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과 피아니스트
장선생의 등줄기로 식음땀이 주르륵 흘렀다. 너무 난처해서 기절하고 싶을 정도였다. 아아....작게 신음하며 지금이라도 죽을 각오하고 뒤돌아서 뛰어 나갈까 머릿속으로 계속해서 고민 했다. 눈 앞의 매서운 안광을 뿜으며 의자에 걸터앉아있는 쑨양에게 다가가는 것은 장선생에게는 무리였다. 눈을 마주하기만 해도 심장이 쪼그라들것만 같아 장선생은 계속해서 망설였다.
"저...상처 좀 보여주세요,"
결국 괜찮다고 눈짓하는 김비서에 어쩔수 없이 장선생이 쑨양에게로 다가갔다. 미간을 잔뜩 지푸린체로 장선생이 다가오자 눈을 감아버렸다. 그러자 김비서가 다가와 복부에 자상이 깊으십니다. 자상이라는 말에 장선생이 화들짝 놀라 눈을 감고 있는 쑨양에게 다가가 와이셔츠를 열어제쳤다.
"미쳤어요?"
무서운것도 생각나지 않고 상처를 처음보자마자 튀어나온 말이었다. 어떻게 이런 상처를 가지고, 몇일을 방치해둔단 말인가. 복부에 한뼘이상 긁어내린듯한 깊은 상처가 아무렇지 않게 거즈만 덧대어 논 상황이었다. 장선생이 서둘러 거즈를 떼고 상처를 살폈다.
"이거, 언제 다친거에요?"
"정확히 삼일되셨습니다."
"후....지금 죽을려고 작정한거에요?"
소독은 언제했냐는 말에 김비서는 그저 웃음만 지어보였다. 그에 장선생은 한숨을 내쉬며 소독용 알코올을 꺼내들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남의 얘기한다는듯 쑨양만이 무심하게 인상을 쓰고 있었다. 자상은 서둘러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려다가 생긴 상처였다. 들뜬마음에 아무것도 아닌 것의 칼 하나 피하지못한게 화근이었다. 칼을 맞고나서도 중국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쑨양의 완고한 고집을 꺽을 수는 없었다. 우습게도 그 이유는 박태환에게 말한 3박4일이었다. 칼에 맞아 욕설을 중얼거리며 차에 타는 순간까지 식은땀을 흘리며 오늘은 한국에 들어가야한다며 미친사람처럼 중얼거렸다. 피가 낭자했지만 그것을 신경쓰지않는 사람은 쑨양뿐이었다. 낭자하게 흐르는 피를 대충 닦아내고 거즈만 덧대고 들뜬맘으로 한국으로 왔는데 박태환이 없다. 씨발. 욕이 안 나올수 없는 상황이었다. 생각 할수록 머릿속에서 천불이 나 이성을 갉아먹는것같았다. 누가 누굴 버리고 떠나? 스스로 물어도 말이 안되는 일이라 욕이 나왔다.
"다 됐습니다. "
상념에 빠진 사이 모든것을 다 끝낸 장선생이었다. 마취제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냥 봉합했는데 잘 견디셨다며 다행이 장기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한 뒤 왕진가방을 챙겨들었다. 쑨양이 자신의 배를 한번 쓰윽 내려다보았다. 꽤나 길고 큰 상처가 몸뚱이에 생긴것이 아니라 갈비뼈 안 쪽 깊숙한 곳 어딘가에 새겨진듯 했다. 봉합을 해도 아픈줄 몰랐는데 갈비뼈 안쪽이 쎄하고 지끈거렸다. 분명 칼 한번만 맞은것뿐인데, 아무것도 아닌데.
* * *
태환은 공항에서 제일 빠른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 안에서도 불안해서 이륙하기 전까지 앉은자리에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던것만 족히 백번은 넘을것같았다. 이륙하고서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하고 무릎에 얼굴을 묻고 벌벌 떨었다. 막상 벗어나기만 하면 행복할것같던 마음은 반나절을 체 넘기지 못했다. 행복할줄만 알았던 자유는 '억압'을 둘러싸고 이름뿐인 '자유'로 태환을 옭아맸다. 죄를 짓고 탈옥한 죄수가 된 느낌이었다. 이럴바에야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지만 도리질을 하며 고개를 더욱이 더 무릎사이로 묻었다.
"park! 여긴 무슨 일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뉴욕에 도착한 태환이 선택한것은 크리스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뉴욕에 살고 있는 사람중 자신이 알고있는 사람은 크리스 밖에 없었다. 크리스는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아버지가 미국인인 혼혈이었다. 국제적으로 꽤나 이름난 피아니스트여서 저번에 연주회에 초청되어 갔다가 인연이 계속 되어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190cm가 넘는 장신인 크리스가 태환의 전화를 받고 헐레벌떡 공항으로 뛰어왔다. 공항에 도착한 크리스가 본 태환은 눈가가 잔뜩 붉어지고 울음을 참는듯한 입매를 하고 있었다. 태환, 왜그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크리스가 태환에게 물었다. 항상 달고다니던 커다란 중국인은 어디갔지 의아한 눈빛으로 크리스가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내 불안한 태환의 눈빛을 보고 도망친거구나, 생각했다.
"크리스, 나 몇일만 아니 한달 정도 너희집에서 재워줄래?"
"어,어. 그래. 그거야 뭐 어렵지 않은데."
