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기 불륜, 외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한 번도 간 적 없던 보육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이다.
4시간을 달려야 하는 고속버스는 고속버스임에도 승차감이 영 불편했다. 마음이 불편하니 앉은 자리마다 가시방석이다.
단출한 짐 가방을 내려놓고, 발을 그 위에 올렸다. 여유 있는 크기의 좌석이라 다행이었다.
일련의 준비를 마친 나는 심호흡을 하고 눈을 감았다. 어차피 할 수 있는 거라곤 생각밖에 없을 텐데 비장해지는 내가 우습고도 처량했다.
어디서부터 흐르는 것인지 모를 바람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이따금 나를 조롱하는 것처럼 귓가를 맴돌다 어느 순간 소멸했다. 나는 도무지 그 소리가 어떻게 사라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민윤기에 대한 상념에 사로잡혀 정신이 멍했으니까.
시야를 어둡게 하는 눈꺼풀, 그 안에 민윤기가 들어찬다. 작고 하얀 얼굴에 분홍빛 입술, 내게 뻗던 단단한 손이 예쁜 사람. 나는 방금 그 예쁜 사람을 떠나 막 도망쳐 온 참이었다.
이유가 뭘까, 어떤 예감이었을까? 남자의 결혼반지를 찾기 위해 헤매다, 간단하게 짐을 싸고 가장 빠른 버스를 잡아 올라타기까지. 나는 이해할 수 없는 기운에 이끌렸었다. 그건 자세히 설명할 수 없는 불안한 예지이기도 했고, 자신의 잘못에 대한 도망침이기도 했다.
잘못, 도망침. 나의 잘못….
떳떳이 연애할 마음은 애초부터 없었지만, 잠깐만 즐기고 끝낼 생각 따위도 없었다. 민윤기는 이름만으로도 나를 뜨겁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불륜이란 소재가 얼마나 사람들을 자극하는지 알고 있었고,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은 욕을 먹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는, 남모르게 하는 이 사랑으로부터 전율과 짜릿함을 느꼈고 종래에는 그 쾌감에 중독되어 갔다.
그게 바로 나의 잘못. 돌이킬 수도 없는.
언제까지고 민윤기가 나를 사랑해줄 줄 알았다. 어젯밤 그렇게 등을 돌리지만 않았어도. 하다못해 제대로 된 대답이라도 해줬으면 나는 만족했을 텐데. 굳이 긍정적인 답이 아니더라도, 평소처럼 매섭게 내려다보며 그런 소리 하지 말아라, 화를 냈어도 이런 기분은 안 들었을 텐데.
마음에 드는 반지를 골라 놓으라며 떠나는 모습에 불현듯 그는 나를 받아주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럼에도 반지를 찾아 나선 건 억지를 부려서라도 민윤기의 옆에 있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직접 내게 이별을 고할 때까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럼 왜 떠났을까. 어떤 예감이 나를 집어 삼킨 거지?
그러고 보니, 예비부부를 만났었다.
살가운 태도로 내게 말을 붙이던 여자.
'아직 젊으신 것 같은데, 벌써 결혼하시려고요? 저는 서른이 다 돼가는데도 착잡해요.'
'나 듣고 있는데.'
'어머. 근데 왜 혼자 오셨어요? 하긴, 저도 이 사람이 못 올 것 같아서 혼자 오려다 운 좋게 같이 온 거거든요.'
한참 동안 나를 보며 살갑게 말을 걸다 직원의 부름에 몸을 돌린 그들의 뒷모습이 나는 엄두도 못 낼만큼 행복하고 찬란해 보여서, 갑자기 외쳤었다.
행복하게 사세요.
더 없이 하얀 신부의 웃음이 내게 닿았다.
"감사합니다."
네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 생각이 어디까지 유영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 예비부부에게서 민윤기와 그 여자의 과거를 봤던 걸까?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면,
이제 영영 민윤기와 작별이라는 거였다.
| BX |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 정말 별로인 글입니다, 왜 이렇게 무용한 단어들을 나열하고만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포인트를 낭비하실 글이 아니니까 구독료는 없애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밤이니까 다만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올려봅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8ㅅ8 민윤기 불륜 조각은 외전으로 끝입니다! 여주는 이렇게 내려간 고아원에서 한참을 지내다 민윤기에게 잡혀 돌아가게 되고, 그 후가 2편입니다 :) 지금까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작품으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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