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랑은 그런 사이니까 02
점심을 먹고나서 나른한 오후 1시, 창가에 자리한 경아와 백현의 자리는 따스한 봄햇살이 쏟아져왔고 지루한 문학시간을 자장가삼아 잠들기에는 충분했다. 물론 백현은 그러지 못하고 애꿎은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어댔지만 말이다. 잠들지 않겠다는듯이 부릅 뜬 백현의 눈은 붉게 충혈되 있었고 그 꼴을 뒤에서 지켜보던 찬열은 킥킥거리기 바빴다. 지난 방학동안 자느라 모든 연락은 거두절미하고 게임만 한 탓에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백현은 행방불명이였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사랑을 하면 변한다더니 진짜 사랑이였나, 뒤에서 찬열이 감명을 받던 말던 백현은 흘끔흘끔 옆자리의 경아를 훔쳐보았다.
' 아 무슨.. 손톱도 예뻐. '
연분홍빛 손톱이 자리한 하얗고 작은 손, 그리고 그 위로 조금 더 시선을 올리면 백현 자신에게 새침히 내뱉던 도톰한 입술, 그리고 더 위로 올리면 오똑하지는 않지만 앙증맞은 코가 그 위로는....
' 헠 ㄹ아ㅣㅓㅁ ;ㅣ '
동그랗고 커다란 눈이 자신을 쳐다보고있었다. 당황한 마음에 조금 전까지 쏟아지던 잠이 모두 달아나버렸다. 언제부터 본거지? 아니 그전에 왜 자신을?! 으악 변태로 아는건 아니겠지? 일명 멘붕상태에 빠진 백현은 삐질삐질 식은 땀을 흘렸다. 혹여나 다시 눈이 마주칠까봐 눈도 못돌리겠다. 어쩌지? 그래도 수업듣는 경아의 모습은 보고싶은데! 이리저리 고민하던 백현은 다시 흘끔 눈을 돌렸다. 이놈의 눈은 지조도 없지. 자괴감에 빠지던 백현이 무색하게도 경아는 아무렇지 않게 필기를 하고 있었다. 햇살이 경아를 향해 쏟아졌고 빛나는 경아의 자태에 백현은 두근거렸다. 두근두근.
*
' ... 도경아 '
그 짧은 한마디가 백현의 머릿속에서는 쉴틈없이 무한반복이 되고있었다. 의외였다 명찰을 보지않고서는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을것같았는데 - 첫만남때문이라도 - 설레임에 혼자 이리저리 김칫국을 마시던 마음이 무색하게도 백현은 그 이후로 한번도 경아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언뜻 보았을때 같은 반 다른애들과는 아무렇지 않게 잘 얘기하는거 같았는데 제 앞에서는 왜그리 견고한 성벽같은지. 백현은 한숨을 쉬며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벅벅 긁다 침대로 뛰어들었다. 내일은 주말이니 오후까지 푹 늘어져 자야지. 그렇게 백현은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잠들었다. 물론 그 행복함은 정확히 8시간뒤에 끝났지만 말이다. 열심히 금요일을 불타게 보낸 백희때문에.
" ....... "
" 야 누나가 웁,우윀에... "
" .......... "
" 치..킨 사줄 게윀윀 "
백현은 더이상 백희의 말을 알아듣는것을 포기하고서는 닭인형 탈을 뒤집어 썼다. 주말 알바를 대타 뛰어주기로 한것을 까먹은 백희가 신나게 죽어라 퍼마신덕에 애꿎은 백현이 하루종일 전단지를 돌리게 된것이다. 그것도 닭인형탈을 쓰고서- 치킨집 알바였다.- 제발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 아는사람이 없길 바라며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을까 저멀리서 기타가 걸어오고있었다. 아니,정말로 기타가 걸어오고있었다. 뭐지? 전단지를 나눠주다말고 흠짓한 백현이 다시 자세히 쳐다보자 연갈색 기타케이스를 안고서 걸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난 또 뭐라고. 시선을 돌리려던 백현은 등 뒤에서 딸랑이는 종소리에, 연이어 들려오는 기타소리에 시선을 돌려야만 했다. 설마.. 설마 이 치킨집 보통 치킨집이 아니였던 것인가 라이브치킨카페라니 ㅈ..좋은 병맛이다..! 벙찐 백현은 기타소리를 반주삼아 들려오는 목소리에 입을 찢어져라 더 벌렸다. 그리고 그런 백현의 머리속으로 어젯밤까지 무한자동반복재생이 되던 한 목소리가 렉이라도 걸린것 마냥 다시 재생되었다. 목소리를 따라 급히 매장안으로 들려갔지만 어디에도 없는 사람. 백현은 이리저리 둘러보다 걸리적 거리는 거대한 대두치킨인형탈을 벗어버리고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점점 가까워지는 목소리에 고조되는 심장. 우와,설마 아니겠지? 괜스레 조마조마한 마음을 부여잡고 올라가니 메인홀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낯익은 얼굴.
" ........? "
" ..........안녕 "
도경아였다.
*
... 음 생각보다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네요
암호닉 줘. (feat. 박력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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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