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대] 손흥민 대학생활기 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0/1/40171d0d80aba4f77d67ae62a3741a06.jpg)
[축대] 손흥민 대학생활기 3
남자들로 드글드글 들어찬 술집은 꽤나 시끄러웠다. 첫 시작은 주영선배의 입단축하말로 시작해서 점점 분위기를 타기 시작하자 신입생들에게 노래를 시키질 않나, 춤을 시키질 않나. 내게도 일어나서 춤을 춰보라는 걸 못하고 있자 자철형이 악의 구렁텅이에서 꺼내주어 겨우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다. 그에 비해 김영권은 지밖에 모르는 이상한 노래를 불러서 정호선배한테 딱밤 한 대를 얻어맞았다. 분위기가 오르면 오를수록 가관으로 옆 테이블에선 여자테이블에 찍쩝거리질 않나, 김영권은 그렇게 신나하더니 이미 취해서 헤롱거리고 있질 않나. 태풍이 한 번 휩쓸고 간 것만 같은 테이블 위는 돼지우리가 따로 없다. 다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시끌벅적한 사람들 속에서 가만히 옆에서 맥주나 홀짝홀짝 거리고 있자 내 대각선에 앉아있던 성용선배가 뜬금없이 내게 소주병을 내민다. 뭔가 하는 표정으로 멀뚱히 쳐다보고 있자 자기 잔을 받으라는 듯 소주병을 기울여 급히 잔을 들어 받았다.
"너 구자철이랑 언제부터 알았어."
"저 중 1때부터요... 저도 한 잔 따라드릴게ㅇ.."
"난 됐고, 마셔."
소주병을 들고 있는 내 손이 무안하도록 거절한 선배는 내게 마시라는 듯 해와 하는 수 없이 한잔 들으키고는 으- 표정을 찡그리고 있자 안주그릇을 슥 내민다. 생각보다 친절한 모습에 의외다 생각을 하고는 하나를 집어 먹자 곧바로 한 잔 더 내게 술을 따라준다. 아닌가. 날 아예 보내버릴 작정인가. '구자철이랑 무슨 사인데.' 또다시 질문을 해와 그냥 옆집 살아서 같은동네 형동생 사이라고 말하니 내 술잔으로 고갯짓을 하며 마시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해와 한 번 더 들이켰다. 내 물컵에 물을 따라줘 바로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자 선배는 가만히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왠지 경계가 가득 담긴 시선같아 내가 뭐 밉보인게 있나 생각이 든다. '너 앞으로, 훈련하러 오면 구자철말고 나한테 먼저 인사해.' 이게 뭔 소린가 싶어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자 빨리 대답 안하냐며 미간을 지푸려 그러겠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표정이 풀어져선 흡족한지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방금까지 벽을 잔뜩 쳐놓은것 같은 얼굴은 사라지고 저렇게 웃고 있는 얼굴을 보니 진짜 순해보여서 다른 사람만 같다.
"둘이 뭔 얘기하냐- 또 흥민이 괴롭히고 있었냐?"
그 때 성용선배 옆에 털썩 앉으며 물어오는 자철형의 말에 성용선배는 자길 뭘로 보고 그러냐며 투덜거린다. 자철형이 입내밀지 말라며 뻥튀기를 한움큼 들어 성용선배 입에 쑤신다. '아으이게!' 버럭 소리를 치려다 됐다 됐어라며 인상을 팍 찡그리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모습에 자철형이 삐졌다며 큭큭 웃어온다. '둘은 허구한 날 싸워-' 둘의 모습에 옆에서 밥차선배는 쯧쯧거리며 말해와 성용선배가 이게 선배한테-라는듯 찌릿 째려와 밥차선배는 그저 헤헤 웃으며 안주를 입에 쓸어담는다. 와 진짜 많이 먹네. 그 때 옆에서 으아아거리며 취해 있는 영권이를 보니 눈이 반쯤 풀린게 완전 맛이 갔다 갔어. 니가 바라던 대학생활이 이런거냐. 확 물을 끼얹어버릴까 하고 있자 영권이 옆에 앉은 정호선배가 날 보며 '니 친구 완전 갔다-'라며 씨익 웃는다. 그러다 이내 영권이의 볼을 두드리며 좀 일어나보라는 정호선배의 말에 영권이는 게슴츠레 살짝 눈을 뜨고는 눈을 굴린다. 그러다 정호선배와 눈이 마주치자 갑자기 눈이 커져선 상체를 벌떡 일으켜 정호를 쳐다본다.
