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손으로 내 손을 붙잡던 너를 기억한다. 겨울이 채 가시지 않던 코끝이 시릴만큼 추워 단단히 코트자락을 여며야했던 그때를 기억한다. 지금 생각하면 어린아이에게 두근거렸던 내 자신이 파렴치한으로 느껴지지만 그 시절 너는 내게 겨울에 찾아온 봄바람같은 것이었다.
"무슨생각해?"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무슨생각인데 하며 묻는 너의 얼굴은 지독히도 내가 추억하던 누군가의 얼굴과 비슷해 눈물이 난다. 십년전 나의 사랑하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뒷따른 부상의 연속과 심리적 압박이 나를 옭아매었었다. 그때 내게 생명을 불어넣은것이 아직 어린 너였다. 넌 너의 피붙이를 잃고 외려 슬퍼하는 나를 위로했다. 분명 너도 힘들었을텐데, 의연하게 다 큰 나를 달래주었지. 조그마한 꼬마가 지금은 나보다 한뼘이상 자라 큰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내려본다.
"쑨양, 누나 기억나?"
"음..당연히 기억나지. 그때 태환이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잖아."
불편한 주제인지 눈을 찡끗하며 내게 면박을 주는 너. 여전히 넌 어른스럽구나.
"그랬지. 그 애 너무 급작스러웠잖아."
"태환. 잊어, 그만 누나는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야."
너는 알까. 그애가 나를 부르던 호칭인 '태환'으로 니가 나를 부를때 더 그아이 생각이 난다는 것을. 하지만 그아이를 추억할뿐 그리워 하진 않는다.
"무슨소리야. 잊지마. 너의 누나이자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이잖아."
내가 웃으며 쑨양의 손가락사이로 깍지를 끼며 말하자 눈이 호선을 그리며 휘어지더니 작게 푸흐흐 하고 웃음을 흘린다. 이내 기분이 좋아진듯 깍지낀 손을 위아래로 거세게 흔들며 성큼성큼 걸음을 내딛는 모습이 아직 내눈엔 아기같다. 그 시절 나는 그아이의 죽음과 부상으로 인해 한 없이 추락했다. 나에게 가진것이라고는 그 아이와 수영뿐이었는데. 계속되는 부상 그리고 끊임없는 재기의 실패. 결국 수영을 하고 싶어도 부상으로 인해 어찌할수 없이 수영을 포기했다. 그런 내게 힘내라며 너는 나 대신 수영선수가 되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지금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가 되었다.
"태환. 오늘 집에서 자고 갈거예요?"
"음..어떻게 할까?"
"...흐흐흐"
차마 자고가요라는 말은 창피한지 맞잡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부끄러운듯 김빠진 웃음소리를 흘린다. 나는 그런 너를 보며 활짝 웃어준후,
"그래. 좋아, 우리 쑨양 어릴땐 무서워서 혼자 잠도 못잤는데 이젠 얼마나 씩씩하게 자나 볼겸. 자고 갈게"
"태환!! 그건 어릴때잖아요!!!!! 제발 그 일은 잊어달라고요!!!!!!!!!!"
맞잡은 손을 풀고 뒤에서 들리는 쑨양의 외침을 들으며 십년을 뒤돌아 너의 어린시절을 추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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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이 똥글은. 똥손이 썻으니 똥글 나오는건 당연하지만.
가입한지 이틀되서 시험얼마 안남았는데 싸지르는 글.
방학때부터 쑨환글 좋아했는데 요즘 쑨환인기 떨어져서 자급자족했어요..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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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배우 최유화 40살인데 임신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