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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가족(happiness fam) 04
w.사랑하DO
"문열어! 도경수우우우우!!!!!"
한 달이 다되도록 스튜디오엔 얼굴도 보이지 않는 경수를 기다리다 못한 종대가 결국 경수의 집으로 쳐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죤대삼촌! 을 외치며 저에게 들소마냥 달려와 매미 처럼 달라붙은 종인을 달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도경수우우우!!!! 한가롭게 독서라니..독서라니!!!!! 종대는 눈 앞에 보이는 모습이 현실이기를 부정하고싶었다. 누구들은 속이 바짝 타서 한 달동안 힘든 시간들을 보내왔는데 그 원인 제공자는 따뜻한 집에서 달디단 핫초코를 마시며 여유롭게 독서를 하고 있는 모습에 뒷 목을 잡고 쓰러지고 싶은 심정이였다.
"왜 안나왔어!!!!!왜 출근 안해!!"
"아..."
"'아'라니 경수야...스튜디오 직원들이 전부 굶어 죽어도 그런 태평한 얼굴로 '아' 라고 말할 거니?"
종대는 지금 당장이라도 경수를 스튜디오로 끌고 가 일을 시키고 싶었지만 단 하나뿐인 목숨. 자신은 하루 빨리 경수의 복귀를 원했지 자신의 하루 빠른 죽음을 원한게 아니기 때문에 흥분을 가라 앉히며 비어있는 경수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제 옆에 앉은 종대는 보이지도 않는지 어느새 카메라를 든 경수는 제 아들을 담기에 바빴다. 제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카메라를 든 경수를 따라 고개를 내리니 제 다리가 생명줄인 것 마냥 고옥 붙어 아직은 어눌한 발음으로 연신 죤대삼촌을외치고 있는 종인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종인을 안아올려 제 무릎에 앉힌 종대는 자신이 이 곳에 찾아 온 목적도 잊고 발음 교정에 들어갔다. 종인의 어눌한 발음으로 불리는 '죤대 삼촌' 도 좋지만 가끔 빨리말하면서 '죤내삼촌' 이라고 발음해 욕 처럼 들려오던 제 이름이 신경쓰이던게 한 두번이 아니였던 종대였다.
"종인아, '죤' 말고 '종' 해봐."
"죤"
"아니아니, 종!"
"죤!"
30분의 넘게 '죤', '종'이 울려퍼지던 거실은 종대가 백기를 들며 요구르트로 건배하는것으로 끝을 맺었다. 그래, 언젠가 종대 삼촌이라 불릴 날이 오겠지. 고개를 끄덕이며 요구르트를 원샷하던 종대가 제 앞을 지나가는 경수를 보고서야 제가 이 곳에 온 이유를 떠올린 종대였다. 김종대 병신!!!
"경수야!!"
"스파게티 할 건데 먹을거지?"
"응."
도경수표 스파게티 맛있지..쩝쩝.. 군침을 삼키던 종대는 스파게티 생각에 또 다시 목적을 잊고 종인과 함께 얌전히 식탁에 앉아 음식을 기다렸다. 병신이 맞을지도....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시끄럽던 놀이방에서 쥐 죽은듯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자 방문을 열어 본 경수가 피식 웃고는 손에 들린 카메라로 방 안을 찍곤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나 열심히 놀았는지 배를 다 내놓고,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잠이든 종대와 종인의 투샷을 보며 주변에 어질러진 장난감을 정리한 뒤 담요를 덮어주곤 조용히 방을 나왔다.
*
"그래서, 아직 자는 중?"
준면이 재킷을 벗어 경수에게 건내며 묻자 말없이 재킷을 받아 거는 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퇴근을 하고 돌아온 준면이 두 팔을 벌리며 아들! 하고 소리내며 들어왔지만 '아빠'를 외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주변을 보니 혼자 덩그러니 앉아 저를 맞이하는 경수를 보곤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종인이는? 들어올 생각도 안하고 여태 현관에 서서 묻는 준면을 보며 경수가 고갯짓으로 놀이방을 가르키며 잠자고 있다는 걸 알려주자 그제서야 신발을 벗으려 고개를 내린 준면이 다시 빠른 속도로 고개를 들어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도경수!!누구야!!!"
갑자기 큰 소리로 신발을 들고 제게로 다가오는 준면의 모습에 경수가 인상을 찌푸렸다. 신발은 왜 들고 들어와요. 더럽게.. 그런 경수에게 신발을 들이민 준면이 경수를 심문하듯 신발을 코 앞까지 들이밀며 물었다. 어떤 남자야! 그제서야 준면이 들고 들어온 신발의 의미를 눈치챈 경수가 콧방귀를 뀌며 일어났다. 저기서 종인이랑 같이 자고 있는 종대 신발이요. 제 대답에 어어? 거리며 벙진 준면에게 손에서 냄새나니까 깨끗이 씻으라 말하며 본의아니게 종대를 깐 경수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부엌으로 들어갔다. 꼭 저같은 질투를 하는 준면이 귀여워 자꾸만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잡아내며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며 저녁을 차리기 시작한 경수였다.
