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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작용점
w.카디찬백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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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도경수…라고 합니다. "
" 아,경수씨?반가워요. "
" 아…안녕하세요. "
" 난 김성준이라고 해요.경수씨 편한대로 김대리님 이라고 불러도 되고- "
경수는 자신에게 한꺼번에 쏟아지는 시선에 경수는 경직되어 눈알만 도르륵 굴렸다.평소에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조용히 묻혀가자 란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경수에겐 이런일이 정말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경수씨 잘 부탁해- 벌써 말을 놓고는 불쾌한 시선으로 자신을 흝더니 손을 내미며 악수를 청하는 김대리의 모습에 경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그래도 어쩔수 없었다.앞에 있는 김대리의 나이는 40이 족히 되보였으며 또한 경수는 25살의 나이로 이제 막 대기업인 HanuelCompany,즉 HC 마케팅 부서에 들어온 풋내기 사원이었기 때문이었다.여기는 지현씨고 여긴 승윤씨,그리고 여긴… -자기의 이름이 불릴때마다 웃으며 쳐다보는 시선에 경수는 한사람,한사람 고개를 꾸벅이며 인사를 했다.
" 경수씨가 몇살이라고 했지? "
" 25입니다. "
" 여기서 제일 어리네.경수씨는 원래부터 이 회사에 들어오고 싶었나? "
" 마케팅쪽에서 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경영학과 나와서 공부하다가 입사하게 됬습니다. "
" 대학은 어디 나왔다고 했더라? "
" 고려대 경영 나왔습니다. "
" 학벌 좋네,이제 경수씨한테 일 많이 맡겨도 되겠다. "
자신을 치켜 세워주며 은근 부려먹을 태세를 보이는 김 대리의 모습에 식은땀만 삐질 흘렸다.' 좋은 시절 끝났구나. " 경수는 남몰래 속으로 한숨을 폭 내쉬었다.사실 잘 알고 있었다.지인들이 워낙 똑똑했던 사람들이라 자신보다 먼저 입사를 했으며 사원때 얼마나 욕도 많이 얻어먹고 심부름꾼 역활도 톡톡히 했는지,친구 녀석들이 맨날 술 진창 먹고 질질 짜면서 하소연 할때는 몰랐는데 이제야 실감이 나기 시작한 경수였다.회사가 좋을수록 더 엄격하고 사회 생활이 힘들다는것.그것정도는 사회 생활에 막 발을 디딘 경수도 아는 사실이었다.더군다나 첫만남부터 심상치 않은 김대리의 포스.경수의 뽀얀 얼굴에 주름살 하나가 생기는 듯 보였다.
" …네?아,저 그게.. "
" 경수씨는 잘 할것 같은데.노래 잘해? "
" 그,그냥.. "
" 우리 회사가 환영회때 노래 시키거든.거기서 잘해야지 이쁨 받는다,경수씨. "
" 환…영회요? "
" 당연한거지.주변 사람들한테 못들었나보네.환영회는 모든 회사 다 있을거야. "
" 그건 아는데.. "
우리 팀장님들한테 이쁨 받으려면 제대로 불러,애교 팍팍 넣어서.음흉하게 쳐다보며 눈을 찡긋 거리는 김대리의 행동에 경수는 궁금한듯 눈을 크게 뜨곤 말했다.팀장님들 이라니.원래 팀장님은 한명뿐인데.저 옆 홍보 부서 팀장님을 말하는건가.경수의 머릿속에서 퐁퐁 샘솟는 궁금 주머니는 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경수씨 몰랐구나 -그런 모습에 김대리는 웃으며 말을 꺼냈다.
" 우리 회사엔 팀장님이 두분이 있어.하는 일은 뭐 똑같고. "
" …두분이요? "
" 응.회사가 가전제품쪽이다 보니깐 손도 많이 가고 그래서 몇년전부터 제도가 그렇게 바꼈어.홍보부도 그렇고 회사 전체가 그래. "
" …아. "
" 원래 계시던 팀장님은 김종님 팀장님이시고 2년전에 들어오신 팀장님은 박찬열 팀장님,이라고 계셔. "
나이는 33,32 이렇게 되시고.김대리의 말에 안그래도 경수의 큰 눈은 더 번쩍 떠졌고 굳게 다물고 있었던 입술이 살짝 열렸다.정말요- 믿기지 않는 다는듯한 경수의 벙찐 모습게 김대리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어떻게 그 나이에 팀장이 됬을까.드라마에서만 벌어지던 젊은 팀장님이 실제로 존재하다니.드라마 광인 경수는 아직도 자기가 가상에서 헤엄쳐 나오지 못한게 아닌가.하고 생각했다.자기는 막 신입사원인데 고작 6살정도 많은 사람들이 벌써 팀장이란 높은 직급에 있다니.괜시리 자신의 처지가 씁쓸해져오는 경수였다.
