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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미 전체글ll조회 568


 

 

 

 

 

 


오전 11시.이미 해가 중천에 뜬 시간에 절절 끓는 방안의 온기에 놀라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생소한 방에 흠칫 놀랐으나 곧 어제의 일을 기억해내고는 수긍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앗 뜨거"

 

 

 

무심코 발을 디딘 방바닥은 불로 지진듯이 뜨거웠다.뭐이리 방바닥이 뜨겁지?어젯밤에 자세히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꽤 오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뜬 눈으로 있었다.호원의 말 때문에 다시 우는 일은 없었지만 심란한 마음에 잠이 오지않았기에 한참을 깨어있었던것같다.그때까지만 해도 이렇지않았는데?
자신이 덮고 있던 이불도 정말 많이 두꺼워서 그것만으로도 따뜻할텐데 이런 절절 끓는방안에서 자신이 잠을 잤다니,.이건 뭐 여름이 따로없네.라는 생각을 하며
밖으로 나섰다.시간을 보니 아무도 없겠......

 

 

 

"누구......세요?"

 

 

 

밖에 나와보니 식탁앞에 왠 험상궃은 울그락 불그락하게 생긴 남자가 서있었다.너무나도 위협적인 외모에 깜짝놀라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강도인가?뭐지?어쩐지 너무 편하게 쉬게 해주는것같다 싶었는데 나를 잡으러온건가?라는 별에 별 생각이 짧은 시간에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근데 잘 보니까 하얀 봉지에서 뭘 주섬주섬 꺼낸다.뭘 꺼내는거지?란 생각에 남자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저...저기요?"

 

 

 

남자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다.헐 완전 무섭다.

 

 

 


"저...왜..왠일로?"

 

"형님이 보내셔서 왔습니다.정리만 하고 갈테니 들어가 쉬시죠"

 

".....아저씨가요?"

 

"네?"

 

"아,제가 정리할게요."

 

 

 

 

정리는 둘째치고 이렇게 무서운 사람.특히 호원을 형님이라 칭한다는 것은 댁도 조폭이라는 건데 이같이 완전 무섭게 생긴 조폭을 집안에 두고
편히 쉴수있을리가 없다.일단 위험한 사람은 아니라는 거에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남자에게 말하자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고서 걸음을 뗐다.

 

 

 


"아.형님이 오늘 일이 있어서 좀 늦으신답니다"


"네?"


"밥 굶지말고 잘 챙겨드시라고......전해드리랍니다.그럼 이만"

 

 

 

 

남자가 간단한 목례를 하고 빠른걸음으로 집을 나섰다.조폭이 자신에게 인사를 하다니...별 어이없는 상황에 헛웃음을 지었다.
그나저나 저 남자가 들고온 이 봉지는 뭘까싶어 뭔가 가득 들어있는 봉지의 안을 살펴보자 왠걸 마트를 쓸어온듯 온갖 먹을것이 다 들어있다.

 

 

 

 

"응?근데 왜 다 인스턴트야?"

 

 

 

 

카레니 뭐니 온갖게 다 들어있는데 문제는 하나도 안 빼먹고 다 인스턴트식품라는거다.
원래 이런것만 먹고 산건가?인스턴트는 건강에도 안좋은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일단 부엌찬장에 차곡차곡 얹어두었다.
어째 부엌쪽에 식기며 음식재료며 아무것도 있는게없다.이런상태로 사는게 가능한가?
일단 봉지안에 있던것을 찬장안에 다 넣어두고 냉장고를 열어보았다.역시나 있는게 없다.

 

 

 

 

"이 아저씨는 이런데서 어떻게 살지?"

 

 

 

 

진심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렇게 텅텅 빈 주방으로 한차레 충격을 받은 후 거실로 걸어나가는데 티비옆의 보일러가 보인다.
바닥이 무진장 뜨겁던데 보일러가 고장난건가,라는 생각이 들어 보일러앞으로 다가가 살펴보는데 온도가.........48도?실내온도 27도???
이건 뭐 여름이 따로없다.깜짝놀라 일단 보일러를 정상적으로 돌려놓았다.이 아저씨는 정신을 어따 내버려두고 다니는거야.
휑한 거실에 다시한번 고개를 저으며 쇼파에 털썩 주저앉았다.아무리 고3이더라도....학교는 가야할텐데......라는 생각에 잠시 우울해졌다가
맨날 공부 아니면 살 걱정에 머리를 싸맸던 지난날에는 느낄 수없었던 여유로움에 조금 기분이 나아짐을 느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나른함이 썩 싫지만은 않았다.그나저나 난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뭐? 루트가 막혀?"

 

 

 

 

험상궃은 인상의 남자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명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손에 들고있던 종이뭉치를 테이블에 내팽겨치듯이 놓은 명수가 앞의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 눈빛에 서린 위압감은 실로 엄청났다.그런 명수의 반응에 남자가 쩔쩔매며 말을 이었다.

