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작!! 시험끝났어요!!
| If Your Cinderella |
W. Jerry 이어폰을 끼고 가는 옆 여자애가 멋있어 보였다. 그 아이는 남자도 아니고 늠름하게 생긴것도 아니며 심지어 예쁘지도 않다. 하지만 나는 하루라도, 아니 단 몇시간이라도 그 여자애가 되고 싶었다. 버스가 덜컹거리고 몰래 요금을 내고 타지 않은것도 벌써 몇일째였다. 그 덕분에 사람이 많은 때에만 타야해서 버스 정류장에 사람이 많아질 때까지 기다린것도 한 두번이 아니었으며, 그것으로 인해 생긴 갈등은 모두 나를 괴롭게 했다. 그 여자에가 곱게 앉은 곳에 올려진 프라다 지갑은 반짝 빛이났다. 지갑의 광택이 햇빛에 비춰져 그런걸 수도 있지만 내 눈에는 그것보다 더 멋진 빛이 지갑을 빛나게 하고 있었다. 손이 껄떡거렸다. 저 지갑을 잡게 해달라고, 나에게 마치 비는것 같았다. 다음 정류장은, 신오마을 입니다. 버스에 알림음이 울려퍼졌다. 거의 내릴 분위기였다. 나는 여자아이의 무릎위에 있는 지갑을 재빨리 집어들었다. 버스의 문은 열렸고, 나는 재빨리 뛰어내렸다. 여자아이의 비명이 퍼졌다. 잡았다. 헤헤… 양심에 걸리긴 했지만 기분이 좋아 지갑을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뒷덜미가 잡혔다. 01 Written. Jerry 뚜벅, 뚜벅… 걸음걸이는 상투적이었고 소리 역시 뻔했다. 구두가 여기저기 불안정하게 돌아다녔다. 이걸 어떻게 해야 쓰나, 도대체. 사원 출석 장부에는 결근, 또는 야근 등의 자료들이 모두 적혀있었다. 홍보부 남우현 사원. 입사 4개월 째, 오늘도 결근. 이름 옆 이제는 체크되다 못해 더 이상 있는 사람 취급도 안하는 사원이 눈에 띄였다. 한 늙은 남자는 손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톡, 톡. 작은 소리지만 그 소리 안에서도 불안감은 여실히 느껴졌다. 늙은 남자 뒤 중년의 남자가 회장님, 어떻게 할까요. 물음을 던졌다. 노인은 장부를 손으로 던졌다. 쾅- 하는 파열음이 일었다. 종이 장부 뒤를 받치려고 막아둔 플라스틱 판이 부셔졌다. 조각난 플라스틱 장부는 중년의 발 앞에 흩어졌다. 중년의 남자는 조각조각난 플라스틱 장부들을 손으로 주웠다. " …골드카드건 뭐 건, 다 끊어버려 " 예? 고개를 숙여 플라스틱 조각들을 줍던 중년의 남성이 노인의 말에 고개를 쳐들었다. 조금 놀란 눈치였다. 회장님… 회사가 한바탕 난리가 날겁니다. 도련님을 모르세요? 집사들 카드라도 뺏어서 쓰고 다닐 사람입니다. 노인은 남성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지. " 그래도 전부 다 끊어, 이 새끼한테 적당한 방법은 이게 다야. " " ……알겠습니다. " 남성은 마저 조각을 몇개 줍고서는, 노인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럼, 저는 나가보겠습니다. 노인은 반드시 전부 다 끊어, 라는 당부의 말을 남긴 채 닫히는 문으로 소리없이 사라졌다. If Your Cinderella 연한 하늘빛 와이셔츠가 팔을 감싸고 있었다. 성규는 그 위에 덧대어 입듯 검정 마이를 팔에 끼워넣었다. 아침 공기는 생각보다 추웠고 날카로웠다. 사무용 검정빛 가방을 집어들고는 신발장 바로 앞에 놓인 전신 거울에 이리저리 몸을 비췄다. 이정도면 사무적인 모습에 딱 알맞겠지, 잠깐 바닥에 내려놓은 가방을 다시 집어들었다. 어제 부탁해 말끔히 닦인 구두가 신발장 조명에 비쳐져 빛이 났다. 삐리릭- 상투적인 소리가 들리고, 현관문이 열렸다. 빈 집은 성규의 외출을 아쉬워 하는 듯 싶었다. 안녕, 짧은 마음 속 인사가 끝나고 현관문이 다시 닫혔다. 출근. 계단을 내려오자마자 빌라 옆 주차장으로 향했다. 손에 있는 조그마한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삐빅- 하면서 차의 위치를 알림과 동시에 차 내부의 잠금기능이 풀렸다. 