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망상/박주영] 한번 더 추석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6/2/b62f8f03a43bb1dfb13063022060f7ae.jpg)
[국대망상/박주영] 한번 더 추석
"오빠오빠! 나왔어! 어제 진짜 멋있었어!"
추석인데 보나마나 부모님집에도 못내려가 혼자 집에서 혼자 뒹굴거리고 있을 오빠생각에 잔뜩 장을 봐서 오빠네로 향했다. 혹시나 했건만 역시나 쇼파에 누워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 오빠가 보인다. 어쩜 이렇게 예상되나 싶어 웃음이 나와 두손에 든 비닐봉지를 내려놓고 오빠에게 다가가며 말하자 오빠는 왔냐는 인사도 없이 '정신없다. 조용히 좀 하구로-'라며 핀잔부터 준다. 쳇, 그래도 어제 골 넣고 팀도 이겨서 자기도 엄청 좋아했으면서 왜이렇게 내 앞에선 무뚝뚝한지 모르겠다. 맨날 나만보면 잔소리로 시작해 잔소리로 끝난다. 혼잣말로 꿍시렁 거려가며 소파 앞에 털썩 앉자 내 머리 위에 손을 얹고는 부비적대다 내린다. 치, 괜히 웃음이 나와 고개를 돌려 살짝 째려봤다 표정을 풀고는 베시시 웃자 오빠가 대뜸 먼저 말을 꺼낸다.
"추석인데 집 안가나? 부모님 기다리신다."
"있다가 갈거야! 기껏 생각해서 와줬더니 왜 쫓아낼려 그래."
"추석에 니 집에 안보내고 붙잡고 있으면 내 벌써 미운털 박히지 않겠나-"
"벌써 우리 부모님한테 잘보일려 그러는거야-?"
오빠의 말에 또 웃음이 실실 새어나와 히히웃으며 말하자 오빠는 민망한지 나는 쳐다보지도 않고 TV에만 눈을 고정한다. 뭐가 그렇게 부끄럽다고 귀까지 빨개진건지. 진짜 귀여워 죽겠네. 내가 얼굴을 쓱 내밀어 TV를 못 보게 가려버리자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는 고개를 더 내빼서 나도 따라 내뺐다. '쫌 비키라.' 내 눈은 마주치지도 않고 말해오는 모습이 귀여워 연신 웃고 있자 날 힐끗 쳐다봤다 다시 시선을 돌리고는 뭐가 그렇게 좋냐고 어이없어 한다. 그냥 오빠랑만 있어도 좋지 뭐. 내가 장난스럽게 부끄럽냐며 엉덩이를 토닥거리자 오빠는 화들짝 놀라서 상체를 일으키고는 '이 가스나가 미칬나!' 소리를 친다. 그제서야 날 쳐다보는 시선에 방긋방긋 웃고 있자 오빠는 미간을 좁히고 쳐다보다 이내 다리를 고쳐 아빠다리를 하고 앉아선 '그래서. 뭐할라꼬 왔는데.'하며 그제야 내가 온 이유에 대해 묻는다. 박주영 아이컨텍 거참 비싸네. 내남자랑 마주보고 대화하기 왜이렇게 어려운건데.
"빨리도 물어보시네-"
"와왔는데. 그냥 명절이라 들른기가?"
"보나마나 오빠 이러고 있을거 같아서 추석 분위기 좀 내주러 왔다. 왜-"
"뭔 추석분위고, 니 안와도 충분히 난다. TV만 틀어도 죄다 추석특선영화다."
"그게 추석분위기냐- 오빠 먹을 전도 부쳐주고, 있다가 같이 송편도 만들어 먹자-"
내 대답이 영 마음에 안드는건지 여전히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표정에 '전 부칠테니까, 특선영화나 보세요-'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에 놔둔 비닐봉지를 들려하자 오빠가 소파에서 일어나 내 손에서 비닐봉지를 뺏어가 주방까지 들어다 놔준다. '뭐이리 많이 샀노. 배때지 터지겠다.' 비닐봉지를 뒤적거리며 엄청난 재료 양에 오빠는 혀를 내둘렀다. 이게 오빠집에 아무것도 없는 탓에 산거지. 말 하려다 말았다. 소금도, 참기름도,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평소에 잘만 해먹었으면 내가 이런데 돈 썼겠어. 어차피 잔소리는 오빠꺼니까 내가 양보한다싶은 마음에 입을 꾹 닫고는 앞치마를 꺼내 입고는 오빠 앞에서 뒤돌아섰다. 말하지 않아도 바로 손을 들어 내 앞치마를 매주는 손길에 괜히 행동만으로도 통하는 사이인가-하고 혼자 좋아하고 있자 오빠는 뜬금없이 '니 살찠나- 끈이 더 남았던거 같은데.'라며 어택을 한다. 이 망할 박주영!
"안쪘어-!!! 진짜 추석에 이럴래?!"
"그냥 한 말이다. 닌 다른 가스나들처럼 다이어트 하지 마라. 지금이 딱 예쁘다."
