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대] 손흥민 대학생활기 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f/6/5/f658157b0f5ac2bfa816577b4885e653.jpg)
[축대] 손흥민 대학생활기 2
"야야-, 살살 좀 해라? 너때문에 나 비교 당하겠다-"
일찍 나와서 공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몸을 풀고 있자 어느새 영권이 녀석이 나와서 내 어깨를 툭툭치며 말한다. 히히웃어오며 말해오는걸 쥐어박지도 못해 속으로 분을 삯혔다. 내가 어제 너때문에! 확! 됐다 됐어.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잠에서 깨어나지도 못한 내탓이다 다- 콱 쥐어박으려다 이내 너무나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웃고 있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됐다 싶어 말았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공을 굴리고 있자 영권이는 얼른 날 쫓아와 볼을 뺏으려 한다. '포지션도 다르면서 비교는-' 툴툴거리며 말하자 녀석은 그래도-라며 왼발을 뻗다 오른발을 감아올려 내 볼을 뺏어간다. 다시 영권이를 쫓아가 볼을 뺏으려하자 멀리서 '흥민아-!'하고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지하고 우뚝 서서 고개를 돌리니 멀리서 어떤 남자가 머리 위로 크게 손을 흔들며 내게 뛰어온다. 오. 자철형이다! 하도 오랜만이라 반가운 마음에 형에게 급히 달려가자 형이 오랜만이라며 날 꼭 끌어안았다 놔준다.
"형. 진짜 오랜만이야!"
"이야- 이 꼬맹이가 우리팀으로 들어오다니. 진짜 세상 오래살고 볼 일이다-"
"치- 나이차가 얼마나 난다고 완전 할아버지네."
내가 큭큭거리며 웃자 형은 할아버지취급하냐며 내 머리를 헝크러뜨린다. 오랜만에 만난 형은 진짜 예전 그대로였다. 중학생때부터 알고 지내던 동네형이였는데. 이렇게 대학리그에 와서 그것도 같은 팀에서 뛴다니. 예전부터 우리 지역 내에서도 축구 잘하기로 소문이 난 형인데. 내가 그런 형이랑 같이 뛰게 된다니 괜히 감격스러워지려한다. 그저 형과 마주보며 하하웃고 있자 형 옆으로 얼굴을 잔뜩 굳힌 키가 멀대같이 큰 남자가 다가와 옆에 선다. 날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에 뭔가 싶어 그저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자철형이 '얘 괜히 너 겁주려고 위엄있는 척한다'라며 킥킥거린다. 그러자 옆에 남자는 자기가 언제 위엄있는 척을 했냐며 얼굴을 팍 찡그리며 따져든다. 친한 친구인가 보네.
"어차피 알게 될테니 미리 인사해. 여긴 나랑 동갑인 기성용. 여긴 이번 새내기 손흥민."
"안녕하세요. 선배님."
"그래... 네가 구자봉이랑 친했다던 동생이냐? 용케 들어왔네."
예의를 차려 인사까지 꾸벅 했지만 꼭 날 공격하려는것만 같은 말투에 그저 눈만 꿈뻑이고 있자 자철형은 옆에서 괜히 이러는거라고 웃어넘긴다. 그 때 영권이도 축구공을 들고는 뛰어와 내 옆에 선다. 내게 누구냐는 듯 쳐다보는 시선에 3학년 선배들이라고 말하자 얼른 고개를 푹 90도로 숙여 인사를 한다. 자철형은 얘도 이번에 새로 들어오는 얘냐며 나에게 웃으며 물어와 영권이를 소개시키자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한다. 그에 비해 기성용선배는 옆에서 아니꼽다는 듯 팔짱을 끼고 영권이도 위아래로 훑어보다 구자철형이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쿡 쑤시며 눈치를 주자 그제서야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한다. 저 선배는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드는건지. 신경쓰지 말자 생각하고는 그저 자철형과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를 나누고 있자 축구부가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영권이와 나 말고도 새로 들어온 사람도 몇 명 보이고 선배들도 슬슬 모이기 시작했다. 점점 시끄러워지는 분위기에 진짜 첫모임이라 그런가 괜히 떨려오려한다. 주위를 슥슥 둘러보고 있자 그 때 까무잡잡한 남자 한 명이 맨 앞에 나와 선다.
