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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 A 게시글입니다 'ㅅ'
Orchideus (오르치데우스)
; 지팡이에서 한 다발의 꽃을 나오게 함.
4. 또 다른 시작
수업을 무슨 정신으로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교수님의 마친다는 소리와 동시에 곧바로 책과 필기구를 들고는 교실을 나왔다. 뒤에서 박지민이 이삐야, 하고 나를 부른 것 같았지만 그건 이미 내 알 바가 아니었다. 같은 페트로누스라니. 아니, 엄밀히 따지면 '같은' 페트로누스는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수사슴, 암사슴이라니. 말 그대로 멘붕 상태에 빠질 것 같았다. 이게 무슨 뜻일까. 어쩌면 민윤기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을까. 아니면 민윤기도 몰랐을까.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리 둘의 페트로누스에 무슨 의미라도 있는 것일까. 그렇게 한참을 정신없이 걷다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저게 꼭 무언가를 의미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응.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같았다. 아주 조금.
"..."
"...아."
"조심."
그리고 순식간의 일이었다. 혼자 나름대로의 마인드 컨트롤, 마인드 컨트롤, 하며 애써 페트로누스를 잊어내려다 혼자 넘어질 뻔한 것은. 몸이 급격히 앞으로 쏠리는 느낌과 동시에 이대로 넘어지겠구나, 또 민윤기한테 왕창 깨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최대한 아프지 않은 자세로 넘어지려 손을 앞으로 뻗고는 버둥거리는데 그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잡아끄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곧 제 품에 끌어안는 것도. 멍하게 눈을 깜빡거리다 겨우 고개를 들어 올려보니 냉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한참을 가만히 보다 그제서야 감사 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급하게 입을 열자 남자는 곧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조심, 하고 입을 열었다. 그에 타이밍을 놓친 내가 아, 아, 하며 멍청한 소리를 내자 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던 남자는 곧 아아, 하고는 또 다시 작게 웃고 만다.
어... 한참의 남자의 품에서 손만 꼼지락거리다 그제야 내가 품에 안겨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급하게 남자의 품에서 떨어졌다. 남자는 사람 좋은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왠지 모르게, 꺼림직한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검고 끈적끈적한 것이 몸 위를 기어올라오는 느낌도 들었다. 애써 작게 웃으며 감사합니다, 하고 웅얼거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끈적한 시선이 정수리에도 닿는 기분이었다. 한참 고개를 숙이고는 타이밍을 보다 겨우 머뭇거리며 일어나자 여전히 웃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남자는 곧 입을 열었다. 슬리데린 기숙사장 김석진이라고 해요. 다음에 만나면 인사라도 하고. 그러고는 유유히 걸음을 옮겨 사라졌다. 점점 더 작아지는 남자, 아니, 김석진의 뒷모습을 멍하게 보다 김석진의 말을 곱씹었다. 그리고 내가 방금 엄청난 사람과 만났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
김석진. 자고로 호그와트에서 김석진의 얼굴은 몰라도 김석진의 존재까지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딱 김석진을 위해 만들어진 말이었다. 하늘 위에 김석진이 있었으며 김석진 밑에 모든 사람이 있었다. 김석진 역시도 민윤기, 박지민과 더불어 입학날부터 유명했다고 하는데, 호석이 오빠 말에 따르면 김석진은 입학하는 날부터 엄친아 이미지가 굉장히 강했다고 한다. 깔끔한 모범생의 느낌이었다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석진이 후플푸프나 레번클로에 갈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모자는 껄껄대는 웃음 소리와 함께 슬리데린을 외쳤다고. 그것은 민윤기의 그리핀도르 행만큼이나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한다. 연회실에는 침묵만 내려앉았다고. 뒤늦게 돈 소문에 의하면 모자는 김석진의 야망을 높게 샀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모자의 반응에 김석진은 웃기만 할 뿐 별 다른 말 없었다고.
