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 천만번째 남자 03.
전화를 툭 내려놓으며 끊은후에 명수는 새근새근 콧소리를 내며 자고있는 성열에게로 한동안 시선을 꽂았다. 깨워야되는걸까, 말아야되는걸까 아니 그건 둘째치고 애가 연예인? 그러기엔 너무 티를 내지않았는데, 어디서 본적도 없고, 연습생인가..왕따는 또 뭐고, 방금전 통화내용이 명수의 머리를 어지럽혔다. 곧 물이 펄펄 끓는 소리와함께 끓어넘치는 것을 보고 명수는 급하게 후다닥 달려가 불을 끄곤 다시 성열의 앞으로 다가갔다. 너무 잘자는거같아 깨우는건 좀 미안했지만 명수는 손으로 성열을 툭툭 치며 흔들었다. 성열은 곧 힘겹게 눈을 뜨며 명수와 눈을 마주했다.
"너 전화왔었어,"
"응?..누구한테"
"대표님이라고 적혀있길래.."
"대표님..?...대표님?!!!"
"응, 얼른가봐야 될거같은데 분위기가"
"..가야겠다, 어떻게하지?"
"너가 정말 아쉽겠지만 어쩔수없지"
"아쉽기는, 미안해 가야겠다.."
"매니저형한테 데려다달라고 말해줄까?"
"아..아니 절..절대!!!!!!따라오지마, 너 여기 있어..따라오지마"
"내가 니따위것을 왜 따라가냐? 내가 누군데"
"그래 넌 나랑 한참은 다르니까 따라오지마,"
쇼파에 내 던져있는 겉옷을 집어든채 성열이 가겠다며 명수를 한번 보는 것을 끝으로 호텔방을 나갔다. 문이 쾅 닫히는 소리와 함께 명수가 닫힌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상하게 서운했다. 한것도 없는데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누가 가져간 기분이랄까, 오묘한 느낌을 뒤로 하고 명수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려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댔다. . . .
성열은 쌀쌀한 날씨에 겉옷을 걸치곤 택시를 잡아 회사로 향했다. 분명 대표가 전화를 걸었다는것은 중대발표나 혼을 날일밖에 없다는것인데 내심 겁이나고 무서웠다. 성열이 속한 팀은 정말 데뷔곡 딱 한개로 활동하다가 차차 접었고, 그후로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거대한 팀분열이 일어났다. 나중엔 그것이 성열에게로 불똥이 튀며 지금 상황은 성열이 팀원들에게 소외당하고 있는 상황이였다. 대표는 이 사실을 알고 여러번 성열을 구제해주었지만 이번엔 대표에게 아부를 떨었다는듯 뭐라며 성열을 더 나무랐다. 성열이 깊게 생각에 빠질동안 소속사 앞으로 택시가 도착하고 돈을 쥐어준채 성열은 겉옷을 한번 다시 여미며 회사안으로 들어갔다. 떨리는 발걸음으로 연습실 문을 조심히 열면 모두가 성열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있었다.
"팀 분위기 이런식으로 만들어놓고 앨범안내준다고 혼자 쏙 빠지냐? 비겁한새끼야?" 팀의 리더인 성현이 오자마자 팔짱을 낀채 성열을 벽쪽으로 몰으며 성이 난듯 소리를 쳤다. 성열은 아무 소리하지 않고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온갖 욕설이 성열의 귀를 괴롭혔고 더이상 욕하기도 지쳤는지 성현은 욕을 읊으다 성열에게 등을 보이며 돌아섰다.
"너가 그동안 연습나오지도 않고 전화도 모조리씹은게 괘씸해서 우리끼리 앨범녹음 다했어" "뭐?"
"그럼 전화를 받았어야지, 대표님 전화도 다 씹다가 왠일로 받았데? 안무도 다짰고, 우리추면 알아서 따라서춰"
"..."
"말같아선 대표님도 너 퇴출시키고 싶은데, 니가 그래도 우리 팀의 비주얼에 많은 팬들을 확보중이시라 퇴출은 안되신단다."
"..."
