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권순영
X
고등학생 너봉
네 번째,
주말이다.
황금같은 주말.
선생님과 나는 쇼파에 나란히 앉아 티비를 보며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이라고 해도 딱히 다를 게 없었기에 그저 넋 놓고 티비를 보다가, 천장을 보는 일을 반복했다. 선생님도 티비를 보고 있으면서 지루한 건 마찬가지인 건지 그 어떠한 감정도 담겨져 있지 않은 얼굴로 코미디 프로그램을 볼 뿐이었다.
왜 이렇게 오늘따라 더 무료한지 마른침만 꿀떡 삼키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아!'하시는 소리를 내더니 날 쳐다봤다.
"세봉아."
"네?"
"장 보러 갈까?"
"..장이요?"
"응. 장 보러 가자. 어차피 먹을 것도 없고.. 군것질거리도 좀 사놔야 하잖아."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ㅋ..킄ㅋ.. 세봉이 진짜 애기네.. 아이스크림 안 사주면 안 갈 거야?"
"그건 아닌데.."
"아이스크림이고 뭐고 너 먹고 싶은 거 다 사줄테니까 일단 가보자. 빨리 옷 입어!"
굉장히 즉석적이었다.
선생님의 부추김에 나는 결국 방으로 밀려나다시피 들어가 급하게 나갈 채비를 해야했다.
대충 옷을 껴입고 거실로 나가자, 이미 준비를 다 마친 선생님이 내 방 바로 앞에서 한 목도리를 들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내 앞으로 다가와 목도리를 매주는 선생님을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는데, 가만 보니 선생님 목에 매져있는 목도리와 지금 선생님이 내게 매주고 있는 목도리가 같은 것이었다.
"어, 목도리.."
"같은 거야. 내 거 사다가 너 목도리 없는 것 같아서 똑같은 걸로 샀어. 괜찮지?"
"아..."
"..이상해?"
"아니요, 저 신경 안 쓰셔도 되는데.."
"우리세봉이 내가 신경 안 쓰면 누가 쓰나~"
"......"
"민규가 신경 쓰나.."
"아 진짜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알았어, 알았어."
선생님은 개구지게 웃으며 내 손을 잡아끌었고, 나는 얼떨결에 선생님과 손을 맞잡은 채로 잡을 나서야 했다.
가까운 마트를 갈까 하다가 결국 조금 먼 대형마트에 왔다.
대형마트라 그런지 식품만 파는 게 아니라 윗층에는 옷도 팔았고 아랫층엔 푸드코트도 있었다. 주말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는지 마트는 사람들로 꽉 차있었고 거기다 넓기까지 해 정말 자칫하면 선생님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많은 인파에 선생님도 놀랐는지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도 곧 내게 잘 따라다니라고 말하며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선생님의 뒤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며 오늘 저녁에 해 먹을 반찬을 고르는데,
바로 그때였다.
"..앗, 선생,"
내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에 한 번,
허둥대다가 두 번,
카트 여러개를 한 줄로 끌고가는 직원에 세 번.
딱 세 번 밀려났을 뿐인데 분명 내 앞에 있었던 선생님이 자취를 감췄다. 순간 당황해 눈만 크게 뜨고 제자리에 서서 선생님을 찾으려 노력하는데, 그것도 잠시뿐 잠깐 비켜주시겠냐고 묻는 사람들에 나는 결국 그나마 한적한 곳으로 급하게 걸음을 옮겨야 했다.
어린애도 아니고 무려 19살인데 고작 마트에서 길을 잃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가만히 그 자리에 서있다가 다시 한 번 선생님을 놓쳤던 곳으로 가보자 싶어 되돌아 가니, 아니나 다를까 그 주변에서 잔뜩 당황한 채로 나를 찾고있는 선생님이 보였다. 두리번거리며 나를 찾는 모습에 잽싸게 선생님에게로 향하는데 갑자기 웬 여자가 선생님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 게 보였다.
이번엔 또 뭔가 싶어 작게 한숨을 쉬며 가까이 다가가자, 아무래도 그 여자는 선생님의 번호를 따려는 듯했다.
"저.. 아까부터 계속 쳐다봤는데 혹시 번호 좀,"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애를 잃어버려서 그러는데 좀 비켜주시겠어요?"
"..네? 애요?"
"죄송합니다."
"아니, 잠깐..!"
선생님은 참 정중하게도 여자를 밀쳐낸 후에 두리번거리며 다급하게 나를 찾는 듯했다. 다시 정신없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나를 찾는 선생님을 보니 아무래도 방금 그 여자가 자신에게 뭘 요구했는지도 모르고 아무렇게나 거절한 것이 분명했다. 그런 선생님의 모습에 사람들 사이를 가로질러 겨우 선생님의 옷자락을 쥐어잡았다.
그제서야 나를 찾은 선생님은 나를 한 팔로 끌어안으며 허리를 숙여 내 귓가에 대고 말했다.
"어디 갔다 왔어. 찾았잖아."
"어디를 갔다온 건 아니고.. 사람들한테 밀쳐져서 선생님을 놓쳤어요."
"..오늘은 아무래도 날이 아닌 것 같다. 그치?"
"네. 사람이.. 너무 많아요..!"
"일단 이것만 사서 나가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선생님은 나를 앞으로 보내 카트 손잡이를 잡게 했다. 그리고서 내 바로 뒤에 서서 같이 카트 손잡이를 잡았고, 덕분에 나는 선생님의 양 쪽 팔에 갇힌 자세로 카트를 끌어야 했다.
자세가 굉장히 낯부끄러워 괜히 마른 침을 삼키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했지만 선생님은 그새 그걸 알아차렸는지 작게 웃으며 다시 내게 말했다.
"이렇게 하니까 잃어버릴 위험도 없고, 세봉이 동글동글한 뒷통수도 볼 수 있어서 좋네."
"...보지마세요."
"선생님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뭐 누구한테 잡혀간 줄 알고.."
"안 잡혀가요."
"그냥 차라리 이렇게 여기서 장 다 보고 갈까?"
"...아니ㅇ,"
"그러자."
"......"
"자, 세봉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사러 가자."
..그럴 거면 왜 물어보셨어요.
선생님은 물만난 고기처럼 나를 뒤에서 껴안다시피 해 대형마트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니셨다. 장을 어느정도 다 보고나자, 사람이 그래도 그나마 빠졌다싶어 선생님에게 이제 떨어져 다녀도 될 것 같다고 말해봤지만,
"선생님."
"응."
"..이제 좀 따로 걸어도 되지 않을까요."
"왜? 이러고 있는 거 불편해?"
"아뇨, 불편한 건 아닌데.."
"그럼 그냥 이렇게 있자."
"......"
"또 잃어버릴 수도 있잖아."
"..이제 사람도 별로 없는데.."
"세봉이한테서 내 냄새나니까 뭔가 되게 귀엽다."
"..아, 좀.."
"진짜. 너랑 나랑 지금 똑같은 냄새난다니까."
나는 결국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로 선생님께 안겨 있다시피 해 계산까지 끝마쳐야 했다.
안녕하세요! 봉방봉입니다!
지금 올 줄은 몰랐죠..?
이게 바로 서프라이즈..☆
아...
학교를 가야한다니...
아.....(피곤)
그리고 우리 사랑스러운 암호닉분들♥♥♥♥
권수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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