뚜벅, 뚜벅. 몇 걸음 걷지 않아 차 앞에 도착한 성규가 손으로 문을 열었다. 달칵, 몸을 숙여 운전석에 걸터 앉은 후 열쇠를 끼워 넣었다.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세찬 힘으로 당겨 닫고는 걸린 시동에 덤으로 얹어 발을 움직였다. 곧 엔진소리가 조금 더 크게 울리고 차는 움직임을 시작했다. 먼 거리에 위치하지 않은 사무실을 향해 타이어가 힘차게 내딛었다. 동네 도로를 지나 곧 국도로 진입했고, 국도를 얼마 달리지 않아 왼쪽으로 커브를 꺾어 시내로 진입했다. 차들이 이미 한 가득 밀려있었다. 하지만 평소 출근시간보다 1시간은 더 일찍 출근 하는 성규는 지각할 위험이 거의 없었다. 여유롭게 핸들을 조금씩 움직이며 앞을 쳐다보았다. 앞 차는 앞이 보이지 않아도 한 가득 짜증이 느껴졌다. 출근하는 상황은 항상 이랬다. 꽉 막힌 도로를 뚫고, 곧 한적한 시내를 달려 시내 끝편에 위치한 대형 건물 주차장에 차를 멈춰세웠다. 곧 창문을 열어 왼편 경비 사무실에 사원증을 들이밀었다. 그러자 앞에 있는 정지바가 느리적하게 올려졌다. 다시 차를 움직여 미끄러지듯이 주차장 안으로 들어섰다. 헤드라이트가 반짝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뒤 부분 부터 하얀 네모안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살짝 몸을 뒤로 틀어 뒤를 살핀다음, 천천히 후진했다. 아슬아슬한 주차가 끝나고, 곧 시동이 꺼졌다. 차에서 내린 성규는 다시 키에 달린 리모컨 버튼을 한번 더 눌렀다. 경보음과 함께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엘리베이터는 한적했다. 들어서자마자 고속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반경에 꽉 막힌 시내 풍경이 보였다. 빠르게 올라온 엘리베이터는 6층 광고, 홍보학부에 멈췄고 성규는 곧 멈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는 대로 나섰다. 구두소리는 복도를 울렸고 곧 사무실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부장님. 상투적인 인사들이 들렸다. " 부장님, 오늘은 조금 늦게 오셨네요 " 전속 비서가 정장에 있는 먼지를 털며 인사를 건넸다. 아, 오늘 차가 너무 막히길래… 대충 대답을 한 성규가 매일 사오던거 가져와주세요, 하고 지시를 내리고는 벽이 쳐져있는 제 사무자리로 들어가 앉았다. 제 몸집보다 큰 의자가 성규를 반겼다. 컴퓨터는 이미 부팅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마우스를 움직여 한글 2012를 틀어 이번 프로젝트 기획안 내용을 마우스 휠을 움직여 이리저리 확인했다. 오타는 없는지, 내용은 괜찮은지. 흠, 곤란한 듯 이리저리 휠을 움직이다가 곧 책상 위에 놓여지는 커피 하나를 보고 화면에 집중하던 눈을 위로 올렸다. 얼마죠?, 5400원 입니다. 딱딱한 대답이 들렸다. 나중에 드리겠습니다, 지금 있는 화면 프린트부터 하죠. 성규는 커피를 집어들고 빨대로 한입 먹더니 마우스를 움직여 인쇄버튼을 눌렀다. " 기획안 제출은 내일인데요, 부장님 " " 제출 하려는거 아닙니다 " 비서의 조언에 성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꾸했다. 비서는 곧 프린트 앞으로 가 나오는 종이들을 받았다. 기획안은 대략 2장 정도 되어보였다. " 부장님, 두장이 끝이에요? " " 아, 두 장 모두 새로 들어오는 신입사원 자리에 놔 주세요. " 알겠습니다. 사무적인 대답이 들렸고, 성규는 곧 다시 커피를 집어들고는 빨대를 물었다. 이번에 들어오는 신입사원 어떻습니까? 성규는 먹던 커피를 다시 책상 위에 얹으며 물었다. 비서는 제가 갖고있던 서류를 두 어번 넘기더니 말을 시작했다. " 현재 회장님 아들로 알고있는데요, 나이는 30. 