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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잘똥 전체글ll조회 1959l 2

[비투비/육훈식] My Perfect Psycho 04 | 인스티즈

 

 

 

 

 

 

 

 

 

 

 

 

 

 

 

 

 

일훈은 현식과 끊임없이 연락을 주고 받았다.  

딱히 미련이 있다는 마음은 아니였지만 서도 놓을 수가 없었다.  

 

-…맞아,너 대학 서울로 와서 우리집에서 살기로 했잖아,처음 여기 왔던 날.그때 니가 뭐라고 했더라,아무튼 진짜 웃겼었는데. 

 

현식이 수화기 너머에서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날 볶음밥 해줬었잖아.난 아직도 그 맛이 안 잊혀진다. 

 

그러면 아무리 웃음이 잘 나지 않던 일훈도 조금씩은 웃을 수가 있었다.  

 

"하하…….맞아,대충 기억 나.나 형 집 갔을때 진짜 깨끗해서 놀랐었는데." 

 

일훈은 귀에 핸드폰을 갖다 댄 채로 고개를 뒤로 젖혔다.  

목덜미에 서늘한 소파 가죽이 닿았다.  

 

그러고보니,형의 소파도 이런 색이였다. 

나는 내가 형의 집에 얹혀 살기로 하고 처음 그 집에 발을 들였을때를 회상한다.  

거실엔 하얀색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고,이렇게 까만색의 소파가 놓여 있었다.  

부엌엔 편의점을 낸 것 처럼 간단한 인스턴트 식품들이 식품사별로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나는 놀라서 물었다.  

 

왜 이렇게 먹을게 많아? 

한꺼번에 시켰거든. 

왜? 

이 집 밖으로는 못 나가니까. 

 

나는 한 번 더 물었다.  

 

왜. 

…무섭잖아. 

 

 

 

 

(*히키코모리-사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 

 

형은,히키코모리였다. 

 

 

 

 

 

형 어렸을땐 안그랬잖아? 

다들 커가면서 변하는거지,뭐. 

 

형은 나를 한 번 보고 씩 웃었다.  

그 웃음조차 조금 변한 것 같았다.  

나는 알고 있다. 

 

"너는 하나도 안 변했지만." 

 

형 말대로,나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형도 많은 것이 변하지는 않은것 같았다.  

예나 그때나 지금이나,더 완벽하게 숨기 위해 다른 나라로 도망칠만큼 형은 겁쟁이였다. 

형이 도망칠때,나는 형을 잡지 못했다. 

나는 그때 감옥에 있었고,형은 달랑 편지 한 장을 부쳤을뿐이니까.  

 

아마, 그때쯤의 나는 형이 나를 버린 것인지 형 자신을 버린 것인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출소해서 형과 둘이 살던 그 집에 갔을땐 아무것도 없었다.  

형의 침대도,하얀색 그랜드 피아노도,검은색 소파도.  

형은 지금,한 번 더 변했다.  

예전의 그 집에서만 박혀 살던 임현식이 아니라,이젠 어느정도 일도 해서 돈도 벌고ㅡ그래봤자 집에서 하는 일이지만ㅡ,밖으로 나오기도 하고,처음 만나는 사람과 이야기도 곧 잘 하는 것 같으니. 

결국,이곳에 남겨진것은 완성을 기다리던 그림들과 먼지 덮인 방 안과 나의 작은 침대, 

그리고 전범자가 되어 버린 나. 

 

그렇게 오래된 것들이 전부였다.  

 

 

 

 

 

 

 

 

 

 

 

 

 

 

"빨래 개어 주세요." 

 

성재가 베란다에서 빨랫감을 걷어와 일훈의 앞에 내려놓았다.  

일훈은 한 숨을 한 번 쉬더니 차곡 차곡 빨랫감을 개기 시작했다.  

 

"…아저씨가 내 팬티 만지니까 야하다." 

 

일훈은 거실 바닥에 앉아 성재의 속옷을 개고 있었고,성재는 소파에 옆으로 누워 일훈이 빨래를 개는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성재는 실실 웃었고 일훈은 그저 묵묵히 빨랫감을 개었다.  

어느정도 익숙해진 탓인지 빨랫감을 개는 속도에 점점 가속이 붙었고 일훈은 일찍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성재는 반응 없는 일훈을 시선으로 한참 좇다가 자신도 곧 일어났다.  

 

"아저씨,밥 해주세요." 

 

그러면 일훈은 빨래를 가져다 놓다 말고 부엌으로 들어가 금새 밥을 지어주는 것이었다.  

 

 

"아저씨는 안 먹어요?" 

 

오늘 반찬은 그나마 준수하다. 

차린 것이라곤 하얀 쌀밥과 계란 프라이,김치가 끝이지만 성재는 커다란 감동이라도 받은듯 벅차서 숟가락을 쉽사리 들지 못하는 것이다. 

 

"어,안 먹어." 

 

예의 그 걸음으로 터덜 터덜 거실 중앙으로 걸어 들어온 일훈이 힘 없이 말했다.  

 

"야." 

 

일훈이 성재를 불렀다.  

성재가 밥 먹다 말고 고개를 들어 일훈을 쳐다봤다.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다,하며 입 안에 들어 있는 밥을 서둘러 씹어 삼켰다.  

 

"밥은 나가서 먹게 해 줘." 

"…왜요." 

"네 얼굴보면 역겨워서 밥이 안 넘어가거든." 

