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겪는 일들에 몸이 피로해져서인지, 아니면 오랫만에 느껴보는 사람들 사이의 사랑에 행복해진 것인지 — 고단함에 눈이 감겼던 것 같다.
“공주님! 황녀님!”
부르는 목소리에 눈을 떠보니 김상궁이 헐레벌떡 들어와서는 나를 일으켰다. 무슨 일이세요? 내 물음에 김상궁은 웃으며 답했다. 청목국의 춘왕전하께서 뵈러 오셨습니다, 오 지져스. 춘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젠장. 이럴 줄 알았다면 어제 황력국만 열심히 읽는게 아니라 청목국도… 옆에서 그렇게 닦달을 하건만 일어나지 않은 채로 혼자 한숨을 쉬는 나를 김상궁이 가만히 바라보다, 나를 따라서 한숨을 쉰다.
“원래는 함부로 공주님 몸에 손 대면 안되는데,”
“…?”
“오늘은 너무 급하니 실례 하겠습니다, 용서하소서!”
아이씨! 이 아줌마 너무 힘이 쎄!
단장가인(斷腸佳人): 애끊도록 그린 미인
02
“이쪽이옵니다, 공주님! 빨리요!”
“…아…”
“아니, 공ㅈ… 황녀님! 흠! 황녀님 여기라구요!”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김상궁과 그 옆의 몇몇 분들께서 내 몸과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던 것을 생각하니 다시 아찔했다. 지금 난 내가 무엇을 입고 있는지, 얼굴에 분칠을 했는지 아닌지. 아무것도 모른다고! 이런 상태로 — 내가 걱정하는 것은 과연 춘왕이랑 대화가 가능할까 라는 거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어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나. 그리고 나와 오랜 벗이라는 춘왕 — 이름 하나는 기억한다. 정 호 석.
“빨리 들어가셔야 하옵니다!”
“알아요 아는데에…”
“어서요!”
이 문을 열면 정호석을 마주하는거다. 내가 황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떡하지? 아 진짜 상황 꼬이네? 이 문을 열어야 해? 온갖 생각에 고개를 푹 숙이고, 발걸음을 멈춘 채로 문 앞에 서 있자 김상궁은 어서 들어가라며 소곤소곤 거렸다.
“아니 나도 아는데에…”
“빨리 문을 여시라니까요 공주님!”
“아니… 근ㄷ…”
“뭐해, 안 들어오고?”
아, 망했다.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나는 갑자기 문을 열고 웃으며 등장한 정호석의 모습에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렸고, 풀썩 그대로 주저 앉았다. 나를 따라 주저 앉은 정호석이 안 일어나고 뭐해, 하며 손을 뻗자 김상궁은 그럼 소인 물러나겠습니다, 라며 나를 놔두고 저 멀리 도망가버렸다.
“아니 어,”
“일어나. 주저 앉아버렸어? 왜? 내가 너무 잘생겨서?”
“…어…”
“…미안 장난이고. 빨리 일어나, 나 손 너무 허전해.”
나보고 잡으라며 손을 뻗은 정호석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어제 책에서 본 사람, 맞다, 이 사람이 춘왕 정호석이구나. 정호석의 손을 잡자 정호석이 읏챠, 라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머뭇거리는 나를 정호석이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는 어서 앉으라며 손짓했다. 한 나라의 왕이라며, 친구 앞에서는 해맑게 웃는 모습이 꼭 아이와 같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정말, 애같은 왕이군.
***
“왜 그렇게 서성이고 있었어?”
“응?”
“너 안들어오려고 그러던거 같은데. 내가 불편해?”
헤실거리면서 물어오면 나는 답을 어떻게 해야할지. 아니라는 뜻에서 고개를 옆으로 도리도리 젓자, 정호석이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보니까 이제 너도, 그리고 나도 스물이 넘었잖아. 아 나 여기서도 나이가 같구나 하는 생각에 정호석을 가만히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니까 백월국에 정국이도, 아니 정국이라 하면 안되나? 호왕도 성년이 지났고. 그래서 너도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야.”