하여튼 그런 김석진을 남몰래 짝사랑하는 여학생들도 많았다고 한다. 김석진의 사물함은 언제나 편지와 선물로 가득 차있을 정도였다고. 그리고 그것들을 전부 치우는 것 역시 김석진의 몫이었다. 김석진은 언제나 가득 차있는 자신의 사물함을 항상 무덤덤하게 쳐다본다고 한다. 그리고는 굉장히 불쾌한 것을 봤다는 듯이 하나씩 툭, 툭, 집어들고는 곧바로 쓰레기통에 넣었다고. 복도 저 멀리서 김석진이 그걸 언제 발견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몰래 훔쳐보던 여학생들은 그런 김석진의 반응에 눈물을 뚝, 뚝, 흘렸다고 한다. 그럴만도 하지. 내가 입을 떡 벌리고는 짜증 섞인 말투로 웅얼거리니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던 호석이 오빠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여튼, 김석진과 관련된 일화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선물을 사물함에 넣음으로써 소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상처 받는 여학생들과 달리, 나무도 찍어 봐야 아는 거라며 퍽 당당히 자신의 마음을 표하는 여학생도 많았다고 한다. 차이라고 한다면 사물함에 들어갔어야 할 선물이 곧바로 김석진에게로 전달이 되었다는 것? 얼굴에 잔뜩 홍조를 띄우고는 수줍게 내미는 선물을 한참 보던 김석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 작게 웃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그대로 스쳐 지나간다고. 제 고백을 혹여 받아줄까 싶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답을 기다리던 여학생들은 그런 김석진에 당황해 급하게 저기, 선배! 하고 외친다고. 그리고 이건 진짜 호석이 오빠만 본 거라고 하는데, 그렇게 여학생들이 김석진을 부르는 순간에 김석진 표정은 굉장히 좋지 않다고.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경멸 정도. 제 복에 겨웠다며 호석이 오빠는 열불을 토했다. 어쨌든, 김석진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고 한다. 좀 전의 표정을 모두 지운 채로.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선한 사람인 것처럼 웃으며 나긋나긋하게 이른다고. 내가, 시간도 없는데, 너랑 이러고, 있어야 하니. 그런 김석진의 말에 대부분은 멍하게 옆으로 물러선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여학생에게 한 번 웃어주고는 유유히 지나치는 게 김석진의 일상이라고.
멍하게 김석진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떠올리다 문득 정신을 차렸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뭔가 정신 없이 몰아치는 파도에 쓸려 이리저리 휘둘리는 기분이었다. 박지민, 김석진, 그리고... 민윤기. 곧 도리질을 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김태형이랑 놀기로 했으니까... 놀아야지. 아, 문득 호석이 오빠가 보고 싶었다. 그냥 호석이 오빠도 같이 나왔으면 좋겠다.
-
한참을 터덜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이제는 영혼까지 털리는 기분이었다. 아침부터 박지민에... 박지민... 김석진... 아니지, 따지고 보면 김석진도 박지민이랑 관계가 있는 사람이니까. 박지민과 김석진에 대한 소문은 무성했다. 둘은 같은 기숙사임에도 불구하고 사이가 굉장히 좋지 않았다고. 아니, 조금 덧붙이자면 일방적으로 김석진이 박지민을 싫어하는 사이라고 했다. 둘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좋지 않은 관계임은 확실했다. 뭐라고 했더라. 박지민이 생글거리며 돌아다니는 꼴이 영 재수없다고, 언젠가 그 꼴이 보기 싫어 한 번은 밟아버릴 거라는 뉘앙스로 김석진이 말한 적 있다고 한다. 슬리데린 사랑둥이인 박지민에게 그 친구들이 달려와 석진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며 열불을 토해낼 때, 박지민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선배님이 그랬을 리가 없다며 손사레를 쳤다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한 일화였다. 근데 영 찝찝한 게, 내가 본 박지민이라면 그럴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아니라면 웃으며 칼을 갈았다거나.
어쨌든 더 생각하기가 싫어 고개를 젓고는 다시 후플푸프 기숙사 쪽으로 향했다. 분명 김태형은 칠칠치 못해서 어디서 만날까 고민하고 있을 테니 내가 가는 게 낫지... 간 김에 호석이 오빠 얼굴도 좀 보고. 한참을 그렇게 땅만 보며 멍하게 걸음을 옮겼을까. 누군가 앞에서 워, 하고 내 어깨를 툭 치는 게 느껴졌다. 누가 나타나도 김석진보다는 임팩트가 적을 것이라는 생각에 힘없이 웃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여기서 멍하게 뭐 하고 있어. 그러다 큰일나려고."
