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 천만번째 남자 006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3/0/8307e1aa4ce74ba03683c809c5107821.jpg)
[수열] 천만번째 남자 06.
- [번호 모름^^ - 엘] 성열은 핸드폰을 한번 꾹 쥐었다가 힘을 풀었다. 이 얄미운 자식을 어떻게해야할까 하다 잘못한것도있어 속으로 끓어오름을 애써 막으려 숨을 고르게 쉬었다. 한편 명수는 좋았던 기분이 푹 가라앉았다. 미안하다고 빌던놈이 뜬금없이 우현이형 번호를 묻는게 못마땅했다. 지금 싹싹빌어도 모자랄판에 눈치없게 번호나 달라니, 다음 답장을 기다렸지만 녀석에게 답은 오지 않았다. 답답하네 답답해, 명수가 답답해 터질동안 성열은 머리를 수정하느라 정신을 빼놓았다. "이게 진짜, 사람 가지고 시험하냐? 어?!!!"
명수의 큰소리에 물을 마시던 동우가 사레가 걸려 켁켁 댔다.
"깜짝놀랬잖아!"
"괜찮아?"
"니 소리지를때마다 아주 깜짝깜짝 놀래 켁켁!"
"미안"
이성열, 감히 날 들고놀려해? 괘씸한놈, 다음차례라며 대기실로온 스태프에게 고개를 끄덕인후 동우의 등을 툭툭 두들겨주며 어깨를 잡고 같이 걸어나갔다. 무대 뒤편에 도착했다. 익숙한 노래음에 고개를 돌리니, 무대위에서 춤추고 있는 성열이 보였다. 무대 장비 사이사이 틈으로 보이는 성열을 보며 픽 하고 웃음을 지었다. 그와중에 들리는건 성열을 애타게 부르는 여자팬들과 남자팬들의 목소리였는데, 유독 남자팬들의 목소리가 강했다. '성열아!' 군인 목소리로 떼창하듯이 성열을 부르는 팬들에게 눈을 돌렸다. 내가 훨씬낫네, 명수는 입을 삐죽내밀며 코디가 들고있던 거울을 들고 제 얼굴을 하나하나 살폈다. 성열이 돌출무대로 향하며 팬들에게 인사해줄때마다 명수는 이유모를 화끈함이 얼굴을 덮쳐왔다. 어디서 남자팬들만 골라서 손잡아주고 인사해주니 기분이 꺼림칙한게 그쪽으로만 시선이 향했다. 명수가 눈에 불을 키고 보고있을때였다, 한 남자팬이 강하게 성열의 발목을 잡아와 성열이 무대에서 엎어져버리고 만것이다. 한순간 경호원들이그 팬을 힘으로 저지해 성열과 거리를 두게했고, 일어나야 하는데 성열이 일어서질 못하고 있었다. 팬이 잡은 발목은 성열이 첫 무대때 삐어서 절뚝거렸던 발이였다.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이 괜찮냐고 묻자 성열은 대답하지 못한채 발목만 꾹 눌러잡아 일어서질 못하고 있었다.
"저거 얼른 데려와야지!, 지금 계속 쓰러뜨린째로 있어?"
"야, 니가 왜그래..!? 왜이렇게 흥분했어 김명수"
"재 저기 발목 다친덴데..개념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조용히해 쫌!!또 언성커진다 김명수"
뒤에서 우현이 명수의 입을 막고 주변을 살폈다. 성열은 멤버들의 도움으로 경호원 등에 업혀 무대를 끝마치지 못한채 실려갔다. 경호원이 명수쪽을 지나치면서 명수는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순간 명수는 성열이 아파서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다음차례 인피니트 들어가세요' 스태프가 3번을 말해도 명수는 듣지 못한채 멍해있었다. 결국 성규가 퍽 치며 명수를 끌고 들어가는 상황에 정신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무대가 도저히 어떻게 흘러가는지 머리속에는 성열의 표정이 아른아른 거렸다. 마음은 이미 얼른 이 무대를 빨리 끝내버리고 나가고싶다는 생각뿐이였다. . . .
무대가 끝나자마자 명수는 부리나케 달려갔다. 날카롭게 소리지르는 목소리가 옆 대기실에서 울렸다. 보아하니 맥시멈의 대기실이였다. 긴급으로 코디들이 파스를 뿌리며 붕대를 돌돌 감고 있었다. 아프다며 쇼파 끝을 꾸욱 눌러잡고 있는 성열의 모습이 유독 신경쓰였다. "괜찮아 성열아? 아프다고 말했어야지 말했으면 신발 낮은걸로 줬을텐데.." "괜찮아 누나.."