"조용히 춤이나 따라추든가, 자신없음 그냥 빠지던가"
성현은 '연습하자'라는 말을 건네며 음악을 틀었다. 성열은 입술을 꽉 깨물며 비어있는 제 자리로 돌아섰다. 이것만으로도 고맙지, 제 자리를 만들어준것만으로도 이사람들에겐 고마워 해야지, 멤버들은 척척 맞춰서 추고 성열은 이리저리 헤메며 허우적거렸다. 저기로 가라며 밀고치여도 성열은 애써 터져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아내며 연습에 참여했다. 고작 그들의 노래에 같은 멤버임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가사조차 부르지 않고 백댄서가 되어주는것인데도 말이다.
. . .
"여, 명수 나왔다~ 와 이 맛있는것들은 뭐고 이 호텔안에 게임기들은 뭐야?"
동우가 먼저 힙합식 걸음을 하며 게임기를 만지작거렸다. 명수는 동우가 혼자 말을 하던말던 식탁 의자에 발을 올려놓고 핸드폰 검색에 열중했다. 초록색 검색창에 '이성열' 이라고 쳐보니 신인 그룹 맥시멈의 멤버였다. 환하게 웃고있는 성열의 프로필사진을 보며 명수는 뭘 웃냐며 핸드폰액정안에 있는 성열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스크롤바를 내려보면 여러가지 기사가 떠있었다. '5인조 신인그룹 맥시멈, 최고의 퍼포먼스와 가창력으로 컴백예고' '신인그룹 맥시멈. 기대되는 신인'
멤버들과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고 웃고있는 성열의 얼굴도 기사엔 보였다. 컴백이 얼마 안남았네, 그런데도 연습을 안나갔다는게 말이 되는가, 명수가 집중하는데 순간 집중력이 훅 떨어져버렸다. 동우가 핸드폰 취소버튼을 눌러버려 배경화면으로 돌아가버렸기 때문이다.
"밥 같이 먹자고 불렀으면, 밥이나 먹여주지 핸드폰이나 들여다보고 있어" "그냥 알아볼게 있어서, 다 알아봤으니까 밥이나먹자,"
"오늘 데이트한 상대는 어땠어? 예뻤어?"
"형은 진짜 성규형하고 둘이 나한테 죽을준비해, 남자애였어"
"풉..푸하하 진짜로!? 니 뒷받침 끝내주게 해주는 그 남팬아니야?풉..!!"
"나도 그팬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지 말은 절대로 아니라는데 믿을수가 있어야지"
"이거 성규형이 들으면 되게 웃을일이다 그치 엘아 풉.."
"그만 쳐웃어라?"
스파게티를 후루룩 먹으며 동우가 웃으니 명수는 옆에 있던 휴지를 들어 동우의 입을 대충 닦아주곤 아까 핸드폰에서 봤던 정보들을 머리속에 다시 읊었다. "형 우리 음악방송 나가는 날이 이번주 토요일이 맞지?"
"그치, 그건갑자기 왜?"
"그냥, 이번주 컴백이라했으니까..."
"뭐래는거야, 근데 엘아 이거 디게 맛있다"
"당연하지 누가만든건데, 다묻히고 먹지마, 맛있다고 티내냐?"
"원래 이렇게 먹어야 맛있는거래"
원래 이것도 그자식을 먹여야되었는데, 대표인지 뭔지 떄문에 다 파토가 나버려 결국 녀석에게 먹이진 못했지만, 만약 먹였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눈에 보여 명수는 제 생각에 또 곤히 빠졌다. 꽤 재밌는 녀석을 간만에 찾았는데 뭔가 가슴 언저리에 아쉬움이 명수를 간질였다.
