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모범심즈
모범생 정재현 X 날라리 너심 썰 특별번외(날라리 정재현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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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 문제 아무도 몰라?"
지금까지 수업도 술술 잘 풀어나가던 선생님이
한껏 찡그린 채 우리 반을 쓱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교실에 찬 물을 퍼 부은 듯
싸늘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선생님은 교탁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사랑의 매를 들어 다시 한번 칠판을 두드렸다.
"나참, 이 문제 이번 기말에 무조건 나온다니까
이자식들, 공부 안하지, 어?"
고개를 돌려 아이들을 바라보니
애들은 벌써 선생님과 눈을 마주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책에 시선을 고정시켜
무조건 나만 아니어라, 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에휴, 니들 그래서 대학은 가겠냐?
어어, 여주야 이리 와서 이 문제 풀어봐."
나는 들고있던 펜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칠판에 적혀있는 문제를 주시하며
교탁으로 향했다.
칠판 앞에 서서 대강 문제 흐름을 파악하고
분필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그 문제에 온 정신을 집중하며
술술 여러 공식을 이용하며 답을 내었다.
3이라는 대답을 내놓은 후에
나는 다시 분필을 내려놓고
뒤를 돌아 내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은 자신의 책에 적혀있는 답을 확인하고는
역시나 만족한듯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이 공식을 여기에 썼네~
야이자식들아, 여주 좀 반이라도 따라가라.
니네 여주 아니였으면 전체 반중에 꼴등이야, 꼴등."
내 칭찬을 하며 아이들을 꾸짖는 것도 잊지 않자
다시 한번 정적이 흐르고 수업은 예정대로 다시 진행되었다.
*
"아까 표정 봤어? 난 쟤 표정이 제일 고깝더라.
지가 뭐라도 된 것 마냥."
"선생님들이 오냐오냐 해주니까
진짜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아나봐."
나랑 가깝다면 가깝다는 자리에서
내 얘기를 하며 떠드는 한 무리의 대화를
애써 무시하고는 다음 수업 준비를 하였다.
이제 막 책상 서랍에서 문학 책을 꺼내려하는 중,
앞문으로 들어온 한 여자애가 내이름을 크게불렀다.
"야, 김여주! 담임이 너 오래!"
저 아이 또한 나를 싫어하는 애 중 한명이기에
난 최대한 얼른 일어나 교탁을 지나쳐 교문을 향해 다가갔다.
"담임은 왜 널 시켰대?"
"아 몰라, 내가 김여주 따까리야 뭐야."
딱봐도 짜증나고 화나 보이는 그 여자애를 지나치다
갑자기 앞문을 통해 들어오는 무리들 때문에
난 피하려다 그 여자애의 어깨를 치게되었다.
순간적으로 조용해진 교실에서
모든 시선이 우리를 향해 모여들었다.
당연히 난 사과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아
나 또한 조용하게 그 아이를 바라보자
그 아이는 자신의 어깨를 감싸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야, 김여주. 너 나 쳤냐?"
굉장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걸자
조용히 있던 아이들도 하나둘씩 말을 하기 시작했다.
"뭐 할 말 있으면 앞에 대고 해,
사람 기분나쁘게 어깨빵하지말고."
하나둘씩 목소리가 커져가며 나를 몰아세우자
나는 아이들의 말을 무시한 채
지나치고는 발걸음을 떼어 교실을 나섰다.
그러자 내 등뒤에서 외마디의 절규가 들려왔다.
"아오, 저 시XX!!!!"
*
"어 그래, 여주 왔냐?"
구석에 있는 담임의 자리로 찾아가, 부르셨어요? 라고
여쭤보자 담임은 하던 일을 멈추고 나를 반겼다.
"잠깐만, 그 종이가 어딨더라?"
허리를 비스듬히 세우며 자신의 책상 서랍을
하나둘씩 열어 내게 보여줄 종이를 찾기 시작했다.
나는 멍하니 서서 담임의 행동을 지켜보다
1반 담임선생님 자리를 무심코 쳐다보았다.
