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글 감사합니다!
독자님들 사랑해요
앞으로도 열심히 쓸게요!!ㅠㅠㅠ
감격(입틀막)
아이콘 AIRPLANE (inst)
EP2. 좋은 냄새가 나. 너한테서.
정말 별 일 없이 중학교를 졸업했다. 서로의 친구들에게 얘가 내 여친, 얘가 내 남친 이라고 소개했긴 했지만, 딱히 우린 연인의 모습은 아니었다.
함께 있으면 즐겁고 재밌었던건 3살때부터 쭉 그래왔으니까.
중학교 졸업식 날 윤기네 가족와 우리 가족은 함께 외식을 했다. 윤기와 마주보고 앉아 고기를 먹었다.
툭 하고 먼저 내 다리를 친건 분명 윤기쪽이었다.
오기가 나서 더 세게 걷어찼는데, 갑자기 눈을 질끈 감는 윤기에 조금 걱정이 되었다.
다음 날 엄마 심부름을 다녀오며 만난 윤기의 왼쪽 다리엔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야, 괜찮아?"
윤기의 다리를 매만지며 말하자 윤기가 내 손을 밀어내며 옅게 웃었다.
"괜찮아."
그러고 집에 가는 도중에 슬쩍 윤기가 앉아있던 정자를 다시 내다보았을 땐
윤기가 붕대를 풀고 친구들과 달음박질치고있었다.
***
"사기꾼 기질을 진작에 알아봤어야해."
"사기꾼??"
"그래!!!사기꾼!! 어디서 개수작이야!"
"...그냥 너 가고나서 괜찮아진 것 뿐이야. 오해하지마."
"말이 되는 소릴 좀 해"
"말이 왜 안돼, 너가 만져줬는데 당연히 낫지."
"못살아 진짜."
능글능글하게 받아치는건 어디서 배운걸까.
***
"야, 나 여고 걸렸어."
"난 공학인데."
윤기와 나는 다른 고등학교에 가게 되었다. 그래도 학교는 바로 옆 학교였다.
교복을 맞추러 간 날, 여고 교복을 입고 거울을 보는 나를 빤히 보던 윤기가 입을 열었다.
"이제 너랑 나랑 다른 학굔데, 어쩔거야? 계속 사귈거야?"
"..무슨말이야?"
"아니, 그냥. 우리 근데 사귀기로 해놓고 그냥 친구일 때랑 똑같았잖아. 나만 그렇게 생각한거야?"
"...갑자기 왜이렇게 진지해?"
"가볍게 얘기할 일은 아니잖아."
민윤기의 갑작스런 말에 당황하긴 했지만, 나도 사실 그렇게 생각했다.
뭣도 모르던 시절 친구들에게 지기 싫어서 민윤기와 사귀기로 했는데,
그 후로도 우리는 유치한 싸움과 다툼을 하는 친구였고,
대화에선 애정을 1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래, 그럼 그냥 친구 하자."
"그래"
헤어지자는 말 하나 없었다. 그냥 친구하자.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받아들이는 우리의 모습은 이상할 것도 없었고, 특이할 것도 없었다.
교복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윤기와 같이 저녁을 먹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서 우린 그저 천장만 바라보았다. 말도 없었고, 말보다 흔한 장난도 없었다.
"들어가, 김탄소."
"너도,"
"아 맞다. 앞으론 등교 버스 타고 하자. 더 가깝잖아 학교."
"그래. 대신 시간 안맞춰나오면 너 혼나."
"너나 잘 나와."
"내가 뭘"
"됐다, 들어가라. ...야 김탄소,"
"왜?"
"너 혹시 기분 안좋아? 내가 우리 그냥 친구하자고 그래서?"
"...아니 별로?"
진심이었다. 별로 기분 나쁘지도 않았고, 어차피 민윤기와 나는 언제라도 같이 하는 사람이니까 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윤기의 키가 많이 컸다.
언제였더라, 내가 민윤기 누나같던 날이 있었는데, 이젠 윤기를 올려다봐야할 지경이다.
물론 정신연령이 어른이 된 나와 달리 아직 민윤기의 뇌는 어린애이긴 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윤기를 한 번 올려다봤다.
"왜?"
"아니..그냥. 너 되게 많이 컸다."
자기를 올려다보는 날 물끄러미 보던 윤기가 손으로 내 머리를 헤집었다.
그리고 윤기는 정강이에 멍이 들었다.
"엄살은,"
"와..김탄소 진짜. 사람 잡겠다."
"못잡아, 이정도가지곤."
애석하게도 난 중2 이후부턴 키가 크지를 않았다.
딱히 키가 크고싶었던건 아니지만, 윤기 옆에 섰을 때 어울리는 키 정도는 되고싶었는데 그건 이뤄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오늘 집 갈때 너 혼자가."
"왜?"
"아, 오늘 애들이랑 피씨방 가기로 했어."
"...그래, 너무 오래있지말고."
자리가 하나 남아있던 버스좌석앞에 우리 둘은 가위바위보를 했다.
내가 주먹, 윤기가 보.
한치의 망설임없이 민윤기가 자리에 앉았다.
"예절이라곤 1도 없는자식."
"넌 15년을 나랑 같이 살면서 그걸 몰랐어?"
"알고있었어, 임마."
윤기가 씩 웃으면서 턱을 괴고 창문을 바라보았다.
난 그 앞에 손잡이를 잡고 휘청휘청거리고 있었다.
이렇게 보니 민윤기는 생각보다 잘생긴 축에 속했다.
뽀얀 피부는 맹글맹글해보였고, 크지 않은 눈과 귀여운 코와 잘 어울렸다.
얇은 입술이 호선을 그리면 생기는 입동굴까지.
아 나 지금 뭐래.
"야, 안들려?"
"어? 뭐라고?"
"가방 달라고, 넌 애가 무슨 국토대장정이라도 가냐? 가방이 한짐이냐."
"아, 어...."
민윤기가 내 가방을 건네받아 품에 쏙 안았다.
"야, 김탄소. 그거 알아? 니 가방에서 좋은 냄새 난다?"
"가방에서?"
"어."
대체 왜 가방에서? 묻지 않았다. 그냥 쟤 개소리중 하나이겠거늘.
***
"그거 지금 생각해보니까 섬유유연제 냄새였던 것 같은데,"
"아닌것 같은데, ....근데 가방도 섬유유연제를 써?"
"개인의 취향이지."
"근데 그 냄새, 지금도 난다?"
"어디서?"
"그냥, 너 안으면 그 냄새 아직도 나."
민윤기가 날 자기 품에 가두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거 그냥 니 냄새였나봐."
"그래?"
"어, .....좋다."
***
Behind 2
붕대의 진실
"엄마, 붕대있어?"
"어, 저기 구급상자 안에. 근데 왜, 다쳤어?"
"아니,.....그냥....요긴하게 쓰일 데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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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엄마 그때 예뻤어] written by. 융기침강
2화 끝
3화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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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3화 전개 끙끙....
머리를 쥐어짜내고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