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몸에 들어가 내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묘했다.
날 보고 있는 너도 지금 이런 느낌일까?
하루아침에 최애와 영혼이 바뀌었다 03
w. 말랭이
눈이 마주친 우리는 아무 말도 못한 채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나를 보고 맨 처음 든 생각은
와 나 진짜 못생겼다 시발
이었다.
아침에 일어난 민윤기가 이런 내 모습을 봤을 거라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했다.
아니 잠깐 그런데
내 얼굴은 그렇다 치고 정신을 차려 나를 다시 보니 민윤기 이 자식이
잠옷에 얼굴 세팅도 안된 그... 아침에 방금 일어난 것 같은 상태+슬리퍼로 와있었다.
미친!!!!!!!!!!!!!!!!!!!!!!!!!!!!!!!!!!!!!!!!!!!!!!!!!!!!!!!!!!!!!!!!!!!!!
갑자기 엄청난 쪽팔림과 빡침이 밀려왔다.
얼굴의 붉어짐이 느껴졌다.
그리고 얼마 전 학교에서 애들에게 오늘 행사를 반드시 올 거라며 보면 꼭 아는 척하라고 쩌렁쩌렁댔던 나 자신이 생각났다.
아 망했.....^^
진짜 되는 일이 1도 없다.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무슨 용기인 건지 나는 민윤기(=나)의 손목을 잡고 냅다 뛰었다.
민윤기는 힘없이 끌려왔다.
경호원님 눈테러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
앞으로의 햅삐햅삐한 학교생활은 끝났다고 마음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힘껏 뛰었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른 채 최대한 구석으로 민윤기를 데려온 후 숨을 쉬었다.
평소 같았으면 엄청 헉헉댔을텐데 매일 춤춰서 그런지 민윤기의 몸은 생각보다 체력이 좋았다.
앞에 있는 민윤기를 힐끗 보니 기침까지 하며 엄청 힘들어 보였다.
저질체력이라 미안하다... ★
그런데 내가 왜 민윤기를 여기로 데려왔는지 모르겠다.
내 친구들이 봤을까 봐 후딱 끌고 오긴 했는데...
내 최애와 처음 만난 순간인데 이런 상황인 게 너무 어이없었지만
일단 뭔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안절부절하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 저..... 오면서 제 친구들 안 만나셨죠..?"
젠장 최애랑 만나 건넨 첫마디가 이거라니ㅠㅠㅠㅠ
X가지 없어보이진 않겠지? 엉엉
그러자 고개를 숙여 안 보였던 눈동자가 보이며 나를 응시했다.
'네가 뭔데 내 행세를 하고 다니냐 X발' 이라고 내 눈 안에 민윤기의 냉한 눈빛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 괜히 쫄아서
바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구구절절 말하다가
"..... 제가 체력이 안 좋아서 죄송해요. 그렇게 입고 오셔가지고 제 친구들이 봤을까 봐 좀 당황했어요.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 저도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거든요.
일어나셔서 보셨을진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평범한 방탄 팬이에요. 막 사생 그런 것도 아니고요. 전날에 무슨 일이 있긴 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저도 아침에 일어나서 진짜 놀랐어요. 오빠랑 아는 사이도 아니니까 어떻게 말할 방법도 없고 스케줄 차질 생기게 하고 싶진 않아서 오늘만 딱 도와드리고
누구한테든 말해서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저도 정말 그러고 싶었고요. 요즘에 피곤하신 거 팬이라 누구보다 잘 아는데.... 저 때문에 이렇게 된거 같아서 정말 죄송하고..... (생략)"
눈이 마주쳤는데
정색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민윤기에 말을 이어나가기가 힘들었다. 뭔가 엄청난 현타가 밀려왔다. 상상만 하던 좋아하는 사람
과의 첫 만남이 이런 식이라서 갑자기 서러웠다. 말을 꺼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겨우 더듬거리며 재차 사과만 했다.
"... 그냥 죄송합니다. 다 제 잘못이에요. 진짜.."
"저기요"
결국 날 부르는 민윤기 목소리도 못 듣고 눈물을 쏟고 말았다.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저희 팬분."
"....."
"김탄소."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며 훅 들어오는 민윤기에 깜짝 놀라 정신이 퍼뜩 들어 고갤 들어 쳐다봤다.
눈이 마주친 민윤기는 내 예상과 다르게 피식거리며 웃고 있었다.
"허 우는 거예요? 울긴 왜 울어요."
" ? ㅇ.. 아니 저 때문에 화나셨을까봐..."
