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일이야
w. 체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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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엄마 내 남자친구야!)
엄마는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안식년에 들어가셨다. 진작에 가졌어야 할 안식년이었지만 엄마를 대신할 교수가 구해지지 않아 꽤 미뤄졌다고 한다. 논문에, 출장에 학교 일까지 너무 바빴던 엄마는 모든 관심을 나에게 쏟지 못해 항상 미안해하셨다. 그래서 이렇게 시간이 날 때마다 꼭 붙어있는데 오늘은 엄마가 놀러 가자며 직접 전화까지 해 야자도 빼주셨다. 학교 근처 영화관에서 영화도 보고 근교의 분위기 좋은 맛집에서 밥도 먹었다. 원래 엄마랑 오면 먹고 싶은 거 다 먹는 거다. 후식으로 엄마는 커피를, 나는 파르페와 조각 케이크를 종류별로 시켜 놓고 그간 나누지 못 했던 대화를 나눴다.
하루에 한 번씩 꼭 통화를 하는데도 얼굴을 보면 할 말이 많다. 한참 이야기를 주고받다, "아 맞다 엄마 나 남자친구 생겼어" 하고 권순영 이야기를 꺼내자,
엄마는 놀라며 " 어쩐 일이야 어때? 아빠보다 멋져?"를 시작으로 수십 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엄마 하나씩 하나씩 하며 엄마를 진정시키곤
엄마 사위 이름은 권순영이고 순영이는 문관데 공부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운동도 잘하고 이렇고 저렇고 끊임없이 순영이 이야기를 했더니
가만 보고 있던 엄마가 입을 뗀다.
"딸! 너 정말 사랑에 빠졌구나 어떡해 우리 딸 너무 귀여워"라며 얼굴을 붉힌다.
이럴 때 보면 엄마가 더 소녀 같다. 엄마는 빨리 썰 더 풀어보라며 나를 재촉했다. 젊은 사람들이랑 있어서인지 우리 엄마 신세대다! 젊은 층에서 사용하는 단어도 잘 알고 줄임말도 잘 안다. 19세기 교실에서 21세기 학생들이 20세기 교사에게 수업을 받는다는 말을 보고 엄마는 충격을 받으셨다. 그 후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나름 노력을 하셨다. 우리 엄마 너무 멋지다. 엄마한테 딸기우유 이야기 멘토링 첫 데이트 수학여행 체육대회 고백받은 이야기까지 털어놓았더니 갑자기 권순영이 보고 싶어졌다. 혼잣말로 권순영 보고 싶다 하고 중얼거리자 옆에서 나도 순영이 보고 싶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였다. 엄마 안돼. 내 거야 탐내지 마 하고 경계하자 엄마는 아빠한테 전화를 건다. 나도 순영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순영아 뭐해
-나 야자 끝나고 집가고 있지
엄마랑 나올 때가 5시를 조금 넘겼었는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보다.
-나 없어서 어떡해
야자를 마치면 항상 순영이랑 손잡고 집에 오는데 우리 순영 오늘 혼자다. 나 없어서 어떡하냐는 말에 순영이가 웃는다.
-그러게 OO가 없어서 어떡하지. 어머님이랑은 잘 놀고 있어?
그새 전화를 끊은 엄마가 반대쪽 휴대폰에 귀를 대고 엿듣는다.
-응 순영아 근데 우리 엄마가 너 보고싶대!
엄마 이야기가 나오자 굳는 순영이었다. 귀여워ㅠㅠㅠㅠ
-다음에 한번 찾아뵙는다고 전해드려
우리 순영이 말도 예쁘게 한다. 역시 일등 사윗감이다.
*
엄마의 전생을 예측해보면 아마 판도라였으리라. 우리 엄마 궁금한 걸 못 참는다. 순영이가 찾아뵙는다고 전해드려 이 말 한순간부터 순영이 데리고 오라고 조른다. 내 찡찡거림은 엄마 DNA인 게 분명하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야자를 마치고 순영이랑 알콩달콩 손잡고 운동장을 나오고 있었다.
"순영아 저번에 화학 시간에 쇼킹 라이어 했는데 내가 대표로 했다!"
"그랬어?"
"응 근데 질문이 뭐였게?"
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리는데 익숙한 차가 보인다.
엄마...?
들켜선 안되는 걸 들킨 것처럼 제자리에 멈춰 선 나를 보고 순영이는 의아함에 나를 응시했고, 엄마는 나를 불렀다.