"다들 조용히 해라. 내는 주장 박주영이다. 곧 감독님 오실테니까 조용히 하고 있그라-"
자신을 주장이라고 소개한 사람은 맨 앞에 나와 말하고는 옆으로 비켜나 있자 얼마 안있어 감독님이 오신다. 저번에 들어오면서 감독님을 한 번 뵜는데 이렇게 보니까 또 색다르네. 구구절절 끝나지 않을 감독님의 연설을 듣고 있자니 하품이 나오려 한다. 고개를 뒤로 돌리고는 입에 힘을 꾹 주고 있자 뒤에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어..? 저 사람. 그 사람이다! 저 사람도 축구부인가싶어 놀라서 쳐다보자 그는 날 쳐다보고는 아무렇지 않은듯 표정변화 없이 고개를 돌려 감독님을 쳐다본다. 날 못본건가 아니면 아는척 하기 싫은건가. 이름이나 생긴거나 꼭 참치같아선 사람을 아주 대놓고 무시한다. 눈을 꿈뻑이고 있자 그의 옆에 서있던 밥차형이 내게 반갑다는 듯 웃으며 손을 흔들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했다. 멍하니 그를 쳐다보고 있자 옆에서 영권이가 집중하라며 내 팔을 흔들어와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분명 둘 다 내 선배겠지... 으악. 저 참치놈이 내 선배라니. 젠장. 나 진짜 왜이렇게 꼬이냐. 감독님은 오늘 처음이니 간단히 몸만 풀고 끝내자 하셨다. 내가 그저 얼굴이 축 쳐진체 있자 영권이가 얼른 가서 훈련이나 하자며 날 잡아끌었다. 기본 워밍업 훈련을 하기 위해 트래핑훈련부터 시작했다.
"리비도 축구부였어? 이름이 뭐야?"
"아, 네... 손흥민이요.."
"아- 홍민이. 매주가 아니라 맨날 보겠네."
"흥민이요..."
내 말에도 밥차선배는 내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 '응. 홍민아.'라고 대답해온다. 홍민이 아니라 흥민이라구요. 대답하려다가 됐다싶어 말았다. 참 밝은 선배네. '아, 형 빨리와! 훈련하다 말고 뭐해!' 멀리서 소리치는 소리에 밥차선배는 '하여튼 저 놈이 저런다니까-'라며 내게 참치선배를 가르키며 쯧쯧 하고는 이내 뛰어간다. 형이고 뭐고 없네 아주.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있자 영권이가 얼른 제대로 하라며 내 엉덩이를 찬다. 아우씨. 엉덩이를 부여잡고는 아파!! 소리치고 있자 지나가던 자철형이 내 머리에 손을 얹고는 '우리 흥민이 아팠어-?'라며 씩 웃고는 지나간다. 하여간 예나 지금이나 애취급은 여전하네. 머리를 정리하고는 다시 훈련에 돌입했다. 첫훈련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지나갔다. 자철형이 처음이라 그렇다며 다음부턴 단단히 각오하고 오라며 겁을 주는데 하나도 안무섭다. 훈련을 끝내며 주영선배가 8시에 뒷풀이 있다며 말하고는 다들 샤워하러 향했다.
"어흐- 자철형. 더워요더워!"
"야이씨, 넌 쫌! 저리 안꺼져?"
"성용형은 맨날 나만 미워해- 자철형이 보기에도 그렇죠? 동원아, 그치?"
앞에서 떠들썩하게 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성용선배는 우리만 아니꼽던게 아니고 저 홍정호선배도 맘에 안드나 보다. 세상에 적만 만들고 사나. 그러고보니 자철형이 저 참치선배랑도 친한가보네. 하긴 같은 축구부인데 다 친하겠지. 가만히 영권이와 선배들을 쳐다보며 가고 있자 뒤에서 쌩-하니 달려지나가 펄쩍 뛰어 참치선배등에 매달리고 있는 밥차선배가 보인다. 참치가 목조르지 말라며 떼내려하자 밥차선배는 더 달라붙어 '헤헤- 힘들어. 업어줘-'하며 더 매달려온다. 교양도 같이 듣고, 맨날 같이 다니고, 둘이 진짜 친한가보네. '야야- 니 무게가 얼만데. 밥 한그릇 먹을때만 매달려라- 참치 부셔진다.' 성용선배는 큭큭 웃으며 농담을 날렸다. 저 선배 엄청 무뚝뚝한줄 알았더니 생각과 다르게 농담도 잘하네. 내가 멍하니 그들의 대화에 빠져 걷자 옆에서 영권이는 무슨 생각하나며 날 툭툭 쳐온다.
"오늘 어땠냐?"
"그냥... 뭐... 그냥 그랬어."
"나 아까 저-기 저 홍정호선배랑 훈련했는데... 좀 멋있는거같아."
"뭐가?"
"그냥... 같은 포지션이라고 잘 챙겨주시기도 하고, 훈련 할 때 보니까 발놀림이 장난 아니야."
영권이는 정호선배의 뒷통수에 시선을 고정하고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같은 포지션이라 같이 훈련받았구나... 그 참치선배도 포워드던데. 설마 나랑 같이 훈련받진 않겠지. 밥차선배는 수비수라던데 왜 같이 훈련받은거지. 저 사람은 꽤나 무뚝뚝한데 밥차선배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거 같기도 하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자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생각말자 싶을 때 샤워실에 도착하자 다들 하나둘씩 옷을 벗어제낀다. 이제 앞으로 쓸 라커룸이라며 주영선배에게 내 라커룸 열쇠를 받고는 그 앞에 서자 옆에 멀대같이 큰 사람이 선다. 뭐지싶어 고개를 돌려 들자 무표정의 그 선배가 웃통을 훌렁 벗어재낀다. 뭐야, 내 옆이야? 난 진짜 왜이렇게 이 사람이랑 붙게 되는건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계속 봐야할 사이고 같이 훈련도 하고 경기도 할텐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먼저 말을 걸었다.