 

일훈은 TV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싫어요." 

 

성재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쳐박고 밥을 퍼먹기 시작했다.  

일훈은 눈을 감고 머리를 젖혀 소파에 기댔다.  

차라리 굶어 죽어버렸으면, 

일훈이 낮게 중얼 거렸다.  

 

 

 

 

 

 

 

 

 

 

 

 

 

 

 

 

 

 

 

 

"그 날,잘 들어갔어?" 

 

현식이 살풋 웃었다.  

일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숟가락으로 밥을 떴다. 

 

"근데 너,걸리면 어떡해.완전 죽일 기세던데." 

"괜찮아.밥은 나가서 먹으래." 

"아니,나랑 만나는거 말이야.설마 밖에도 못 나가게 해?" 

 

고개를 끄덕이자 놀란듯 눈이 커지는 현식이 보인다. 

하지만 이내 다시 접히며 웃는 현식에게 일훈이 물었다.  

 

"형,다른 병 또 도졌어?" 

"병?무슨 병?" 

 

나 원래 그런 것 없었는데. 

현식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신 앞의 그릇을 당기고 숟가락을 들었다.  

 

"한국엔 왜 왔어?" 

"왜긴,너 보고 싶어서 왔지." 

 

현식이 입 안의 밥알들을 삼키며 말했다.  

 

"지랄." 

 

일훈이 낮게 중얼거렸고 현식이 듣지 못한 듯 재차 물었다.응?뭐라고 했어?그 질문에 일훈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밥이나 먹어.하고 짧게 말했다.  

 

아직도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미련 또한,없다. 

 

 

 

 

 

 

 

 

 

 

 

 

 

"하지마…하지말라고……." 

 

현식과 헤어지고 성재의 집에 발을 들인 일훈이 다시금 적막한 집안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짜악- 

 

살과 살이 거세게 맞부딪히는 소리. 

단언하건데,분명 저 소리는 연인들이 사랑을 나누며 살을 맞부딪히는 소리는 아닐 것이다. 

 

"개새끼……." 

 

일훈이 발소리도 내지 않고 살금살금 방문 앞에 다가갔다.  

 

"건들지 마…건들지 말라고……." 

 

그렇게 몰래 훔쳐본 방 안은 참으로 가관이였다.  

저번에 그렇게 허리를 굽혀 사과하던 그 여자,그 여자 아이가 의자에 묶여있었고 그 앞에 성재가 서 있었다.  

 

"하지 말라고…했지……." 

 

그리고,성재가 손에 있던 무언가를 손으로 만지작 거리는 것 같았다.  

여자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꺄아아악!!!!!!하지마!!!!!!" 

 

성재가 그것을 칼로 그어버리자,여자가 미친듯이 발작을 해댔다.  

일훈답지 않게 호기심이 생겨 성재가 들고 있는 물건을 자세히 봤을땐,조금 의아했다. 

그것은 고작 사진 한 장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일훈은 묶여 있는 여자 아이를 도와줄 생각조차 하지 않고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리고 베란다 너머를 보았다.  

 

요즘 들어 하늘이 더욱 푸르르다.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이 더욱 자주 찾아왔다.  

 

 

 

 

"…시끄러워." 

 

여자 아이의 계속되는 발작 덕에 비명 소리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일훈은 방문을 닫아버렸다.  

 

나는 그가 왜 이렇게 하는지 알고 있다.  

 

일훈이 소파에 넘어지듯 주저 앉았다.  

푹신하게 가죽이 꺼지는 소리가 났다.  

이제 더 이상 여자의 비명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대신,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소리가 한 사람의 울음소린지,두 사람의 울음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안녕히 계세요." 

 

이 집 안엔 어느 하나 멀쩡한 사람이 없다,고 일훈은 생각했다.  

물론,자신도 예외는 아니다. 

 

여자 아이가 허리를 꾸벅 숙이며 집을 빠져나갔다.  

그때처럼 볼엔 눈물 자욱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고 목소리는 다 쉬어 갈라졌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그 방 안에서 성재가 걸어나왔다.  

 

"아저씨." 

 

일훈을 부르는 성재의 목소리도 여자 아이의 것과 같이 갈라지는 소리를 내었다.  

 

"나도," 

"……." 

"사랑 받고 싶어요……." 

 

저렇게. 

성재가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거실 바닥에 주저 앉았다.  

눈물은 흐르지 않았지만 목이 메였다.  

일훈은 소파에 앉은 자세 그대로 성재를 내려다 보았다.  

 

"미친년,존나 싫어.진짜 개 같은 년……." 

 

성재가 무릎을 끌어안고 고개를 파묻었다.  

일훈은 그가 누구를 욕하는 것인지 알길이 없었다.  

그 여자이거나,자신이거나,그이거나. 

 

 

 

"…살인당한 피해자는 10대 고등학생으로,검찰은 사건 당시 주변에 있던 용의자들을 중점으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커다란 TV에서 나오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커다란 거실을 가득 채우지 못하고 작아져 갔다. 

 

 

 

 

 

 

 

 

 

 

 

 

 

 

 

 

 

 

 

 

 

 

 

에휴ㅠㅠ급하게 쓰다보니 막장된 기분이예요.. 

어떻게 풀어나가지ㅠㅜ 

댓글 달아주시고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분들 감사해요!예지앞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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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ㅜ더사연이 잇을듯한ㅠㅜ이런분위기 좋다구요ㅠㅜ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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