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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조각] 시들어가는 꽃처럼 | 인스티즈

 

 

 

시들어가는 꽃처럼.

 



 

이젠 내 집처럼 익숙해진 병실에 어김없이 아침이 찾아온다.

그리고 하루가 마치 기차가 지나가듯, 은하수가 하나 떨어지듯 빠르게 시간이 지나간다.

그렇게 내가 살아갈 날도 빠르게 하루씩 사라져간다.

 

 

 

단 하나의 침실과 티비 그리고 침대 옆 큰 창가로 통해 밖을 내다볼 수 있다.

탁자에는 보랏빛을 내며 생기있게 피여있는 꽃이 향기를 내며 꽃병에 꽂혀있다.

밖은 벌써 여름에서 가을로 지나가고있었는지 환절기라 부쩍 감기환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드르륵-

 

 

오늘도 그가 왔다.

바쁠텐데도 하루도 빠짐없이 나에게 와주는 그였다.

「 오늘은 어떻노. 」 라며 한결같이 웃음지으며 내 옆 의자에 앉아 귀에 덜 꽂혀진 잔머리를 귀로 넘겨주었다.

 

 

 

 

" 오늘도 왔네. 안와도 되는데. 바쁠텐데.. "

 

" 괜찮다. 에.. 근데 좀 섭섭하네. 안와도 되긴. "

 

 

 

그러고는 자켓을 벗어 옷걸이에 걸곤 냉장고에 있던 유리병에 담긴 오렌지 주스를 건내준다.

그리곤 다시 나에게 물어온다.

 

 

 

" 오늘은 괜찮나? "

 

" 뭐.. 맨날 똑같지. "

 

" .. 언제까지 이리 있어야 하는건데. 진짜 이제 나을 일은 없는거가. "

 

" 응.. 없을거같데. 아마 한달정도..? 길어봐야 세달이라더라. "

 

 

 

괜히 목이 답답해서 오렌지주스를 벌컥벌컥 마셨다.

벌컥벌컥마시며 내 옆에있는 그를 보자 슬픔에 젖은 눈으로 그저 내 다리위에 올려져있는 왼손만 보고있었다.

그는 울지않는다. 아니. 내 앞에서는 울지않는다.

 

그렇게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나도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그역시 나에게 말을 걸지않았다.

 

 

 

 

 

 

 

 

하악- 흡- 아..악... 그..그만..-

 

 

편하게 일어난게 아닌. 또 다시 나에게 찾아온 고통으로 일어난 아침이였다.

그도 연락을 받고 온것인지 뛰어온 기색이 보인다.

그는 나의 손을 꽉- 잡고 나를 바라보고있다.

 

 

아마 추하겠지. 이렇게 아파하는 내 모습. 정신을 잃을 정도로, 이성을 잃을 정도로 아파하는 나의 모습.

이럴때면 차라리 그냥 하늘로 가고싶은 마음이 마구 솓구치기 시작하지만, 그러면 결국 울고말 그를 생각하면 그래도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젠 왠만한 진통제도 말을 듣지 않는다.

처음엔 한통이면 됬을 진통제를 이젠 더 많이 넣어야만 그제서야 효과가 날 정도로 내성이 생겼다.

조금 진정이 되서 밖을 바라보자 어느새 가을이 지나가고있다.

노란,빨간 나뭇잎들이 투둑- 하나,둘씩 떨어지고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가듯 날아간다.

 

그리고 창가 유리에 비친 나의 모습이 정말 곧 죽을 사람처럼 무척이나 야위어있는 내 얼굴이 보인다.

그리고 그 옆 또 다시 슬픔에 젖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있는 그의 모습도 보인다.

또 다시 가슴이 아려온다. 병때문인지 그때문인지 모르지만 무언가가 찌르듯 나를 아프게해온다.

 

 

" 00아. 있잖아.. 우리 어디 나갈래? "

 

 

그의 갑작스런 질문에 놀라 「 응..? 어딜..? 」 이라며 답하자 「 그냥.. 산책이라도 갈까? 아님 맛있는거 먹으러..? 」 라며 주섬주섬 겉에 걸칠 옷을 챙기기 시작한다.

나 역시 거울을 보고 머리빗을 들었다가 놓았다. 빗을 머리도 없는데 뭘...