"나 화 안 났는데, 내 얼굴도 안 보고 그렇게 얘기하다 울어버리면 어떡해요. 불러도 안 쳐다보고.
나도 너 사생이라 생각 안 해. 도대체 어떻게 된 건 진 모르겠지만 너도 많이 놀란 것 같네"
미소를 띠고 부드럽게 말하는 민윤기에 고개를 들어 잠시 쳐다보다 전날에 있었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화 안 났다는 소릴 듣고는 다행이다라는 한마디와 함께 힘이 풀려 주저앉아 앞에서 또 울어버렸다.
펑펑 우는 내 모습에 민윤기는 당황해서 얼떨결에 같이 주저앉아 나를 달래주었다.
"아, 아니 울지는 말고 좀 뚝해봐 뚝."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오빠는 정말 천사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오빠 덕질한거 제 생애 잘한 일 중 하나인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너 진짜 웃긴닼ㅋㅋㅋㅋㅋㅋ 정신이나 챙겨 빨리. 조금 있다 나 대신 무대 올라가야 되면서."
헐 맞다 잊고 있었다. 미친 어떡하지
순간 내가 민윤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까먹고 있었다.
아 화장 어떡해;;; 다 번져있으려나
당황한 채로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지금은 네 모습이야 아까 바뀌었더라"
"헐 아 진짜요?"
내 표정을 눈치챘는지 민윤기가 말해주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보니 내 앞엔 진짜 민윤기가 있었다. 아 심장마비가 올 뻔했다. 진심 잘생겼다.
진짜 고소할만하네 와
내가 아마 민윤기와 사적으로 만난 최초의 팬일거야 하앙
그렇게 잘생긴 얼굴을 쳐다보며 정말 난 성덕이라는 생각을 했다.
"뭘 그렇게 보실까, 고딩 "
"아 ㅇ.... 예?;"
언제 또 볼지도 모르는 얼굴이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또 훅 눈앞으로 얼굴을 들이미는 민윤기다.
헓 미친 내 심장
나도모르게 내 심장을 부여잡았다. 나도 모르게 얼굴을 뒤로 뺐다.
어유 놀래라
"아.. 아ㅏ 또 언제 볼지 모르니까 열심히 담아두고 있었어요."
그 말에 어이없듯이 웃고는 얼굴이 빨개진채 멍 때리고 있는 사이에 내가 들고 있는 자신의 폰을 가져가 뭘 만지작거리더니 다시 돌려주었다.
" 일단 너 폰 번호 저장해뒀어. 당분간은 계속 보게 될지도 모르니까. 폰 바뀌면 의심할지 모르니까 내 폰 가지고 있어.
비밀번호 바꿔놨다. 내 생일 알지? 아 혹시 반말하는 거 싫으면 언제든지 말하고."
아니요!!!!!!!!!!!!!!!!!!! 싫을 리가요!!!!!!!!!!!!!! 군주님!!!!!!!!!! 하앙!!!!!!!1!!!!!!
이라고 외치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았다.
잼이 될뻔한 걸 견뎌낸 나 자신 수고했다.
"아 아뇨 괜찮아요."
침을 꼴딱 삼키고는 민윤기의 폰을 잡아들었다.
그때 슈가형!이라며 부르는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발소리가 가까워 오자 민윤기는 다급하게 나를 밀며 말했다.
" 빨리 가봐, 애들이 찾아.
무대 잘하고. 남은 얘긴 문자로"
그러고 씨익 웃고는 재빨리 사라졌다.
아 잠만 나 아직 안 변했는데...?
힘에 밀려 앞으로 나오긴 했지만 내 모습이 어떤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아 슈가형 여기서 뭐 해요?! 우리 이제 올라가야 돼요. 화장실에도 없어서 완전 놀랬네"
슈가형?
앞을 보니 세팅을 다한 남준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뭐야 나 다시 변한 건가? 옆에 있는 거울을 보니 나는 어느새 아까 메이크업을 끝낸 민윤기로 돌아와 있었다.
상황 파악이 안된 채 가만히 있다가 다급하게 빨리 가야 돼요 뛰어요 하며 손목을 잡아 끄는 손에 정신이 들었다.
"어.. 어.."
뛰어가며 슬쩍 뒤를 돌아보니 민윤기는 없었다.
엥 왜 이렇게 빨라
그런데, 둘러보니 나는 아까 민윤기를 끌고 엄청 뛰어간 그 구석진 장소에 있지 않았다.
