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켄엔] 흩날리다 28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e/4/8e42ce4bbb2beb0914cd6af09b1fb39f.png)
" 매일 가던 곳은 재미가 없으니, 오늘은 다른 곳으로 가자! 응? " " 따라가겠습니다. " " 에이- 같이 가야지. " " ……. " " 어차피 오늘 이후로 더 안 볼 사람들인데 뭐 어때서? " " 그런말이 어디있습니까. 그저 잠시 쉬다가 " " 잠시 쉬다 영영 쉬는 수가 있다. " " 그런 말씀은 " " 꺼내지도 말라구? 그래 알았다. 오늘은 정말 둘이만 있자. " 재환이 학연의 손을 스치듯 잡았다. 따듯한 학연의 손이 재환의 손을 감싸쥐며 온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 먼저 잡았네. " " ……. " 학연이 놀란듯 손을 놓으려하자 다시 손을 꽉잡으며 재환이 웃는다. " 놓지마. 알았지? " 말없이 끄덕이는 고갯짓에 그 까만 머리칼을 다시 한번 쓰다듬는다. 무엇인지 모를 달큰한 향이 둘 사이를 감싸고, 바람조차 지울 수 없는 강한 향기는 그렇게 점점 더 코 끝에 맴돌았다. " 연아. " " 예? " " 그동안 내가 너무 모질게 군것같아 미안해. " " 언제 그러셨단 말입니까. 아닙니다. " " 항상 그랬지. " 자주 곁에 있지 못했던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것인지. 말끝을 흐리는 재환의 의미심장한 말은 바람에 의해 끝을 맺지 못한채 그렇게 끝을 맺었다. " 바람이 좀 차다. 이제 곧 겨울인가봐. " " 지금이 겨울 … 아니에요? " " 난 겨울 싫은데.. " " 저도. 추워서. " " 봄이 오는 건 볼 수 있을까 " " 당연한 소리를 그렇게 하십니까. " " 너랑 같이 … 여기서. " " ……. " " 연아. " " 예. " " 나, 멀리 가는거 알지. " " …예. " " 미안해. 그건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아. " " 제가 더 죄송합니다. 괜히 저때문 … " 재환의 입술이 빠르게 학연의 입술을 탐했다. 어차피 잊어야 할 정이라면 떼어내려 해야하는게 당연하지만,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너무 깊숙하게 박혀버린 그 마음은 결국 마지막까지 서로를 놓아주지 못했다. 오히려 더 진하게 서로를 새겨놓았다. " 죄송하다는 말은 그만 하거라. " " ……. " " 넌 잘못한 게 없으니까. " 재환의 눈이 금새 촉촉해졌다. 처음인듯 싶다. 재환이 학연의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건. " 내가 먼저 약조를 깰 줄은 몰랐네. " " 아직 깨진것은 아닙니다. " " 이제 곧, 깨질 것 같아. " 서서히 떨어져가는 태양과 함께 재환이 고개를 숙였다. 평생 옆에 있으라던 그 말은 어느새 둘에게 더이상 이뤄질 수는 없는 말이 되버린듯 하다. 시간은 벼랑끝까지 둘을 몰고 가, 어느새 너무나도 지독한 병을 품게하였다. 그리고 그 약은, 그 누구에도, 그 어느 곳에도 보이질 않는다.
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위/아래글현재글 [VIXX/켄엔] 흩날리다 28 15 12년 전 공지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