"저기... 어젠... 죄송했어요."
"덕분에 돈내고 강의도 못 듣게됐지 뭐."
"....제가 교수님께 해명할까요...?"
"됐어. 너 포워드라며?"
왠지 저 물음에 많은 뜻이 담긴것만 같아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끄덕이자 그는 내게 '미안하면 에이쁠 받아오던가.'하고는 가버린다. 에이쁠이 누구 집 개이름인가. 생전 공부도 안하던 내가 무슨 수로 에이쁠을 받나 싶어 눈 앞이 캄캄해진다. 맨날 공부만 죽어라 하던 애들이나 에이쁠을 받겠지, 난 D나 안받으면 다행인데. 너무 날 과대평가 하고 있는건가... 같은 포워드겠다. 어디 축구 좀 재밌게 해봐라. 라는듯 경고를 보내는것만 같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젠장할. 왜 하필 이 사람한테 걸려서. 울상을 짓고 있자 자철형이 다가와 안씻고 뭐하냐고 물어온다. 이제 씻을거라 말하고는 무거운 마음에 천천히 옷을 벗어나갔다. 에이씨나도 몰라. 될대로 되라지. 어차피 학점은 1학기 끝나야 나오니까 뭐. 대충 라커룸에 옷을 던져넣고는 샤워하러 향했다.
씻고 나와서 옷을 갈아입고 있자 시끌벅적하다. 남자들만 모여도 이렇게 시끄러운건 고등학교 때나 대학 때나 여전하네. 거울 앞에서 서서 수건으로 머리를 털어내고 있자 영권이가 다가와 준비하고 나가면 8시 되겠다며 신나한다. 가봤자 술밖에 더 마시겠어. 뭐가 그리 신나는지 녀석은 드디어 자기도 제대로 된 대학생활을 해보는거냐며 들떴다. '감기 안걸리게 똑바로 말려-' 그 때 이제 막 씻고 나온건지 허리춤에 수건을 두른 자철형이 내 뒤로 와선 내 머리 위에 얹어진 수건을 마구 비벼가며 웃으며 말한다. '아, 형!' 다 헝크러지는 머리에 고개를 돌려 찌릿하니 째려보자 형은 그저 내 반응이 재미있는지 피식웃고는 내 볼을 잡아당긴다. 아직도 옆 집 꼬맹이인줄 아나. 아프다고 으으거리고 있자 뜬금없이 옆에서 나를 툭 밀치며 비켜보라는 성용선배의 말에 옆으로 밀려나자 자철형은 후배 좀 괴롭히지 말라며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가뜩이나 덩치도 큰 놈이 그렇게 굴면 얘가 얼마나 겁을 먹겠어 어쩌고 저쩌고... 구구절절 늘어놓는 소리에 성용선배는 귀를 후볐다.
"어휴- 그 놈의 잔소리는 진짜. 니가 내 엄마냐."
"우리 기레기 오늘 완전 사납네. 왜. 너보다 잘하는 후배 들어왔을까봐 쫄았냐-"
"미친- 후배는 몰라도 너보단 잘하니까 상관없다."
"어쭈! 저번에 골 좀 넣었다고 어깨가 하늘을 찌르겠다?"
"부러우면 분발해. 우리 자봉이-"
성용선배는 자철형을 이겼다는거에 신난건지 방금까지도 굳어있던 얼굴을 활짝 펴 웃고는 자철형의 머리를 털어주고는 옷을 갈아입으러 향한다. 저렇게 웃는 얼굴보니까 또 되게 순둥이같네. 완전 강아지상이였구나. 둘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자 이미 준비를 다 마친 영권이가 늦겠다며 빨리 준비를 마치란다. 아직 30분이나 남았는데 혼자 들떠서 난리야. 알겠다 대답하고는 일부러 보란듯이 느릿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자 영권이가 옆에서 답답해 죽겠다는 듯 가슴을 주먹으로 쿵쿵 내리치며 빨리 좀 움직이란다. 발을 동동 구르며 급해보이는 모습에 지나가던 정호선배가 '야야, 정신없다 가만히 좀 있어라-'하고 머리를 한대 쥐어박고 지나간다. '윽 아파요!' 따라가서 머리를 부여잡고 울상을 짓는 영권이를 보고는 정호선배가 괜히 엄살이라며 한 대 더 쥐어박는다. 같이 훈련했다고 그새 친해졌나보다. 그래도 김영권 쥐어박힌꼴을 보니 꼬셔 큭큭대며 웃자 영권이는 웃지 말고 얼른 준비나 하라며 또다시 재촉하기 시작한다.
ㅎ.ㅎ |
짤은 그냥 흥민이가 귀여워서ㅋㅋㅋㅋㅋ 뭔가 이번편 성용이랑도 맞는거같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헿선수들이 슬슬 나오네요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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