“…?”
“무슨 준비냐고? 야 말을 해, 눈빛으로 내가 알아채기를 바라지 말고.”
허, 웃겨 정말. 정호석은 웃으면서 나에게 하얀 천을 건냈다. 자 골라봐! 무엇을 고르라는 건지 모르겠다만 하얀 천을 바라보자 여러가지 꽃들의 모습이 펼쳐졌다. 내가 있는 곳을 꽃 내음으로 가득히 채우는 이 공간에서, 나는 정호석을 가만히 바라봤다. 정호석의 미소에 포근함이 느껴지려는 찰나, 정호석은 하얀 천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 꽃다발에 넣을 청화. 고르라고, 황녀님.”
“내 꽃다발?”
“…어”
내가 꽃다발을 들어야 한다고? 갑작스러운 말에 무슨 소리야, 하고 정호석을 바라보자 정호석은 얘가 지금 어디 다쳤나, 싶은 표정으로 나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생각을 해보니 어제 오라버니가 나를 보내기 싫다 한 것…도 있으니. 내가 어디론가 가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내가 가야 하는 곳은 어디이지?
“이번에 황녀의 그…”
“그 뭐,”
“신랑…을 고르잖아. 이번 화명제에.”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하는 정호석의 모습에서 낯설음이 느껴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분명히 얘는 나를 자신의 불알친구처럼 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왠 홍조?
“우리 나라에서 열리니까… 아마 50여년 만에 열리는 황녀의 화명제면 성대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
“…근데 너 나라는 어쩌고 지금 여기 온거야?”
“응? 이미 준비 다 시켜놓았고, 서신도 보내놓았고. 걱정마, 다아 잘 해주실테니까.”
“그래?”
아니 내가 이 나라에 온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는데 무슨 시집을 가? 황당한 소리에 말이 없어진 나를 눈치라도 챈 것인지, 정호석이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황녀님 손 줘. 그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 손을 그가 내민 손에 포개자 그가 나의 손을 꽉 쥐었다.
“그거 기억나?”
“뭐?”
“너 예전에 나랑 결혼한다고 했잖아.”
“…아”
“내 신부가 되어주겠다고 했던거 기억나?”
어째 물기어린 목소리에 가슴이 저렸다. 내가 어렸을 적에 그랬다고? 그래 사랑스러운 황녀님은 그랬을 수도 있어. 아무렴 불알친구인데 소꿉놀이 하나 쯤이야 해봤겠지. 고개를 끄덕이자 정호석은 그런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말했다.
“나도, 나도 너가 내 신부가 되어줬으면 좋겠어.”
“…호석아”
“그런데 황녀의 신랑은 황룡이 선택하는 거잖아.”
뭐라고?
“그래서 그냥 전하고 싶었어. 난 너가 내 신부였으면 좋겠다고.”
“…”
“매일 기도하고 있어, 청룡에게. 나에게 여의주를 굴려보내달라고. 내가 지키겠다고.”
“…호석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 예전에는 지키지 못했으니, 이제는 남은 한 사람이라도 지키고 싶다고.”
호석의 말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어쩌면 신수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했을지도 모르는데, 너는 아직도 나를 위해, 그리고 너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구나.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너는 나를 위해 그러는 구나. 그렇게 생각하자 호석이 오늘 아침 저를 찾아온 것이 이해갔다. 얼마 남지 않은 화명제에서, 자신이 선택받지 못한다면 원치 않는 혼인을 하여 평생을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르고. 호석은 따뜻한 사람이니,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만났다 할 지라도 웃으면서 평생을 보낼지도 모른다. 가볼께, 문을 향해 일어나 나서는 호석을 가만히 바라봤다.
“원하는 꽃 뭔지 알거 같다. 이제 나 가볼께.”
“호석아!”
“어?”
