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환아- " " 이홍빈? " " 나 왔어- 문 열어- " " 연락도 없이 왠일이냐? 게다가 얼어죽겠는데 왠 아이스크림 케이크? " " 아 추워죽겠으니까 빨리 열어! " " 어? 어어 …. " 끼긱거리는 옥탑방의 문을 열자 찬 공기를 한가득 몰고 온 너에게서 겨울냄새가 풍겨져 나왔다. 예전부터 자기 집에서 같이 살자고 했던 너였지만 그러면 왠지 네가 지금보다 더 좋아질것만 같아 계속해 거절해오던 나였고, 너와 난 지금 6년지기 동네 형과 동생사이였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 보일러는. " " 터졌나봐 안돌아가.. " " 미치겠다 너때문에. 아 그니까 우리집 오라고 답답아! " " 아 몰라 추워 죽겠어.. 근데 넌 왜 이 추운 야밤에 아이스크림 케이크냐? " " 원래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인데.. 니네집은 먹다 입돌아 갈것 같다. " " 야 이홍빈. 너 내가 말 안했더니 자꾸 야야 니니 할래? " " 어쩔. 나만 편하면 됨. " " 아 암튼. 나 추우니까 얼른 꺼져. 이건 놓고 가고. " " 이렇게 추운 날 보일러도 안되는 주제에 사람 체온을 마다하는 거야? " " 뭐. 너? " " 오늘은 내가 특별히 껴안고 자 줌. " " 꺼져라. " " 형 진짜 내가 그렇게 싫어? " " 어? 아니, 아니 그런게 아니라. " " 설마 올해 크리스마스도 케빈이랑 보내진 않을거잖아. 그지? " " 뭐. 뭐뭐. 그래서 니가 뭘 어쩔껀데! " " 형이랑 같이 있겠다구. " " … 어? " " 뭐야 그표정은? 진짜 나 좋아해? " 보조개가 움푹 패인, 그러니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표정을 지으며 내 볼을 양손으로 감싸쥐는 녀석에게 왠지 한 방 먹은 기분이 들었다. 차갑고 작은 네 손과 따뜻한 내 볼이 닿을 때 흘렀던 잔잔한 전율은 그대로 내 몸을 따뜻하게 한다. " 널 좋아하면, 어 그러니까 그게 " " 나도 형 좋아. " 그대로 내 입을 막아오는 녀석은, 정말 치밀했다. 고개도 못돌리게 한 채로 그렇게 빨아들일 듯이 키스를 리드해오던 홍빈이 잠시 맞붙인 입술을 뗀 채로 내 귓가에 살짝 속삭였다. " 케빈 말고, 나랑 하자구.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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