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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루민] 장미 (藏微), 02 | 인스티즈 

 









[루민] 장미 :: 藏美

-미를 감추다







루한은 애가 탔다. 민석과 무슨 이야기라도 나누고싶은데 쉬는시간마다 개미떼가 땅에떨어진 사탕에 몰리듯 제게 달려드는 친구들 덕에 조회시간 이후로 한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게다가 곱게 생일 축하만 하고 가지는 못 할 망정 생일에는 역시 생일빵이지 라는 얼토당토않는 말까지 해가며 야무지게 18대를 꼭꼭 때리고 가니, 이쯤되면 루한의 등이 멀쩡할까 걱정까지 되었다.
다행이 오는 아이들마다 작은 선물은 꼭 주고가니, 책상위로 쌓인 선물이 제법 뿌듯했다.
평소에 좋은 성격과 이쁘장한 얼굴,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유명하여 두루두루 친구가 많은 탓이었다.
장점이라고 생각했던것이 순식간에 단점이 될줄은 몰랐지만…
루한은 칠판을 탕탕 치는 문학선생에 잡생각에서 깨어났다.
수업에 집중하라고 큰소리치는 선생에 대충 죄송하다 웅얼거린 후, 제 앞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머리통을 쳐다보았다.
이리 흔들, 저리 흔들. 민석의 머리가 한번 흔들거릴 때마다 루한의 시선도 따라붙었다.
아침에 화단에서도 느낀거였지만, 뒷통수가 유난히 동글동글 한 것 같았다.
저렇게 위태롭게 졸 바엔 차라리 엎드려서 자는것이 더 실용성 있어보였지만, 졸다가 퍼특 깨서 수업듣고 다시 졸고의 무한 반복을 하는것을 보니 나름대로의 수업의지는 있는것 같았다.
다만 졸음이 말썽인 케이스 같았지만.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에 민석이 화들짝 깨며 일어났다.
동그란 뺨을 두어번 찰싹소리나게 치고는 펜을 다시 손이 쥔채로 칠판을 쳐다본 후 눈에 띄게 실망한 표정을 짓는다.
아마 다시 졸음을 참지못하고 졸아버린 스스로를 자책하는듯 했다.
그러다가 민석이 교실 뒷문 쪽에서 들리는 형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루한도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사실 루한이 민석과 말하고싶어서 전전긍긍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있었는데, 쉬는시간마다 왠 민석보다 머리통 하나는 더 커보이는 일학년생이 민석을 데리고 홀연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눈이 좋지 못해서 명찰은 못봤지만, 민석이 팔짱까지 껴가며 세훈아 세훈아 입에 달고사는것을 보니 이름이 세훈인듯 하였다.
이번 쉬는 시간에도 세훈은 어김없이 민석을 옆에 달고 반을 나섰고, 루한은 어김없이 친구들에게 등짝을 내주어야만 했다.
얻어맞은 등짝이 아파서인지, 아니면 민석에게 어떠한 질문 하나도 제대로 할 수없는것이 싫었던 건지 루한의 표정은 당최 펴질 생각을 안했다.

쉬는시간이 되어 반을 나간 이후로 민석은 마지막 교시의 종이 칠때까지 반에 들어오지 않았다.
출석체크를 할때도 들어오지 않았고,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릴때도 들어오지 않았다. 심지어는 종례시간에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담임은 기막히게도 그런 민석의 자리를 한번 힐끗 보고는 말았다.
오늘 처음 얼굴본 전학생이 뭐가그리 신경을 쓰이냐고 물을수도 있겠지만, 루한은 민석이 없는 한시간 동안 이리저리 흔들리던 동그란 머리통의 부재에 허전함을 느꼈다. 그새 정이라도 든 모양이었다.
결국에는 제가 무슨 상관이냐며 선택인 야자는 쿨하게 스킵한채로 당당히 교문을 나섰다.
생일이는 당연히 노래방 아니겠냐며 자신들을 노래방으로 끌고온 종대나, 생일에는 당연히 먹거리 아니겠나며 피자나 치킨따위를 잔뜩 시킨 백현이나 루한에겐 똑같은 짐덩이들과 같았다.
제 돈이 아니라고 일단 시키고보는 심보라는것이, 눈에 훤히 보였다.
저러다 또 잔뜩 남기고 말지. 망할것들.
종대가 노래방을 제안할때 무슨 노래방이나며 온몸으로 거부하던 찬열은 제일 흥이나서 올라가지도 않는 목소리로 올려보겠다고 설치다가 결국에는 목이 나가 한층 더 낮아진 목소리로 입을 꾹 다물고 구석에 쳐박혔다.
종대와 백현은 사이좋게 마이크 하나씩 나눠잡고는 고음만 잔뜩 있는 곡들을 불러대기 바빴고, 애초에 노래와는 거리가 먼 준면은 대충 탬버린을 흔들거렸다.
루한은 손목시계를 한번 보고는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밖에는 벌써 해가 지고도 남았을 시간이었다.