" 김종인 팀장님은 워낙 일 처리 능력이 뛰어나셔서 금방 승진 하셨고 박찬열 팀장님은 다른 회사 마케팅 부서에 계시다가 능력 좋으셔서 더 좋은 우리 회사로 오신거야. "
" 아..다들 대단하시네요. "
" 그렇지.그래도 조심해. "
" …왜요? "
" 요즘 신제품 출시 준비 때문에 한참 우리 부서가 바쁘거든.기획안 내랴,회의 하랴. "
" 근데 그게 왜 조심할 일…이에요? "
" 김종인 팀장님 엄-청 까칠 하신분이야. "
주위를 이리저리 살피며 비밀인 마냥 귀에 작게 속삭이는 김대리의 모습에 경수도 덩달아 잔뜩 긴장하여 침을 크게 꿀-꺽 삼켰다.까칠 하신분이라니.워낙 성격이 순두부 마냥 말랑말랑한 경수라 까칠한 사람에게 장난감마냥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었던 경력이 있었던 경수였다.자상하고 배려심 많은 팀장님이길 바랬는데-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잘생긴 얼굴의 자상한 팀장님에 대해 남몰래 환상을 품어왔던 경수에게 김대리의 한마디는 꿈을 송두리째 뽑아 버리는 잔인한 말이었다.
" 얼굴 정말 조각같이 생기셨는데 성격이 좀.. "
" … "
" 팀장님한테 기획안 냈다가 욕 엄청 먹고 짤릴뻔했던 사람들이 한 둘이아냐. "
짤…려요? -겁먹은듯한 경수의 모습에 김대리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 짤리는 사람 1순위가 자기가 되는게 아닌가.입사하자마자 바로 잘리는거 아닌가.경수는 아직 대면하지도 않은 김종인 팀장에 대해 엄청난 위협감을 느꼈다.얼마나 힘들던 나날이었던가.이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코피 쏟으며 공부하고 면접 보러 다니던,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앞을 가리는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경수는 한숨을 크게 푹,내쉬었다.너무 걱정은 마.김대리의 목소리에 경수는 김대리를 슬쩍 쳐다보았다.
" 그래도 평소엔 괜찮아.심기만 안 건들이면. "
" … "
" 정말이라니깐?박찬열 팀장님은 완전 정반대셔.잘생기셨는데 성격도 좋다고 인기도 엄청 좋으시지.우리 맨날 박찬열 팀장님한테 기획안 낸다니깐? "
" … "
" 뭐,두분다 인기는 많으시지만.무튼 경수씨 너무 걱정은 하지마- 경수씬 분명 잘 할거야. "
실컷 겁 줘놓고선 이제 와서 걱정 말라니- 불난집에 기름 뿌리는것도 아니고 자신을 놀리는듯 이제 와서 어깨를 토닥이는 모습에 경수는 고개를 숙였다.뭔가 화장지 풀리듯 쉽게 회사 생활을 할 것 같진 않다는 불길한 느낌이 경수의 몸을 휘감았다.일 안합니까 -한참 김대리와 얘기 하던 경수는 땅을 파고 들어갈듯한 저음 목소리에 시끌벅적했던 사무실 안에 찬물을 끼얹은듯 조용해지는 것을 느꼈다.덩달아 갑자기 긴장한듯한 김대리의 모습까지.경수는 불길한 예감에 조심히 고개를 들었다.
" 다들 일 안합니까?지금 신제품 출시날이 고작 두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걸 아는 분들이 지금.. "
" … "
" 점심 시간 끝난지 1시간이나 지났습니다.김대리,수정해오라던 기획안.다 수정했어요? "
" 아,저 그게 팀장님… "
" 했습니까,안했습니까.그것만 말하세요. "
" 못 했는데..사실 오늘 경수씨한테 이것저것 설명하다 보니ㄲ… "
" 분명 일주일 전부터 시간을 드린걸로 압니다만. "
" … "
" 저번에는 어머님이 편찮으셔서,그저께는 아내가 아파서.어젠 딸 생일이라고!그럼 도대체 일은 언제 합니까? "
" … "
" 이딴식으로 일 할거면 당장 그만 두세요.김대리. "
무척이나 화가난듯 목을 죄여오던 넥타이를 거칠게 푸르고는 사납게 김대리를 쳐다보는 김종인 팀장의 모습에 안그래도 왜소한 경수의 몸은 더 움츠러들었다.경수 뿐만 아니라 이 일을 많이 겪어본 여러 팀원들도 제대로 겁을 먹은듯했다.죄송합니다.고개를 숙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내뱉는 김대리의 모습에 김종인 팀장은 한숨을 크게 쉬었다.
