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켄엔] 흩날리다 3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e/d/9ed8ea1e39fb5242e55938e14a920b6d.jpg)
" 벌써 주무시는건 아니지요? " "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줄 알았다. " " 밤공기가 그리 차진 않으나 혹 모르니 " " 됐다. 꾸미고 갈꺼야. " " 누가 본다고 꾸미고 갑니까. 원 참. " 학연이 툴툴거리는데에도 불구하고 재환은 기어코 화사한 옷을 골라 잡았다. 연분홍빛 한복은 재환의 하얀 얼굴을 더 빛나게 만든다. " 정말 둘이 벚꽃을 볼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 " 그러게. 게다가 별도 있네. " " 어? 우와! " " 촌놈. " " 한양사는게 촌놈이면, 누가 한양놈입니까? " " 촌놈.. " 학연이 칫 하며 재환을 뚱하게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표정을 펴고 재환의 손을 잡았다. " 얼씨구. 이제 잘잡네. " " 따뜻하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 " 보고싶었어? " " 많이. "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언덕배기에 도착했다. 축시가 다 되어가도 밤하늘의 달과 별은 자러 갈 생각을 하질 않고 둘의 머리위에서 반짝였다. 벚나무 밑에 나란히 앉은 재환과 학연이 손을 꼭 잡은 채 아무말없이 밤하늘을, 떨어지는 꽃잎을 보고있을 때였다. " 바람이 불면, 벚꽃잎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 " " 떨어지겠지요. " " 아니야 연아. " " 그럼 뭐, 떠얼- 어집니까? " " 흩날리는거야. " " 예? " " 어디론가 꽃잎을 흩날리는거야. 떨어지는게 아니구. " " 아.. " " 죽는게 아니라, 날아가는거야. " " 연아. " " 예. " " 널 만나서, 그나마 더 행복했던것 같아. " " 저도 …. " " 살고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 " 아닙니다. 분명 죽을 사람은 죽는다지만 도련님은 그 사람이 아니니까요. " " 우리 연이, 그새 말은 더 예쁘게 하네? " 재환이 학연의 고개를 돌린채 양손으로 학연의 볼을 감싸쥐곤 마치 아기다루듯 조심히 볼을 쓸어내린다. " 연이 인생에서, 나는 꼭 기억됐으면 좋겠어. " "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 " 예쁜 기억으로만. " " ……. " " 널 지키지 못했던, 나약한 이재환이 아니라. " " ……. " " 네가 사랑했던, 이재환으로. " 별빛이 쏟아질듯 둘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밤의 별빛은, 별보다 밝게 빛나던 재환의 눈동자에 그 빛을 잃고 말았다. " 벚꽃도 보고, 별도 보고. 이제 소원은 다 이루어졌네. " " 그러게요. 뭐 다른 소원은 없으십니까? 뭐 저잣거리에 간다던지, 아님 … " " 한번만 더, 입맞춰도 돼? " 학연의 앙 다문 주홍빛 입술이 촉촉해졌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학연에게, 재환이 천천히 다가간다. 흩날리는 벚꽃. 그리고 별. 꽃내음이 감도는 밤공기의 따스함은 서로를 감싸고 떠나질 않는다. " 집에 들어가지 말고 이대로 잘까? " " 입돌아갑니다. " " 차갑기는. " 좀 전의 진지함은 온데간데 없고 다시 어린아이 마냥 학연의 팔짱을 끼고 학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재환이 투덜거리듯 말했다. " 어깨도 좁네. 남자가 꼭 여자같이. " " 어깨 좁으면 뭐 다 여잡니까? " " 그냥 뭐, 몸도 안큰것같고. 2년동안 놀고 먹었나보네. " " 아닙니다 그런거. 제가 얼마나 건장한 이나라의 " " 그래봤자 나한테 깔려서 질질 짤 주제에. " " 그건 그 … " " 됐다. 깨우지마라. " 재환이 그렇게 학연의 어깨에 기댄 채로 눈을 감았다. 별빛은 화사했고, 바람은 눅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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