남준이 오빠? 고개를 들자마자 보이는 얼굴에 어리둥절하게 있다 곧 웃음을 터뜨렸다. 와, 오빠 시험 기간 이후로 처음이다. 내 말에 남준이 오빠는 보조개가 쏙 패일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내 머리를 꾹 누른다. 누구 누구가 시험 기간에만 날 간절히 찾아서 그래. 장난기 섞인 말에 배시시 웃음을 터뜨리고는 가만히 오빠를 쳐다보았다. 어디 가는 중이었어? 내 물음에 오빠는 잠시 머뭇거리다 어... 하고 말을 얼버무린다. 그냥, 수업. 오빠의 말에 뭔가 캥기는 게 있는 것 같아 가만히 오빠를 보자 오빠는 어색하게 웃다 결국 실토한다. 책을 안 가져와서... 머쓱하다는 표정으로 말하는 오빠에 결국 또 웃음이 터져 가만히 웃자 오빠는 뻘쭘히 서있다 결국 작게 웃고 만다. 진짜 칠칠이. 내 중얼거림을 오빠는 애써 못 들은 척 하고는 품에서 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
"아, 혹시 급하면 가도 되는데."
"아니, 나 일찍 나와서 괜찮을 것 같아. 멀지도 않고."
혹시 늦었나 싶어 급하게 말을 덧붙이자 오빠는 고개를 젓고는 다시 시계를 품 속에 넣는다. 그러고는 또 한 번 작게 웃고. 괜히 기분 좋아지는 미소에 나도 웃자 오빠는 가만히 날 보다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아, 하고 작게 탄성한다. 그런 오빠에 응? 하고 되물으니 오빠는 곧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연다. 네 어머님이, 음... 성적 물어보시는 것 같던데. 오빠의 말에 한참 이해가 가지 않아 잠시 멍하게 있다 어? 하고 되묻자 오빠는 다시 혀로 입술을 축이고는 머뭇거리다 입을 연다. 나한테 성적, 잘 받은 것 같냐고... 물으시더라. 그런 오빠의 말에 입을 떡 벌리고 멍하게 있다 그래서 뭐라고 답했어? 하며 급하게 묻자 오빠는 모른다고 했지, 하며 자랑스럽게 묻는다.
아니, 아무리 남준 오빠랑 친해도 그렇지, 내 성적까지 물어볼 줄이야... 심지어 학년 말 시험도 아니었는데. 내가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게 있자 내 눈치를 보던 오빠가 작게 웃고는 내 어깨를 살짝 친다. 네 성적 부탁한다고 하셨어. 그리고 시험은 학년 말에 잘 치면 되니까... 1학년 성적은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그런 오빠의 말에 그나마 위안이 되어 고개를 끄덕이자 오빠는 곧 가봐야겠다며 내 어깨를 다시 톡톡 두드린다. 다음에 또 보고, 호석이한테도 안부 전해줘. 가야겠다. 오빠의 시간을 너무 잡아먹은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흔들자 오빠도 어색하게나마 손을 흔들어 보이며 멀리 사라진다.
다음에 집에 가게 되면... 아니지, 집도 아니다. 나중에 부엉이로 보내야지. 아니, 엄마는 아무리 남준이 오빠랑 어릴 때부터 알았다고 해도 오빠한테 그걸 물어보고 성적을 부탁하는 게 어디... 물론 남준이 오빠가 진짜 잘 가르쳐 주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건 별개의 문제이고. 당장 밤에 가면 부엉이부터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후플푸프 기숙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김태형은 나랑 텔레파시가 통하니까 분명 나오겠지. 쓸 데 없는 기대를 하며 자리에 쪼그려 앉았다. 뭐 하지... 호석이 오빠도 있으면 호그스미드나 가자고 해볼까. 아니면 그냥 숲 같은 곳에 구경이나 하자고 할까... 김태형이 하자고 하는 걸 그냥 해야 하나. 아, 근데 오랜만에 진짜 호그스미드 가고 싶은데. 맛있는 것도 먹고... 젤리도 먹고 싶고. 제발 호석이 오빠 있었으면 좋겠다. 멍하게 바닥을 보며 헛된 상상을 늘어놓다 곧 어, 하는 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김태형인가?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뭐, 더 반가운 사람이었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오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내가 큰소리를 내자 앞에 서있던 사람이 잠시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혼자 여기서 뭐 해. 큰일나려고. 그런 오빠의 반응에 내가 웃으며 아까 남준이 오빠도 그 소리 했는데, 하고 말하자 오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손을 뻗는다. 그 손을 빤히 보고 있다 꼭 붙잡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상 엉덩이를 툭툭 털자 오빠는 또 웃음을 터뜨린다. 태형이 보러 왔어? 오빠의 물음에 세차게 고개를 젓고는 아니, 당연히 오빠 보러 왔지, 하고 웃자 곧 뒤에서 뭐? 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 고개를 돌리자 잔뜩 골난 표정을 짓고 있는 김태형이 보여 어색하게 웃으며 태태, 하고 평소에 잘 쓰지도 않는 애칭까지 부르자 김태형은 입술을 삐죽인다. 넌 진짜 호석이 형만 보면 개 같이 굴어. 왠지 어감이 구린 김태형의 말에 뭐? 하고 다시 되묻자 김태형은 또 그 예의 순박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강아지 같다고, 호석이 형 멍멍이. 그 말이 그렇게 썩 나쁜 것 같지는 않아 고개를 끄덕이자 그새 또 터진 호석이 오빠는 웃으며 내게 손을 내민다. 우리 멍멍이 손, 하는 말과 함께. 손을 내미려는 순간 그새 다가온 김태형이 호석이 오빠의 손을 잡아버리고, 황당한 표정을 지은 내가 왜 네가 잡아? 하고 묻자 김태형은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는 호석이 형 내 거야, 하고 웅얼거린다.
