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랄라
“ 내가 지금 이 꽃다운 나이에 결혼을 하라고? ”
“ ㅇㅇ아- 아빠 한 번만 도와줘, 응? ”
“ 이 때 까지 그런 말 없었잖아!! ”
몇 십년동안 싸웠다가 어쩌다 만나게 되서 미뤄뒀던 정략 결혼 이야기를 시작했다던 아빠와 아빠 친구. 아 지금이 어느 시댄데 아무런 조건도 없이 무조건 해야한대 왜…. 게다가 지금 난 제일 창창할땐데. 혹시 좋아할지도 모르잖니, 일단 나가만 보라는 아빠.
기성용
약속 장소는 두 번 정도 가본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살짝 일찍 와서 여유롭게 걸어가는데 바로 옆에 누가 따라붙어 걸었다. 옆을 쳐다보니 검정색 정장만 보였다. 남자는 키가 엄청 컸다. 한참 고개를 들어야 쳐다 볼 수 있을 정도? 누구냐고 묻기도 전에 그 남자가 말을 걸었다.
“ ㅇㅇㅇ 맞죠? ”
“ 어떻게…? ”
“ 와, 이 아가씨 사진도 안보고 나왔어. ”
“ 네? ”
자꾸 어이없다 웃는 그 남자. 내가 말했다. 혹시? 예- 그 혹시 맞습니다. 춥다, 빨리 들어가죠. 말을 끝내고 내 팔목을 붙들고 휘적거리며 걸어가는 남자. 짜증난다며 사진도 안 보고 나왔더니. 생각보다 잘생겼네.
예약된 테이블은 2층이었다. 저질체력 탓에 계단을 살짝 힘겹게 올라왔더니 뒤에서 들리는 그, 기성용의 볼멘소리.
“ 거 참, 다리도 못생겼으면서 치마는 뭐 그렇게 짧아요? ”
“ …헐 ”
“ 헐은 무슨 헐이야. 빨리 앉기나 해요. ”
의자를 빼주며 말했다. 말과 행동이 너무 불일치한거 아니야? 그러면서 입고 있던 마이를 벗어 덮어주고는 자기 자리로 가 앉았다. 향수 냄새도 좋았다. 그는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고 와인도 함께 나왔는데 마침 내가 좋아하는 와인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빨리 먹었더니 또 잔소리 하는 기성용. 품격 없게, 응? 맛있다고 그렇게 벌컥벌컥 하면 어떡합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빈 잔에 와인을 따라주고 있는 그였다. 뭐야… 헷갈리게.
까칠했지만 말은 잘 통했다. 나이도 나보다 4살 더 많았다. 궁합도 안보는 나이라며 예쁘게 웃는 기성용. 웃으니까 또 딴사람같네. 그는 식사를 다 하고 시간이 늦었다며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 짓자 말했다. 차를 가져 오겠다고 기다리래서 아직 주지 않은 그의 마이를 걸치고 있었다. 잠시 뒤 내 앞에 멈춘 차. 이 남자는 차도 좋아… 부족한게 뭔지 머리를 굴려가며 차에 올라탔다.
“ 많이 춥죠, 그러게 누가 요즘 날씨에 그런걸 입어요 ”
“ 원래 첫 만남은 다 그런거에요- ”
“ 나 참…. 이 시간에 라디오 듣는거라도 있어요? ”
“ 아니요, 딱히. ”
“ 그럼 내가 듣는거 틀어야지. ”
그러면서 라디오의 볼륨을 높였다. 어 이거 내가 가끔 듣는건데. 기성용한테 가끔 나오면 듣는다니까 이런것도 천생연분이라며 웃었다. 아 저 눈웃음 내가 갖고 싶어 죽겠네 정말. 라디오는 정말 재밌었다. 시간 가는줄도 모른 채 듣다보니 어느새 집 근처로 왔다. 앞으로 이거 계속 들어야지. 집으로 가는 길을 설명해주고 드디어 도착했다.