. . . . 토요일이 다가왔다. 성열은 거의 몇일을 밤을 지새듯 아무도 없는 연습실에 홀로 남아 제 목소리는 하나도 있지도 않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었다. 댄스선생님께 말로 매질을 많이 당했지만 꿋꿋히 버텨냈다. 그래도 방송활동이 어딘가, 컴백일이 다가온 지금은 아침부터 방송국에와서 바쁘게 머리를 하며 대기중이였다. 성열에게 대충 잘해보자며 말을 건넨사람은 성현이였고, 그 마저 쌀쌀맞았다. 이미 팀과 관련된 사람들은 팀의 상황을 다 알고있어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성열의 머리를 수정해주는 코디누나는 조용히 성열의 어깨를 툭 치며 잘하라고 웃어주었다. 성열도 어설프게 웃어보였다. 늘 응원해주던건 멤버들이 아닌 외부 스태프들이였다. 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선배님들께 시디를 건네주자며 대기실을 나왔다. 성열은 그냥 뒤를 따라 나왔지만, 성현은 갑자기 급 친한척을 하며 성열에게 팔짱을 껴왔다. 나머지 멤버 3명도 언제싸웠냐는듯한 가식적인 미소와 함께 급 사이좋은 척을 해왔다. 하지만 이것이 법칙이였다. 팀내에 불화는 외부에 퍼지면 곤란해지는 거였으니까,
"인피니트 선배님들, 내가 진짜 존경하는 선배님들이다. 잘 건네드리고 오자" 대기실 목록에 (인피니트) 라고 써있는 것을 보고 성현은 들뜬듯이 똑똑 거리며 문을 열었다. 역시 풍기는 포스부터 달랐다. 성열은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다. 인사를 한후에 성현은 명수의 손에 시디를 쥐어주었다. 명수는 고맙다며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는 웃음을 짓다가 제일 끝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익숙한 남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잠깐만 저기 고개숙이고 있는 친구, 나좀 보지" 명수의 건방진 말투에 성열은 '아..' 아쉬운 탄성을 내지르며 고개를 들었다. 명수와 눈이 제대로 마주했다. 따라나오라며 성열의 어깨를 치며 손짓했고, 성열은 멤버들 눈치를 보다가 명수의 뒤를 따라나갔다. 대기실 구석진 곳에서야 명수는 걸음을 멈춰섰고, 성열 역시 흠칫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큼큼 거리며 명수가 뜬금없이 핸드폰을 내밀었고, 성열은 눈이 동그래져 명수를 보았다. "겁나게 순진한척하네, 찍으라고 번호" "갑자기 뭔 번호야? 나 니 남팬아니라니까."
"아니까 번호 찍어, 니 두고간거 있는데 번호라도 알아야 전해주던가 하지"
"..뭐 그러면.."
"야 내가 그럼 너한테 관심있어서 번호 찍으라고 하는줄아냐? 그리고 넌 천하의 엘이 번호달라고 핸드폰 주는데 뭔 말이많아"
"엘님이 번호주셔서 진짜 영광이다. 눈물난다"
"그래야지 당연 그래야지 암 그렇고말고"
"번호달라고 여기까지 나 데려온거야?"
"당연하지, 나 원래 다른사람한테 막 번호주고 그런 타입아니거든, 넌 축복받은줄이나 알아"
"..칫"
"컴백이라며, 실수하지말고 잘해라, 이 본보기인 인피니트 엘님을 보고"
"너도 컴백무대때 삐끗한거 내가 다봤거든? 본보기는 무슨"
"...그..그거도 봤냐? 야 삐끗할수도있지, 그니까..그거 보고 넌 삐끗하지말라고 하는 말이다"
"우리 차례 오겠다 알았어, 고마워 나 먼저갈게"
빌어먹을, 은근 녀석에게 말리는거같은 느낌에 주먹을 꾹 쥐다 해맑게 손짓하고 가는 녀석을 보고 남몰래 슬쩍 웃다가 대기실로 들어갔다. 우리 차례라고 하기 무섭게 성열은 급하게 무대로 향했다. 백스테이지에서 어디갔냐며 타박하는 멤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뿐 그 이상의 그 이하의 말도 하지않았다. 마지막으로 핸드폰을 살폈다. 이성종에게 문자가 왔다. 성열은 환히 웃으며 무대위로 올라갔다. [열! 나 지금 모니터중. 연습안나간다 하더니 나가긴했나보네? 컴백 말도 안하고 내가 기사로 알아야겠냐! 나쁜새끼 못하면 넌 디짐 수고 - 캐슬벨]
. . .
무대에 올라서고 맥시멈을 응원하는 팬들은 많았다.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적절하다고 해야하나, 그중 남자팬들은 거의 성열을 지지했다. 성열은 그 팬들에게 눈맞춤과 손인사를 항상 빼먹지 않았다. 외부 스태프들과 같은 응원해주는 지지자들이니 당연 고마울수밖에 없다. 무대를 끝나고선 남팬들은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듯이 말했다. "왜 이성열 파트는 없냐!!!!!!!!" 왜 그 말에 울컥했는지 모른다. 거의 춤도 뒤에서만 추기때문에 팬들 눈에 띄지않는건 당연이고, 카메라에도 거의 잡히지 않았다. 팬들의 함성에 멤버들은 표정이 살짝 굳다가 다시 돌아왔다. 성열이 마이크를 빼지 않은 상태에서 웃으며 팬들에게 입을 열었다.