잔뜩 화나보이고 목에 핏줄까지 세우며 말하는 선생님,
손을 뒤로하고 무표정으로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한 남학생.
"정재현, 넌 지금 몇번째야, 어?
학생이 임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맨날 쌈박질이나 하고 다니고."
오늘은 어째 학생들이 다니는 복도가 아닌
쉬는 시간임에도 조용한 교무실에서 혼나고 있는
정재현을 보고 이번에는 또 어디가서
남의 집 귀한자식 얼굴을 쳤을거라고
확신하며 지레짐작한 난
스물스물 기어오르는 감정을
굳이 애쓰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
한심한 새끼...
그러다가 처음부터 무표정으로
그저 선생님의 말을 듣고만 있던 정재현과
순간적으로 눈이 마주치고
난 그 아이를 바라보지 않았던 것처럼
재빨리 목을 가다듬으며 시선을 피했다.
"너 이새끼, 안되겠어.
지금 당장 부모님한테 전화ㅎ.."
"지금 부모님 해외 여행 중이세요."
영원히 닫혀있을 것만 같던 정재현이 입을 열자
나도 무의식적으로 다시 정재현을 향해 시선을 줬다.
하지만 여전히 나를 빤히 보고있는 정재현은
보조개가 보이는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
"저희 형이 첫 월급으로 여행 보내드렸거든요."
*
내가 제일 싫어하는 체육을 들은 것을 확인하자
난 맘 속으로 한숨 100번은 더 쉬었다.
자기들끼리 왁자지껄 떠들으며 체육복을 갈아입는 것을 보고
나 또한 체육복을 가지러 사물함을 열었다.
그러자 내 눈엔 보인건
체육복이 들어있어야 할 종이가방이 보이지 않고
그저 책으로만 가득히 있는 사물함 안이었다.
내가 오늘 분명히 잊지 않고 체육복을 챙겨
등교하자마자 사물함 안에 넣어놓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가만히 서있자
내 등뒤로 조그마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고개를 홱하니 돌려 돌아보니
나를 향하던 웃음소리가 없어지며
다시 체육복을 갈아입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놔."
내가 꽤나 큰 목소리로 말을 했음에도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내 말을 철저히 무시하기 시작했다.
"내놓으라고!"
"니 체육복을 왜 우리한테 찾아?"
다시 한번 크게 소리치자
이제는 나 모르쇠, 라는
태도로 돌아오는 황당한 답 뿐이었다.
볼 일 다 본 애들은 하나둘씩 교실을 빠져나가고
벌써 시간이 흘러 금방이라도 수업종이 울릴 것 같아
난 차마 체육복으로 갈아입지 못한 채
교복 차림으로 신발을 챙겨 운동장으로 나갔다.
*
"김여주, 너 왜 교복이야."
평소대로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상황에
체육 선생님 또한 당황스러운듯
목에 걸려있는 호루라기로 머리를 긁은 후에
들고 있던 출석부를 활짝 폈다.
"다음부턴 체육복 꼭 입고와라.
그래도 평소에 잘 하는건 아니까
이번엔 약한 벌로 대신하는거야."
"네."
"체육 창고로 가서 물품들 정리 좀 해라.
체육대회 끝난 지 얼마 안되서
아마 정리도 잘 안 되어있을거야."
그러고는 뒤를 돌아
애들에게 귀찮듯이 피구공을 던져주고
알아서 체육활동을 하라는 말과 함께
건물 안으로 설렁설렁 발걸음을 하며 들어갔다.
나는 그런 체육쌤의 뒷모습을 보다가
나 혼자 체육창고를 향해 걸어가면서
열심히 움직이는 내 새신발을 보고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
운동장과 동떨어진 체육창고 주위로
아무도 없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나는
괜히 밀려오는 무서움과 두려움으로
쭈뼛쭈뼛하며 체육창고의 문을 열었다.
밝은 곳에 있다가 순간적으로 어두운 장소로
들어가니 제대로 보이지 않아
눈을 깜빡깜빡 거리며 한걸음한걸음 다가갔다.