"많이 아프지? 병원 다시가야겠다, 걸을순 있겠어?"
"병원 갈 필요는 없을거같아..이러고 있으면 나아지겠지,"
성열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하필 발목이 꺾여 넘어진거라 성열에겐 더없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아참, 너 기사떴더라? 남우현이랑 노래같이 한다며?" "그렇긴한데..나도 뜬금없이 안거라..그쪽에서 연락주겠지"
"누나 있지..내가 사과해야될 상황이 생겼는데..그애가 많이 화가났나봐"
뜬금없는 우현얘기가 나오며 또 기분이 언짢아진 명수는 대기실로 가려 등을 돌리려다 성열의 말에 발을 멈춰 세워 대기실에서 들려오는 음성에 귀를 기울였다.
"뭐라고 했는데?" "그냥..늘 바쁘다고 하는 애한테 한가하다 뭐 이런식의 농담이였는데 기분이 나빴나봐.."
"미안하다고 했어?"
"하러 갔는데 화가 났는지 그냥 가라고 계속 그러더라구..어떻게하지?"
"그게 여자야 남자야?"
"무슨 생각을 하냐 누나? 남자지 당연히"
"그 남자애도 좀 째째하다, 친구끼리 농담도안되나? 그치?"
"그러니까..하튼간 왕자병에 성격도 다 맞춰줘야되고 피곤한앤데..나 이런상황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
"나는 그애가 굉장히 맘에들어, 되게 까다롭고 왕자병 심한데 해줄땐 다 도와주고, 와주고 고맙지. 나같은애 상대해줘서"
"넌 너 자신을 비하하는게 진짜 문제야 이성열,"
'그런가?' 베시시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성열의 모습을 다시 보았다. 새삼 '너같은애'라고 늘 강조하던 자신의 말을 다시 되뇌어 보았다. 정말 이상한게 이성열의 말이 끝나자마자 가슴이 쿵쿵거리며 이유모를 어지러움이 명수를 괴롭혔다. 명수는 등을 돌려 성열의 대기실을 벗어났고, 등을 돌리고 제 대기실에 도착할떄쯤엔 아까 느꼈던 가슴이 쿵쿵거리던 느낌과 어지러움은 싹 사라지고 없었다. 뭐지? . . . . 성열은 결국 음악방송등 활동에 같이 참여를 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목발에 의지해 다니곤했다. 조금이라도 활동을 빨리하고자 병원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화난건지 삐진건지 모를 엘과는 연락을 전혀하지 못했고, 오늘은 인피니트 우현과 녹음실에서 만나기로 한 날이여서, 목발을 짚고 차에 올라탔다. 가면 엘 얼굴이라도 좀 볼수있는건가, 몇일 못봤는데 그놈의 잘난척과 얼굴이 생각이 많이 났었다. 정말 치사하게도 녀석은 연락을 먼저 하지 않았다. "니가 우현이랑 노래를 같이 하다니, 성열아 니가 그래도 뭔가 있나보다"
"그렇게 잘난사람이 왜 나같은 사람이랑.."
"너 목소리가 맘에든다고 했다고 기사에서 봤는데, 이왕 하는거 인지도도 쌓고 좋지,"
매니저와 차에서 대화를 하며 어느새 인피니트의 소속사앞으로 도착했고, 매니저의 부축을 통해 목발을 짚고 차근차근 한발짝 걸었다. 날씨가 조금씩 추워져 바람에 날려 비뚤어진 털모자를 매니저형이 똑바로 해주며 들어가보라며 손짓했다.
"발 괜찮겠어? 그냥 같이 들어가줄까?"
"아니..괜찮아, 전화할게 형"
다행히도 엘레베이터가 있는터라 계단에서 힘쓸 필요는 없었다. 녹음실 층으로 올라가자 격이 다른 녹음실에 성열은 입을 쫙 벌려야했다. 완전 차이나잖아, 은근 작아지는거 같기도 했다. 차근차근 발을 한발짝 내딛으며 맨 끝자락에 있는 보컬연습실로 들어갔고,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인지 녹음실은 텅 비어있었다. 쇼파에 앉아서 목발을 옆으로하고 성열은 녹음실을 조용히 눈으로만 구경했다. 1시간 정도를 기다렸을까, 조금 지친 성열이 쇼파에 머리를 기대 잠시 눈을 감고 있을 때였다. 문소리가 들리며 성열의 귀를 자극했다. 헉헉 대는 소리와 함께 자신과 똑같은 털모자를 쓰고온 남자가 살갑게 웃어보였다. 아마도 이 사람이 남우현인가보다,
"헉헉..어떻게..기다리게 해서 상당히 미안해요" "아니요..괜찮.."