그리고 신발을 신고 그가 챙겨준 겉옷을 걸치고 병원을 나와 그가 사온 커피를 마시며 낙엽이 떨어지는 길을 걷기시작했다.

 

 

 

" 00아. 오랫만에 나오니깐 좋지? "

 

" 응.. 좋네. 이제 이것도 마지막이겠지..? "

 

" 무슨 소리야. 너 지금 두달이나 버텼잖아. "

 

" 그러니깐. 많아도 세달이랬잖아.. "

 

후-하는 그의 깊은 한숨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들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길을 걷다가 어둑해진거 같아 그와함께 다시 병원으로 들어왔다.

 

 

겉옷을 벗고 침대에 눕자 내 머릴 쓰다듬어주며 「 이제 자야지. 」 하곤 이불을 덮어주는 그를 바라보았다.

무섭다. 이시간이. 내일이 되면 일어날 수 없을까봐. 괜시리 겁이 나기시작하는 이 시간이 제일 싫었다.

그도 그렇겠지? 내일 아침이면 새근새근- 숨쉬지 않을까봐 쿵쿵- 심장소리가 울리지 않을까봐 .

 

 

 

 

 

 

 

 

 

많은 시간이 지났다.

세달보다 두달을 더 보내고있다.

그는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나역시 그를 사랑한다.

 

어느새 겨울이 지나가고있다.

 

 

그가 해준 밥을 먹으며 책을 읽고, 티비를 보며 되찾은 웃음을 지으며 그와 장난도 쳤다.

행복하다. 너무나도. 이시간이 계속 됬으면 싶다.

 

 

 

 

 

 

 

 

학..흐...아..악...... 아..파....흐윽..

 

 

최근에 이런적이 없는데. 너무나도 아프다.

예전과는 다른 고통이 내 숨을 조여오기 시작하고 그는 또다시 나의 손을 꼭 잡는다.

왠지 이게 마지막일거같다. 그의 손을 잡는 것도. 그와 얘길 하는 것도

 

 

" 김간호사!! 진통제 더 가져와 "

 

" 네. "

 

모두들 바삐움직이는데 창밖은 하얀 눈만 내릴뿐. 시간이 마치 천천히 가는 것만 같았다.

눈오는거 예쁘다- . 함박눈인가? 계속 내리는 눈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창가에 비친 그의 모습과 나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았다.

 

 

그는 어느새 울고있었다.

아무 소리없이, 우는 기색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고있었다.

「 울지마- 나까지 눈물나잖아- 」 말해주고 싶은데. 숨을 조여오는 고통때문에 아무리 쥐어짜도 나오지 않는 목소리대신 하악-흐.. 고통에 젖은 소리만 나고있었다.

그의 손이 잡고있는 내손을 빼내고 그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 억지 웃음을 지었다.

점점 시야가 흐려지는거 같더니 마치 무언가가 시야를 막은듯 검게 변해가고, 내 숨을 조여오던 고통도 점점 사라져갔다.

그러고는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고, 삐- 소리와 함께 그의 울음소리가 울렸다.

 

 

 

 

*

 

 

그녀가 나를 떠났다.

탁자에는 시들어있는 보랏빛꽃이 보였다.

매일 물을 주던 그녀가 하늘로 가자 그 꽃 역시 시들었다.

매일을 눈물로 지새다가 이제서야 병실에, 그리고 집안에 있던 그녀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병실로 가자 그녀의 겉옷이 몇개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자 무언가가 잡혔고, 그걸 꺼내자 종이가 접혀져있었다.

그 종이를 펴자 보이는 그녀의 글씨.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 인가보다.

 

 

 

 

 

 

 

울지마요. 제발.

당신까지 울면 나 어떻게 떠나라는 거예요.

지금쯤 이 편지 봤을때면 내가 당신의 곁을 떠나갔겠죠?

 

잠이오지 않는 이 밤, 아마 이제 곧 끝을맞이할 듯한 느낌에 이렇게 글을 적네요.

사랑했어요. 아니, 사랑해요.

 

 

아팠던 시간이지만, 행복했어요.

사실 당신을 만난건 내 생에 최고의 행운이였던거같아요.

당신이 나에게 프로포즈한 그날, 그 프로포즈를 받지않았던 이유도 이거때문이였어요.

