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기 불륜물, 조각.
남자는 좀처럼 내 말을 들어주는 법이 없었다. 그는 불륜남이고 나는 유부남을 꼬드긴 꽃뱀이지만, 우리는 잠자리에서가 아니면 거의 모르는 사람처럼 데면데면했다. 원체 말재주가 없는 둘의 성격 탓도 있었고, 불륜남인 주제에 제 와이프를 더럽게도 사랑하는 민윤기였기 때문에도 그랬다. 어쩌다 내 입에서 그 여자 참 부럽네, 하는 소리가 나오기라도 하면 세모꼴인 눈을 빛내며 서늘하게 나를 내려다보는 민윤기는, 그렇게 살을 맞대어왔어도 무서운 남자였다.
그래도 내 말이 먹히는 경우가 있었다면 바로 베갯머리 송사. 민윤기는, 나른함을 즐기며 침대에 누워있는 중에서도 내가 하는 말은 몇 달이 지나도록 또렷하게 기억해주었다. 그 순간만큼은 그렇게 아끼는 아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도 신경 쓰지 않고 내 이마에 쪽쪽 거리기 바빴다. 이상할 정도로 특이한 남자였다.
어떤 사람인지 감조차도 오지 않는 그에게 내가 감히 그런 말을 꺼낸 건 무슨 용기였을까.
“이혼하시면 안 돼요?”
“…….”
“이혼해요. 그리고 그 반지 저한테 끼워주세요.”
“…야.”
“결혼하고 싶어요, 당신이랑. 결혼해요 우리, 제발요. 구질구질하지만 청혼하는 거예요.”
민윤기가 헛웃음을 지었고, 불가항력으로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금방이라도 그 하얗고 다부진 손이 내게 날아올 것 같았다. 그래도, 그래도 괜찮아- 그래도 좋아. 민윤기가 좋아….
손은 다가왔다. 다른 곳이 아니라 내 눈가 밑으로. 그는 나의 영원과 같은 절망을 걷어내고 아까완 다른 웃음을 지었다.
“너 지금 되게 예쁜 거 알아?”
그 말이 내게 얼마나 큰 희망을 안겨주었는지 너는 알까?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반지는… 예쁜 거 골라둬.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까, 이만 갈게.”
아내에게 들킬까 봐 결코 나를 데려다주지 않고, 12시가 되기 전에 귀가하는 그의 조심성을 나는 나름 사랑해왔는데. 오늘은 그 뒷모습마저 못 견딜 정도로 무겁고 두렵다. 잠에서 깨자마자 밖으로 나가 홀로 반지를 찾으면서,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은 어둠을 걸으면서, 우리의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다.
난 반지를 고르지 못했다. 민윤기의 결혼반지와 똑같은 걸 찾을 수가 없었다. 언제나 그게 갖고 싶었는데….
| BX |
안녕하세요 헤헤 드디어 글잡에 발을 들이게 됐네요! 글잡 첫글은 무조건 윤기 하기로 했었는데 진짜 윤기 글 써서 너무 좋아요. 비록 조각이지만 ㅠㅠ 제 글이 취향타는 편이기도 하구 조각이라 너무 짧아서 여러분이 읽기에 불편하셨을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댓글 남겨주세용 ;ㅅ; 우주대존엄 수퍼섹시 민윤기와 함께 좋은 저녁 되시구요 XD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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