"야, 나 먼저 가본다."


백현과 종대는 주인공이 제일 먼저 자리를 뜨는데도 불구하고 익숙하다는듯 잘가라는 인사를 건네고는 다시 노래삼매경에 온 몸을 불살랐다.
준면과 찬열도 다 안다는듯한 눈빛으로 손을 두어번 흔들고는 다시 신나게 놀고있는 백현과 종대를 구경하기 바빴다.
노래방의 가파른 계단을 오른 루한은 이미 옛날에 익어버린 길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노래방과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빵집에 들려 작은 케이크도 사고는 시내 외각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작은 버스는 약 한시간 정도를 달리고 달려서 자그마한 병원에 도착했다.
그곳이 버스의 종착점이라는것을 알리듯 버스 안에는 루한과 버스 운전기사 외엔 개미 한마리조차 없었다.
루한은 버스에서 내려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실내정숙' 이라고 적힌 안내표지판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벽에 휑한 느낌까지 들었다.
간호사를 따라 한 병실에 들어간 루한은 넓은 병실에 입을 꾹 다물었다. 제 아버지는 결국 일인실로 옮긴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그대로 실현한 모양이었다.
루한이 조심스레 구석에 놓인 침대로 다가가 옆 탁자에 케잌을 올려놓고는 누워있는 여인의 뺨을 어루만졌다.
아까의 싸늘했던 표정은 아예 없던 일이었던 것 처럼 두 눈이는 다정함 만이 가득했다.


"媽(엄마)"
"嬰兒(아가)"
" 移動父親的醫院裡?(병실 옮긴거 아버지에요?)"
"…"
" 他說,醫院的處置,很。 (자기가 내는 병원비라고 마음대로네요, 아주.)"
"…"


루한은 희미하게 미소짓는 어머니의 모습에 울화통이 치미는 기분을 느꼈다.


" 雖然我的父親離婚…!(아버지는 이혼까지 해놓으시고는…!)"
" 嬰兒,每分鐘一個新的妻子很好,你呢?(아가, 그 이 새 아내는 잘 계시니?)"
" 媽媽,請….(엄마, 제발….)"
" 給我買的,盧甘斯克。我去世後,我不想讓你傷心的人。(엄마는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어. 루한, 나는 죽은 후에 나때문에 슬픈 사람이 있길 바라지 않아.)"
"…"
" 和兒子, 了 但生日快樂 。(그리고 아들, 늦었지만 생일축하해.)"
"…"
" 今天是兒子的生日,我不能給什麼,所以我很抱歉。(오늘 아들 생일인데 아무것도 못해주고 너무 미안하다.)"


계속 이어지는 모친의 사과에 루한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언제부터 모자지간이 생일하나 못챙겨준다고 사과하는 사이가 되었을까.
루한은 부러 밝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흐르려는 눈물을 억지로 감추기 위함이었다.


"我給我媽我旁邊的是最大的禮物。我愛你。(난 엄마가 옆에 있어주는게 가장 큰 선물이야. 사랑해요.)"
" 我也愛你。生於感謝我的天使。(나도 사랑해. 태어나줘서 고마워 나의 천사.)"


