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랑은 그런 사이니까 - 빼빼로데이 특별편 다, 다했다. 퀭한 눈으로 책상에서 일어난 백현은 머리를 긁으며 저려오는 다리를 주물렀다. 밤새 앉아서 경아에게 편지를 쓴 탓이기 때문이였다. 최대한 담백하고 느끼하지 않게 쓰려했건만 마음만이 앞서 온갖 미사여구가 적힌 실패작들이 방바닥에 나뒹굴었다. 겨우겨우 쓴게 이렇게 짧은 말이라니. 한숨을 쉰 백현이 주말내내 고심고심해서 고른 빼빼로와 편지를 가방에 넣고 화장실로 향했다. 확실히, 이제는 겨울이다 싶은지 시간은 아침을 가리키고 있지만 아직 하늘이 어두운게 경아가 학교를 잘 찾아올지 백현은 걱정이 되었다. 얼마전 수능도 끝났겠다. 앞으로 환상적인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리라 불끈 주먹을 쥔 백현이 그 환상적인 캠퍼스 라이프에 경아를 대입하며 금새 헤벌쭉 웃었다. 경아와 같이 학교를 가고, 같이 집에 오고 같이..... " 변백현? " " 헉, " 남몰래 이상한 상상이라도 했다는듯 경아의 목소리에 백현이 화들짝 놀랐다. ㄷ,들켰나 아니,뭔소리야! 큼큼, 나는 건전한 연애생활을 상상했을 뿐이라고! 그래그래, 아무말 안했음에도 고개를 끄덕이는 백현을 경아가 잠시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왜이러지? 경아가 이상하게 쳐다봤다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백현은 어색하게 웃으며 시선을 내렸다. 손끝이 빨간게 아무래도 많이 추운가보다. 휙휙 주변을 둘러본 백현은 아무도 없는 걸 알고는 - 있어도 상관없지만 필시 경아가 부끄러워 할것이기에 - 살며시 경아의 손을 잡아 자신의 주머니 속으로 쏙 집어넣었다. 놀란듯 작은 손이 꼬물꼬물 거려보지만 잡자마자 느껴지는 차가움에 백현이 손을 꼭 잡고 놔주지않았다. 어쩔수없다는듯 경아가 몇번 더 힘을주다 결국 마주 손을 잡았다. 좋다,좋아. 백현의 입꼬리가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은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어느새 도착한 교실에 백현이 제일 먼저 경아의 자리를 확인했다. 그러고는 잘 깔려있는 제 담요를 보고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 잘 쓰고 있는것같아서. 유난히 추위를 타는 경아를 위해 백현이 몰래 누나 백희에게서 가져온 것이였다. 아직 학생들이 오지않아 히터를 틀지 않은 교실은 차가운 공기가 가득했고 금새 부르르 떠는 경아에게 백현이 목도리를 풀어 둘러주었다. " 따뜻해? " " ..응. " 목도리에 코만 빼꼼히 내밀고 고개를 끄덕이는게 퍽 귀엽다. 부끄러워서 빨갛게 달아오른 귀도 귀엽고. 금새 따뜻해 지라고 손을 연신 비비던 백현이 경아의 양 손을 꼭 쥐었다. 제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손이 이제는 꼬물거리지 않고 자신의 손을 마주 잡아온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해하고 굳어있었는데 지금은 마주 잡는다니, 장족의 발전에 백현이 경아를 향해 씨익 웃어보였다. 그런 백현을 보고 왜 웃는지 모르겠다는 듯 갸웃거리다 마주 웃는 경아를 보고 백현이 그대로 석화했다. 깜박했다는듯 경아가 가방에서 빼빼로를 꺼내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 빼빼로? " " ....애,애들거 만들다가 남아서 " " 흐음? " " .. 니가 아무한테도 못받을것 같아서. " " 정말? " " .... " 하여간,솔직하지 못하다니까. 뭐 그래도 표정에 다 드러나는게 순 전부 거짓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마 필시 주말에 열심히 만들었을테지. 직접 만든듯 엉성한 장식에 길쭉날쭉한 빼빼로를 백현이 감격한듯이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걸 만들었을 경아를 상상하니 행복해 죽을것같았다. " 도경아. " " 어? " 연신 자신의 반응을 살피는 경아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백현은 경아가 만든 빼빼로를 경아의 입속에 물려주었다.당황한듯 경아가 나말고 너..! 하고 우물거렸지만 이내 반대편을 입에 문 백현에 의해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두근두근, 조용한 교실속에 혹시나 심장소리가 크게 울려서 백현이 들으면 어떡하지? 부끄러워서 기절하고말거야! 오독,오독 빼빼로가 짧아지고, 심장박동이 점점 빠르게 가속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아의 코 앞에서. 어느새 서로의 눈동자에서 서로를 발견할 거리까지 다가온 백현의 얼굴에 경아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눈앞이 핑핑 돌고 얼굴에서는 열이났다. 조금 고개를 뒤로 빼는 경아를 백현이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왔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백현의 얼굴에 경아가 사르르 눈을 감았다. 얼핏, 백현의 눈꺼풀도 감기던것 같았다. 감기자마자 입술 위로 차가운 공기가 아닌, 따스한 감촉이 다가왔다. 부드러운 입술에 빼빼로가 드디어 갈라졌다. 온기를 전해주듯 입술에 다가온 온기가 서서히 멀어졌다. 다시 입술위로 차가운 공기가 맞닿아 왔지만 경아는 감촉을 음미하듯 조금 더 눈을 감고있다 손으로 입술을 매만졌다. 자신의 입술임에도 웬지 어색하고.. 손끝에 닿는 입술에 데일것만 같았다. 두근두근, 기분 좋은 고동이 귓가에 울리고 경아가 눈을 떴다. " 달다. " 백현이 경아의 이마에 이마를 맞대며 환하게 웃었다. +) " 이건 뭐야? " " 어? " " 경아야 사ㄹ... " " 겨,경아야 그건 안돼! " 밤새 고심고심해서 담은 백현의 분홍빛 편지지가 바닥에 떨어지고 교실에는 경아의 웃음소리가 퍼졌다. 아주 행복한,웃음소리가. * 음, 본편에도 아직 진도를 못나가고 있는데...^^ 다들 빼빼로 많이 드셨나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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