"딸~ 왜 이제 나왔어 한참 기다렸네"
김 교수 전화도 없이 여긴 어쩐 일로...?
왜긴 왜야. 순영이 궁금해서 보러 왔다에 내 개념노트 건다.
순영이는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듯 엄마한테 고개 숙여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권순영입니다"
"어머 순영이니? 이야기 많이 들었어. 우리 OO가 남자친구라고?"
김 여사 사람 좋은 웃음 지으며 말한다.
"저도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듣던대로 미인이세요"
역시 스윗순영이다. 말도 어쩜 저렇게 예쁘게 할까
오늘은 엄마 차 타고 와서 우리가 순영이 데려다줬다. 짧은 만남을 뒤로 한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사위 쩔지? 최고지? 우리 순영이 우주대존엄임 "
"인정. 너무 귀엽더라. 주말에 데리고 와 또 보고 싶다"
아니 엄마가 왜?
다음날 순영이에게 어제 엄마의 이야기를 전했다.
"순영아 엄마가 주말에 너 데리고 오래!"
엄마 이야기에 또 긴장한 순영이다.
*
일주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토요일, 순영이가 우리집에 오는 날이었다. 엄마가 현관문 앞에
★우리 사위 권순영의 방문을 축하합니다★
라고 대문짝만 하게 써 붙였다. 우리 엄마지만 한 번씩 이럴 땐 부끄러워 죽겠다. 엄마 몰래 떼려다가 또 삐질것 같아서 그냥 내버려뒀다. 동네방네 소문내고 좋네 뭐.
순영이가 오기로 한 시간이 되자 초인종이 울렸다. 버선발로 뛰어나가는 엄마였다. 어머니? 제 남자친구입니다만? 오늘 우리 순영이 더 멋있다.
우리 집 온다고 차려입었나 보다. "안녕하세요" 하고 집에 들어온 순영이는 두 손에 뭘 그득그득 들고 왔다. 순영아 그거 뭐야? 하고 묻자
"아, 이거 받으세요. 저희 어머니가 빈손으로 가는 거 아니라고 하셔서..." 하고 손에 든 걸 건넨다. 우리 엄마 좋아죽는다. 우리 순영이 예의까지 바르다.
우리 엄마 요리 진짜 못한다. 진짜 진짜로. 순영이가 우리 엄마 밥 먹고 정떨어질까 봐 미리 엄마한테 나가서 밥 먹자고 이야기 해놨다. 엄마 미안.
다 같이 차 키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엄마 차에 타자 엄마가 백미러로 순영이에게 뭐 먹을래 하고 묻는다. 순영이는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습니다. 답했다.
평소에 가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엄마가 또 묻는다. 우리 엄마 오늘 너무 흥분했다.
"순영아 우리 OO가 어디가 좋아?"
아, 엄마 제발... 순영이 당황하잖아. 드라마도 아니고...
순영이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예뻐서 좋아요. 눈도 예쁘고 코도 예쁘고 입도 예쁘고. 마음까지 예쁜데 안좋아하는 게 더 이상하죠.
누구 닮아서 예쁜가 했더니 어머님 닮아서 예쁜가 봐요. "
권순영 오늘 두 모녀 마음을 뒤집어 놓으셨다.
엄마는 또 묻는다.
"결혼도 할거야?"
"엄마 자제 좀..."
우리엄마 아빠는 딱 우리나이에 만났다.
고등학교 동창이셨는데 이과에서 유명했다고 한다. 항상 시험때마다 1,2등을 다투셨다고.
선의의 경쟁을 하다가 미운정이 들었는데 그 뒤로 사귀고, 결혼하고, 내가 나왔다!
순영이가 웃는다. OO 이가 너무 아까운데... 하자 엄마가 너 같은 사위라면 통장 얹어서 시집보내야지~ 하신다.
김여사 누구 엄마?
그러더니 둘이 꼭 주셔야 합니다. 꼭 데려가야 해. 하면서 도장 찍고 난리 났다.
밥 먹으면서 순영이가 이것저것 챙겨주니 엄마가 울상이 된다. 너네만 커플이냐 나는 부부다! 하곤 아빠한테 영상통화를 건다. 귀여운 우리 엄마.
아빠 병원에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잡혀 나도 못 본 지 꽤 된 것 같다. 다행히 쉬는 시간이었는지 아빠가 전화를 받고 엄마가 아빠에게 순영이를 보여줬다.
"여보 OO가 남자친구래 멋지지? 사위로 점찍어놨어" 아빠는 허허허 하고 호탕하게 웃으시더니 "우리 사위 잘 생겼네. OO가 잘 부탁하네" 하신다.