내가 먼저 가게되면 당신 혼자 남아서 아플테니깐.

 

 

더이상 나 때문에 아파하지도 울지도 말아요.

다른 여자 만나서 행복해요.

 

나 잊어요. 아니.. 잊지 말아줘요. 그냥 마음 한구석 아름다웠던 꽃처럼 나를 기억해줄래요?

 

 

다음 생엔 우리 평생 사랑하며 살아요.

 

 

 

 

 

 

 

편지가 끝나가는 부분이 다가올수록 점점 글씨가 물에 번져있었다.

그녀가 울었나보다. 번진 글씨를 손가락으로 쓰윽- 몇번이고 문질러보았다.

그러고는 내 눈물이 글씨를 또 다시 번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직 그녀의 숨결이 남아있는 것만 같은 그 편지에 입을 갖다대어 입을 맞추었다.

 

 

 

 

 

 

 

당신을 평생 잊지못할거야.

영원히. 내 마음속에 꽃으로 활짝 피울거야.

시들지않도록 .. 사랑해

 

 

 

 

 

 

-----------

 

 

느리왔어요 ㅎㅎㅎㅎㅎㅎ

슬픈가요!?!?! 사실 익스에서 댓망하는데 왠지 이런 종류에 소재가 떠오르길래 막상 끄적인건데..

항상 슬픈 내용이군요...ㅠㅠㅠㅠㅠ

 

포프리님 지몽님 느리짱님 초고추장님 허니브레드님 요예압님 koogle님 기성용하투뿅언냐 하나모님 뿡뿡이님 찡징이님 느리내여자님

 

 

사랑합니다!! 내일도 올 수 있으면 또 올게요 ㅎ

 

 

 

 

댓글좀..

그냥 잘봤어요. 이 네글자 네글자 네글자 네글자 네글자   면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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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느리야ㅠㅠㅠㅠ아련철철...나이런거조아...인간이치울해가꼬이런거바께안좋아하는지..ㅋㅋㅋ좋아좋아ㅠㅠㅠ금손이야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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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
언니왔으!?!? 나도 이런 아련좋아...헿.. 금손아냐..떠엉손이야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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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koogle이에여ㅎㅎ아련아련ㅠㅠ박쭈...울지마아여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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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
koogle님오셨네 매일마다 도장 찍어주셔서 감사해용♥_♥ 카톡 답장이 좀 늦었죠 ..ㅠㅠㅠ? 죄송해요 ..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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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ㅠㅠ 작가님을왜지금껏몰랐을까여ㅠ 이제야 신알신합니다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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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
이제서라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_^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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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허니브레드에용!!ㅠㅠㅠ박츄ㅠㅠㅠㅠㅠ밤이라서 더 슬프네용ㅠㅠㅠㅠㅠ흡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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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
허니브레드님 왔어요!? ㅎ 미안해요.. 당신을 슬프게해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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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포프리에요 헐...박츄.......잘봣습니다 언능새로운게해햏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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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
포프리님 오셨네!? ㅎ 빨리 새로운거 들고올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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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ㅠㅠㅠㅠ잘봤어요 슬퍼서 좋네요ㅋㅋㅋ박츄같은 사람있음 그래도 살고 싶을것 같네요ㅎ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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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
댓글감사합니다^_^ 저같아도 저런 남자 있으면 살고싶을거같아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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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내여자 이게 뭐하는거에요 슬프잖아요ㅠㅠ 슬픈 글도 이렇게 잘쓰면 어떡하지 이여자? 진짜 내꺼해야겠네? 아... 철컹철컹 안되겠네요 겨자케찹치킨밥주걱 널 내꺼로 만들꺼야 겨자케찹치킨밥주걱 내 우리안에 가두고시뿨~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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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
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노래는 뭐예요 ㅋㅋㅋㅋㅋㅋ겁나 웃기네 ㅋㅋㅋㅋㅌㅌㅋ 나 원래 이런글 쓰는 여자예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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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아니 그냥... 철컹철컹 내 우리 안에 가둬두고 싶어서 이 노래가 갑자기 생각났어요 헤헿ㅋㅋㅋ 어때, 내 우리 안에 갖히고 싶지 않아요? 끌리지 않아?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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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
흥.글쎄요. 우리에 가둬지긴 싫은데-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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