"어...!! 홍정호선수다-"
"뭐야, 장난하냐. 니 이름 뭐야-"
"김...영권. 김영권이요!"
"정신은 아직 있나보네. 집엔 가겠냐?"
"헤헤-... 홍정호선수... 진짜 팬이예요..."
정호선배의 말에 그저 베시시 웃으며 말하고 있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정말 제정신이 아닌거 같다. 정신은 있는데 제정신이 아닌건 분명해요. 말하려다 그냥 쳐다만 보고 있자 정호선배는 얘 왜이러냐며 내게 어쩌냐며 내게 물어온다. 그걸 저한테 물으시면 저야 모르죠... 내가 그저 어깨를 으쓱하자 자긴 모르겠단다. 연신 방실방실 웃으며 정호선배 옆에 붙어서 팬이라며 말해오는 녀석때문에 정호선배는 어이가 없단듯 피식- 웃는다. 그 때까지도 앞에서 계속 투닥거리고 있는 자철형과 성용선배가 뜬금없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야야-, 기성용 이자식이 너 괴롭히면 나한테 말해.' 아직도 아까 얘기로 이러고 있는건지 내가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괴롭힌적 없다고 하자 성용선배가 '없대잔아! 안괴롭혔다니까'라며 울분을 토한다. 다들 술먹고 제정신이 아니네. 여기도 꽐라 저기도 꽐라. 정신이 멀쩡한건 나뿐인가.
"우리 흥민이 괴롭히기만 해봐-"
"우리흥민이? 얘가 왜 니 흥민인데."
"어? 쟤, 제 런치파트넌데. 홍민이 제꺼예요-"
"흥민이고 홍민이고 간에 앞으로는 내가 관리할거니까, 한번만 더 그렇게 불러봐라."
여기선 왜 또 나 갖고 난리인건지. 전 제껀데요... 성용선배는 자철형의 우리흥민이라는게 마음에 안드는지 찌릿하다 옆에서 끼어드는 밥차선배의 말을 무시해버리고는 뜬금 선언을 한다. 제가 왜 선배 관리대상으로 들어가요.... 왠지 앞 날이 걱정되는 것만 같아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지려한다. 첫 날부터 이상한 선배한테 잘못걸렸다 싶다. 울상을 짓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자 뜬금 없이 낮은 목소리가 불쑥 끼어든다. '걔 제가 관리하고 있는데요.' 뭐지 싶어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니 술 하나 마신거 같지 않은 멀쩡한 얼굴로 말해오는 참치선배가 보인다. 진짜 별의 별 선배가 다 꼬이네. 갑자기 여기저기서 왜 다들 나갖고 난리세요. 내가 그저 멍하니 쳐다보고 있자 내 멍한 표정에 자철형이 표정 좀 풀라며 내 이마를 살짱 튕기고는 말한다.
"우리 흥민이 인기 좋네-"
"우리라고 하지 말랬지? 지동원한테 넘겼으니까 다신 그렇게 부르지 마."
"니가 뭔데 동원이한테 흥민이를 넘겨. 그리고 내가 뭐라고 부르던 말던, 진짜 별걸 가지고 다 난리야."
"넌 내가 관리 하고 있으니까 말 들어라-"
"크큭- 니가 뭔데 날 관리해. 내가 닐 관리하겠지."
서로 또 니가 내 라인이니, 내가 닐 관리하고 있다느니 별 시덥잖은 걸로 투닥거리기 시작한다. 왠지 둘이 싸우는게 초등학생 두 명같아서 보고는 피식 웃어버렸다. 그때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고갤 돌리자 참치선배가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이러다 제 얼굴 빵구나겠어요. 아까까지만 해도 난 쳐다도 안보던 사람이 갑자기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니 괜히 민망해져와 급히 고개를 돌렸다. 눈에서 불나오겠네. 제가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그렇게 관리하실 필요까진 없는데요. 말하고 싶었지만 괜히 더 화만 돋굴까 입을 꾹 다물었다. '이야- 동원이 눈에 레이저 나오겠네-' 옆에서 큭큭거리며 장난을 거는 밥차선배에게 떨어지라며 떨쳐낸다. '지동원 진짜 더럽게 재미없네- 됐다 나는 홍민이랑 놀랜다.'라며 뜬금없이 내 옆에 와선 술잔을 채워준다.