철 없이 행동하는게 특징이라 홍보부 김 부장이라면 잘 고칠거라 믿고 내보냈네, 라고 회장님께서… " 그래놓고 4개월을 출근을 안 해요?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려고… 부모님 돈 있다고 날라다니는건지, 참. 한숨 섞인 성규의 투정이 들렸다. 곧 8시30분 정각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고, 이미 그 알람이 울렸을 때는 사원들이 각자 자리에 다 앉아있었다. 성규는 사이를 가로막은 벽을 거치고 나와 사원들의 인사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부장님. 안녕하세요… 성규는 목을 움직여 가벼운 목례로 답 인사를 마쳤다. 사원들은 각자 제 자리에 앉았고, 컴퓨터로 향했던 시선은 성규한테로 다 향해 있었다. " 오늘은 정식 회의가 있는 날 입니다. 각 부서의 부장들이 모여 전체 프로젝트 기획안 제출 전, PPT 발표가 있어요. 다들 각자 맡은 구역에 제대로 된 기획안 부탁드립니다. 오늘 아침 조회는 이걸로… " 달칵, 급하게 부서 문을 여는 소리가 났다. 다들 문 쪽으로 시선이 고정되었고, 베시시, 웃는 남자가 말 하던거 하시죠. 하고서는 제 가방을 맨 뒷자리에 던졌다. 성규는 순식간에 얼굴이 찌푸려졌다. 이게 지금 뭐하는 겁니까? 조금 높아진 언성이 부서 안을 울렸다. 남자는 뭐가요? 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답하고는 제 자리에 털썩, 앉았다. 부팅되어져 있는 컴퓨터에 이리저리 마우스를 움직이더니 곧 인터넷을 트는 소리가 났다. 부서 안은 살벌한 공기와 남자의 마우스 움직이는 소리만이 남아있었다. 이봐요, 지금 뭐 하시는 거에요? 성규는 맨 앞에 있던 제 몸을 움직여 우현의 자리로 향했다. 남자는 컴퓨터를 보던 눈을 움직이지 않았다. " 제 자리 아니에요? " " 지금 자리 갖고 뭐라 하는게 아니잖아요. 몇 시 입니까? " 9시요. 시계 안 가지고 계세요? 성규 딴에는 빈정대는 말투가, 심기를 더 건드렸다. 지금 지각한 주제에 뭐라는거야, 이 개자식이. 신입사원, 이름이 뭐죠? 여전히 인상을 찡그린 채 성규는 남자에게 물었다. 남자는 아무 표정 없이 컴퓨터 화면만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 남우현 " " 그래요, 남우현 씨… 여긴 사회에요. 지내왔던 곳과 여긴 다ㄹ… " 그러세요? 그럼 그렇게 대하시던가 맘대로 하시죠. 성규의 말을 잘라먹으며 여전히 아무 표정 없이 우현이 대답했다. 인터넷을 틀자마자 야한 화보집등을 열어보는 우현을 성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눌렀다. 화면이 순식간이 까매졌다. 우현이 그제야 성규를 올려다 보았다. 이봐요, 김성규 씨. 성규는 다짜고짜 신입사원이 반말을 쓰는것에 심기가 불편했는지 대꾸했다. 전 부장입니다. 앞으로 김 부장님이라고 부르세요. 명령입니다. 우현은 그런 성규에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내가 누군데 당신을 김 부장이라고 부르죠? 우리 아빠도 회장님이라고 안 부르는데. " 그건 그거고, 이건 이겁니다. 여긴 회사에요 " " 회사건 말건 저는 김성규씨한테 부장님이라고 부를 생각 없는데요. " 아오, 진짜 이 개새끼를 그냥… 성규는 안으로 화를 삭혔다. 이봐요, 사회에서 돈 벌기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상사한테 이쁨 받으려고 한참 노력해도 돈 한푼 안 들어오는 세상에 돈 벌기 쉬운 줄 아냐구요. 지금 여기서 뼈 빠지게 노력 하는 사원들 안 보여요? 이들처럼 되는 거 쉬운 줄 아냐구요. 지금 고작 5만원 벌기도 힘든데. 지금 이래도 된다고 생각하세요? 성규는 결국 분을 참지 못하고 있는대로 속에 있는 말을 내뱉었다. 거의 돈에 관한 얘기였다. 돈, 돈… 우현은 진저리가 난다는 듯 답했다. 