 

 

 

 

"그...그게.....이미 다른곳에서 낚아채가는 바람에..."

 

"그래서?그 일은?"

 

".....그게.....다른 곳도 마찬가지입니다...사령파에서 이미 다...."

 

"......"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 남자의 말을 듣고있던 명수가 '사령파'의 언급에 옆에 있던 재떨이를 벽으로 세게 던졌다.
아슬아슬하게 남자를 빗겨나간 재떨이는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난채로 바닥으로 떨어졌다.무표정으로 일관된 명수의 얼굴이었지만 그가 많이
화난 상태라는것을 알수있었다.요새 조직의 상황이 좋지못하다는것은 알았지만 자신이 생각한것보다 많이 뒤틀린듯한 상황에 명수가 자신의 주먹을 꽉 그러쥐었다.

 

 

 

 

"형님,부르셨습니까"

 

 

 

 

넓은 사무실에 감돌던 차가운 정적이 호원의 목소리로 인해 깨졌다.사무실로 들어선 호원은 좋지못한 사무실내의 상황에 발걸음을 떼지않고
입구에 가만히 선채 명수를 바라보았다.명수는 아직도 화를 삭히지못한듯 약간 상기된 얼굴이었다.한숨을 쉬곤 자신의 얼굴을 제 손으로 쓸어내린
명수가 자신의 앞에서 벌벌 떨고있는 남자에게 말했다.나긋나긋한 목소리였지만 가시가 박힌듯 중압감이 서린 목소리였다.

 

 

 

 

"일단 알았으니까 나가봐,"

 


"네.형님"

 


"호원이 너는 들어와서 여기 앉고"

 

 

 

 

남자가 나가고 호원이 자리에 앉았다.한참의 정적이 흘렀다.명수의 입에서는 말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않았고
호원은 별다른 말없이 가만히 그런 명수의 입에서 말이 나올때까지 기다렸다.한참뒤에야 명수의 입이 열렸다.

 

 

 

 


"........후......3번 루트가 막혔다.계획이 틀어졌어"


"네?"


"요새 느낌이 영 좋지않아.이상한 새끼들이 우리구역을 넘보는 느낌이야"


"...."


"일단 오늘 계획은 없던걸로 한다.호원이 너도 일단 구역관리 철저히해"

 

 

 

 

 

그말을 끝으로 다시 명수의 입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않았다.불안할 때는 무의식중에 손을 얼굴 근처에서 놀리는 명수의 버릇을 꽤 예전부터 같이
있어왔던지라 알고있는 호원은 그런 명수를 그저 바라만 보고있었다.어쩐지 공기가 무겁다.조만간 무슨일이 터질것같은 불길한 조짐이 든다.

 

 

 

 

 

"......애들한테는 대충 둘러대서 전해.밑에 놈들이 알면 골치 아파져"

"네"

"그럼 이만 나가봐"

 

 

 

 


호원이 간단한 목례를 한후 자리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걸어갔다.

 

 

 


"아....김성규....라고했던가"

 

 

 


낮은 명수의 목소리가 넓은 사무실에 울렸다.터벅터벅 걷던 호원의 발걸음이 일순간 멈췄다.

 

 

 

 

"왜 호원이 네가 그런 부탁을 했는지 확실히 알순없지만...."

"...."

"아마 내 예상이 맞다면.......적당히 선을 지켜"

"....?"

"네 부탁이라 들어는 줬다만.....뭔가 느낌이 좋지가 않아"

"......"

"이쪽 생활에 찌들린 너에게 조금이나마 활력소가 되어준다면 정말 좋은일이지만"

"....."

"그이상은 안돼.내 말 무슨말인지 알거라 믿는다.나가봐"

 

 

 


호원이 사무실을 나섰다.남겨진 명수의 머릿속은 터지기일보직전이었다.
조직이 돌아가는 흐름이 영 장난이 아니다,김성규.....자신의 앞에서 벌벌 떨던 그 아이를 처음 본 순간이 잊혀지지않는다.
벌벌 떠는게 꼭 버림받은 강아지같은 느낌을 받았다.제 밑에서 오직 일밖에 모르는 호원이 어찌 이런 말도 안될 부탁을 해온건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지만 그와 함께 왠지 모를 좋지않은 기운을 느꼈다.자신이 일을 잘못 벌인것같다는 느낌이 어째선지 지워지지가 않았다

 

 

 

 

 

 

 

 


삑삑삐리리삑-

 

 

 

 

잠결에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오전에 느즈막히 일어나 쇼파에 앉아 무료하게 티비만 보다가
깜빡 잠이 들은 모양인지 이미 밖은 어두워져있었다.시계를 보니 6시를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추한 몰골로 쇼파에 널부러져있는

모습이 눈에 비쳤고 깜짝놀라 벌떡 쇼파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쳐다보았다.

 

 

 


"아...안녕하세요....."

