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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째 골목 대장

: 4. 열여덟의 푸르른 여름 상 

 

 

 

   열여덟의 푸르른 여름. 난생 처음 우리끼리의 여행에 우리는 모두 들떠있었다. 갓 스무살이 돼 운전면허를 딴 민혁오빠와 은광오빠를 주축으로 두 대의 차로 나뉘어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 기분을 잔뜩 낸 옷차림들로 다들 웃으며 장난처럼 안전벨트는 꼭 매야 한다, 목숨을 건 레이스가 시작됐다, 한마디씩 꺼냈다.

“그럼 응가 차에 창섭이랑 일훈이랑 석이랑 타고, 나랑 설이랑 현식이랑 성재랑 타고 가자.”

“아니 근데 진짜 믿고 타고 가도 돼? 무서운데. 생명보험 들어야 되는 거 아냐.”

“그럼 이창섭 빼고 가는 걸로.”

“아 뭐야!”

“난 민혁이 형 차 탈래. 은광상조 못 믿겠어.”

   아 왜애! 나 도로주행 만점 받은 남자야! 은광이 소리쳤고, 알았어, 알았어. 자 모두들 안녕. 마지막 인사를 하자. 하며 일훈이 장난쳤다.

   뒷좌석에서 현식이 휴지를 등에 얹고 슈퍼맨이라는 둥 지구를 구하겠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장난을 칠 때, 성재는 하나뿐인 히어로 동료가 되어 함께 지구를 지킨다며 그의 장난에 맞장구를 쳤다. 애냐, 쯧쯧 혀를 차고 민혁오빠의 옆에 앉아 그의 운전을 도왔다. 도움이라고 해봤자 인터넷으로 맛집을 찾아 읽어주는 게 전부이기는 했지만.

“왜.”

[야 응가형이 다음 휴게소에 들렸다 가쟤.]

“야라고 했냐? 죽을래?”

[아 뭐. 알았지? 대관령이다.]

“알았어. 꺼져. 으으으 채석 죽일거다.”

“왜?”

“이 새끼 자꾸 반말해 나한테.”

“새끼가 뭐냐. 동생한테.”

“너 뭐야. 뭔데 채석 편들어.”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말도 모르냐?”

“닥쳐.”

“걔는 근데 다른 형들한테도 반말하잖아요.”

“싸가지가 없어서 그래. 아빠한테 혼나봐야 정신 차리지. 성재야. 넌 닮지 마라. 채석이랑 다니지 마. 물든다.”

“네.”

“뭔 네야 인마. 누나 개소리하지 마세요. 그래야지!”

“네, 네?”

“성재 괴롭히지 마, 이것들아. 설아, 여기?”

“응. 대관령.”

   창섭이 여행의 꽃은 휴게소라며 우동에 김밥, 돈가스까지 시켜대더니 목적지가 휴게소였던 것 마냥 휴게소 식당 구석에 퍼져버렸다.

“일어나자, 좀. 이러다 오늘 등산도 못 하겠다.”

“아, 등산은 너나 좋아하지. 평소에는 움직이지도 않는 애가 왜 등산은 좋아하나 몰라.”

“이창섭 자기소개.”

“반사.”

“거울. 무한 반사. 퉤퉤퉤.”

“둘이 뭐하냐. 고2 맞냐?”

“차에 가 있어라. 중딩 주제에 개겨.”

“지는. 고딩 주제에.”

“하.. 봐준다. 야! 얼른 일어나라고!”

   채석을 향한 분노를 담아 창섭이의 등을 퍽 내리쳤다. 으윽, 채설 나날이 헐크가 돼간다아. 또 맞고 싶지? 투닥거리며 창섭이를 끌고 가 은광 오빠 차에 밀어 넣다가 차 안에 있는 성재를 발견했다.

“너는 왜 여기 있어?”

“네? 아.. 저 이 차 타고 가려고..”

“그럼 누구랑 바꾼거야. 일훈이? ....설마 채석? 아니라고 해줘라, 제발.”

“아하하하..”

   어색하게 웃는 성재에게 딱히 할 말은 더 없어 은광 오빠를 불렀다. 오빠! 애들 다 태웠어!

“바꾸자고.”

“아 좀 꺼져. 오빠 운전 방해되잖아.”

“니가 언제부터 그렇게 민혁형을 챙겼냐. 너 현식형이랑 같이 앉는 거 부끄러워? 왜? 둘이 사귀냐? 형, 채설이랑 사귐?”

“닥쳐.”

“꺼져.”

“크하하하 아 둘 다 싫어해. 근데 솔직히 현식 형이 아까움.”

“아, 진짜! 앞이나 봐.”

“난 앞 보고 있는데? 니가 뒤 돌았잖아.”

“하.. 명치 세게 치고 싶다, 너.”

“야 이놈들아. 정신없다.”

“오! 겁나 큰 차다.”

“트럭 병신아.”

“아, 나도 알아 트럭. 오. 또 지나가네.”

“아 촌스러. 트럭 처음 보냐?”

“닥쳐라.”

“야야, 민혁형 방해하지마. 그만 싸우고, 석, 저기 봐봐. 여기 무슨 터널 만드나 보네.”