그러자 처음엔 느끼지 못했던
담배 냄새가 곧바로 나기 시작하면서
교복도 제대로 입지 않은
어떤 남자애의 뒷모습이 보였는데,
정재현은 낯선 사람의 인기척에 놀랐는지
고개를 돌려 나를 확인하였다.
나는 표정을 찌푸리며 담배연기를 쫓아내기 위해
내 얼굴 앞으로 열심히 손짓을 하고
쓱, 곱지 못한 눈길을 준 후,
내 할 일을 하려 창고 안을 둘러보았다.
정재현은 내 발걸음 하나하나
관심이 있는 듯 없는 듯
부지런히 움직이는 나를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따라왔고
그런 낯선 시선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나는 의식을 하지 않으려 애써도
이미 경직된 몸짓을 나타내고 말았다.
정재현은 창고 안에 덩그러니 하나 있는
의자 위에 털썩 앉아 고쳐 앉고
담배곽에서 한 까치를 꺼내 입에 물었다.
"저기.."
또다시 역겨운 담배냄새를 맡아야한다는 생각에
나는 앞뒤 생각도 못하고 재빨리 등을 돌려
정재현을 향해 아는 척을 하였다.
지금까지 아무런 대화가 없던 지라
갑작스런 나의 아는 척에
정재현은 라이터로 불을 붙이다 말고
여전히 입에 담배까치를 문 채
내가 할 다음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담배 좀 밖에 나가서 필 수 없어?"
원체부터 정재현에게
좋지 못한 감정을 안 갖고 있었고
공격성이 다분한 말을 건네고는 아차, 싶었지만
차라리 이렇게 말해야 이런 부류의 아이들이
알아들어 먹을까싶어 굳이 고치려들지 않았다.
내가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신경쓰는 와중에도
정재현은 그저 말없이 나를 쳐다보다가
방금 전 하려 했던 행동을 다시 시작했다.
천천히 담배 끝에 불을 붙인 정재현은
담배 한모금을 깊이 빨고는
내 얼굴을 향해 담배 연기를 내뱉었다.
나는 코끝이 매워져오는 것을 느낄새도 없이
욱하는 감정이 울렁거리며 밀려오는 것을
꾹꾹 눌러가면서 한마디 한마디 꾸역꾸역 내뱉었다.
"내 말이 말 같지도 않아?"
이게 끝까지 내 말을 무시할 생각인지 몰라도
선생님이 혹여나 발견할까
허겁지겁 대충 피우는 찌질한 새끼들과는 달리
무슨 배짱으로,
그것도 선생님의 신뢰를 받고 있는 모범생 앞에서
여유있게 한모금 한모금,
정재현은 내 눈을 피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요즘 점점 더 심해지는 반 안에서의 따돌림과
특히나 오늘처럼 체육복을 입고 오지 않아
태도 점수까지 깎인 마당에
참았던 화가 올라오면서
괜한 불똥은 정재현에게 튀고 말았다.
"너... 지금 니 모습이 멋있고 잘 나가는줄 알지?
너 같은 애들이 나중에 커서 뭐가 되는 지 알아?
조폭은 커녕 길거리에서 담배나 뻑뻑대며
폼이나 잡는 사회 부적응자가 되는거야."
평소에 나 혼자 갖고 있던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자
나는 그새 참을 줄도 모르고 나불대기 시작했다.
그에 정재현은 나른한 눈으로 느리게 깜빡거리며
내가 열심히 떠드는 걸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고,
난 그런 정재현의 모습에 괜한 오기로
더더욱 신나게 비속어까지 쓰면서
정재현을 향해 저주와 비슷하게 퍼부었다.
"난 너 같은 애들 제일 싫어해,
어른인 척 담배나 펴대고 한ㅅ.."
"누군 너 같은 애들 좋은 줄 알아?"
모범생이 아닌 날라리들이나 할 법한 짓들을
나열하며 표정까지 비꼬면서 신랄하게 내뱉자
조용하던 정재현이 결국 입을 열었다.
계속해서 피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버린 후
신발로 비벼 끈 정재현은 내 눈을 보고선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이었다.