 

 

 


오늘도 여전히 검은 양복에 단정히 머리를 넘긴 호원이 현관문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있었다.
그 시선에 어쩐지 당황함이 서려있는듯한 느낌에 깜짝 놀라 호원의 눈에 비칠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보았다.
한바탕 자고 난뒤라 나풀나풀 까치집을 치고있을 머리,후줄근한 옷차림,그리고 무엇보다 집에 들어서자 마자 마주칠거라고 생각조차하지않았을것이다.
아....당황할만 하구나.그나저나 늦게 온다고 했었던것 같은데,

 

 

 

 

"저....저기....늦게 오신다고...."


"아..일이 일찍 끝나서"


"아........"

 

 

 


집안에 다시 어색한 정적이 찾아왔다.어색한건 죽어도 싫은데 어째선지 말이 튀어나오지않는다.
어제는 조금 편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조폭의 모습으로 돌아온 호원을 마주하고있어서 그런가 입에 풀이 붙은듯 떼어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무슨 말을 해야하는거지...?

 

 

 

 

"아....잠시만"

 

 

 

 

멍하게 자신을 바라보던 호원이 무엇인가 생각난듯 빠른걸음으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조폭의 모습인데 왠지 방금 그모습에서 어제의 모습이 오버랩된다.뭐하는걸까 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호원의 방 앞에까지 걸어갔다.
방안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는것같은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데 갑자기 벌떡 일어난 호원이 자신의 앞으로 걸어온다. 깜짝놀라 뒤로 넘어질뻔했다.

 

 

 

 

"어제 정신이 없어서 옷도 못 챙겨줬네"

"네?"

"이거 입어.그 옷 불편해보인다"

 

 

 

 

아...그러고보니 어제 입었던 옷 그대로인 상태다.자신도 어제 경황없고 정신이 없던 상태라 자각하지 못했다.
고맙다는 표시로 가볍게 인사를 하고 호원이 건네주는 옷을 받아들었다.

 

 

 

 

"풉"

"....."

"으하하하하핳ㅎ하하하핳ㅎ"

 

 

 

 

호원이 자신에게 건네준 옷은 보라색의 미키마우스 츄리닝,그것도 위아래 세트였다.그것도 올 보라색의
그것을 받아드는 순간 풉 하고 웃음이 터졌다.지금 바로 앞에 조폭상태인 호원이 서있지만 지금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무려 위아래 세트의 보라색 미키마우스 츄리닝이라니.이 집안에 있다는것은 호원의 것이라는 것이고 그럼 이런걸 저 다가갈 수 없는 포스 팍팍 풍기는
호원이 입는다는 것인데....이 얼마나 웃긴 일인가.터져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길이 없다.벌써 머릿속에는 이 옷을 입고 이 집안을 거니는 호원이 그려지고있는중이다.
아 미칠것같다.너무 웃겨서.

 

 

 

 

"왜.....웃어?"

"크흐흐흐흐흐흫ㅎ흫....아...아니예요...크흐흫.."

 

 

 

 

계속 미친듯이 웃어대자 호원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한다.또다시 붉어지는 호원의 얼굴에 미친듯이 웃어재끼던 웃음이 뚝하고 멈춘다.
아 잊고있었다.다시 멀어졌던 정신줄이 돌아오는 느낌이다.완전 조폭상태인 아저씨앞에서 나 지금 뭐한거지.근데 씰룩씰룩 올라가는 입꼬리는 말릴 재간이 없다

 

 

 

 

"크..크흠..."

 

 

 

 

호원이 헛기침을 하며 나를 스쳐지나 거실의 쇼파에 앉아버린다.나는 내손에 놓여진 보라색 미키마우스 츄리닝을 품에 안고 방으로 들어섰다.
다른 색깔하나 없이 올 보라색이라니.다시 피식 웃음이 터진다.어쩐지 완전 딱딱하고 무서워보이던 조폭완전체의 아저씨도 조금 귀여워보이는 듯한 착각이 든다.

 

 

 

 

---------------------------------

 

 

................하핳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 망글똥글 실력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네요ㅠㅠㅠ

특히 오늘은 글이 정말정말 안써져서 죽는줄알았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포기할까하다가 걍 망글똥글이여도 써봤습니다ㅠㅠㅠ

너무 급전개인거 같지만...............음........좋은게 좋은거니까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성 달달하게 만들어버려야져......!!!!!!!!!!

...........이쁜 야성 다 망치고 성규 성격도 이상하고 호원이도 이상하고 명수도 이상하게 만들어버린것같아여ㅠㅠ으허어헝어엉ㅇ엉엉

내일이 상큼발랄한 개학이라ㅠㅠㅠ이제 글을 잘 못쓸것같아요ㅠㅠㅠ일단 최대한 열심히 써볼테니까 기다려주세요^^!!!!!

댓글 남겨주신 그대들 정말 사랑하구요~~~댓글 많이많이 남겨주세요~~정말 큰힘이 되더라구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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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작가님ㅜㅜ잘읽었어요!!글잘써주셔서고마워요ㅠㅠㅜ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조으다 그대 스릉하다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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