도대체 돈에 원한 지셨어요? 왜 이렇게 돈에 집착을 하세요? 그러더니 우현은 제 지갑을 꺼내더니 5만원 짜리 지폐 한장을 집어들었다. 쾅, 그리고 소리가 나게 5만원을 제 책상에 내려놓았다. 이제 됐습니까? " …뭐하자는 겁니까? " " 이제 5만원 벌었으니 잔소리 좀 그만하고 가시라구요. 듣기 싫으니까 " 딱딱하고 재수없는 말투에 결국 성규는 머리를 손으로 짚더니 한숨을 크게 쉬었다. 그리고 걸음을 돌려 다시 제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사원들은 조금 웅성거렸다. 성규는 여전히 한숨 섞인 말로 말했다. " 오늘 아침 조회는 이걸로 끝입니다… " 김성규, 아무래도 고생길이 훤하다. If Your Cinderella 사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우현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서류에 작성하기에 바빴다. 성규에게 밉 보였다간 제대로 찍혀 당장 목이 날라갈 판이었다. 아무래도 오늘 신입사원 덕에 기분이 안 좋은듯 싶으니, 사원들은 열심히 비위를 맞추고 있었다. 부장님, 서류 완성했습니다. 마지막 사원이 성규에게 종이 파일을 내밀었다. 성규는 들여다보던 컴퓨터를 뒤로하고 시선을 옮겨 파일을 받아냈다. 열어보니 들어있는 종이는 꽤나 두둑했다. 성규는 일단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사원은 한숨을 들이쉬었다 내뱉었다. 성규는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자세히 읽었다. 성규의 표정은 다행히도 변화가 없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는 그 순간에도 성규의 만족적 미소는 계속 얼굴에 피어있었다. 사원은 성규의 눈치를 봤지만 성규는 파일을 제 서류더미에 같이 올리며 말했다. " 이 사원, 오늘도 여전히 깔끔하네요 " " …아, 감사합니다 " 제가 더 감사하죠, 오늘 전체 회의때 잘 이용하겠습니다. 성규의 예의적인 답변이 이어졌다. 사원은 고개를 숙이고는 제 자리로 돌아갔다. 기획안 제출이 머지 않았으니 다음 기획안도 작성하세요. 앉자마자 과제가 도로 생긴 사원은 얼굴을 찌푸렸으나 곧 마우스를 움직여 다른 서류 파일을 틀었다. 성규는 끝에서 신나게 게임을 하는 우현은 무시한 채 3시부터 진행될 단체회의를 준비했다. 디자인부, 홍보부, 광고부, 세 부서를 합해 진행되는 이번 회의는 생각보다 부담이 컸다. 회장의 기대도 있고 여태까지 꼼꼼한 모습만 보여 온 성규라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줄 순 없는 노릇이었으니. 곧 2시 55분 가량이 되었고, 성규는 분주하게 서류들을 챙겼다. PPT파일을 마지막으로 저장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비서는 성규의 팔을 붙잡고 마이를 입혔다. 성규는 감사합니다. 라는 짧은 인사를 끝으로 홍보부 사무실에서 사라졌다. 끼익- 문을 여는 소리와 더불어 마이크 음량을 조절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ㅡ, 아- 테스트. 짧게 짧게 말하는 말들이 조금 울려 들렸다. 성규는 재빨리 두번째 자리 근처에 앉았다. 제 옆에는 새로 진급한 디자인부 부장이 앉아있었다. 잘생겼다, 잘생겼다. 소리는 들었었지만, 실제로 옆 모습을 보니 정말 미남이긴 했다. 그리고 저 만큼 앳되보였다. 성규는 슬쩍슬쩍 옆을 훑었다. 서류 맨 앞을 보니 이름이 큼지막하게 써져있었다. 디자인부 부장, 김 명수. 명수…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 성규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리고는 시작의 기미를 보이는 회의에 집중하며 대형 스크린에 뜬 PPT를 쳐다보았다. 