"저... 홍민이 아니라 흥미..."
"그래그래. 홍민이 짠!"
흥민이라고 몇 번씩이나 말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홍민이란다.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자신의 술잔을 들어 부딪쳐오는 선배때문에 하는 수 없이 술잔을 들고는 들이켰다. 어후, 진짜 써. 얼굴을 팍찡그리자 밥차선배는 그런 내 얼굴이 웃기다며 옆에서 푸하하- 웃는다. 선배와 한잔, 두잔 기울이고 있자니 취기가 오르는지 얼굴이 뜨거운 기분에 손부채질을 했다. 그러자 이번엔 내 얼굴이 빨개졌다며 홍당무 아니냐며 또다시 푸하하- 웃는다. 이 선배도 취한게 분명해. 내 술잔에 술을 채워주는데 지금 잔에다 붓는건지, 테이블에 쏟는건지 술잔에 철철 넘치도록 따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참치선배가 갑자기 술병을 뺏어간다. 순식간에 손이 휑해지자 밥차선배는 엥?하고는 고개를 돌려 참치선배를 바라보다 이내 헤-하고 밝게 웃는다.
"헤- 우리 참치네."
"형 취했다. 그만 마셔."
"니가 안마셔주니까-! 내가 홍민이랑 둘이-"
"됐고 그만 마시라고. 리비도 너도."
으. 취했나. 왜 갑자기 눈 앞이 흐릿해지는거 같지. 왜 참치선배가 뿌옇게 보이지. 나도 모르게 미간이 지푸려진다. '니 지금... 우냐?' 선배의 말에 놀라서 급히 손을 올리자 얼굴 위로 눈물이 묻어난다. 뭐야, 나 왜 울고 있어. 이거 술버릇이야 뭐야. 나 지금 진짜 멀쩡한데 왜 울고 있는거야. 나 자신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짓고 있자 참치선배가 일어나 내 손목을 잡고는 나오라고 말한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다리가 휘청한게 진짜 내가 취한건가 싶다. '어어.. 참치야 나는-..' 밥차선배가 하는 말은 듣지도 않고 날 끌고 밖으로 나오더니 근처 벤치에 날 앉힌다. '술 좀 깨. 밥차형은 내가 데려가면 되지만 넌 니 친구도 이미 간 거 같아 보이던데.' 참치선배는 내게 말하고는 이내 팔짱을 끼고는 벤치에 기댄다. 찬 바람이 불어오는게 정신이 차려지는가 싶다가도 볼은 아직도 뜨거워 정신이 더 없는거 같다.
"리비도, 너 왜 우냐?"
"안.. 흐... 울어요... 끅,"
"안 울긴. 질질 짜고 있는 주제에."
"으헝- 안운다니까요... 끄어엉-.. 안우는데 왜 자꾸... 흐흑... 운다고..."
내 말에 선배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허- 웃고는 쳐다본다. 그러다 이내 먹고 떨어지란 듯 '그래. 안운다 안울어.' 말하고는 고갤 돌려버린다. 나 지금 왜 울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손등으로 눈물을 슥슥 닦아내고 있자 선배는 얼굴을 팍 찡그리고 있다. 아이씨 짜증나게 왜 울고 난리야. 창피하게. 눈을 꾹꾹 눌러 눈물을 다 문질러내고있자 눈물이 서서히 들어간다. 이젠 괜히 저 선배까지 짜증나려한다. -밥차선배랑은 잘만 지내면서 내가 어제 그거 좀 잘못했다고 너무 무섭게 구는거 아니야... 선배면 좀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면 어디 덧나나. 진짜 쪼잔해서... 지가 뭔데 날 관리해. 웃겨 진짜- 그 때 날 내려다보는 시선에 고개를 드니 내게 뭐냐는 듯 미간을 잔쯕 좁히고 있는 선배 얼굴이 보인다. 왜 저렇게 사납게 본담. 나랑 있는게 그렇게 못마땅한가.
"술 마셨다고 막나가냐?"
"... 제가... 뭘요...?"
"그렇게 혼잣말처럼 대놓고 욕하는건 뭔데."
".... 제가 지금.... 말로 했어요?? ...속으로 생각한건데..."