루한은 지쳐 잠든 제 엄마를 제대로 뉘이고는 이불을 덮어주었다.
병때문에 생기는 고통을 최소화 시키느라 그녀의 마른 손목에는 여러개의 주삿바늘이 이리저리 엉켜있었다.
눈가에 몰리는 열기에 눈을 꾹 감았다 뜬 루한이 그녀의 뺨에 입을맞추고는 귓가에 속삭였다.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창문이 닫혀있나 살펴보고 커텐까지 꼼꼼히 치고는 불을 끄고 병실을 나왔다.
병실을 나와 새하얀 복도를 걷는 내내, 루한은 떼어지지 않는 발걸음에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러있었다.



"다녀왔습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새엄마에 루한이 찡그려지려는 표정을 애써 가다듬었다. 저 여자는, 죄가 없다. 라는 말을 수백만번 새기며.


"왔니? 생일이라길래 미역국 좀 끓였는데…한번 먹어볼래?"
"…지금은 별로 입맛이 없어서요. 내일 아침에 먹을게요."
"어어 그래, 피곤할텐데 올라가서 쉬어."


제 말 하나에 뻘뻘 눈치보며 하나부터 열까지 맞추려고 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임을 알고있었기에, 루한을 밀어내지는 않았다. 다만, 그 이상으로 노력하지도 않을 뿐이었다.
부엌 쪽으로는 한번의 눈길도 주지 않으며 빠른 걸음으로 걸어 제 방으로 들어왔다.
가방을 아무곳에나 던져두고 침대에 풀썩 누웠다.
교복을 갈아입을 기력조차 없었다.
루한은 천장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커다란 회갈빛의 천장이 자신을 내리누르는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떠올랐다. 전학생이, 오늘 화단에서 본 자그마한 남학생이.
민…석.
루한이 입을 움직이며 기억을 더듬어 이름을 불러보았다.
저 안쪽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듯한 기분에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마치 말해서는 안되는 어떠한 금기의 단어를 말 한듯한 기분이었다.
민석의 모습이 한번 생각나자 모든 기억은 잊어버린듯 오롯이 그에따른 기억만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도대체 민석은 왜 세훈이라는 일학년과만 붙어다니는지, 그 둘은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민석은 어디에 사는지, 도대체 새벽부터 그 화단에는 무슨 일로 있었는지.
평소에 사람 자체에는 깊게 관심을 두는 성격도 아닌데 하루아침에 바뀐 제 모습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민석의 그 자체를 알고싶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그리고 루한은, 그 감정을 단순히 '친해지고 싶어서'라는 이유로 치부해 버렸다.
그 결정이 자신의 인생에 지독한 오점을 남길것임을 모른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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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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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ㅠㅠㅠㅠㅠㅠㅜ신알신햐여ㅠㅠㅠㅠㅠㅠ너뮤좋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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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알신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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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루한의 가슴아픈사연이잇엇네요ㅠㅠ 세훈이의등장또한 글의묘미네요! 민석이는 어디로 가버린것인건가요? 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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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차차나올예정이에요!! 칭찬감사드려요☞☜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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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전에 왔던 비회원이에요 :) 생일날 태어나게 해주신 엄마와 오래 있을 수없는 루한이가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아프네요.. 그런 루한이 곁에 민석이가 따뜻한 위로가 되는 존재로 머무르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쁜 글 잘 읽고 가요! 다음편에 또 올게요 예쁜 작가님~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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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 예쁜작가님이라니ㅠㅠㅠ아니에요ㅠㅠ 이쁜덧글 감사드려요 이쁜독자님!^^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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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ㅜㅜ루한엄마와의대화가 가슴아파요 민석이는 세후니랑무슨관계인걸까요? 재밌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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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머리굴리면서 쓴거에욬ㅋㅋ 중국어는 번역기돌린거라서 장담할수음슴...ㅠㅠ칭찬감사드려요!!^o^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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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넘 오랜만에오셨어요 ㅠㅠㅠㅜㅜ얼마나 장미 기다렸는데요 ㅜㅜㅜ 세훈이랑 민석이 과연무슨사이일까요??!! 궁금해..ㅠㅠㅠㅠㅠㅠ 다음화부터 본격적으로 루한이야기에 돌입하는것 맞겠죠?!?!!? 오래오래보고시퍼요 ㅜㅜㅜㅜㅜㅜ담편 어서올라오길 기다릴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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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늘내일쯤 올라올거같아요..흑흑 조금더 빨리오도록 노력해볼게요! 덧글감사드립니다~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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