맨 앞 회장님이 위엄있게 앉아있었다. 곧 진행하는 회장님 전속 비서가 말을 꺼냈다. " 지금부터, 제 3차 기획안 제출 전 PPT 발표가 있겠습니다. " 뻔한 박수소리가 회의실을 울렸다. 그리고 곧 광고부 부장이 회의실 단상 앞으로 걸어나갔다. 컴퓨터로 PPT를 열더니 큰 스크린에 자료가 큼지막하게 떴다. 부장은 곧 연설을 이어나갔다. 지루한 말들이 회의실을 마구 돌아다녔다. " … 이 광고는, 음악의 효과를 톡톡히 느끼실 수 있으며… " 그래도 나름 라이벌이니, 집중해서 듣고 있는데… 옆에서 하품소리가 들렸다. 작게한 것도 아니고 대놓고 입을 크게 쩍 벌리고서는 엎드리질 않나, 아 언제 끝나. 대놓고 면박을 주질 않나. 잘생겼다, 백번 소리는 들었는데 성격은 영 아닌듯 했다. 성규는 옆을 슬쩍 쳐다보고는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개념없어, 새로 왔다더니 아직 회사 적응도 못 했나. 지루한 회의시간 하나도 못 견디고서는. 시간이 지나, 광고부 연설이 끝나고, 디자인부 연설이 시작되었다. 그 잘생겼다는 디자인부 부장 명수는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꽤나 그럴듯한 PPT를 틀었다. 성규는 아니꼬운 표정으로 명수가 시작하는 연설을 쳐다보았다. " …일단, PPT를 감상하시죠 " 명수는 마구잡이로 PPT를 넘겼다. 고위층 관계자 분들은 당황하신 듯 명수의 PPT를 보고 말을 잇지 않으셨다. 성규 역시 당황한 눈빛으로 명수를 쳐다보았다. 다들 이상한 반응이긴 했지만, 그래. 마구잡이로 넘긴 방금 PPT의 디자인은 정말 신기했고, 독창적이었다. 회장님은 그 자리에서 박수를 치기 시작하셨다. 성규는 여전히 좋지않은 표정으로 명수를 쳐다보았다. 명수는 의기양양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 디자인부 부장이, 이정도 PPT도 못 작성해서 되겠습니까. " 성규는 자신만만한 표정의 명수가 여전히 맘에 들지 않았다. 디자인만 잘하면 뭐해. 곧 성규도 발표를 이어나갔고, 다행히 사원들이 이리저리 채워준 통에 연설을 조금 지루하지만 순조롭게 이어나갔다. 명수는 여전히 그때도 대놓고 하품을 하는식으로 부장들을 경계했다. 이래저래 설명이 끝나고, 회의도 마무리가 되 가는 시점이었다.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고 인사를 나누며 회의실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성규 역시 여러 서류들을 가득 품에 안아 챙기며 의자를 발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회의실 뒤에 위치한 문으로 걷는데,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 이봐요, " 성규는 의아한 눈길로 뒤를 돌아보았다. 말의 주인은 명수였다. " ……예, 무슨일로… " " 그쪽 몇 살이죠? " 서른 두 살인데요. 성규는 당황해서 얼버무렸다. 명수는 아, 서른 두 살. 저도 서른 둘인데. 친하게 지낼래요? 명수가 손을 내밀었다. 성규는 품에 안은 서류들을 한쪽 팔로 지탱하고는 손을 붙잡았다. 아, 그러죠… 속 마음 같아서는 확 치내고 싶었지만 성규는 그저 비즈니스용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 …그럼, 나중에 뵙죠, 연락처는 비서를 통해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성규는 고개를 숙이고는 곧 낑낑대며 서류를 고쳐 들고는 계단을 올랐다. If Your Cinderella 사무실로 돌아왔을 땐 다들 축 쳐져있는 분위기였다. 발표는 잘 하셨어요? 사원들이 끊임없는 질문세례에 성규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제 자리에 한숨을 쉬며 앉았다. 