갑작스럽게 부른 자신의 이름에 놀랐는지 호석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니 무슨 일이 있어서 부른거는 아니고, 그냥 뭐 나도 그냥. 말해주고 싶은게 있어서.
“어쩌면 운명일지도 몰라.”
“…어?”
“그거 알아? 우연이 계속되면,”
“…”
“인연이래. 그리고 인연이 계속되면 뭐게?”
웃으며 호석에게 묻자 호석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난 몰라. 그런 호석의 앞으로 달려가 호석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호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 정말 익숙하다는 듯이 — 그런 나를 안아들었고, 나와 호석은 정말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서로를 마주봤다.
“정말 몰라?”
“…응 몰라.”
“운명이래, 바보야.”
내 말에 정호석은 웃으며 더욱 가까이 다가왔고, 나는 눈을 감았다. 아득한 어둠 속에서 맞닿은 따스한 촉감에 슬적 미소를 보이자 호석의 입술이 멀어졌다. 진짜 가볼께, 호석의 말에 눈을 뜨고 호석을 향해 손을 흔들자 호석은 웃으며 뒷모습을 보였다.
***
“그래서 화명제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춘왕.”
“그럼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폐하.”
“아이 무슨 폐하, 아이 진짜. 둘만 있을 때는 그냥 형님이라고 불러도 괜찮다니까.”
“그럼 형님! 하핫! 준비 잘 되어가고 있습니다.”
석진은 호석을 바라보며 픽 웃어보였다. 아직도 저에게는 어린 보물인데, 석진은 여주가 태어나던 그 날, 아니 그 순간을 기억했다. 자신에게 동생이 생긴다는 것이 아직도 꿈만 같은데, 그것도 여동생이라니! 황녀는 아주 귀중한 존재이기에 하늘이 잘 내려주시지 않는다는데, 역시 아버지가 청렴결백해서 그런가보다 — 하고 석진은 생각했다. 작은 꼬물이가 제 품에서 하품을 하며 제 손을 꽉 쥐고 있을 때, 석진은 결심했다. 내 너를 세상 끝까지 지켜주리라. 내 동생을 울리거나 건드는 놈이 있다면 내가 끝까지 찾아내 처리하리라.
“형님, 그래서 황녀님, 아니 여주 꽃다발도 준비하려구요. 항상 화명제가 우리 나라에서 열렸는데, 이번에는 역시 황녀님의 네… 그죠,”
“호석아”
“네?”
“…호석아”
“네, 형님 말씀하세요.”
석진은 어렸을 때부터 호석을 봐왔다. 다른 나라의 왕자들은 부끄러움이 많다거나, 말이 없다며 늘 아비의 뒤에 숨기 급급했지만, 호석은 다른 왕자들과 달랐다. 먼저 나서서 인사를 건냈고 — 물론 황태자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는 이유로 혼이 나기는 했다만 — 항상 저를 형님, 이라 부르며 졸졸 쫓아다녔다. 이런 호석에게 여주가 간다면, 마음이 놓일텐데. 석진은 호석을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했다. 성격이 모난 것도 아니오, 외모도 출중하고. 문무도 훌륭하니 어찌 훌륭한 신랑감이 아니라 할까. 석진이 제 앞에 놓여있던 술잔을 집어들며 말했다.
“나는 너가 우리 공주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석진의 말에 호석의 눈동자가 흔들였다. 하지만, 황… 황룡님이 점지하신다는 것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호석의 말에 석진이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술잔을 내려놓았다. 알다마다. 석진은 후드득 떨어지는 빗물을 가만히 바라보다 호석에게 말했다. 비가 오니 오늘은 자고 내일 청목국으로 향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석진의 말에 호석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까 너 입술에 묻은 우리 공주 도장, 지우고 들어가란 말이야.”
석진의 말에 호석이 제 입술을 쓰윽 손으로 문지르고는 웃었다. 들켰네요.
***
“아직 저에게는 어린 아이입니다! 아버지도 아시지 않습니까!”