니 옆의 중국인이 한 달을 허락할까, 라는 말이 입밖으로 나올것 같았지만 울것같은 태환의 얼굴을 보고 이내 목구멍으로 그 말을 삼켰다. 태환은 크리스의 대답에 희미하게 웃고는 크리스를 따라 공항을 빠져나갔다. 공항을 빠져나가자 크리스의 매끈하게 잘 빠진 스포츠카 한대가 주차되어있었다. 푹신한 등받이 쿠션에 몸을 싣고 태환이 눈을 감았다. 크리스의 집은 맨하튼 중심가에 있는 번화가에 위치했다.
그래, 박태환. 이곳에서 버티는거야. 그러자. 몇일 지나면 괜찮아져.
* * *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화를 내는 어투도 아니었는데, 팔뚝에 소름이 돋은 기분이었다. 평이한 어조로 무심한 눈빛을 하며 쑨양이 눈앞의 두현을 바라보았다. 두현은 이내 눈을 질끈 감았다. 퍽-. 짧고 간결하게 쑨양의 발이 옆구리를 강타하고 지나갔다. 쿨럭, 참을세도 없이 조건반사처럼 기침이 터져나왔다. 후덜거리는 다리를 가까스로 바로 세워 열중쉬어자세를 취했다. 내가 너무 만만한가. 쑨양이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것은 눈앞의 두현에게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박태환이 사라진지 벌써 열흘째다. 그런데 지금 아직 어딘지도 모른다는게 말이나돼?! 맘만 같아선 출입국 관리소를 뒤엎어 버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영원히 박태환을 보지 못할것 같으니 참아야 했다. 벌써 부하 몇명이 외국으로 나갔다. 외국에 아는 사람도 없는 박태환이 지갑이랑 핸드폰 그리고 여권만 챙겨서 외국에 갔다고? 머릿속으로 섬광이 지나갔다. 뉴욕 그리고 크리스, 그 놈이 있었다.
쑨양이 종이 하단부에 적힌 뉴욕을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종이를 구겼다. 뉴욕도 같이 구겨졌다.
"김비서, 지금 당장 발 빠른 놈으로 크리스한테 보내. 큭, 박태환이 거기있는 모양이니까. "
쑨양이 곧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 삼십일만 맘 놓고 기다리면 돼나? 박태환 내가 내 스스로 약속한 한달은 채울테니 얌전히 앉아서 기달려. 섬뜩한 안광을 뿜으며 창 밖을 응시하는 쑨양이었다.
* * *
태환이 모자를 꾹 눌러썼다. 챙이 있는 모자를 눈 위까지 최대한 눌러쓴후 크리스를 향해 다녀올게 한마디를 내뱉고 문을 열었다. 뉴욕에 온지 삼주째다. 그런데도 쑨양 그림자도 찾을수 없다는게 내심 기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으며 불안하기까지했다. 이젠 진짜 저한테 질려버린건가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많은 시간 쑨양의 구속 아래 살아오던 태환에게 남은 사람이라고는 없었다. 기껏해야 지금 자신이 찾아온 크리스정도. 쑨양이 사라지면 자신은 철저히 혼자였다. 생각해보니 지난 십년을 누군가 도려내는 느낌이었다. 내가 왜이러지? 조깅을 하던 태환이 제 뺨을 툭툭 두들겼다. 정신차려라 박태환. 너 스스로 도망쳐서 미국땅을 밟은거야. 벤치를 보고 앉아 잠시 멍하게 허공을 응시하다가 운동화끈을 고쳐매고 뉴욕의 한적한 공원을 뛰었다.
그리고 그 뒤 검은 양복을 입은 동양계 남자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곤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송하는듯 보였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제가 느려터져서 조폭과 피아니스트를 너무 늦게 데리고 왔네요ㅠㅠㅠㅠ 이거 전부 모바일로 힘겹게 썼답니닿ㅎㅎ정말 모바일로 쓰시는분들 존경해요. 오타도 장난아니고 아이폰만 이런건지 몰라도 아이폰으로 모바일로 쓰면 문단이 안나눠져서 핸드폰 pc버전으로 들어와서 쓰는데 구게 또 장난아니에요. 길어지면 내려가야 되는데 안내려가서 맨날 손가락 싸움ㅠㅠㅠ푸념햐서 죄송해요ㅠㅠㅠㄱ래서 아직 소설들 답글도 못달았네요. 저 오늘 비밀스런 일 했는데 저희 독자님들은 눈치 못 챘질지돟ㅎㅎㅎㅎ이상한 말 해서 죄송해요ㅠㅠㅠ.♥대망의 암호닉♥봄님, 빛님, 마린페어리님, 비둘기님, 태꼬미님, 양갱님, 박태쁘님, 허니레인님, 쌀떡이님, 광대승촌님,고무님, 김알록님, 포도주스님, 햇살님, 아와레님, 너구리 님, 앙팡님, 쥬노님, 박쑨양님, 민들레님, 음마님, 김첨지님, 타이레놀님, 잼님, 우구리님, 아롱이님, 고구미님, 텔라님, 렌님, 아스님, 햄돌이님, 빠삐코님, 피클로님, 또윤님, 쓰레빠님, 부레옥잠님, 뺑님, 유스포프님, 태환찡님, 옥메와까님, 보름달님, 탱귤님, 초코퍼지님, 샤긋님, 소어님, 태환이사촌동생님, 워너비달달님, 반오십님,에떼신님, 백구님, 썬샤뿌잉님,햇반보이님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