"발목 다쳤다면서요, 일어날 필요 없어"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와 근데 너 내모자랑 똑같다? 센스있네?"
"뜬금없이 무슨..아 모자..제가 좋아하는 모자에요 흐흐"
"진짜? 나도 이거 짱좋아하는데! 역시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아, 아. 그리고 말놔"
"말이요?"
"나 불편해 이런거 별로 안좋아해, 노래도 같이 부르려면 편하게 불러야되고"
"아..응.."
우현이 장난스럽게 모자를 고쳐쓰곤 성열의 옆에 앉아 특유의 눈웃음으로 샐쭉 웃어보였다. 성열의 첫인상이 나쁘지않았다. 손을 꼼지락거리는 녀석의 손으로 시선을 두었다. 여자애 손처럼 참 곱고 길다. "손가락 보지 말고 나봐봐"
"응?.."
"노래부를땐 이렇게 둘이 마주보고 노래를 불러야되는데, 내가 니 손보다 못하나?"
"아니!..아니 그런건 아니구..아니구요.."
"푸흡..그냥 물어본건데 그렇게 강하게 부정할필요없는데"
"얘기할때도 니 손가락이 아닌 내눈을 봐 이렇게"
또 바닥으로 시선이 내려가있는 성열의 얼굴을 들어올려 제 얼굴과 가까이 눈을 마주했다. 얼마전 아이컨택을 할 기회를 주겠다며 제 뒷통수를 끌어와 눈을 마주했던 엘이 생각났다. 어느정도 눈을 마주치자 제 볼에있던 우현의 손이 차차 내려갔고, 또 뭐라고 말도 못하겠는 그 웃음으로 성열에게 시선을 주었다. "노래는 몇일후부터 같이 녹음할거야, 너랑 나랑은 아직 어색하니까 노래를 불러도 죽이 안맞겠지" "그런가요?.."
"아참 정식으로 소개를 못했네, 나는 남우현. 21살, 너랑은 딱 한살차이"
"아..저는..아니 나는 이성열, 20살이고..음"
"번호좀 쳐줘, 엘알지? 엘한테 번호좀 알려달라니까 죽어도모른대, 내가 둘이 같이 얘기하는것도 봤는데 말이지"
"엘 요즘 잘지내요?"
"그럭저럭, 항상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해서 나도 잘 모르겠다,"
"좀 그렇긴하죠"
"엘 좀이따가 옆 녹음실에 올꺼야, 궁금하면 가서 봐도 되고"
성열의 눈이 조금 동그랗게 뜨였다. 우현은 성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폈다.
"아 저기..나 잠깐 화장실좀 다녀와도 될까?" "목발짚고 잘 할수있겠어?"
"당연하지~나 완전 환자아니거든"
"얼른 갔다와, 난 여기 청소좀해야지..쓰레기 널려있는걸 먼저보여줘서 창피하네"
"응"
우현은 장난기가 많은 성격에 천진난만한 성격이였다. 불과 만난지 몇분안됐는데도 오래만난 친구같이 편한 느낌이 들어 성열도 우현을 꽤 좋게 보았다. 우현은 성열이 일어나하는것을 버거워 해 몸을 일으켜 주며 목발까지 껴주곤 얼른 갔다오라며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주웠고, 성열은 또 차근차근 한발을 내딛어 녹음실을 나왔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긴 복도를 목발에 의지하며 조금씩 걷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래를 연습하는 엘의 모습이 보였다. 한동안 그 모습을 틈사이로 보겠다고 훔쳐보듯이 몰래 보았다. 그래도 잘 지냈나보네, 시간이 조금 지체된거같아 우현이 기다릴까 성열은 몸을 제자리로 한채 가려는데 녹음실 문이 열렸다.
"관람료 내놔"
오랜만에 들어보는 엘의 목소리였다. 성열은 그만 풉 웃을뻔한걸 참았다.
"뭐?" "훔쳐본거 다봤어, 관람료내놔,"
"보고 싶어서 본거아니고 지나가다가 시끄러워서 본거거든?"
"멋있어서 본거다알아, 니가 여긴..아 오늘 우현이형이랑 녹음있지"
"그동안 왜 내 카톡다씹고 연락도 안하고 그랬어?"
"왜 형이 너무너무 보고싶었어? 기다려졌나보지?"
"그런건 아니고.."
"복수였어, 니가 하도 한가하다하길래, 나 한가하지않은거 보여줄려고"
"..."