-
결국 내 바람대로 호그스미드로 향했다. 호석이 오빠는 처음에 같이 가지 않겠다며 한사코 거절을 했지만, 금요일 오후 수업이 없는 오빠임을 알기 때문에 김태형과 나는 양쪽에서 매달려 오빠를 꼬셨다. 마음 약한 오빠는 이번만이라며 순순히 우리를 따라왔고. 이번만이 벌써 몇 주째인지. 김태형과 호석이 오빠 몰래 마주 보며 서로 엄지를 추켜세웠다. 하여튼 호그스미드로 향해, 제일 먼저 간식을 사는 곳으로 향했다. 물론 크리스마스 연휴가 얼마 지나지 않아 먹을 것은 충분히 많았지만 원래 먹고 싶은 것은 매일매일 달라지는 법 아니겠는가. 신난 김태형과 내가 애처럼 온 상점을 누비고 다니자 한숨을 쉰 호석이 오빠가 결국 우리 망토를 잡아끄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대충 먹을 것을 사고, 버터 맥주를 먹기 위해 서둘러 향했다. 그새 이는 칼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려 뺨을 툭툭 쳐댔다. 김태형 쪽으로 더 바짝 붙어 걸음을 옮기자 조심히 제 봉투를 들고 걸음을 옮기던 김태형이 내 쪽을 힐끔 보고는 내 머리카락을 한 데 모아 제 손에 그러쥐었다. 그나마 좀 살 것 같아 고개를 푹 숙이고는 다시 걸음을 옮기자 내 걸음에 맞춰 걷던 김태형이 곧 아, 하고는 내 머리카락을 얌전히 모아 망토에 달려있는 모자를 씌워준다. 그제야 좀 살 것 같아 작게 웃자 김태형은 뿌듯한 표정을 짓고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호석이 오빠 옆으로 간다. 눈 와서 빨리 못 걷는 거 알면서... 진짜 너무하네. 속으로 툴툴거리며 힘겹게 따라잡아 가게로 들어서니 그새 자리를 잡고는 얄미운 표정으로 웃는 김태형과 이리로 오라며 손짓하는 호석이 오빠가 보인다.
먼저 주문했다는 오빠의 말이 끝나자마자 버터 맥주와 함께 요리들이 차례차례 상 위에 놓였다. 금세 기분이 풀려 잔을 꼭 쥐고는 흥얼거리자 호석이 오빠가 애기야, 애기. 그렇게 좋아? 하며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장난을 친다. 응, 조아요. 하고 같이 장난을 치자 한참 포크로 음식을 먹던 김태형이 서둘러 빵빵하게 입 안 가득 채우고 있던 음식들을 급히 씹어 삼키고는 나도, 애기, 애기 조아요? 하며 같이 혀 짧은 소리를 낸다. 그런 김태형의 말에 인상을 쓰고는 고개를 젓자 김태형은 금세 입술을 삐죽이며 다시 버터 맥주를 마시기 시작한다.