아무래도 잘 안되셨나봐, 소근거리는 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성규는 시간이 지나 절전모드로 돌입한 컴퓨터를 깨우기 위해 마우스를 움직였다. 아으, 진짜- 뭐 이렇게 찝찝한거야. 화면이 환하게 켜지고, 성규는 내일 있을 기획안 제출에 열을 올렸다. 책상 왼쪽 끝에 올려둔 나머지 기획안의 내용을 살피려고 왼쪽 끝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곳에는 만져지는게 없었다. 어? 성규가 당황하며 시선을 그 쪽으로 옮겼다. 뭐야, 없잖아, 성규는 당황한 표정으로 비서한테로 시선을 옮겼다. 비서도 의문의 표정을 지었다. " …이, 이거 없어지면 큰일나는데… " 성규가 당황해서 마구 책상을 뒤졌다. 혹시 쓰레기통에 모르고 버린거 아닐까? 성규는 사무실 문 바로 옆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달렸다. 뭐하세요 부장님? 그 옆에는 커피를 타고 있는 이 사원이 보였다. 성규는 옆을 보며 다급하게 물었다. 이 사원, 혹시 종이 못 봤어요? 그, 기획안 이따만한 거, 없어졌어. 성규의 한마디에 사원들이 혼비백산이 되서는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성규는 재빨리 쓰레기통 뚜껑을 열었다. 커피에 잔뜩 젖은 종이가 제일 먼저 보였다. 누가 이걸 여기다… 성규가 집게손으로 종이를 들어보이자 이 사원이 옆에서 말을 붙였다. " 부장님, 이거 같은데요? " 뭐?! 성규는 당황해서는 커피에 잔뜩 젖은 종이를 서둘러 펼쳤다. 홍보부 기획안. 크게 써져있는 기획안 제목이 보였다. 아, 이게 뭐야! 누가! 성규는 극도로 분노가 치밀었다. 이거 3일동안 사원들이랑 다 고생해서 쓴건데! 그때, 사무실 문을 열고 누군가 여유롭게 들어왔다. 성규는 옆에 위치한 문이 열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우현이 여유롭게 커피를 손에 들고 있었다. 안 그래도 지금 짜증나는데, 왜 일도 안하고 돌아다녀 꼴보기 싫은 자식이. " 이봐요, 남우현 씨, 영업시간에는 함부로 어디 나가는거 아니에요 " " 아, 미안요. 커피가 엎어져서… " 설마, 성규는 의문을 품은 표정으로 제가 집어 들던 종이를 우현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 혹시… 여기다 엎어서 이 종이 남우현씨가 버렸어요?… " " 아, 예… 제가 버렸는데요? " 그럼, 이게 다 너가 한 짓이라고? 성규는 순간적으로 반말로 물었다. 우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이 인간. 곧 성규는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 몇일간 고생한 기획안을 한꺼번에 버려놓고 뭐? 성규는 겨우겨우 화를 꾹 참으며 말을 뱉었다. " 여기서, 나가주세요… " " 예? " 말을 못 알아들은 우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다시 물었고, 성규는 끝내 화를 참지 못하고 자신이 들고 있던 종이뭉치를 바닥으로 내던지며 외쳤다. " 아, 너 여기서 나가라고!! " 커피가 스며든 갈빛 종잇장들은 우현과 성규 앞에 제대로 휘날리고 있었다. 팔랑팔랑. BGM. Mika - Grace Kelly // 여러분 반가워요ㅠㅠㅠㅠㅠ제가 너무 빨리빨리 찾아오네여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근데 저 너무 여러분 보고싶었음 유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이거 빨리 11월달 전에 연재 끝내야 하는데ㅠㅠㅠㅠㅠㅠ 이번에 시험을 너무 망쳐서ㅠㅠㅠㅠㅠㅠ흑흑 여튼 여러분 너무 반가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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