“ 혼자 살아요? ”
“ 네, 학교랑 가깝게. ”
“ 위험한데- ”
“ 아이… 괜찮아요 괜찮아. 오늘 감사했어요! ”
인사를 하고 차 문을 열려고 하니 내 반대 쪽 팔을 잡아끄는 기성용. 아, 마이 말하는건가. 민망하게 웃으며 마이를 건넸다. 그래도 팔을 놔주지않았다.
“ 우리 서로 꿀릴것도 없는데 잘 좀 해보죠 ”
“ …예? ”
“ 아니, 나는 그 쪽 사진만 보고도 괜찮겠다 했는데 ”
“ 그게 무슨…. ”
“ 내가 또 이쁜애들한테는 껌뻑 죽거든- ”
“ ……. ”
“ 근데 성격도 내 스타일이야. 내일 또 보는거다? 춥다, 빨리 들어가. ”
이대훈
정략 결혼? 무슨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정말로 한다는것도 짜증나는데 거기에 ‘ 연하 ’ 라니!!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연하랑 사귄적은 없는데. 연하에 대한 선입견들 때문에 연상을 좋아하고 또 연상과 결혼하려던 내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되버렸다. 아 짜증나-
“ 안녕하세요 ”
깍듯이 인사하는, 이름이 이대훈이라는 이 녀석. 잘생겼지만 너무 연하인거 티난다…. 나도 어디가서 노안이란 소리는 안듣는데 얘 옆에 있으니까 진짜 늙어보이네. 대훈이는 꽤 수줍음이 많아 보였다. 그래도 대화는 끊기지 않았다. 다행인거겠지. 여러 이야기들을 하는데 어려도, 그래도 개념은 똑바로 박혀있다는 걸 알았다. 그러다 호칭을 어떻게하면 좋을지 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 호칭은 어쩌죠. ”
“ 음…편한대로 해! ”
“ 일단 좀 친해져요. 말부터 놔요, 누나- ”
집으로 가는 길, 운전을 하며 말하는 대훈이. 그렇게 멋있는 상태로 누나라 부르니 어딘가 간질간질한 기분이었다. 참 매치가 안 돼…. 나름 연하여도 남자는 남자구나. 내가 너무 무시만 했었나.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 살짝 잠이들었다. 잠에서 깨니 약속 장소와 그닥 멀지 않던 집에 도착했다. 대훈이는 옆에서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괜히 민망해져 헛기침만 했다. 아씨, 도착했음 좀 말하지…
“ 깰 때까지 기다렸어요. ”
“ 그냥 깨우지…민망하게. ”
“ 누나는 뭘 그렇게 예쁘게 자요? ”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라 입만 뻐끔거리고 있었다. 그냥 웃음으로 떼우자- 하는 마음에 창 밖만 쳐다보고 있던 얼굴을 대훈이 쪽으로 돌렸다. 그 때였다. 대훈이의 손이 내 손위로 겹쳐지고, 대훈이의 얼굴이 순식간에 내 얼굴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천천히 입술을 포개왔다.
그렇게 분위기에 취해서 키스를 하는데 대훈이가 입술을 살짝 뗐다. 그리고 말했다. 와 진짜…나랑 꼭 결혼해, 알았죠. 그리고 다시 입을 맞췄다. 연하는 무슨, 선수다 선수.
* * *
그냥 밤 샐 작정하고 글 썼어요!!!! 이제 내일? 아니면 이틀 뒤 부터는 자주 올께요ㅠ.ㅠ
기다리신 독자님들 죄송합니다..♡ 없으면...소금..
정략결혼ver은 上 이랑 下 두 버전으로 올릴꺼에요ㅎㅎ
참신한 국대 망상 주제 있으면 좀 투척 해주세요ㅠㅠㅠㅠㅠ 소개 고갈..엉엉
아무튼 전 인티에서 잠시 놀다가ㅋㅋㅋㅋㅋ사라져야겠어요 안녕 독자님들
암호닉 항상 받구요 댓글 많이 써주세요^♡^ 항상 감사해요~