"어때 좀 애간장이 탔어?"
"난 또..그럼 내 사과는 받아준거지? 그치 엘아?"
"내가 특별히 마음써서 받아줄게,"
"진짜지? 나중에 또 딴소리하지마 어?"
"그렇게 좋냐? 입이 아주 찢어지겠다?"
"좋지, 나 일단 우현이..아니 우현이형 이라고 해야되지? 기다리니까 연락해"
"목발은 뭐야,"
"아 그때 못봤겠구나..무대에서 사고가나서 병원에 갔는데..너 내가 활동못하고 있는것도 몰랐구나"
명수는 성열과 연락이 안된 약 4일동안을 성열의 연락을 기다리기만했다. 먼저 하기엔 자존심이 상해 그놈의 자존심때문에 보내질 못했다. 유일히 성열과 마주칠수 있는 음악방송에서도 성열이 보이지않았다. 그중 멤버한명을 붙잡아 물어보니, 발목부상으로 지금 활동불가라고 말해주었다. 그 이후로 문자하고싶고 카톡보내고 싶어 미치고 환장해 죽는줄만 알았다. 그후, 우현이 성열과 이제 녹음을 하는 날이 내일이라며 말하는 날, 억지로 스케줄을 잡아 녹음실에 들어와있었다. 용캐도 먹잇감이 먼저 제발로 다가와 명수는 성열이 훔쳐보고있는거에 피식하며 못본척 연습을 계속 했었다. 모든것은 다 김명수의 단순한 계략이였다. "내가 니한테 무슨 관심이 그렇게 많다고..알고 그래야되는거냐?"
"일단, 나 우현이형 기다리니까..연락해 녹음잘하고"
"쉬는시간에 놀러가줄게"
"그러던가,"
성열이 목발에 몸을 기대며 명수에게 손인사를 했고 명수는 고개를 끄덕이다 가라며 고갯짓을 했다. 목발로 불편하게 한발한발 가는 성열의 뒷모습이 녹음실에 들어가기까지 명수는 녹음실에 들어가지 않고 성열에게로 시선을 두었다. 이제 녹음실에 들어가면 나오지않았던 고음들이 마구 나올것만 같은 느낌이들어 명수는 히죽 웃으며 녹음실로 들어갔다. . . . "왜이렇게 늦게와?" "오다가 엘을 만나서.."
"그래? 내가 니 또 없는사이에 니가 부른 노래를 들었는데, 좋더라,"
"고마워"
"인피니트 들어올래 확?"
"..어어?"
"우리 멤버는 이런 목소리가 없어, 다들 남자라고 목소리만 낮기만해가지곤.."
"원래 남자가 목소리가 낮은게 정상아닌가?...흐하"
"난 높은것도 좋은데, 너같이"
우현이 웃으며 겉옷을 집어드는데 그 순간 성열은 기분이 묘했다. 누군가 제 목소리가 좋다고 해준건 처음이였고, 웃으며 칭찬을 해준적도 처음이였다. 알게 모르게 헤쭉 웃는 성열의 겉옷을 집어 우현은 성열에게 다가섰다.
"팔 이렇게 들어봐"
"뭐야?.."
"입혀줄려고, 쑥쓰러워 할 필요는 없고"
"쑥쓰러워 한적은없는데.."
가끔가다보면 남우현이나 엘이나..그 그룹 사람들은 다 왕자병에 능글맞음을 다 필수로 지니고있나? 깊게 생각해보았다. 성열이 생각에 빠진동안 우현은 성열에게 옷을 입혀주며 단추까지 곱게 잠가주었다.
"밖에 추워지니까 모자도 이렇게 바로 쓰고" 다시 흐트러진 모자를 가지런히 씌어주며 우현은 나가자며 성열을 일으켜 주었고, 성열과 걸음을 맞추어주었다.
"아참 명수..아니 엘이 같이 밥먹자고 했는데, 너도 먹자" "..매니저형 기다리는데"
"말해줄게, 배고프잖아 가서 밥먹고 숙소가면되겠다"
"그럴까.."
"기다려 엘 불러올게"
우현이 엘이 있던 녹음실로 들어가며 '명수!' 크게 외쳤다. 성열이 듣진 못했지만 명수는 조용히 하라며 우현의 입을 틀어막았다. 잠시후 둘은 같이 나왔고, 명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둘이 똑같은 털모자에 옆에 덩그라니 둘이 서있으니 언짢음이 또 다시 찾아왔다. 일단 마음을 숨겨두고 음식점으로 향했다. 우현때문에 눈치가 보여서인지 이성열은 도통 말을 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밥을 먹으면서 명수는 밥이 왜이렇게 맛없냐며 짜증을 내었고, 우현은 익숙한듯 다른것을 시켜주었고, 성열은 맛있기만 한데..라며 명수가 먹던것을 뺏어먹었다. 얼씨구? "그나저나 요번 노래 컨셉은 게이 컨셉인가봐?" "뜬금없이 뭔소리야?"