아빠는 딸이 남자친구 생겼다는데도 질투 1도 안 나나보다. 역시 엄마만 있으면 된다는 건가.
밥 다먹고 엄마가 기분이다! 하면서 백화점으로 우리를 이끌더니 커플티도 사주셨다.
밥도 먹고 백화점도 갔다가 이것저것 하다보니 해가 졌다. 순영이랑 있으면 24시간이 너무 짧다. 엄마 순영이 데려다 주고 올게! 하고 집을 나섰다.
"순영아 우리 엄마 때문에 오늘 힘들었지"
"어머님 재밌으시더라. 너무 좋았어."
역시 우리 순영이 너무 착하다.
"순영아 진짜 나랑 결혼할거야?"
심장이 떨린다. 두근
"마음 같아선 내일이라도 날짜 잡고 싶지"
여러분 저는 요즘 끝을 못 맺는 병에 걸렸습니다.
오늘 재미도 분량도 없네요 ㅠㅠ 죄송해요........ 고개를 들지 못한다..........
참 이제 여주이름은 OO이로 할게요 헷 아쉽지만 세희는 안녕..!
10화까지 달려왔네요! 폭발적인 반응에 (제 기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더 재밌는 글 들고 오려고 노력할게요!
프롤로그부터 10화까지 어느 편이 제일 좋았는지 제일 재밌었는지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10화 기념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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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분도 안 계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질문이 너무 많아서 감동 받았어요ㅠㅠㅠㅠㅠ 질문해 주신 분들 너무 감사해요ㅠㅠ 제 사랑 가지고 가세요
Q.작가님 절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표현해주세요.(진지) - 심장님
A. 딱 여러분이 세븐틴 좋아하시는 만큼 좋아합니다. 여주가 순영이 좋아하는 만큼. 여주가 수학과학 좋아하는 만큼.
Q.왜 저희 학교엔 권순영이 없을까요?- 심장순영대란님
A. 저희 학교에도... 이과봉들 힘을 내주세요. 1학교 1권순영 보급 부탁합니다.
Q. 8화 체육대회 때 순영이가 꽃이라고 여주를 데리고 나간거는 여주가 어떻게 알게되었나요?? - 민세님
A. 이건 쓰려다가 말았는데 짧게 보여드릴게요. 헷
권순영을 제외한 친구들은 다 손님이 아닌 사물을 들고 왔다. 왜지. 궁금한 건 못 참는다. 이거 모르면 오늘 잠 못잔다.
"순영아 쪽지안에 뭐 적혀 있었어?"
경기결과를 기다리며 순영이에게 물었다.
"꽃"
Q 혹시 문학선생님 원우 글을 나중에라도 쓰실 생각이 있는지?? 고등학교때부터 짝사랑해서 지금의 여친분을 만나는 스토리풀어나가도 대박일거같아요! - 딸기우유상님
A. 헐 들킴 헐. 희대의 로맨티스트 이지훈 선생님 이야기랑 이 시대 마지막 사랑꾼 전원우 선생님 외전 쓰려고 했는데 들킴. 혹시 필요하신분 계시면 텍본 만들때 텍본에만 넣을 예정이었는데 들켰네요!
Q 작가님은 문과이신가요 이과이신가요 ㅋㅋㅋㅋㅋ 볼때마다 궁금했어요- 딸기우유상님
A. 여러분 맞춰 보세여! 저 문과일까요 이과일까요 헷.
Q.작가님 저한테 청혼은 언제 할것인지- 반지님
A. 음 지금? 반지님 결혼합시다. 반지님은 반지랑 여권만 들고 와 나머지는 체리가 다 할게여.
A. 아... 상상만해도 너무...(말잇못) 뭐랄까 벅차 오를 것 같아요. 울지나 않으면 다행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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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기우유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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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분 계시면 말씀해 주세요ㅠㅠ 죄송합니다
여러분 댓글 다 확인하고 있습니다 예쁜 댓글 덕분에 글 쓸 힘이 생겨요 ♥♥♥♥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스토리 진행에 문제가 없을만한 몇가지 에피소드를 구성해봤어요 다음화 정해주세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부제가 곧 내용아니겠어요? 제목만 스포 헷*
1.질투의 화신
2.그의 다정함
3.싸운날
4. 귀여운 넌 (순영외전)
5. 사랑은 문과 과목 입니까, 이과 과목 입니까?
여러분 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