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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망상] 기억의 편린 | 인스티즈



"나 여자친구 생겼어."

"축하해."



질질 끌던 관계의 끝을 맺는 건 생각보다 너무나 간단하고 쉬웠다.

오른 손에 낀 빛나는 반지를 보여주며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말하는 권지용의 어깨를 툭툭 토닥여줬다.

그 여자친구랑은 오래 가. 알겠지?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나의 말에 권지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권지용과 나는 3년의 긴 연애를 끝냈다.

사실 연애라고 할 것도 없었다.

누가 사귀자는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우린 자연스럽게 매일 만났고, 스킨쉽을 했고, 1년이 지난 어느 날 같이 잤다.

어떻게 보면 사귀는 사이도, 그렇다고 사귀지 않는 사이도 아니였다.

주위의 사람들이 너희 사귄 날이 언제냐며 물을 때 마다 권지용과 나의 대답은 똑같았다.

저희 사귀는 거 아닌데요.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만나지도 않았다.

어쩌다 다른 남자와 있는 걸 보면 권지용은 화를 냈다. 그리고 권지용이 다른 여자와 있으면 나 역시 화를 냈다.

그렇게 3년을 질질 끌었다, 사귀는 것도 사귀지도 않는 그런 애매모호한 사이를.



"가볼게, 여자친구랑 약속있어."

"응, 잘가."

"어."

"그리고, 다시 보지 말자."

"…어."



권지용이 무심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 보다 발걸음을 옮겨 카페를 빠져나갔다.

권지용이 걸을 때 마다 목덜미를 살짝 덮은 조금 긴 머리칼들이 햇빛을 머금으며 팔랑 거렸다.

잠깐 권지용의 등을 바라보다 휴대폰을 꺼내들고 권지용, 그의 번호를 지웠다.

항상 무거웠던 휴대폰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식어버린 커피를 입에 머금었다. 쓰다.





"안녕."

"응."

"나랑 자자."

"그래."



권지용이 다시 날 찾아온 건 우리가 헤어진 날 뒤로 딱 3개월 되는 날이였다.

비가 많이 쏟아지던 날이였는데 권지용은 몸에서 빗물이 뚝뚝 흐르는 채로 우리집에 무작정 찾아왔다.

재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 평소에 자주 만나던 사람의 모습처럼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고 권지용은 대뜸 자기와 자자고 말했다.

딱히 거절 할 이유가 없었기에 긍정의 대답을 내뱉자 마자 권지용은 입술을 내게 부딪혔다. 3개월만에 만난 권지용의 체온은 입술부터 발 끝 까지 차가웠다.

그리고 그 날 우리는 잤다.


브리프만 걸친 채 권지용은 창문을 열곤 담배를 입에 물었다.

이불을 둘둘 감싼 채 창문에 기대 담배를 태우고 있는 권지용의 등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질문했다.



"왜 왔어? 다시는 보지 말자고 했잖아."

"여자친구랑 깨졌어."

"언제?"

"오늘."

"그래서?"

"너한테 온거야. 날 받아 줄 사람이 너밖에 없는 것 같아서."

"만약 내가 널 받아주지 않았다면?"



어쩐지 몸을 맞대는 내내 권지용의 손이 신경쓰였는데. 그 망할 반지가 없어서 그랬나 보다.

퉁명스러운 내 대답에 권지용은 빙글 제 몸을 돌려 그 특유의 무심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손에 쥔 담배가 제 몸을 태우며 점점 짧아져 갈 때 까지 권지용은 날 아무 말 없이 쳐다만 봤다.

그러다 다시 몸을 돌려 내게 등을 보였다. 저 지긋지긋한 등짝.



"넌 그럴 애가 아니니까."

"……."

"옷 안 입어? 창문 열어놔서 쌀쌀한데."

"설마 한 번 하고 끝내려고 했어?"

"……."

"이리와. 다시 돌아온 걸 축하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이불만 둘러싼 채로 권지용에게 팔을 뻗자 느리적 느리적 내게 걸어와 내 목에 입술을 댔다.

그 느낌이 간지러워 킥킥 대며 거북이 처럼 목을 안으로 쭉 말자 권지용도 킥킥 댔다.

손을 올려 권지용의 마른 등짝을 만졌다.

아, 모르겠다. 그대로 권지용을 밀어뜨렸다.




* * *

서로에게 절대 솔직해 지지 못하는...커플 아닌 커플임..

그렇다구 섹파도 아님^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넨 절대 자기들의 기억의 편린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함!!!!!!!!!!!

ㅋㅋㅋㅋㅋㅋ전 이런 게 조아여 학학 달달한 것 보다 미묘하면서..존나..심오한 거..

라고 하지만... 내가 존나 표현력이 딸리니까..어쩔수 ㅇ벗음

여러분 꿀 잠 자세여~~~~~~ 이런 글 싸지르고 꿀 잠 자라니 저 참 뻔뻔ㅠ.ㅠ




+)아 그리고 이 글은 Caught in memories 번외 라고 보셔도 될 듯

지디가 디자이너가 되기 전에 이야기인지 망한 후ㅋㅋ의 일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겠뜸!!!!!!!!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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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저죽어요작가님.....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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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 사랑해요 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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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이씨 이럴거면 왜 헤어진겨ㅠㅠㅠㅠ흐ㅓ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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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우엉 저 그럼 메모리즈 다시 한번 보고 올게요ㅋㅋㅋㅋㅋ사랑합니다만두님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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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지디가 디자이너 되기 전이라고 대입하니까 더 잘 이어지네요..ㅋㅋㅋ 아 이런 소설 연재해주시면 안되나요..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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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신!!!!!!알!!!!!!!!신!!!!!스릉흡느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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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됴탸 뭔가 당연하다는듯한 이런 커플.. 어찌 보면 답답해도 익숙함에서 설레는게 최고인듯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입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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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브금알수있을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늑김이 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겁나 우리는 잤다. 하는데 그와중에 또 뭔가 음.하여튼 좋다ㅠㅠㅠ 브금좀 알려주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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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토마스 쿡의 솔직하게 라는 노래예요:) 댓글 감사합니다~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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