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랑은 그런 사이니까 07
그날 이후로 도경아와 나는 조금은 미묘한 감정선 사이에서 잘 지내고 있다. 는 개뿔 어떻게 도경아를 데려다 줬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조금은 진척된게 있다면 집으로 들어가려는 도경아를 붙잡고 핸드폰을 내민 것? 번호 알려줘. 잠시 당황한듯 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11자리를 톡톡 눌러주는 경아에 백현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리느라 힘들었다. 묘한 승리감? 검둥이 자식, 어디서 번호있다고 유세야 나도 이제 번호 있거든? 히히거리며 집에 오자마자 핸드폰을 붙잡고 새로 추가된 경아의 카톡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음, 뭐라보내지? 간단하고,오해하지 않을만한...
- 잘 자.
사라지지 않는 1을 한동안 쳐다보던 백현은 콩닥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잠이 들었다.
*
아침에 일어나 바로 확인한 카톡에는 1이 사라져있었지만 아무것도 오지않았다. 헐... 이건 생각도 못했는데! 실망스러운 결과물에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교복을 입자 보다못한 백희가 한소리를 했다. 차였냐? 뜨끔. 아,아니거든?!! 괜시리 버럭 소리를 지르며 집을 뛰쳐나왔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저여자가! 터덜터덜 학교를 향해 걸어가며 올려다 본 하늘은 푸르고 나무에는 드문드문 꽃봉오리가 맺혔다. 곧 있으면 벚꽃축제도 하겠네. 여자들은 벚꽃 좋아하던데 도경아도 벚꽃 좋아하려나? 벚꽃보다 예쁜 경아가 벚꽃사이에서 자신과 걷는 모습을 상상한 백현이 다시 히히 거렸다.참 단순하다. 어느새 교문에 아무도 서있지 않을 때 등교하는게 익숙해진 백현이 교실로 뛰듯이 걸어갔다. 역시,있다있어.
" 안녕 "
" 어? "
문을 열자마자 고개를 들지 않기에 헛기침을 하며 인사를 하려던 백현은 말문이 막히고말았다. 헐,지금 도경아가 나한테 인사한거? 멍청히 손을 올린채 제자리에 멈춰 서 있으니 경아가 잠시 고민하는듯 손을 들어올렸다. 경아의 손에 백현이 더 굳은건 말할 것도 없었다.너 지금 카톡 씹은거 내가 삐진척 툴툴대려했는데 이렇게 귀여우면 어쩌자는거야? 엉거주춤 자리에 앉은 백현이 경아를 줄곧 쳐다보았다.
" .......... "
" .......왜? "
뚫어져라 쳐다보는 백현이 못마땅했는지 경아가 못내 물었다. 오늘 어디 아퍼? 이마에 손을 짚으며 다른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만져보지만 경아에게 열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열은 없네. 손을 치우려던 백현은 이상하리만치 굳어있는 경아의 모습에 다시 손을 짚었다. 흠짓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모양새가 진짜 아픈건가? 그러고보니 귀가 빨간것 같기도 했다.너 왜이리 귀가 빨개.추워? 되묻는 백현의 말에도 경아는 그 새침한 입술을 꾹 다문채 도무지 열 생각이 없어 보였다.잠시 고민하던 백현이 양 손바닥을 열심히 비비며 입김으로 열을 내기 시작했다.
" 도경아,나 봐봐. "
갸웃하며 자신을 슬쩍 돌아보는 경아의 어깨를 잡아 마주보며 백현은 이때껏 열심히 열을 낸 손바닥으로 경아의 귀를 감쌌다. 자신도 귀가 추위를 많이 타기에 귀가 시리면 얼마나 따가운지 알기 때문이였다. 귀가 시리면 봄이라고 안하고다니지말고, 귀마개 하고다녀 좀 따뜻해? 백현이 묻는 말에 여전히 경아는 대답이 없었다. 딱딱히 굳어있는 모양새가 싫어서 그러는건지, 놀라서 그러는건지. 백현은 경아가 부끄러워서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콩닥콩닥, 주체도 못하고 설레이는 소리가 경아에게 들리지 않길 바라며. 채 5분도 안되는 그 시간이, 둘에게는 아니 백현에게 만큼은 1시간이라도 되는듯 길고도 길었다.
*
그 이후로 경아와 좀처럼 이렇다 할 접전은 없었다.왜냐면..
" 야 똥백 이거뭐냐. "
중간고사가 코앞에 들이닥쳤기 때문이였다. 저 아래지방에는 벚꽃 축제도 시작된다는 말이 들려오는것같았는데. 이런 날씨도 좋은날 도경아도 아닌 박찬열과 둘이서 독서실에서 썩어나야한다니! 책에 코를 박고 절망하던 백현은 찬열을 무시했다. 저새끼는 모르는게 뭐저리많아. 저래놓고 시험은 잘보는게 얄미워죽겠다. 아침부터 쭉 있으려니 온몸이 노곤노곤한게 아무래도 이상태로 있다가는 잠에 들것같아 백현은 커피를 사오겠다며 독서실을 나섰다. 주변 편의점에 들어가 커피를 고르고 있으려니 백희가 생각나 소름이 돋았다. 백희가 칸타타 광고를 보며 열광한 탓에 한동안 칸타타만 죽어라 마신 기억이 났기 때문이였다. 백현은 불안하다는듯 고개를 저어 얼른 백희 생각을 떨쳐버리고는 남자라면 TOP 라며 두개를 집어들었다.
" 2520 원이요. "
아나, 이십원. 주머니를 뒤지며 인상을 굳히던 백현에게 알바생이 대신 내드릴까요? 물었다.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호의에 웃으며 고개를 들자 낯익은 검둥이에 금방 표정을 굳혔지만.
" 안녕하세요. "
저번에 피아노를 치던 그 깜둥이였다.
*
오늘 묘하게 짧네요. 죄송함다
대신 8,9는 알차게 쓸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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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스캔들 작가님 뭐하고 사시나 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