"준면이형 제가 그래서 도경수 없는동안 제가요..제가 직원들한테 얼마나 시달린 줄 아세요??"
상상도 못 하실거에요.. 열심히 입안으로 과일을 옮겨담으며 준면에게 속풀이를 하는 종대는 그 동안의 한을 모두 풀고 가겠다는 듯이 전투적으로 말하며 먹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해주는 준면을 보며 침까지 튀겨가며 더 열심히 말하던 종대는 날이라도 잡은듯 더욱더 열심히 입을 털었다. 경수가 먹여주는 과일들을 먹으며 쉬지 않고 말하는 종대가 신기한지 멍하니 종대를 바라보는 종인의 모습에 머리를 쓰다듬어준 경수가 결국 종대를 제지시켰다. 사람 앞에두고 그만 좀 하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고선 그만하라는 경수의 말에 종대가 울컥하며 소리쳤다.
"야! 너는 일 안해도 돈 잘 버는 준면이형 있으니까 괜찮겠다만은 나는 아니거든??!!! 나는 돈 벌어다 줄 남편은 고사하고 애인도 없어서, 일 안하면 쌀 사먹을 돈도 없다고오오!!!!!"
제가 말하고도 열이나는지 냉장고로 성큼성큼 걸어간 종대는 냉수를 꺼내 벌컥벌컥 마시며 숨을 몰아셨다. 준면은 종대의 말에서 중요한 말은 다 잘라먹고 제 경쟁력에 뿌듯해 했다. 준면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파악한다는듯 혀를 차던 경수가 돌아와서 앉은 종대를 보곤 한마디 내뱉었다. 갈게,내일. 종대는 악마같던 경수의 뒤에서 천사의 날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진짜야???내일 출근해?? 나와? 믿을 수 없다는듯 재차 확인하는 종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경수와 손가락을 걸고 약속까지 하니 안심이된듯 얼굴을 피며 웃어보이는 종대였다. 늦은 밤이 돼서야 한껏 가벼운 마음으로 경수의 집을 나서는 종대는 쪼그려앉아 종인과 인사를 하고 일어났다.
"도경수 내일은 꼭 나와! 꼭이야 꼭!! 준면이형, 내일 경수 꼭 스튜디오 앞까지 데려다 주세요! 사나이대 사나이의 약속입니다!"
"알았어, 경수는 나한테 맡겨! 지구가 두 쪽이나도 스튜디오에 데려다 놓을게!"
"나도나도!"
김씨부자가 종대와 사나이 대 사나이의 약속을 하는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던 경수는 한숨을 쉬며 바쁠 내일을 생각하며 종대에게 손을 흔들었다. 종대가 떠나고 내일 쓸 자료와 장비를 챙긴 경수가 한 동안 신경써주지 못한 스탭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며 안방으로 들어가 침대 위에서 이미 세상모르게 자고있는 부자를 보며 미소를 짓곤, 스탭들에게는미안한 일이지만 앞으로도 종종 출근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생각하며 이불 안으로 들어간 경수는 잠결에도 제게 손을 뻗어 오는 김씨부자에게 사랑을 속삭이고 눈을 감았다.
종대와 스탭들에게는 미안하지만..자신의 일보다 소중한 가족이기에...이해해주리라 믿으며 잠이든 경수를 뒤로하고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 아주 사소한 이야기
"형, 만약 오늘 정말 지구가 두 쪽 나도 나 스튜디오에 데려다 놓을거에요?"
"어?"
"종대한테, 지구 두 쪽 나는 한이 있도라도 나 스튜디오에 데려다 놓는다면서요."
준면이 솟아오르는 광대를 주체하지 못하고 위로 쏘아올렸다. 질투하는 도경수라니.. 당시에는 아무런 생각도 않고 내뱉었는데 경수는 그게 아니였던 모양이다. 무덤덤한 표정을 하고 있으면서도 은근하게 제 눈치를 보는 경수의 모습이 귀여워 안면가득 미소로 채운 준면이 안전운전을 중시하는 경수 때문에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고 전방만을 바라보며 행복이 가득한 음성을 내뱉었다.
"아니, 데려다 놓긴 누굴 데려다 놓냐. 내 품에서 한 발자국도 못 벗어나게 꽉 안고있을거야. 김준면, 사랑하는 도경수와 한 날, 한 시의 눈감다. 캬- 멋지지?"
"...아날로그 감성이 어디 안가나했네"
틱틱거리면서도 입가의 하트모양을 띄며 웃어보이는 경수였다.
"아빠아빠, 조닌이는여?"
아기용 카시트에 앉은 종인이 뭔지도 모르고 일단 제 포함여부를 묻는 음성에 경수와 준면은 누구랄 것도 없이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행복한 기운이 넘실거리며 종인이네를 실은 차는 경수의 스튜디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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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의 직업은 '유명한' 사진작가 입니다! 종대는 경수의 20년지기 단짝친구겸 경수 보조에요
아직 준면이의 직업은 시시시시크릿-
3화 읽어주신 텐더님,IT님,울지요님,버블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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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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