" 죄송하단 말 벌써 1000번은 더 들은것 같네요. "
" … "
" 이젠 그 말 안듣길 바라겠습니다. "
" 알겠습니다,팀장님. "
" 김대리는 나 따라오세요.첫번째 기획안 마무리 지어야 하니까. "
" 알겠습니다.근데 새로 사원이 들어왔는데.. "
" 나도 알아요. "
" 네? "
서류랑 다 봤습니다.김대리의 말에 자신을 차갑게 흘끗 쳐다보는 시선에 경수는 폴더가 된 마냥 90도 인사를 하며 크게 외쳤다." 안녕하십니까.마케팅 부서 신입사원 도경수라고 합니다. " 경수의 우렁찬 목소리에도 김종인 팀장은 놀란 기색없이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회의실 안으로 향했다.경수씨 힘내- 김종인 팀장이 들어간 후에야 자신을 안쓰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힘없이 터덜터덜 회의실 안으로 향하는 김대리의 모습에 경수는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다.입사 첫날부터 이런 분위기를 맛본 사회생활 초년생 경수에겐 지옥보다 더 심한 지옥이었다.
" 도…경수씨라고 했나. "
" 네,네?…네. "
" 뭘 그렇게 놀라요.도씨라- 신기하네. "
" … "
" 김종인 팀장 진짜 깐깐하죠.나도 가끔 저런거 보면 적응이 안된다니까. "
" …네?그게.. "
회의실을 멍하니 쳐다보던 경수의 시선을 돌리게 한건 다름 아닌 20대 후반으로 보이는,보기에도 수백만원 해보이는 멋드러진 정장을 입은 멀대같이 큰 한 사내였다.그런 차림과 안어울리는 300원 짜리 커피를 한 손에 쥐고 살-짝,아주 살짝 빙구같아 보이는 모습이란.아.내 소개를 안했네 -웃으며 손을 내밀어 보이는 남자의 모습에 경수는 멀뚱멀뚱 남자를 쳐다보았다.
" 박찬열이에요. "
" 아..네? "
" 하하,뭘 그렇게 놀라요.박찬열 팀장이에요.잘지내봐요 경수씨. "
" 티..팀장님..죄송합니다. "
" 죄송할거 까지야,이제 알았으니까 된거죠. "
" 너..너무 젊어 보이셔서....아 죄송해요..그게.. "
동안이란게 좋은 뜻이죠.고마워요.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 매는 경수의 모습에 박찬열 팀장은 신기한 생물체라도 본 마냥 경수를 두눈으로 쫓았다.이런 맹한 사람이 어떻게 우리 회사에 들어왔을까.딱 보기에도 막 대학에서 졸업한 어린 티가 팍팍 나는 경수를 보자니 찬열은 웃음이 새어나갔다.이제 좀 재밌는 회사 생활이 되겠네- 라는 생각을 가지고.
" 왜..왜 웃으세요. "
" 아니에요.그럼 경수씨 자리는 알죠. "
" 네,대리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
" 내일부터 새로 출시할 제품 기획안 쓰면 되요.모르는거 있으면 김대리한테 물어봐도 되고. "
" 네. "
" 나한테 물어봐도 되구요. "
네? -자신을 쳐다보곤 웃음기 있는 말투로 말을 꺼내는 찬열의 모습에 경수는 맹한 눈빛으로 다시한번 물었다.나한테 물어봐도 된다구요.경수가 혹여나 못들을까,다시 한자 한자 또박또박 말을 뱉는 찬열에게 경수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 아..알겠습니다. "
" 그럼 볼일 봐요.지현씨,기획안 오늘 5시까지 메일로 제출해줘요. "
" 네,팀장님. "
" 경수씨.모르는거 있음 꼭 물어봐야 되요- "
네,네 -바보같은 표정으로 대충 고개를 끄덕이는 경수를 보던 찬열은 픽 웃더니 그 긴다리로 재빠르게 팀장실 안으로 향했다.이게 무슨 일이지.1년동안 겪을 황당하고 쇼킹한 일을 하루사이에 다 겪은것 같다.한명은 엄청 무섭지,한명은 맹구같지.아무리 눈 씻고 봐도 공통점 하나 없는 그런 두 팀장의 모습에 경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그리고 생각했다.이건 꼭 자기의 고민상담 친구,백현에게 무슨일이 있더라도 상담을 받고야 말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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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회사물 처음 써보는데 이건 뭐 ㅎㅎㅎ
무튼 백현이는 다음화에 나와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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