아, 나 아까 김석진 봤는데. 내 말에 음식을 접시에 담아주던 호석이 오빠도, 입 안 가득 빵빵하게 먹고 있던 김태형도 곧바로 내게 시선을 옮긴다. 둘 다 표정이 퍽 심각해 괜히 멋쩍어져 어색하게 웃자 그래서? 하며 호석이 오빠가 덤덤히 입을 연다. 어? 내가 다시 되묻자 그래서, 무슨 얘기 했냐고, 하는 호석이 오빠의 표정이 괜히 낯설어 잠시 머뭇거리다 작은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냥... 다음에 보면 인사하라고... 그런 내 말에 호석이 오빠는 잠시 고민하다 김태형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박지민? 김태형의 작은 물음에 호석이 오빠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한참 말 없는 둘에 괜히 얘기했나 싶어 버터 맥주를 들어 꿀꺽 꿀꺽 마시기 시작하자 그제야 호석이 오빠가 접시를 내 쪽으로 밀어주며 입을 연다. 그냥 인사 하지 마, 그게 답인 것 같아. 호석이 오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오빠는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 연다. 박지민한테는 말하지 말고. 민윤기한테도.
왜 둘한테는 말하면 안 된다는 건지 의아해져 김태형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김태형은 가만히 내 입에 무언가 물려준다. 치킨. 행복함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치킨을 오물거리기 시작하자 김태형은 머리를 몇 번 쓰다듬고는 계속해서 입에 무언가를 넣어준다. 많이 먹고 잊어라. 이상한 말과 함께.
진짜 이상하다.
***
예... 제가 왔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저번보다는 빨리 왔죠? ㅎㅎ (양심리스)
어... 예. 제가 드디어 방학을 했고, 알바도 구했습니다. 글을 얼른 얼른 써야지 하면서도 영 안 써지는 걸 보니 전 쓰레... 네... 아무래도 해리포터를 다시 재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구독료 무료인 날에 올렸던 헝거게임은 다들 재밌게 읽으셨나요 ㅎㅎ 쓰면서도 진짜 걱정을 많이 해서... 포인트가 조금 높기는 했는데 다들 회수하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저는...
사실 독방에 어... 조각글 같지 않은 조각글을 올렸는데 저는, 그걸 쓰고... 금방 글을 쓸 수 있을 줄 알았어요... 방학만 하면 글이 막 왕창 나올 줄 알았다고요...! 그래도 일단 노력은 해볼게요. 방학 사이에 반은 써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정국이는 언제 나와요. 제가 오르치데우스에서 제일 좋아하는 조합 중 하나가 여주와 정국인데...! ㅎㅎ 얼른 나와야죠. 껄껄. 아, 그리고 되게 생각보다 뭐 박지민과 김석진, 박지민과 민윤기 사이에 많은 일이 있는 줄 아시는 분들이 많던데 진짜 아무 일 없읍니다... 그냥... 사이가 안 좋을 뿐... 우리 독자님들이 이걸 대작으로 생각할 때마다 저는 심장이 뛰어요... 왜냐면... 그런 거창한 이유가 없거든요... 헤헤.
참. 그러고 보니까 얼마 전에 독방에서 해리포터 대란 있었다면서요? 마침 제가 들어갔을 때 대란이었고... 그 때문에 오르치데우스가 몇 번 언급되는 걸 봐서... 제가 글을 쓰기는 했는데... 벌써 며칠 전... ㅎㅎ... ㅎㅎㅎ... ㅎㅎㅎㅎ... ㅠㅠ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더 빨리 올게요. 1일 4글의 초심...
어쨌든, 오늘 제목도 뭐 별로 큰 의미는 없습니다. 오르치데우스의 중요 구도 중 하나가 박지민 vs 민윤기, 박지민 vs 김석진이잖습니까. 이번 편에서는 김석진과 박지민 구도를 살짝 드러낸 거죠. 그러니까 막 또 거창한 뜻 있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알겠죠.
어쨌든 늘 글 봐주시고, 별거 없는 글인데 맨날 댓글에 독방에 추천에... 진짜 감사해요. 글 텀도 이렇게나 긴데... (머리를 박는다)
늘 사랑하고 애정합니다.
참, 암호닉은 더 이상 받지 않아요. 참고해주세요.
사랑하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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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징쭈/아이쿠야/콜라에몽/정연아/쿠앤크/0103/아오네코/쀼륵/빵송
야생히펭/몽또몽또/허니귤/태태사랑태태/망개부인/유다안/홉스/몽총이덜/베베/민윤기다리털
근지너대/지니/쩐워더/꿀돼/파란/세젤귀/융기태태쀼/사랑별/둥이마망/메리뮤
아조크/까까/밀키웨이/나라빛/사랑둥이/칠태/방소/111/포터/추억
래번클로3반예쁜이/푸른밤
특별편 호그와트에도 FACEBOOK 이 있다면? |
김여주
데이트 ㅎㅎ ㅡ 김태형 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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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전정국 ? 누나 저는요? 정호석 ?? @김여주 김태형 아, 진짜... 올리지 말라고 했는데. 예쁜 짓 하네, 또 ㅎㅎ 박지민 @김태형 넌 좀 닥치고 @김여주 너는 해명하고 김여주 ?????? 김여주 아ㅓㅏㅣ;머ㅏ;밧 김여주 김태형 죽을래?