내 말에 참치 선배는 진짜 어이가 털린건지 허-하고는 똥씹은 표정으로 쳐다본다. 으아. 나 술먹고 제정신이 아닌가. 내가 왜 말로 했지. 나 분명 혼자 생각 한건데. 혼자 생각한게 왜 입으로 튀어나오고 난리야! 내가 어디서부터 말했지. 무슨 생각 했더라. 손흥민 진짜 미쳤다. 내일 망했다. 저 선배 얼굴을 어떡해 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자 선배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너무 대놓고 적나라하게 욕을 해서 죄송하단 말도 안나온다. 차라리 된통 마시고 완전 취했으면 취한 핑계라도 대충 댈텐데 이건 뭐 취한것도 아니고, 안취한것도 아니고. 젠장할. 진짜 앞으로 대학생활은 완전히 쫑났구나.
"너한테 악감정 없어. 원래 포워드 후배는 내 관리야."
선배의 말에 고개를 들어 최대한 미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자 또다시 선배는 내게 시선을 거둬 먼 곳에 시선을 둔다. 그럼 나한테 포워드냐고 물어본 것도, 아까 자기 관리라고 말한것도 순수히 자기가 포워드후배들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말한건가. 나 혼자 오해한건가. 윽, 혼자 괜히 이상하게 생각해서 이게 뭐야. '근데 좀 전에 악감정이 생겼어.' 귀에 툭 박혀오는 말에 그저 얼어서 눈도 못 깜빡이고 쳐다보자 선배는 날 한번 쳐다보고는 술은 다 깬거 같으니 들어가자며 일어난다. 아니요.. 저 완전 취한거 같은데.. 취해서 방금 말 못들은 걸로 하면 안될까요. 제발요...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엉엉울고 싶은 심정이다. 으허... 없던 악감정도 불어넣었다니. 에라이 손흥민 나가 죽어. 벤치에 앉아 멍하니 선배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고는 벤치에 머리를 쿵쿵 찧었다. 으아망했어!!! 혼자 꽥꽥 소리를 지르다 술집으로 들어가자 이미 사람들은 많이 가버리고 여전히 싸우는 자철형과 성용선배, 자고 있는 밥차선배를 깨우고 있는 참치선배, 여전히 정호선배한테 매달려 미친사람처럼 웃고 있는 영권이. 그리고 넋이 나간 듯 가만히 서있는 나뿐이였다.
"야, 너 얘네 집 알아? 데려다줄 수 있겠어?"
"....."
"임마, 정신차려. 너도 취했냐?"
멀뚱히 서있는 내게 다가와서 말을 거는 정호선배에게 대답을 할 정신이 없다. 혼이 나가버린 듯한 내 표정에 정호선배는 날 흔든다. 내가 지금 서있는게 서있는게 아니야. 난 누구지. 여긴 어딘가. 진짜 정신이 가출해버린 느낌이다. 가뜩이나 취기도 약간 남아있어서 멍하니 머릿 속으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진짜 대놓고 욕을 해서 참치선배가 날 싫어하게 됐고.... 정리 할 수록 더 멘탈이 붕괴되는 느낌에 정호선배가 뭐라 말을 거는데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걔는 멀쩡히 들어갈 수 있으니까 쟤나 형이 챙겨' 밥차선배의 팔을 자신의 목에 감아 부축하듯 일어선 참치 선배는 영권이를 고갯짓으로 가르켰다. 나 안멀쩡한데요. 나 안멀쩡해요. 나 진짜 안멀쩡하다구요... 울고 싶어 죽겠네. 방금까지도 지 멋대로 흘르던 눈물이 왜 갑자기 멈춘거야. 얼른 지금이라도 나와! 나오라고!! 아무리 눈을 꾹 감아떠도 눈물은 나올 생각도 안한다. '얘 정신이 어디 나간거같은데?' 정호선배가 날 툭툭 쳐오며 하는 말에도 '걔 멀쩡해.' 단호하게 말해오는 참치선배의 말에 한번 더 좌절했다. 정말 내가 멀쩡하다고 굳게 믿고 있는구나... 그래 나는 망했구나.
흥미나미안 |
왜이렇게 흥민이를 괴롭히고 싶어지는지흐흐흫 그래도 참치도 착해요^_^......는 곧.....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치함북은 사진도 없어서 자급자족으로......ㅠㅠㅠㅠㅠㅠ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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