"둘이 똑같은 털모자 그거 뭐냐? 겉옷 색깔도 똑같고, 보기 눈살 확 찌푸려진다. 으"
"우연찮게 맞아떨어진거거든? 게이컨셉은 무슨, 그런거 괜찮다 해볼까?"
"넌 항상 막던지는게 니 일상이지?"
"형보고 너라고 했냐? 맞고싶어?"
졸지에 말싸움이 시작되었고, 성열은 포크를 입에 물고만 있다가 그만하라며 저지했고, 명수는 짜증이 난다며 어리광부리듯이 식당을 나갔다. 당황한 성열의 눈망울을 보며 우현은 밥을 먹으며 입을 열었다. "재 원래 저래, 우리팀에선 막내라서 형들한테 어리광부리는거야, 밥먹어"
"내가 나갔다올게, 저렇게 삐지면 오래가더라고"
"너 되게 명..아니 엘에 대해서 잘안다"
"먹고있어.."
성열이 목발을 짚으며 명수가 나갔던 길을 고스란히 따라나갔다. 밖에서 허리춤에 팔짱을 끼고 바닥에 발길질을하고 있는 명수의앞에 섰다. 성열이 제 앞에 서자마자 명수는 성열이 쓰고있던 모자를 벗겨버렸다.
"뭐야 왜그래?" "이거벗어, 꼴보기싫어. 게이같잖아"
"이게 뭐가 게이같아..똑같은걸 우연찮게.."
"내가 보기가싫다니까? 나도 좀있음 니들 노래들을 사람이야! 거부감 느껴질려해"
"..."
"그니까 이모자 쓰지마, 아에 쓰지마 갔다버려,"
"그거 내가 좋아하는거란말이야!"
"내가 새거하나 사줄게"
"갑자기 모자가지고 왜 씨비야 또..또 복수야!?"
"아니? 전혀"
성열의 털모자를 제 손에 쥔채 명수는 성열의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주었다. 이상하게 말을 안하려했지만 우현과 같은 모자를 쓰고 옆자리에 앉아 밥을 먹으며 웃는 모습이 그렇게 눈꼴이 시렸다. "근데 너는 왜 따라나왔냐 나?" "나?"
"그럼 여기 너말고 누구있냐?"
"당연히..니가 신경이 쓰여서지..그 삐짐병 어디가냐?"
"삐짐이라니? 난 유치하게 삐지지않거든?"
"지금 삐졌다고 니 입술이 얘기해준다!"
"아니거든?"
"맞거든?"
"이게, 하늘같은 대선배님한테 까불고있어!"
"이럴때만 하늘같은 대선배인지 뭔지하지? 얼른 들어가서 밥먹자"
성열이 명수의 팔에 팔짱을 껴오며 말하니, 명수의 시선은 당연히 팔짱을낀 성열의 손으로 향했다. 곧 내쳐버렸지만, "어딜만져, 이 음흉한자식아,"
"니 팔만진거거든?"
"들어가서 밥먹어"
"너는"
"안먹어, 밥맛떨어져 게이들"
"게이아니라니까? 또 지맘대로 생각하지, 그러지말고 들어가서 밥먹자 엘아"
"아 싫다니까?"
"엘아 밥먹자 같이?응?웅?"
순간 명수는 '그래 가자'라고 말할뻔했다. 제 팔에 매달려 발이 다침에도 불구하고 총총 뛰며 아양을부리는데 한순간 확 갈뻔했다. 성열이 계속 매달리며 밥먹자고 끌고가려하자 명수는 어쩔수없이 끌려가는척 하며 성열과 함께 걸었다. 그러면서 누누히 입을 열어 강조했다. "니가 자꾸 이런식으로 매달리니까 같이 먹어주는거야 알았어? 알았냐고!" "알았어, 가서 맛있게 밥먹자 알았지?" "너 또 우현이형한테가서 내가 먹고싶어서 왔다는 그런 거짓말하기만해봐,"
"알았어 알았어 알았다니까?"
"누누히 얘기하지만 니가 자꾸 이렇게 매달리니까 어쩔수없이 먹어주는거야 알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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