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꿍]님 신청글입니다.
'이름씨, 오늘 시간 괜찮아요?'
'저번에 일찍 가서 미안해요.'
'내가 밥 살게'
![[세븐틴/호시] 야! 하고싶어 中上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91223/08c3ad2bf5131876f1c586f2b23dccca.gif)
[세븐틴/호시] 야! 하고싶어
W. 뿌반장
아, 망했다.
수업이 끝나고 재출했던 폰을 받아든 이름이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바로 어제, 집에 들어가 이불킥을 차며 잠들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차라리 차이는 편이 나을 뻔 했다고 이름이는 생각했다. 이걸 답장을 해 말어. 아니, 당장 답장을 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이름이는 학교에 있었고 교복을 입고 있고 아직 야자도 안했고. 선생님한테 자초지종을 아무리 설명해봤자 야자를 빼주긴 커녕 믿어주지도 않을 노릇이었다. 아니 만약에 믿는다고 해도.
"그래서 지금 그 소개팅 나온 아저씨랑 데이트라도 하러 가야된다 이거야?"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도록 한다. 어우씨, 진짜 어떡하지. 자리에 털썩 주저 앉은 이름이 휴대폰만 빤히 쳐다봤다. 야 이걸 어째. 마침 제 옆을 지나가던 승관의 팔을 붙잡은 이름에 승관이 놀라 이름을 내려다봤다. 왜, 무슨일 있냐? 승관의 팔을 잡아 끌어다가 제 앞에 앉힌 이름이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야, 부승관. 내 얘기 좀 들어봐..
"어우, 기지배. 미쳤어 미쳤어."
"말투 완전 아줌마야,"
"그게 문제냐, 아 됐고. 그 아저씨랑 저녁 먹게?"
"몰라. 그걸 어째야 될지를 모르겠다니까?"
"그냥 솔직하게 말해, 저는 고등학생이고 언니 때문이었다고."
"그랬다가 엄마 귀에 들어가면 난 언니한테 죽어."
"아니면 그냥 씹어, 너 그 아저씨 좋아?"
좋고 말고가 어딨냐.. 이름이 제 머리칼을 마구 헝클였다. 아저씨 잘생기긴 했어. 고개를 끄덕이는 이름을 보며 승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래서 지금 거절 못하는 이유가 아저씨가 잘생겨서라는 거지? 언니 때문이 아니라. 괜히 찔린 이름이 아니라고 빽 소리치자 승관이 실실 웃었다.
"뭐, 잘해보십쇼 성이름씨. 아저씨랑 잘되면 나도 소개시켜줘라!"
하여튼 저거 도움 안되는 새끼.. 교실 밖으로 휙 나가버린 승관의 뒤에다 대고 허공 주먹질을 해댄 이름이 책상에 철푸덕 엎드렸다. 상단바에 뜬 카톡 알림을 한참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다 이름이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 카톡을 눌렀다. 카톡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빠요?'
헐, 미친 바로 읽었어. 순영에게서 온 카톡에 다급해진 이름이 급하게 답장을 보냈다.
'아니요'
'시간 괜찮아요'
와씨 망했어! 어떡해 질렀어! 휴대폰을 붙잡고 반쯤 정신이 나간채로 방방 뛰어 다니는 이름을 보고 친구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런 친구들은 안중에도 없는 이름이 가방에 책과 필통을 쓸어담고 부리나케 교무실로 뛰었다. 저 멀리 퇴근 준비를 하는 선생님이 보이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뛰어 선생님 앞에 도착한 이름이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뭐야, 성이름. 무슨 일 있어?
"쌤, 남친 새끼 지금 딴 여자랑 있는거 같아요."
-
나름 완벽한 조퇴사유였다. 노처녀 히스테리로 유명하던 담임이 새로 사귄 남자친구가 바람이 나 깨지고 난 뒤 한창 예민한 지금, 군말 없이 조퇴증을 받아내기에 완벽한 사유였다고 자부한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조퇴증을 손에 쥐어주시고 얼굴에 급하게 찍어 바른 비비크림도 쿨하게 용서해주신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이름이는 눈썹이 휘날리도록 집으로 향했다.
"야! 빨리 나와봐, 제발!"
방금 자다 깬 듯 부시시한 머리를 긁적이며 방에서 나온 언니년의 등짝을 찰지게 갈긴 이름이 언니의 옷장을 열어재꼈다. 나 지금 그 아저씨랑 밥 먹으러 가야 돼! 이름이의 말에 어이 없단 듯 웃은 언니가 옷장을 뒤적이다 원피스 하나를 꺼냈다. 이러다가 니가 결혼하겠다 야. 언니의 비아냥거림은 아랑 곳 않고 이름이 틴트를 바르며 고데기를 언니의 손에 쥐여줬다. 얼른 해줘, 뻔뻔한 이름이의 태도에 평소같았음 벌써 주먹이 날아왔겠지만 본인이 자초한 일이라 찍소리도 못하는 언니에 이름이는 꽤나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저 도착했어요. 천천히 와요.'
이름이 카톡을 확인하며 언니의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박차고 나섰다. 다녀올게! 원피스 입고 힐 신은 채 전력질주를 하는 미친 여자는 태어나서 볼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저를 쳐다보는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카톡 온지 십분도 넘었다고! 난 누구보다 빠르게 나 남들과는 다르게를 외치며 이름이 미친듯이 뛰었다. 사람이 다급하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힐 신고는 똑바로 걷지도 못하던 이름이 한번의 휘청거림도 없었다.