"제가 목이 좋지 못해서 노래를 못하는 상황까지 가버려서 어쩔수 없게 되었네요, 죄송해요 팬분들!"
"아니야 아니야!!!괜찮아?"
"응 나 괜찮아, 고마워 안녕"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곤 무대로 내려왔다. 아무래도 눈초리들이 싸늘했다. 팬들에게 한 소리 얻어먹었다고 아무래도 기분이 나쁜 모양이였다. 늘 그렇지만 그들은 그룹에게 다가오는 모든 잘못은 다 이성열 본인탓이였다. 누가 잘못했든 성열에게 화살이 날아들기 마련이여서 성열은 눈치를 주든 귀 언저리에 대고 욕을 하든 아무렇지 않았다. 말같아선 정말 이 숨막히는 그룹을 빠져나가고 싶을뿐이다.
. . .
"뭐야 왜 재 파트 없어!!"
"누구, 아 우리한테 시디주고 간애들? 노래를 못하나보지,"
"그래도 한소절이라도 넣어야되는거아니야? 백댄서냐 재가 지금?"
"아니 그걸 왜 나한테 화내냐 죽을래?"
옆에서 우현과 함께 성열을 모니터했는데 카메라에는 한번 웃는거 빼곤 전혀 나오지 않았다. 아까 가식적인 미소로 실실거리던 리더녀석만이 카메라를 차지 할뿐이였다. 리모콘을 집어던지며 대기실 쇼파에 누워있는 동우의 머리를 한대 치곤 화장실을 간다며 대기실을 나왔다. 어제 들은 내용들이 계속 거슬렸다. '왕따', '연습 안나오면 연예계 생활은 없어', '상황을 이따위로 만들어놓고 지금' 도저히 감을 잡지 못했다. 그냥 사장이 겁주려고 한 말인가, 명수가 캔커피를 뽑으려 자판기를 누르는데 옆으로 성열과 그 멤버들이 지나갔다. 이상한 낌새가 들었다. 성열이 약간 절뚝 거렸다. 캔커피를 뽑아들고 바로 옆을 지나가는 성열의 팔목을 잡아세웠다.
"뭐야 또?"
"걸음걸이가 왜그래"
"아까 살짝 삐끗했어, 니가 본보기인 널 닮으라고 해서 그런지 삐끗해버렸네"
"끝나면 바로 병원가봐, 지금부터 활동시작인데 발목다치면 얄짤없어 너"
"그럴려고 했어..너는 언제들어가?"
"이제 곧, 아 맞다 우리 무대도 모니터해서 좀이따가 카톡으로 소감문보내, 이 엘님이 어떠셨는지"
"그런 귀찮은짓도 해야되?"
"후배가 선배꺼 보고 따라배울생각을 해야지! 특히 내 파트가 어땠는지 5줄 이상으로 길게 카톡으로 보내라"
"너 진짜 나랑 웬수지고싶냐?"
"이건 선물, 지금처럼 피로할때 먹으면 딱이겠네 빠이"
명수가 던져주듯이 준 캔커피를 손에 쥐며 캔커피를 바라보는데 순간 웃음이 터져나왔다. 꼴에 지가 광고한, 지 얼굴이 넙대대하게 붙어있는 커피를 주다니 어이없는 웃음이 계속 터져나왔다. . . .
- [소감문 안내놔?] 병원에 와서 발목치료를 하는데 카톡이 울려 보았더니 엘이였다. 다른멤버들은 스케줄을 가고 성열은 내일 당장이라도 무대를 뛰어야 하기때문에 발목치료를 위해 스케줄에서 빠졌다. 병원가기전에 코디누나에게 인피니트 무대만 보고가자며 그들의 무대를 분석하듯이 보았고, 지 위주로 봐달라는 말에 엘 위주로 보긴했다. 소녀팬들의 기절초풍하려는 소리들에 풋 웃었지만 무대아래의 왕자병 엘과, 무대위의 카리스마를 뿜으며 노래하는 엘은 극과 극이였다.