“어 진짜. 형, 자리 좀 바꾸자.”

   터널 만드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쯧쯧. 역시 애새끼라. 중얼거리며 흘끗 창밖을 내다봤다. 여러 명의 인부들이 저쪽에 몰려 있었고 큰 돌을 실은 트럭들이 우리 옆을 지나갔다.

“차 흔들린다.”

“응? 안 흔들리는데.”

“핸들 잡으면 느껴져.”

   민혁오빠는 큰 차들이 연달아 지나가자 긴장했는지 핸들을 꽉 쥐었다. 그래? 난 모르겠는데. 하며 저 멀리 인부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바라봤다. 산 중앙을 뚫는다니. 인간이란 참 잔혹하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어!”

   민혁오빠가 소리칠 때까지 세상 참 발전했다. 산은 어떻게 파지, 드릴로 파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꽉 잡아 얘들아! 소리치는 민혁오빠의 목소리에 고개를 앞으로 돌렸을 때, 이미 우리는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 시발 미쳤나봐! 욕하는 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머리 조심하라는 말도 들었던 것 같다. 안전벨트를 꼭 쥐며 데굴데굴 구르는 차 안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누나 행세를 하며 동생의 안위를 걱정했다. 석이 안전벨트 안 했는데. 괜찮겠지? 그러나 그 생각도 잠시, 끝없이 굴러갈 것 같은 차 안에서 눈을 꼭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온몸을 치는 고통과 어지러움, 두려움, 삶에 대한 미련, 이 끔찍한 현실을 피하기 위해 나는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때, 목과 어깨가 조금 불편한 것 말고는 크게 이상은 없었다. 의사는 아니었지만, 몸을 일으킬 수 있었으니 대충 짐작했다. 많이 다치진 않았구나. 그렇게 굴렀는데도 참 다행이네. 감사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침대에서 완전히 몸을 일으켰을 때 텅 비어있는 곁을 보고 찔끔 눈물이 흘렀다. 어떻게 아무도 안 왔지? 너무해. 핸드폰도, 아는 사람도 없는 그곳에서 공중전화라도 찾아볼까 하는 심정으로 병실 밖으로 나갔을 때 뜬금없이, 성재가 울며 앉아있었다.

“오. 성재. 뭐해?”

“흐윽... 누, 누나.”

“뭘 울기까지 해. 야, 그래도 너만 딱 왔네. 다른 사람들은 진짜. 너무한다. 내가 이렇게 다쳤는데. 아 헐.. 설마 민혁오빠랑 현식이 많이 다쳤어?”

   석이에 대해 묻지 않은 것은, 그 아이를 아예 잊어서가 아니었다. 당연히. 당연히 그 아이는 건강할 것이라는, 다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어떤 근거 없는 믿음 때문이었다.

“흐으..”

“왜 그래. 다른 사람들 많이 다쳤어?”

“누나..”

“응. 다들 어디있어. 그만 울어. 초상났냐.”

“석이가... 죽었어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되묻지도 못 하고 성재를 내려다 봤다.

   석이가 죽었어요. 죽었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누나. 석이가.. 석이가... 같은 말을 반복하는 성재의 목소리가 고장난 라디오처럼 볼륨이 줄어들지도 않고 끝없이 내 귀를 울렸다.

 

 

 

 

 

_ 에필로그_ 슬퍼하지말자! _ 

 

 

 

[비투비] 17년째 골목 대장_ 4 _[열여덟의 푸르른 여름 상]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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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

[본토의 빛] [미뇨쿠♡] [소비소비] [막창섭]

♡♡ 암호닉 ♡♡ 

 

 

안녕하세요!

조금 늦게 인사드리네요.ㅠㅠ 마음이 따가운 이야기를 들고오려니 걸음이 느려졌나봐요.

에필로그는 내용과 관계는 없지만, 분위기가 어두워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넣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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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막창섭이에요 ㅠㅠㅠ 슬프다ㅠㅠㅠ 알림뜨자마자 왔어요ㅠㅠㅠ
7년 전
너라는꽃에날아가앉아
♡♡ 막창섭님! 반갑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7년 전
독자2
소비소비입니다! ㅠㅠㅠㅠ이런일이 ㅠㅠㅠㅠㅠ
오늘도 톡방은 리얼하고 좋아욤ㅎㅎㅎ

7년 전
너라는꽃에날아가앉아
♡♡ 소비소비님! 반갑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7년 전
비회원220.118
본토의 빛이에요!
앞으로 이야기가 조금 슬퍼질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음... 항상 재미있는 이야기 너무 감사해요!

7년 전
너라는꽃에날아가앉아
앗! 두근두근! / 본토의 빛님! 반갑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7년 전
독자3
정주행 끝!!!! 암호닉 신청할께요 [챱솝] 신알신도..ㅎ
7년 전
너라는꽃에날아가앉아
♡♡ 우와!!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뵈어요! ♡♡
7년 전
독자4
헐...사고 경위가 이렇게 됐던거군요,..아...맘 아파ㅠㅜㅜ
7년 전
너라는꽃에날아가앉아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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