스의 마지막말 끝으로 내 손을 잡은 손을 뗀 세훈이다. 그의 온기가 내 손에 아직 감돌며 허전해졌다.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사무실 안을 나가는 멤버들. 아직 그와 단둘이 있기 뭐한 나라서 그들을 잡고 싶지만 입도 손도 움직이지 않았다. 탁- 하고 문이 내는 소리를 끝으로 다시 방안에는 숨막히는 정적이 맴돈다. 답답하다. 나와 멀찍이 떨어져 앉은 루한이 느껴진다. 맞은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옆에 앉은것도 아닌 애매한곳에 앉은 그에게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 둘은 자신들을 비추고 있는 투명한 유리탁자만을 바라보고있다. 먼저 고개를 들어 그를 보고싶지는 않았다.툭-.유리탁자 위로 무언가가 살짝 던져지는 둔탁하고도 유리의 맑은 소리에 눈동자만 굴려 유리탁자 위를 보았다. 나는 곧 루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역시 유리탁자만을 바라보고있는 루한. 그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다. 그는 왜 이 탁자위로 검은 총을 던져올린 것일까.
암호닉 조화 님, 배쿵배쿵 님, 토끼 님, 루루 님, 됴덕 님, 루한 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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