"벌 받고 있는 중이면 입 다물고 청소나 해,
처음 보는 사람한테 꼰대짓 하지 말고."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데도
마치 내 얼굴에 대고 욕하는 것처럼
난 창피함에 울그락 불그락한 얼굴을 안 보이려
등을 돌린 채, 바닥을 굴러다니는 배구공을 주워
신경질적으로 박스 안에 넣었다.
정재현은 그런 나를 말없이 지나쳐
우리 둘만 있던 체육창고를 미련 없이 나섰다.
그 이후,
정재현과 직접적으로 마주친 적은 없었다.
잘나고 잘난 유명하신 날라리인 덕분에
학교를 밥 먹듯이 빼먹는 정재현을
학교 안에서 만난다는 건
내가 숙제를 빼먹는 날을 꼽는 것처럼
어려운 일임과 마찬가지였다.
*
"저 이만 가볼게요."
"어, 그래 미안하다. 여주야.
괜히 공부할 시간을 뺏었네.
수고했어, 내일 보자."
정말 미안한지 아까부터 거듭 사과하며
내 손에 음료수까지 쥐여주는
담임 선생님께 꾸벅, 인사하고 교무실을 나섰다.
이미 모두 하교하고 한참 시간이 지나
조용한 복도를 지나가다
주황색 노을이 지는 창밖을 보며
오늘만큼은 학원을 빼먹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하지만 이내 나는 흘러내리는 머리를 넘기고는
쓸데없는 생각을 다시 고쳐먹어
안 그래도 복잡한 머리에서 아예 지워버렸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 들어와
여러 문제집들을 가방에 쑤셔 넣었다.
노을이 지기 전, 얼른 학원에 들어가야했기 때문에
서두르며 신발을 꺼내려 신발장을 보자
나를 반기는 건 텅빈 신발장 안이었다.
나는 혹여나 내가 다른 곳에 넣어놨나, 라는
생각을 했고 아무리 다시 생각해도
아침의 내가 신발장이 아닌 곳에
신발을 넣어놓을리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저번처럼 체육복을 훔쳐간
망할 반 아이들이 떠올랐고
분명 내가 교무실에 볼 일을 보러간 틈을 타
신발을 어디 갖다 버렸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다르자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저 멍하니 서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하다가
급한대로 지금 실내화를 신고 하교를 해야겠다고
곧바로 결론을 내려 얼른 가방을 고쳐 메고
빠른 발걸음을 건물을 나섰다.
오빠가 생일선물로 사준건데....
산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신발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아니, 도둑맞았다는 생각에
나는 괜히 차오르는 눈물을
손으로 벅벅 닦으며 눈을 깜빡였다.
눈물로 인해 흐려진 시야를 느끼며
코를 훌쩍이다가 마치 멍청이처럼
내 오른쪽 발이 왼쪽 발에 걸려
운동장 한가운데서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도 텅 빈 운동장에는
나말고는 아무도 없어 창피함을 느끼기도 전에
무릎으로부터 밀려오는 통증에
난 한동안 일어서지도 못하고 그저 앓기만 하였다.
그러다가 천천히 일어서서
무릎을 보았는데 조금 까진 것 말고는
피가 보이지 않아 대충 털며 다시 걸음을 하였다.
하지만 이내 내 왼발에서 기분나쁜 자유로움을 느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얼른 왼쪽 발을 보았더니
글쎄 바보처럼 발라당 넘어지면서 찢어졌는지
한쪽이 덜렁덜렁대며 도저히 신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급한대로 왼쪽을 질질 끌면서 가려 했지만
몇 걸음 채 가지도 못하고
난 신경질적으로 실내화를 던졌다.
그나마 멀쩡한 오른쪽 실내화도
뭔 필요가 있을까 싶어
허리를 숙여 집은 다음 멀리 던져버렸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 혼자 씩씩대다가
한 걸음 한걸음 교문을 향해 걸었다.
희고 흰 양말을 버렸다는 생각과 동시에
땅으로부터 느껴지는 이질감에
소름이 돋으며 교문을 이제 막 벗어나던 중이었다.