정호석님이 프로필 사진을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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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김여주 헉;;; 시발라ㅏㅏㅠㅠㅠ 김여주 오빠 원본 김여주 원본 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여주 사랑해요 정호석!!!!!!!! ㅠㅠㅠㅠ 박지민 ? 박지민 @김여주 죽을래? 민윤기 @김여주 ? 김여주 미안...
박지민
여행 간다 ㅡ 기분 좋아요.
좋아요 75개
민윤기 ? 민윤기 어디 박지민 ㅈ 김남준 잘 나왔다 박지민 형 감사해요 ㅎㅎ 민윤기 가서 영영 오지 마라 민윤기 @김여주 놀러 가자 김여주 ?? 왱???? 김여주 어디???? 민윤기 우리 집 박지민 @김여주 가면 죽어
김남준
여주가 찍어줌 #RM #고마워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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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앞으로 사진은 김여주에게 민윤기 오 잘 나옴 @김여주 웬 재주를 부렸어 김여주 @민윤기 ㅎㅎ 나 쩔지 민윤기 @김여주 응 시집만 와 이제 김태형 형 짱 ㅎㅎ 박지민 형 잘 나왔 박지민 ??? 박지민 @김여주 한 눈 팔면 자꾸 민윤기랑 시시덕 거릴래? 김여주 미안...
김여주
기차에서 @전정국 만남. 같이 가는 중인데 너무 곤히 잔다. ㅡ 심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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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전정국 애기~ 민윤기 둘이 오냐 김여주 ㅇㅇ 아무도 업써 민윤기 왜 김여주 몰라 김남준 정국이 진짜 애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쟤 나중에 깨워서 교복 꼭 입히고 김여주 ㅇㅇ 걱정하지 마세요 박지민 너 어디야 김여주 기차! 박지민 그니까 어디 칸 김여주 끝 칸! 박지민 간다
김태형
여행 왔는데 @김여주 보고 싶다 #다음에는 #같이 #오자 #보고싶어 #ㅠㅠ ㅡ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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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박지민 #해쉬태그 #뭔 #신종지랄 김태형 반사~ ㅎㅎ 김태형 @김여주 여주야 ㅠㅠ 김태형 보고 싶다고 ㅠㅠ 민윤기 애 자 민윤기 깨우지 말고 전정국 형 저는요 전정국 누나 데리고 갈 때 저도 데리고 가세요 김태형 ? ㅎㅎ 싫어 박지민 @민윤기 #넌 #또 #웬 #신종지랄 민윤기 @박지민 ㅗ
김여주
@민윤기가 몰래 찍은 셀카 ㅎㅎ 융기 기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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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민윤기 죽는다 진짜 너 김여주 죽여 바! 죽여 바! 민윤기 나와 전정국 융기 깜찍해~ 민윤기 @전정국 너도 같이 나와 전정국 @민윤기 죄송합니다 민윤기 김여주 빨리 안 나와? 김여주 제송함니다 민윤기 나와 김여주 ㅠㅠ... 박지민 @김여주 자꾸 민윤기랑 시시덕 거릴래? 진짜 혼나고 싶지 김여주 미안...
김여주
다 같이 여행 갔는데 나 빼고 다 찍힘 ㅡ 속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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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잘 나왔다 김석진 나만 김여주 @김석진 오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정. 민윤기 오라 해도 네가 사진 찍는다며 김여주 (시무룩) 민윤기 아 미안 민윤기 그러니까 같이 찍자니까 박지민 @민윤기 제발 여주한테 그만 좀 뭐라 해라 박지민 @민윤기 뭐라 할 수 있는 거 나밖에 없으니까 전정국 누나 ㅠㅠ 김여주 @전정국 꾸가 ㅠㅠ 정호석 나 네 사진 있어 정호석 보내줄까? 김여주 ?? 김여주 으으으응으으으으으! 김여주 사랑해 박지민 좀 박지민 죽을래? 김여주 미안... |
페북 겁나 힘드네요... 정국이 나오려면 멀었지만 그냥 일곱 명 다 친하다는 가정 하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