"어어, 뛰지마. 천천히 와요."
저 멀리서 보이는 순영의 모습에 이름이 더 속도를 내었다. 진짜! 늦어서 죄송해요. 헥헥 숨을 몰아쉬는 이름을 보고 순영이 피식 웃었다.
"뭐, 학교 지각 하는 것도 아니고. 이거 좀 늦는다고 혼 안내니까 다음부턴 뛰지 마요. 넘어지겠어."
학교 지각이라는 말에 이름이 괜히 뜨끔했다. 맞어, 우리 학교 지각하면 엄청 혼낸다고.. 이름이 목끝까지 차오른 말을 애써 눌러 담았다. 갈까요? 순영이 이름이의 앞에 손을 내밀었다. 순영의 손을 한번, 얼굴을 한번 쳐다본 이름이 무슨 뜻인지를 몰라 고개를 갸우뚱했다. 부담스러워요? 손 잡지 말까요? 순영이 내밀었던 손을 슬쩍 내렸다. 아! 아뇨! 그제서야 내민 손의 의미를 알아챈 이름이 당황해 내리는 순영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런 이름에 순영이 푸하하 크게 웃으며 이름을 내려다봤다. 진짜 귀엽네,
-
"맛있어요?"
식당에 앉아 나온 음식을 볼 한가득 밀어 넣은 이름과 다르게 순영의 식기는 깨끗했다. 네 완전, 아직 볼이 빵빵한 채로 고개를 끄덕인 이름이 순영의 앞에 고기 한 조각을 내밀었다. 드세요, 왜 안 드세요? 이름이 내민 고기를 보고는 또 한번 크게 웃은 순영이 고기를 받아 먹었다. 고마워요. 많이 먹어요. 이름이 밥을 먹는 내내 입꼬리를 올린 채 이름을 쳐다보던 순영이 손을 뻗어 이름이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아냈다. 이름이 놀라 볼을 붉힌 채로 순영의 손이 닿은 곳을 재차 닦았다. 아씨, 창피해.
"얘기 들었던거랑 완전 다르네요, 되게 까칠하고 선보는거 무지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아, 그. 제가 원래는 좀.. 그래요!"
"진짜요? 되게 안어울린다. 지금 까칠하기는 커녕, 완전 애 같은데."
맛없는 급식만 먹다가 맛있는거 먹으러 나온 느낌? 이름이 한번 더 뜨끔했다. 그쵸, 우리학교 급식 맛없는 건 또 어떻게 아셨을까. 이름이 혹여나 들킬까 입안에 있는 음식을 빠르게 씹어 삼키고 수저를 내려놓았다. 다 드셨으면 빨리 가요..!
-
"집 데려다 줄게요, 늦었는데."
"아니에요! 괜찮아요. 아직 열시도 안됐는데 평소엔 열시 넘어서 집에 가는 걸요."
"과제 엄청 내주나봐요?"
"..아, 그쵸. 네 과제."
과제는 무슨, 야자지. 오늘 도대체 몇 번이나 심쿵하는 건지. 이름이 더 이상 집까지 같이가다간 큰일 나겠다 싶어 손사레를 치며 거절했다. 그럼, 안녕히가세요! 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선 이름이의 뒤를 순영이 따라 갔다. 그런 순영에 머릿 속이 잔뜩 복잡해진 이름이 눈을 굴렸다. 왜 쫓아 오냐고 물어봐야 되나, 혹시 나쁜 사람인가? 아니야, 그냥 나 데려다 주는거면 어떡해. 아 언니 마주치면 망하는데. 온갖 생각이 다 들고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은 이름이 뒤로 돌았는데..
"악!"
"아, 깜짝아. 갑자기 왜 돌아봐요."
혹시 여기 살아요? 계속 같은 방향으로 가길래. 순영이 이름이의 어깨를 잡았다. 뒤돌자 바로 코 앞에 닿을 듯한 순영의 얼굴에 놀라 뒷걸음질 친 이름에 덩달아 놀란 순영이 가슴을 쓸어 내렸다. 순영이 가리킨건 다름아닌 이름이 사는 아파트였다. 이름이 설마설마하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혹시..
"아, 이럴거면 같이 갈걸 그랬네. 나도 여기 살아요."
아, 망했다.
[뿌반장]
이왕 분량 조절 실패한거 제대로 한번 실패해보겠습니다 하하
상, 중상, 중하, 하편까지 나올 예정이에요. 댓글을 보니까 독자분들이 좋아해주시는거 같기도 하고 저도 단편으로 끝내기는 좀 아쉬운 주제가 나온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통크게 네편짜리 분량으로 조정을 했습니다. 많이 좋아해 주실거죠? 뀨_뀨 (근데 이번글 퀄이 조금...노답)
아 참고로 저 공부한다고 해놓고서 공부는 죽어라 안하고 있습니다...ㅎㅅㅎ 망해써요.
아 그리고 암호닉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제가 이런 조각글?이나 단편들도 계속 쓸 생각이고 고수연국 같은 연재글도 계속 쓸 생각인데
그냥 저 뿌반장 통합 암호닉을 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글마다 암호닉을 받아야 할까요..ㅜㅜ
앞으로 약간 어둡어둡 취향 갈리는 글들도 쓸 예정이라 고민이 되네요.. 독자님들은 어떻게 하는게 좋으신가요..?
독자님들의 의견 기다리고 있겠습니당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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