[한마디로 해주면안되?] - [그래 엘의 강한 배려다, 한마디로 해봐] [무대위에 있는 인피니트 엘은 멋있다, 반면에 내가 아는 엘은..음 음..] - [뭐, 내가 뭐] [극과 극, 멋있었어, 거기 멤버들이 오죽 멋있어야지 춤도 최고ㅋㅋㅋ] - [야 날보랬지 다른애들보래?] [극과 극 이라니까? 나 다 봤어] - [야 됐어. 병원은 갔냐?] [응 지금 병원!] - [그러니까 왜 삐끗은 해가지고, 심한건 아니래냐?] [심한건 아니래, 가벼운거라고 뼈만 잘 맞춰주면 된다고 의사가 발목돌리구 있어 크크] - [그래? 그럼수고] 더이상 할말이 없어 성열은 대화를 끊고 의사선생님이 발목 뼈를 맞춰줄동안 겉옷에 묵직하게 버티고있는 캔커피를 꺼냈다. 아까 엘이 준 커피였다. 산뜻한척하며 웃고있는 엘을 보니 웃겨서 푸하하 웃었더니 의사가 이상하게 쳐다봐 다시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한동안 그 커피를 바라보고 있었다. 녀석의 사진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 서러움에 하마터면 의사선생님앞에서 바보같이 눈물을 뚝 흘릴뻔했다. 녀석과 했던 카톡을 다시 켜며 짧지만 대화한 내용을 다시 읊었다. 은근 엘 이놈도 병신미돋는 애가 틀림없다. 그것도 잠시 엘에게 온 카톡이 울렸다. - [나도 병원왔는데 방송국 옆에 있는 병원임?]
[응 거긴데, 넌 왜왔어?]
- [피곤해죽겠어, 지금 엘이라고 사람들이 아주..]
[왜왔냐고 물었지 니가 인기가 너~무많아서 피곤한거 물어본거아닌데]
- [이 병원 누나랑 친해서 왔다, 문제냐?]
[언제는 여자랑 호텔들어가거나 어울리면 스캔들난다고 지혼자 의식한 사람이 병원누나를 만나러 왜오냐?]
- [내맘^^]
괘씸한새끼, 성열은 핸드폰을 집어던지듯이 던져놓다 곧 진료가 끝났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인사를 90도로 접어하며 진료실을 나왔다. 코디누나가 어딜 갔는지 없어 대기의자에 앉아있으려하는데 그곳이 시끄러웠다. 병원 누나를 보러 왔다는 엘때문인가, 병원 누나들도 신기한듯 몰래 카메라를 찍고 있구만 누구랑 친하다는 건지..엘은 곧 성열을 보더니 성열에게 다가왔다.
"어? 되게 일찍나왔네, 나 이제 가려고 하는데 타이밍도 이상해라" "표정이 왜그러냐? 내가 일찍 나오고 싶어서 일찍나왔냐? 병원누나는 만났어?"
"응 다만났어, 이제가려고, 발목에 붕대는 왜 감았데 가벼운거라며, 너 괜히 오버하는거지? 팬들의식해서"
"내가 너냐? 내일 풀르래, 그럼 계속 일봐 난 갈게"
"아니 저게! 야 나도 마침갈려고 했다고 같이나가"
"그럼 빨리나와"
"이게 진짜 천하의 엘님에게 빨리나오라마라야"
"그놈의 엘님이 뭐길래 엘엘엘! 니가뭔데! 아오 진짜 듣기싫어"
성열이 절뚝거리며 명수를 앞서가며 귀를 막았고, 명수는 니가 어딜 앞서가냐며 소리를 지르며 성열의 뒤를 따랐다. 성열이 엘레베이터에타고 명수가 타려는데 문을 확 닫아버린채 엘레베이터에 뚫린 유리에 얼굴을 대곤 메롱을 하며 명수를 약올렸고 엘레베이터는 그렇게 내려가버렸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려했으나 소리를 지르며 내려가면 사람들 보는 것도 있고 해서 계단보다 더 이성열에게 빨리 말을 전할수있는 카카오톡을 통해 분노의 메세지를 보냈다.
- [넌 죽었어, 감히 누굴 놀리고 토껴? 어? 야 너 죽어볼래? 눈에 보이기만해봐 그 혀를 짤라버릴꺼니까] 누구때문에 이 갚진 몸이 오기 싫은 병원까지 핑계대며 왔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