학교를 향해 걸어오는 정재현과 눈마주치고
의외의 시간에,
의외의 장소에서
오랜만에 보는 정재현을 보자마자
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정재현도 느려진 발걸음을 보이며
여기서 날 볼 것이라는 예상을 못했었는지
나를 보다가 점점 시선을 아래로 하고
이제는 내 발을 뚫어지게 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정재현에게
추한 몰골을 보인다는 생각에
그렇게 높던 자존심이 무너져내리고
슬프게도 창피함이 물밀처럼 밀려왔다.
난 가만히 서서 발가락을 움츠려
애꿎은 치마만 만지작대다가
얼른 이 상황을 벗어나야 살 것 같아
뭔가 모를 패배감을 애써 무시하며
저 멀리 보이는 신호등을 향해 발을 떼었다.
아직도 가만히 서서 날 빤히 보고 있던
정재현을 그대로 지나치자마자
등 뒤에서 정재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여주."
내 이름을 알고있는 것보다
왜 나를 불렀는지,
혹여나 길거리에서 망신주려는 것인지
벌써부터 한발자국 앞선 걱정이 들어
차마 뒤돌아 보지도 못하고 서있기만 하였다.
정재현은 다시 내 이름을 불러
어쩔 수 없이 나는 고개만 살짝 돌려
당황한 기색을 숨기면서
정재현의 다음 할 말을 기다렸다.
정재현은 알지 못할 표정과 함께
내 앞으로 다가와
망설임 없이 자신의 운동화를 벗어
내 발 앞에 턱, 하니 놓았다.
내가 신을 생각도 없이
그저 빤히 운동화만 바라보며 있다가
시선을 옮겨 정재현을 쳐다보자
정재현은 턱으로
다시 한번 자신의 운동화를 가리켰다.
"이거 신어."
라고 말을 하고는 뒤를 돌아 가려했고
난 더듬거리며 정재현을 다시 불러세웠다.
"이거 나한테 왜 줘?"
정재현한테 뜬금없는 동정심을 받았다는 생각에
주먹을 꽉 쥔 채, 정재현의 등에 대고 물어보자
정재현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고서
나를 바라보고는 보조개가 보이게
씩 웃더니 입을 열었다.
"예쁘잖아."
+) 김여주 한정 스프라이트 |
+)김여주 한정 스프라이트
"좀 날라리라서 그렇지, 솔직히 우리 학교 탑이야." "번호 딸까?" "여자친구 있을 것 같은데?"
난 전화가 걸려온 화면을 보고 그 아이들이 들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큰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어, 재현아. 나 이제 끝났어. 데리러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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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
추석 특집 겸, 20화 축하 겸으로
특별 번외를 들고 찾아왔어요!
저번 특집은 남사친 정재현이었고
이번엔 모범생 심들과 날라리 정재현이네요!
어떠신가요?
담배 피우는 재현이를 보니까 낯설고
공부를 잘하는 여주를 보니까 낯설죠?
저도 쓰면서 새 글을 쓰는 기분이었어요 힣.
살찐다고 맛있는 추석 음식 안 먹지 말고
배부르게! 기분좋게! 다음에 만나요 :)
모두모두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사랑해요!
+) 비슷한 암호닉이 많이 있으니
헷갈리지 않도록 본인의 암호닉을 기억해주세요 :)
아쉽게도 현재는 암호닉을 받지 않습니다.
+) 최대한 모든 분들의 댓글에
답글을 달아드리고 싶었는데
최소 1시간은 걸려
그마저도 그러지 못하게 되었어요ㅠㅠ
하지만 모든 댓글을 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 먹어도 살안찌는 이쁜이들 |
숫자 1122 / 0614 / 0303 / 1978 / 0128
곶감 / 귤 / 광광우럭 / 감정의꽃 가가멜 / 고기로케 / 가글 / 건망고 꽃길 / 꾼고구마 / 꿀돼지 / 꺄륵 꽃가람 / 꼬미 / 뀰 / 까만후드티 뀨 / 꿀잔 / 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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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히 / 타코야끼 / 태태태
포뇨 / 피치피치 / 피카
흰색 / 하나 / 허니 /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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