오빠를 사납게 노려보던 내 눈꼬리가 나도 모르게 슬며시 내려간다. 예쁘다니.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박주영이 내게 예쁘다니. 내가 지금 제대로 들은건지 꿈을 꾸는건가 싶어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자 '정신차리라' 피식- 웃으며 말한다. 진짜 내가 알던 박주영인가. 눈만 깜빡이고 있자 익숙하게 내 앞치마 주머니에서 머리끈 하나를 꺼내 어깨를 잡아 돌려 세우고는 찬찬히 머리를 쓸어 잡는다. 손가락 사이로 머리카락이 흩어지면서 조심스레 머리를 올려 묶어주는 손길이 간지러우면서도 기분 좋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진짜 내가 알던 그 박주영이 맞나 모르겠다. 입에 힘을 꾹 줘도 새어나오는 웃음때문에 풋- 웃음을 흘리자 '와웃는데' 하고는 머리를 다 묶어주고 머리를 이리저리 만진다. 자기가 묶고도 허술하게 묶인게 눈에 보이는지 '아, 안되겠다. 니가 다시 묶어야겠다.'하고는 머리끈을 빼려는 그 손을 꼭 잡고는 내려놓았다. 오빠가 묶어준거니까 잘 때까지 안풀러야지.
"오늘 뭐야? 추석선물이야? 우리오빠 아닌거 같다-"
"요즘 마트가면 다 파는걸 굳이 해먹겠다고 난리가."
"내가 해준거랑 마트가랑 같겠어?"
"물론 마트건 맛있겠지."
내 말에 쑥쓰러워진건지 금새 말을 바꿔 비닐봉지를 뒤적인다. 근데 진짜 병주고 약주나. 칭찬해주기 무섭게 또 디스다. 그래. 이래야 진짜 박주영이겠지. 입을 잔뜩 내밀고 혼자 꿍얼거리고 있자 오빠는 옆에 와서 내 표정을 살피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린다. 나 놀려먹는게 그렇게 재미있나. '삐짔나-' 내 팔을 툭툭 쳐오며 묻는 오빠에게 대답도 없이 비닐봉지에서 사온 재료를 꺼내 정리하고 있자 오빠는 아예 의자를 빼고 식탁 앞에 앉아서 턱을 괴고 날 빤히 쳐다본다. 샐쭉하니 웃으며 쳐다보는 시선이 신경쓰여 얼굴을 지푸려도 눈을 떼지 않는다. 살짝 찌릿하고 째려보니 왜그러냐는 듯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이 얄밉다. 아오, 저 얄미운 박주영. 방금까지 기분 완전 좋았는데 또 이렇게 놀리고 있는 그를 보고 있자 괜히 심통이 나려 한다.
"나 놀리는게 그렇게 좋아?"
"누가 니 놀리는게 좋댔나. 니가 좋다 안카나."
"맨날 자기 불리할때만 이러고. 오빠가 그러면 내가 또 혼자 좋아서 헤헤거릴 줄 알았지?"
"단디 삐짔나보네. 농담도 못하나- 내 언제 니 음식 맛없다 한적이 있나, 남긴적이 있나."
"그래도... 난 진짜 오빠 생각해서 사온건데 계속 구박만 하고-..."
기운이 쭉 빠지는 느낌에 푸- 숨을 내뱉고 말하자 오빠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다가와선 날 꼭 안는다. '내가 한게 구박이가. 추석인데 안 쉬고 내때문에 니 고생하니까 하는 말 아이가-' 낮게 깔려오며 하는 말에 진심이 담겨진것만 같아 응어리졌던 마음이 사르르 풀려나간다. 나도 손을 올려 오빠를 꼭 끌어안았다. 하여튼 속은 더럽게 깊네. 그럼 그럴 땐 사실대로 말하거나 그냥 칭찬이나 해주지. 말하려다 그러면 또 이 분위기가 깨질까 입을 다물었다. 그저 아무 말없이 내 등을 토닥여주는 그 품이 좋아서 나도 오빠의 등을 슥슥 쓸어내렸다. 이내 안았던 팔을 풀고 오빤 날 보고 씨익-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누구 남잔지 진짜 멋있긴 하네. 나도 오빠를 따라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러자 '삐지지마라-'하고는 두 손바닥으로 내 볼을 두드린다. 고개를 끄덕끄덕하자 그제서야 오빠는 배가 고프다며 언제 해먹냐고 배를 슥슥 매만진다. 조그만 기다리라 말하고는 바쁘게 다시 재료 정리를 하고 있자 오빠는 다시 식탁에 앉아 천천히 내 행동을 눈으로 쫓는다. '그렇게 쳐다보고 있으면 나 요리 못 해-' 이거 떨려서 요리 하겠어. 내 말에도 오빠는 아랑곳 하지 않고 여전히 시선을 떼지 못 한다.
"니랑 결혼하면 니 요리하는거 맨날 볼 수 있나-"
박츄박츄 |
박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냥 박츄가 느므 좋아서 한 번 써봤네욬ㅋㅋㅋㅋㅋㅋ 는 뜬금없이 추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전 서울사람이라서 사투리도 어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헿그래도....국대행쇼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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