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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봄 전체글ll조회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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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은 존재한다. 다만 우리가 인지할 수 없는 것 뿐. 신들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본질적으로 인간들은 신에 의해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자신들과 형태적으로 가장 유사하면서도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지 않는 것.

신들은 자신들의 인간을 매우 소중히 했고 개중에도 가장 아끼는 인간에게는 존재를 감추고 자식을 낳기도 했다.

신의 피를 타고난 아이. 우리는 그들을 신의 아이라고 불렀다.

신의 아이들은 대체로 무언가에 우수했고 국가에서는 그들을 ‘히네’라는 교육관에서 맡아서 함께 양성했다. 신의 아이들은 곧 국가의 자산이었다.

모든 아이들은 7살 때 신전으로 가서 신의 불에 자신의 피를 한방울 씩 떨어뜨렸다. 더 강한 신의 피가 섞일 수로 불은 더 화려한 색을 내면서 불타올랐다.

이는 가문의 영광이었다. 모든 아이들은 자신이 신의 아이이기를 원했으니.

  

 

 

 

“이은수” 은수는 천천히 뒤로 돌았다. 단짝인 민석이었다. 민석 역시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가진 옷들 중 가장 비싼 옷을 입고 있었다.

“안녕하세요.”민석은 공손히 아버지께 인사를 올리고는 은수의 손을 붙잡았다.

“너도 신전으로 가는 거지?” 은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헛된 희망이라는 걸 알았다. 자신이 사는 곳은 제일 못사는 빈민가였다. 몇 십년에 한번씩 신의 아이가 탄생 할까말까 한 곳이었다. 하긴...자신이 신이어도 더러운 인간은 싫을테니...

그래도 자신이 신의 아이이고 싶었다. 매일 같이 그렇게 생각했다. 기적이 오면 그렇게 왔으면 좋겠노라고.

집에 가면 배가 고파서 지쳐 잠든 동생이 누워 있었고 아픈 엄마는 일을 마치고 온 자신에게 미안함이 그득 담긴 얼굴로 웃어보였다. 엄마의 그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소름이 끼쳤다. 아버지는 젊었을 때 다리를 다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나만...그래 나만이 해야만 하고 할 수 있는 일이다.

“무슨 생각해?”민석이 물어오자 나는 웃었다.

“그냥 너랑 같은 생각. 내가 신의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 우리 둘은 동시에 웃었다. 가능할리 없잖아.

  

신전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도심지로 걸어오느라 다리는 퉁퉁 부어있었다. 게다가 자신들은 도시의 하층민에 지나지 않아 도시인들의 멸시 어린 눈빛을 받으며 자연히 뒤로 밀려났다.

오후가 되고 사람들은 여전히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여름이라 해가 늦게 지기는 했으나 이제는 별이 보이고 있었다. 얼른 집에 도착해야 한다. 내일 일터에 가지 않으면 당장 우리 가족은 죽는다.

은수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얼른 가야해. 사람이 이제는 열댓명 밖에 남지 않았다. 성한 자신의 다리로도 먼 길이었으므로 자신의 아버지는 더 아플테니 얼른 집으로 가야 했다. 이제는 자신의 앞으로 딱 5명 남았다. 사제들의 지루한 표정을 보니 오늘도 신의 아이는 없는 듯 했다. 이 신전도 신의 아이가 나오지 않은지 벌써 십년이 넘었으니 지루할 만도 했다.

드디어 자신의 차례였다. 자신이 한 발자국 나아가자 사제가 짜증나는 표정으로 손을 저었다.

“밤이 늦었으니 내일 다시오세요.” 머릿속이 하얗게 암전되는 기분이었다.

내일 다시 이 3km가 넘는 길을 걸어오라니.

아버지가 사제의 팔을 붙잡고 애원했다. “사제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

사제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경호원들을 불렀고 경호원들은 거칠게 아버지를 떼어 바닥에 내팽겨쳤다. 하층민이라서 항상 자신들은 이랬다. 나는 얼마전에 시장통에 긁힌 덜 여문 상처딱지를 이를 악물고 떼어냈다. 피가 솟구쳣다. 나는 손등을 그대로 들어 경비원사이로 뛰어가 불위에 떨궜다.

“무슨 짓이야! 이 더러운 계집애”

순간 볼이 얼얼해지며 바닥에 내팽겨쳐졌다. 경비원들이 마구 나를 짓밟았다.

불은 바뀌지 않았다. 역시 신은 없었다. 나는 몸을 말았다.

“자...잠깐!” 사제의 떨리는 목소리가 경비원들의 발을 막았다.

“시...신의 아이...”나는 희미한 경비원들의 뒤로 불타는 보라색 불을 보았다. 진한 자줏빛 불이 조롱하듯 거세게 일렁이고 있었다.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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