처음에 민윤기와 딱 마주친 장소에 와있었다.
뭐야 이건 또? 나 왜 여기 있지?
이것은.. 순간이동????? 말도 안 돼;
남준이 손에 끌려가면서도(?) 온갖 복잡한 생각이 머리를 헤집었다.
머리가 아파오는 느낌에 얼굴을 찡그렸다.
아 몰라 생각 안 할래 언젠가 알게 되겠지
나는 지끈거리는 생각을 접으려고 애썼다.
그나저나 내가 낮누한테 손목이 잡혀가는 날이 오다니 세상에나..
바로 뒤에서 보는 남준이의 피지컬은 생각보다 훨씬 멋졌다. 워메 등짝 보소 저기에 안기고 싶...
뭐야 나 변태 같잖아; 아냐 아냐 난 변태가 아니라고 이건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야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하며 혼자 실실거리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 채 뒤를 열심히 따랐다.
손을 잡은 것도 아니지만 뭔가 기분 좋은 떨림이 느껴졌다.
대기실에 다다르자 스르르 풀린 손목이 아쉬웠다.
와 나 그런데 꽤 멀리 왔었네 미안해라
멤버들은 모두 인이어 착용까지 완료된 상태였다.
다들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엄청 걱정했다고 한마디씩 했다.
"형 어디 갔다 왔어요? 화장실에도 없다 해서 진짜 놀랬네."
인이어를 만지작거리던 정국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아.. 미안 시간 남았길래 그냥 돌아니다가.."
"헐 형 저희랑 방밤찍기가 그렇게 싫었어요? 진짜 너무하다."
태형이 상처받은 얼굴을 하며 말했다.
그건 아닌데..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했다.
"아, 아니 그건 아닌데 그게..."
"넝~담 ^ㅁ^ 장난이에요 뭐 한두 번도 아니고, 왜 이렇게 당황해요 형 ㅋㅋ귀여웤"
네모 웃음을 지으며 태형이 깔깔댔다.
아 깜짝이야; 역시 연기 천재 김태형이다.
그런데 귀엽다니 예상치 못한 마지막 말에 순간 설렜다.
화악 얼굴에 열기가 느껴져 재빨리 고개를 돌려 인이어를 끼는 척을 했다.
그런데 한 번도 낀 적도 본적도 없는 나는 당연히 낑낑댔다.
이거는 대체 어떻게 끼는 거야; 눈치를 보며 멤버들의 낀 모습을 보고 겨우 따라 했다.
휴 장하다 김탄소
숨을 고르고 있는데 갑자기 귀에 가까이 따뜻한 숨결과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곤 내가 낀 인이어를 만지작거리는 손길이 느껴졌다.
"형 인이어 잘 안 껴지신 것 같은데 도와드릴게요."
순간 찌릿하고 소름이 돋아 옆을 보니 전정국이 내가 낀 인이어를 똑바로 껴주고 있었다.
너무 가까워 숨도 쉬지 못한 채 뻣뻣하게 서있었다.
보들보들해 보이는 흑색 머리칼과 집중해 살짝 내리깔아도 보이는 맑은 눈, 뽀얀 피부 그리고 살짝씩 귀를 스치는 손길은 나를 또다시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정국이는 정말 미소년이야 히야...
침조차도 넘길 수 없는 시간이 끝났다.
다 됐다하며 정국은 웃어 보였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정국이는 웃는 게 정말 예쁘다는 걸 또 한번 느꼈다.
고마워라는 말을 하려던 찰나
" 방탄 올라갈게요!"
스탭이 준비하라며 들어와 외쳤다.
멤버들과 정국이는 긴장되지도 않는지 하나둘 스태프를 따라 방을 나갔다.
갑자기 긴장이 되었다. 이제 본무대구나.
아까 이렇게 떨리진 않았는데
무대 때문인지 정국이 때문인지 이유도 모르는 설렘과 함께 나도 멤버들을 따라 대기실을 나섰다.
무대 계단을 오르며 인이어를 뚫어져오는 함성에 긴장이 확 되었다.
그렇게 올라가 자리를 찾고 앞을 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엄청난 함성.
내가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 사람들 앞에 서있던 적이 있던가?
순간 정신이 아득했다.
어지러웠다.
♡ |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 절 매우 치세요ㅠㅠㅠ 그나저나 저 앞에 말머리에 [방탄소년단/민윤기] ← 말머리 없어진거 보이시나요?? 요즘 남주를 누구로 할지 다시 생각중입니당 ㅇㅁㅇ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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