분명히 호석에게 석진은 어젯 밤에 화명제가 어찌 진행되고 있는 가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열을 내고 있었다. 화명제가 끝나면 원칙적으로 황녀는 한 달여간의 시간을 황궁에서 지내다 자신이 향해야 하는 나라로 가게 되는데, 아비는 어찌도 냉정한지 화명제가 끝나면 바로 여주를 보낸다 하였다. 석진은 이런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시냐며 제 앞에 서 있는 신하들을 못본 채로 아비에게 열을 내었다. 그런 저에게 어린 동생이 그만하라며 매달렸지만 — 분명히 황녀는 알고 있었겠지, 모든 것을 — 석진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화명제가 지나고 나서, 원칙적으로는 한 달입니다! 원칙! 지금까지 그래왔단 말이옵니다! 헌데, 아버지는 어찌!”
“…황자는 그리 큰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
석진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아비가 원망스러웠다. 제 맘대로 풀리지 않는 이 모든 것이 원망스러워 하늘을 향해 울부 짖으려 할 때에 공주가 왔다.
“오라버니! 오라버니!”
“…공주야”
“저는… 꼭 가야하는 것이라면 가겠습니다.”
“공주야!”
“아버지도 다 생각하신 것일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석진의 앞에서는 저를 바라보고 고개를 숙인 호석이 보였다. 아 맞다, 오늘 화명제의 진행을 알아보기 위해 공주랑 호석이랑 같이 청목국에 가기로 했구나.
“춘왕, 잘 지냈는가.”
“예, 기침 하셨습니까?”
“그럼. 우리 공주 잘 부탁하네. 그리고 우리끼리 있을 때는 아바지라고 불러도 된다네.”
“정말이라면 이제부터 아바마마라 부르겠나이다.”
석진은 호석에게 실없는 — 어찌보면 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호석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제 아비가 호석의 아비를 대신 하여 주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 농담을 던지고 있는 것을 보다 헛웃음이 나왔다. 그런 저에게 옆에서 괜찮다, 신경쓰지 말라며 저를 다독거리는 제 동생의 모습이 너무나도 예뻐보였고, 저는 그런 동생을 지키겠다 마음을 먹었는데. 그리고 좋은 왕에게 보내주겠다 마음을 다잡았는데, 어찌 다시 흔들리고 있는 것일까.
“형님, 제가 데리고 올테니 걱정 마시옵소서.”
“…남준이.”
“…예?”
“남준이도 같이 데려가.”
석진은 호석을 향해 말했다. 너를 못 믿는 것이 아니야. 호석은 방에 들어온 남준을 가만히 바라다보다 반갑게 인사를 건냈다. 그런 호석을 향해 남준이 미소를 지었고, 곧 남준은 황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준씨?”
“남준이도 데려가. 올 때는 너 혼자 와야 하는데, 남준이가 같이 있다면 안심이 될 것 같다.”
“…받들겠습니다.”
남준의 목소리에 여주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다녀올께요 그럼. 저를 향해 손을 흔들며 문턱을 넘는 공주를 가만히 바라다보다 석진은 아비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는…”
“…황자”
“나는 당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비라 해도 말입니다.”
“…황자 천륜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잊었습니ㄲ”
“원칙은 어기라 있는 것입니까, 아바마마?”
석진의 날카로운 말에 아비는 입을 다물었다. 실질적인 황력국의 권력자는, 석진이기에.
--------
흐어어억! 2화가 왔어요! 드디어 호석이가 나왔네요!
호석이랑 여주는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봐왔고, 서로에게 스며든 그런 존재랄까요.
그렇지만 호석이의 외사랑이 더 크다는 사실 (비밀비밀!)
처음 쓰는 글이지만, 봐주시는 분들이 있다니 너무 행복하네요 ㅠㅠ
이래서 글잡을 써야 하나봐 ㅠㅠ 너무 행복해요 진짜 ㅠㅠ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암호닉 받아요! 헤헿
@나만의 나비가 되어주실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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